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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행성, 지구에관한 리포트
작가 : 사이길
작품등록일 : 2017.5.31

타락한 인간들 위에 군림하여 인간들을 더욱 사악하게 만든 우주의 지배자 더블라스와 그에 맞서는 주시자들, 그리고 주시자 달령의 양 아들 인우가 겪게 되는 파란만장한 모험과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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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7-28 16:40     조회 : 342     추천 : 0     분량 : 4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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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형사는 옥상 정원에서 내려 온 뒤 하루 종일 비 맞은 강아지처럼 꼬질꼬질한 행색으로 바쁘게 돌아다녔다. 행동이 바빠 보였을 뿐 그의 두 눈은 마치 물건을 잃고 찾아다니는 사람처럼 초점이 없어보였고 며칠 굶은 강아지 마냥 퀭하기까지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윤 팀장의 뜻밖의 제안은 김 형사로서는 거부할 만한 마땅한 명분이 없었다. 윤 팀장에게서 인우를 위탁하는 가정에 매월 일정 금액을 시에서 지원해줄 거라는 말까지 들은 마당이었다. 김 형사 처지에서는 두고두고 생각할 여지가 전혀 없는 일이었다. 다은이를 생각하면 인우를 데려다 키우는 것이 마음에 걸렸지만, 병원에서 집중 치료를 받고 있는 쌍둥이 동생 고은이를 생각하면 고민하고 말고 할 게 없는 아주 간단한 일이었다. 천성적으로 생각에 치어 산다는 말을 자주 들었던 김 형사였지만, 인우의 일만큼은 갈등 없이 곧바로 결정을 하고 말았다. 그것은 스스로도 믿기지 않을 만큼 놀라운 또 하나의 경험인 셈이었다. 더군다나 인우는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남이었는데다가 진의를 떠나서 고약한 사건에 연루된 피의자였다. 그런 불량한 아이를 거둔다는 것은 추후 발생할 수 있는 많은 위험한 일들까지도 책임을 져야한다는 뜻이었다.

  -신포동 신명 유치원에서 왔는데요?

  퇴근시간이 다가와서 김 형사가 겉옷을 주섬주섬 챙겨 입고 있을 때 늙은 노파가 구부정한 자세로 소년계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섰다.

  -신명 유치원요? 혹시 원장님이십니까?

  -네.

  -사전에 연락 없이 들어오시면 안 됩니다. 누구와 통화하셨습니까?

  -하도 경황이 없어서요. 누구였더라… 전…

  -아, 전 형국 형사로군요. 지금 퇴근했습니다. 오시기 전에 연락 먼저 하셨어야죠. 이렇게 불쑥 찾아오시면 안 됩니다, 여기는.

  -그, 그렇군요. 하도 경황이 없어서요.

  -아무리 경황이 없어도 절차는 밟으셔야죠. 오늘은 그만 돌아가시고 내일 다시 전 형사와 시간을 맞춰 보세요.

  -아, 알겠어요. 정말 고마워요.

  노파가 구부정한 허리를 펴지도 않은 채 연신 굽실거리며 끝내 김 형사 앞에서 눈물을 보였다. 김 형사는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고 말았다. 노파가 사정 얘기를 들어주지도 않고 돌려보내려한 것 때문에 눈물을 흘린다고 생각한 것이다.

  -참, 원장님도… 자, 잠깐만요.

  눈물을 떨어뜨리는 노파 때문에 당황한 김 형사가 노파 앞으로 가려는 사이 주머니에 넣어두었던 스마트 폰에서 요란한 벨소리가 울렸다. 팀장의 전화였다. 팀장의 전화벨은 특정한 멜로디로 저장했기 때문에 벨소리만 듣고도 윤 팀장임을 직감할 수 있었다.

  -여보세요?

  윤 팀장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지만, 몹시 흥분돼 있었다. 한 사장을 만났던 일이 잘 됐다는 이야기였다. 게다가 인우를 오늘 안으로 경찰서에서 내보내야한다며 자기 집으로 데려다 줄 수 없느냐는 말이었다.

  -팀장님, 그러실 것 없이 지금 병원에 가는 길인데 제가 데려가겠습니다.

  -뭐? 자네가?

  -아이를 천덕꾸러기로 만들 수는 없죠. 저도 또래 아이 둘이나 있는데 그건 좀 아닌 것 같습니다.

  -흠… 그렇게 해준다면 나야 고맙고. 암튼 그렇게 알고 뒷일 부탁해. 아, 그리고 그 아이 짐은 지금 사람 시켜서 신포동 자네 집으로 보내야겠어.

  윤 팀장은 유난히 목소리가 들떠 있었다. 한 사장을 만난 이후 늘 그렇게 목소리가 밝고 들떠 보인 이유가 있었다고 생각하니 김 형사는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자네 정말 고마워. 자넨 내게 이제부터 은인이야. 암. 한 사장한테 갚지 못할 은혜를 입고 늘 부담스러웠었거든. 고마워. 내일 경찰서에서 봐.

  윤 팀장은 들뜨다 못해 어린아이처럼 돌변한 목소리로 전화를 끊었다. 그 모습을 물끄러미 지켜보던 원장이 김 형사에게 성큼 다가서며 소매를 붙잡고 늘어졌다.

  -억울합니다, 형사님. 제 얘기 좀 들어주세요.

  -원장님, 죄송합니다. 하실 말씀이 있으시면 내일 다시 담당 형사와 통화 후에 찾아오시면 됩니다. 전 급히 가볼 때가 있어서요.

  김 형사는 생떼 부리듯 소맷자락을 붙잡고 늘어지는 유치원 원장의 손을 뿌리치고 취조실에 있던 인우를 데리고 수산동 성가병원으로 향했다. 김 형사의 쌍둥이 여식 중 막내 고은이가 2년 전부터 원인모를 희귀병에 걸려 한 달에 한 번 집중 치료를 받고 있었다. 성가병원에 입원한지도 벌써 2년이 넘어가고 있었다. 집중치료가 있으면 전후 일주일은 구토와 고열로 초죽음이 되어 사경을 헤매는 일이 반복되고 있었다. 매우 위급하고 위태로운 상황이 전개될 수 있기 때문에 보호자가 무조건 대기해야한다는 병원의 지시가 매번 문제메시지로 날아오고 있었다.

  -어제 아저씨가 때려서 속상했지? 미안했어. 다신 그런 일 없을 거야. 하지만 네가 나쁜 일을 했다면 그땐 용서하지 않을 거야.

  -…

  병원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인우를 데리고 병원으로 향하면서 김 형사는 마음 한편에 남아 있는 불편한 감정을 지우기 위해 인우에게 대뜸 사과부터 했다. 김 형사의 사과에도 인우는 고집 센 아이처럼 쳐다보기만 할 뿐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인우가 아직까지는 프로야구 개막전을 보기 위해 잠실구장을 찾았다는 사실이 알려져서는 안 되는 상황이었다. 일명 “무지개 작전”의 치명적인 약점이 거기에 있었고 그것을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막아야 한다는 게 윤 팀장의 지시였다. 한 가지 다행한 것은 인우가 집단 성폭행 사건의 주범으로 몰렸으면서도 그에 관해서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 다는 것이었다. 자신이 처한 현실에 관해서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하는 인우의 수준이 한편으로는 김 형사를 안도할 수 있게 만들었다.

  -잠깐 이곳에서 기다려. 아저씨 면회실에 잠깐 들어갔다 올 테니까.

  김 형사가 5층 휴게실 의자에 인우를 앉혀두고 착잡한 표정이 되어 중환자실로 들어갔다. 인우는 김 형사가 중환자실로 들어간 사이 홀가분한 마음으로 의자에 앉아 박쥐처럼 매달린 조그만 텔레비전으로 눈길을 가져갔다. 짙은 화장에 긴 생머리를 단정하게 뒤로 묶은 여성 앵커가 텔레비전에서 막 튀어나올 것 같은 모습으로 뉴스를 진행하고 있었다.

  -저런 쳐 죽일 놈들!

  인우 맞은편에 앉아 있던 환자복 차림의 노인이 검게 그을린 얼굴을 하고 당장에라도 텔레비전 속으로 뛰어들 것처럼 화를 내면서 침을 튀었다. 노인의 침이 천정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있는 조그만 텔레비전 까지 튀었는데도 그다지 신경 쓰는 눈치가 아니었다.

  -저런 것들도 사람이라구… 굴비 엮듯 엮어서 똥물에 튀겨 죽여야 해! 사람이라면 저럴 순 없지.

  노인은 뉴스를 보도하는 기자나 앵커보다 더 많은 말을 쏟아내며 텔레비전과 대화를 나누는 것처럼 보였다. 인우는 텔레비전보다 노인의 모습에 눈길이 더 쏠렸다.

  -뭘 그렇게 쳐다보누?

  -…

  -할아비 말이 말 같지 않니? 어른이 말씀하시면 다소곳이 대답을 해야지. 커서 저런 버러지 같은 놈들이 되구 싶으니?

  -죄, 죄송해요.

  인우는 잔뜩 겁을 집어먹은 채 사과를 하며 가까스로 고개를 수그렸다. 금방이라도 주먹이 날아들 것처럼 노인이 쏘아본 것이다.

  -어렸을 때부터 제대로 배워야 해. 오냐오냐 하니까 버릇이 없어져서 개망나니 짓을 하게 되는 거라구.

  -인우야, 가자.

  노인이 마치 굶주린 사자처럼 인우를 쳐다보며 거품을 물고 쳐다볼 때 중환자 실로 들어갔던 김 형사가 구세주처럼 다가와 인우의 이름을 불렀다. 인우는 그제야 고개를 쳐들고 일어나 김 형사에게로 다가가 손을 잡았다. 갑작스러운 인우의 모습에 당황한 것은 김 형사였다. 뜻밖의 인우의 모습에 김 형사는 어쩔 줄을 모르고 어정쩡한 자세로 서서 인우와 노인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애들은 어렸을 적부터 단단히 버릇을 들여야 해. 잘못했다가는 옆구리에 칼을 들이댈 거야.

  김 형사가 인우의 손을 잡고 엘리베이터로 가는 사이 노인은 혼잣소리로 텔레비전을 향해 저주를 퍼붓듯 거친 말들을 쏟아냈다. 김 형사는 뒤통수가 따가워 돌아가서 따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깊은 숨을 몰아쉬며 인우를 앞세워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아직은 적응이 안 된다는 걸 아저씨도 잘 알아. 지금부터 아저씨가 하는 말 잊으면 안 돼. 알겠어?

  -사, 삼촌은요?

  김 형사는 차에 오르기 전에 인우에게 몇 가지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주차장 한쪽에 있는 등나무 벤치에 앉아 인우를 빤히 쳐다보면서 물었다. 얼마가 될지 알 수는 없었지만, 함께 있는 동안만큼은 잘해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불쑥 솟은 것이다. 그것이 중환자실에서 사경을 헤매고 있는 고은이의 짧은 면회를 마치고 난 직후에 들었던 마음이었다. 하지만 인우는 대답대신 의족을 두고 간 유 도환에 관해 물었다.

  -뭐? 삼촌? 아…

  김 형사는 그제야 잊고 있던 유 도환의 존재를 떠올리며 몹시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나, 난 모르지. 아마 잘 가셨을 거야.

  -다리는요?

  -다리라니? 그게 뜬금없이 무슨 말이지?

  -의족요.

  -아! 그, 그건 그 때 얼른 갖다 줬지. 그, 그건 그렇고 너 말인데 우리 집에서 당분간 지내야 한다는 거 어떻게 생각하니?

  -네? 그럼 경호네 집은요?

  -거긴 인제 안 가도 돼.

  -왜요?

  인우는 죽어도 들어가고 싶지 않다는 말이 목구멍을 간질이며 마구 넘어 오려했지만, 김 형사의 집에서 지내야한다는 것이 더 궁금하다는 투로 물었다. 그러자 김 형사가 인우를 빤히 쳐다보면서 잠시 생각에 잠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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