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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이놈의 웬수들
작가 : 소별왕
작품등록일 : 2017.7.27

한국 전통 퓨전 판타지 소설!
신령, 악령, 도깨비, 이승은 물론 저승까지!
영과 함께 살아가는 소년소녀들의 모험 이야기.

 
고시원의 신령
작성일 : 17-07-27 19:23     조회 : 290     추천 : 0     분량 : 3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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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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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늦은 시간. 하지만 고등학생에게는 그다지 늦지도 않은 시간, 신우는 집에 도착한다. 그가 사는 곳은 학교에서 꽤나 떨어진 번화가의 고시원. 학교에서 멀기는 해도 교통편이 워낙에 잘 되어 있기에 별로 불편하지는 않다.

  고시원의 문을 열고 들어간 신우는 습관적으로 사무실을 바라본다. 총무실의 불은 꺼져있다. 신우는 신발장에서 실내화로 신발을 바꿔 신고 방으로 향한다.

 

  그의 방은 220호. 숫자는 크지만 출입문에서 가장 가까운 방이다. 이 고시원의 특성상 한 번 모퉁이를 꺾어 들어가야 하지만 말이다. 예전에는 불편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오히려 잘 됐다고 생각한다. 그의 방에는 절대 남들에게 보여서는 안 될 것이 있기 때문이다.

 

  복도에 아무도 없음을 확인하고 열쇠를 문에 꽂고 돌린다. 다시 한 번 주변에 아무도 없음을 체크하고 문을 최소한으로 열고 재빨리 들어가 잠근다.

 

  “왔는가, 신우도령.”

 

  자신을 반기는 목소리. 신우는 환한 표정으로 뒤를 돌아본다. 한 평 남짓한 그의 방은 책상과 옷장이 한 쪽에 있고 반대쪽에 침대가 마주보게 배치되어 있는 전형적인 구조의 고시원 방이다. 책상 위에는 책보다 잡동사니가 더 많고, 바닥에는 빈 공간보다 짐이 더 많은 것 또한 전형적인 고시원의 모습이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딱 한 가지, 고시원에 있어서는 안 될 것이 있다.

 

  침대에서 한 사내아이가 노트북을 옆으로 밀면서 일어나 침대 위를 무릎으로 걸어 신우에게 다가온다.

 

  “보고 싶었네, 신우도령. 열 몇 시간을 아무도 없는 방에 혼자 있는 것은 언제나 고역이구만.”

 

  세 살 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 사등신의 외형과 달리 걸음도 언어도 정확하다. 게다가 옷차림은 사극에서나 볼 법한 하늘색 두루마기와 하얀 한복 바지에 발에는 버선마저 신고 있다. 그 모습만큼이나 독특한 이 아이의 이름은 서당, 몇 주 전 생긴 신우의 동거인이다.

 

  무거운 가방과 손에 들고 있던 봉지를 내려놓고, 신우는 서당을 번쩍 들어 꼭 껴안는다.

 

  “나도 보고 싶었어, 서당아!”

  “우우, 괴롭네.”

 

  서당의 기운을 한껏 받아 기운을 차린 신우는 서당을 침대에 내려놓고 잠옷으로 갈아입는다. 서당은 그가 내려놓은 비닐봉지를 향해 고개를 기울인다.

 

  “나를 위한 것인가?”

  “응. 니가 저번에 맛있다고 했던 빵을 잔뜩 사왔어.”

  “오오. 다행일세. 마침 배가 고파서 고생하고 있었는데.”

  “내가 놔두고 간 과자랑 빵은?”

  “한참 전에 다 먹었네.”

 

  서당은 부스럭거리며 비닐봉지의 내부를 탐색하기 시작한다.

 

  비닐봉지를 잡고 있는 조막만한 손, 무언가를 기대하는 듯 커다래진 눈망울, 양반 다리조차 짓지 못해 그저 털썩 주저앉아있는 아기 특유의 자세까지. 결국 신우는 참지 못 하고 서당을 다시 껴안아 그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비벼댄다.

 

  “아~. 귀여워~!”

 

  신우의 격한 애정표현에도 서당은 으레 있는 일이라는 듯이 별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손에 들린 빵에 더 신경을 쏟는다.

 

  서당이 빵의 포장을 벗기기 직전에 신우가 그 손을 막는다.

 

  “아? 무슨 짓인가, 신우도령?

  “내가 먹여줄게.”

  “혼자 먹을 수 있네만.”

  “안 돼. 그러면 또 손에 다 묻히고 먹을 거잖아.”

  “으음.”

 

  쪼그려 앉아, 포장을 반 쯤 벗긴 빵을 서당의 얼굴 앞에 댄다. 서당은 잠시 주저하더니, 신우의 손을 잡고 빵을 먹기 시작한다.

 

  한 입 크게 베어 물고 우물거리면서 신우의 손을 움직여 이상적인 각도를 만든다. 입 안의 음식물을 모두 삼킨 후에 또 한 입을 베어 물고, 다시 신우의 손을 이리저리 돌린다.

 

  신우의 입에 흐뭇한 미소가 번진다. 정말 행복하다. 서당이 오기 전까지 신우는 이 고시원에서 1년도 넘게 혼자 살았다. 그 때는 집에서 누군가 자신을 기다린다는 것이 이렇게나 기쁘고 행복한일 인줄 몰랐다.

 

  하지만 아무리 정에 목말랐다 해도 정체도 모르는 외부인과 한 방에서 사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고시원이 1인1실을 기본원칙으로 한다는 사실 뿐만이 아니라, 서당의 정체가 불분명하다는 것에 더 큰 이유가 있다.

 

  서당은 자신을 수백 년이나 살아온 신령이라고 소개했다. 신령神靈이란 영靈의 일종으로 자연에서 태어나는 존재라 한다. 그러니까, 인간이 아니라는 말이다. 물론 겉으로 봤을 때는 완벽한 인간이다. 그것도 깨물어 주고 싶을 만큼 귀여운 외모를 가진 아이다.

 

  신우도 서당의 밀을 믿지 않았을 것이다. 서커스단에서 탈출해 성형 수술을 한 난쟁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그의 이마에 돋아나 있는 한 쌍의 뿔만 아니었다면 말이다.

 

  이마와 두피의 경계 양쪽 끝에 뿌리를 둔 이 뿔들은, 뒤 쪽으로 꺾여 정수리 넘어까지 이어져 있다. 끝이 뾰족하기는 하지만 머리 모양을 따라 둥글게 휘어지므로 남을 해칠 일은 없을 것이다.

 

  뿔은 검은 색이다. 어둠 속에서도 못 알아볼 정도로 까맣지는 않지만, 그래도 신우는 이렇게 어두운 색의 뿔은 그 어디에서도 본 적이 없다. 뿔과는 대조적으로 다른 부분은 색조가 옅다. 머리카락은 물론이오, 눈썹까지 하얀색에다가 눈동자도 엷은 회색을 띄고 있는 것이 온 몸의 검은 색소가 다 뿔 쪽으로 빨려 들어간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두드려도 보았고 당겨도 보았다. 하지만 진짜 뿔이었다. 그 쯤 되니 신우는 믿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뿔이 없었더라고 신우는 서당을 절대로 내보내지는 않았을 것이다.

 

  애초에 주차장 계단에 쓰러져 있는 아이를 발견한다면 경찰서로 데려가지, 누가 집으로 데려오겠는가. 하지만 처음 서당을 발견한 그 날 신우는 서당에게서 어떠한 끌림을 느꼈었고 그의 고시원으로 데리고 왔다. 그리고 이때까지 그 결정을 후회해본 적이 없다. 지금 신우에게 있어 서당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존재니까 말이다. 그리고 그것은 서당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신우는 연달아 빵을 다섯 개나 먹이고 나서야 서당에게서 배부르다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대체 그 작은 몸의 어디로 그 많은 음식이 다 들어가는지, 또 어째서 그렇게 자주 먹는지 물어보고 싶었지만, 어차피 ‘나는 신령이라네, 신우도령.’ 하는 답 밖에 나오지 않을 테니 신우는 일치감치 포기하고 씻으러 간다. 값이 싼 고시원이기에 공용 화장실로 가려면 방을 나서는 수밖에 없다. 신우는 문을 잠그고 두 번 세 번 확인하고서야 화장실로 간다. 하지만 그러고도 불안해 행동을 빠르게 한다.

 

  수건으로 얼굴을 닦으면서 화장실을 나온다. 복도를 걸어가면서 주머니에서 열쇠를 꺼낸다. 하지만, 분명 잠가 놓았던 문이 열려 있다. 철렁하고 가슴이 내려앉는다. 서둘러 문을 열어보자 그 곳에는

 

  “요, 아미고.”

 

  옆방에 사는 정욱이 신우에게 손가락 인사를 보낸다. 서당은 정욱의 무릎 위에서 샌드위치를 먹고 있다.

 

  “깜짝 놀랐잖아, 임마. 그보다 자는 거 아니었어?”

 

  신우는 문을 잠그고 그의 옆에 털썩 앉는다. 정욱은 신우와 같은 고등학교에 다니는 친한 친구다. 서당에 대해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기도 하다.

 

  “잠은 무슨, 게임하고 있었지.”

  “시험 얼마나 남았다고... 게임 작작하고 공부나 해.”

  “그게 마음대로 되면 세상은 한 층 더 발전했을 거다.”

 

  그 말에 신우는 웃음을 터뜨린다.

 

  “왠 샌드위치야?”

  “오는 길에 서당이 좋아할 것 같아서 사놨었어.”

 

  정욱은 멍하니 서당의 먹는 모습을 바라본다. 서당은 마지막 남은 샌드위치 조각을 입에 집어넣고 다른 샌드위치를 집어 든다.

 

  “자, 그럼.”

 

  정욱은 서당의 겨드랑이에 손을 넣어 신우의 위에 올려놓고는 자리에서 일어난다.

 

  “왜? 자려고?”

  “아니, 먹어야 되는 전설템이 있어서. 그거 때문에 야자까지 뺐는데 끝내놓고 자야지. 그리고 너도 빨리 자. 내일도 새벽에 순찰 돌 거잖아?”

  “그래야지.”

  “그럼 모두들 굿나잇!”

 

  정욱은 요란스런 손인사를 하며 방을 나간다.

 

  신우는 입 안 가득 샌드위치를 넣고 우물거리는 서당을 꼭 끌어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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