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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이비에타-여기사의 두 번째 선택
작가 : 홍단
작품등록일 : 2017.7.9

"당신은 목숨을 걸 만한 남자를 만나, 죽음 같은 사랑을 할 것이다."

400년 전 전란의 시대 나라를 구했던 여기사 이비. 그러나 어렸을 때 들은 예언의 영향인지 사랑했던 사람에게 배신을 당하고 죽음을 맞이한다. 이후 '이비에타'라는 이름의 여자아이로 환생하게 되어 새 삶을 살고자 하나, 전생과 똑같은 내용의 예언이 또 다시 자신을 옭아맨다.

예언을 피하기 위해 400년 전의 자신이 세운 기사단으로 도피하지만, 기사단은 부패로 몰락해 있어 이비에타를 짜증나게 만들고, 이 와중에 전생의 연인의 환생과 만나게까지 되는데. 이비에타는 예언으로부터 도피할 수 있을까?

 
13화
작성일 : 17-07-26 16:06     조회 : 272     추천 : 0     분량 : 47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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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0년 전 전란기에는 대체로 사람과 사람이 싸웠습니다. 기사들은 침략자들과 싸우고, 각지에서 일어나는 반란군들과 맞서 싸우는 것이 현실이었지요. 그러나 전란이 다 끝나버리고 대내외적으로 평화로워진 지금, 기사가 싸우는 존재는 사람이 아니라 망령입니다. 자, 밑줄 치세요.”

 

  이비에타는 지루하게 수업을 듣고 있었다. 견습 기사들이 새로 뽑히고 나면 1년마다 한 번씩 견습 기사들을 위한 이론 수업을 진행한다고 한다. 앞으로 자기들이 싸워야 할 존재들이 어떠한 존재이고, 어떤 형태를 띠고 있는지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서이다. 뭐 그래봤자 이비에타가 다 아는 이야기뿐이지만.

 

  이비에타의 전생 때, 통상적인 기사단에서는 전란 전에는 무서운 짐승들과 망령에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 주로 가르쳤고, 전란 이후에는 사람을 상대로 하는 실전적인 검술을 가르쳤다. 어떻게 해야 상대의 급소에 검을 꽂아 넣을 수 있는지, 야간에 어떻게 상대를 급습해서 급소를 찌르는지 등등.

 

  이비에타가 전생 때 설립한 칼베르크는 특히 그런 분야에 특화가 되어 있었기에 칼베르크의 기사들은 반란 진압에 아주 요긴하게 쓰이곤 했다.

 

  물론 다 옛날 일이다. 지금은 칼베르크에서 망령에 대해서 주로 가르치는 듯하다. 수업 내용을 듣자하니 짐승들은 이미 400년 전의 전란 때 서식지의 황폐화로 큰 타격을 입었고, 이후 레가르드가 다시 번영하면서 급속도로 영역을 잃고 쇠퇴하였다고 한다. 일부는 가축화가 되기도 했다고 해서 이비에타를 상당히 놀라게 만들었다.

 

  이비에타의 전생 시기 ‘짐승’이란 인간보다도 마나를 더 강력하게 사용하고, 체내 마나 생산량도 높은데다가 체력까지 좋은 괴물들이었다. 평범한 늑대나 여우 따위와는 급이 다른 존재들. 생긴 것도 대체로 거대하거나 기이하게 생겼다. 이비에타만큼은 아니었지만 그들은 많은 양의 마나와 힘을 앞세워 인간을 습격해 오곤 했다.

 

  그러나 기사단이 닿을 수 있는 거리에는 한계가 있는지라 기사가 닿지 않는 작은 마을은 언제나 습격이 있을 경우 큰 피해를 입었다. 그녀의 마을도 마찬가지였기에 항상 어릴 때부터 검을 익혀 짐승과 싸웠다. 보통의 ‘짐승’의 경우 마나의 양에 비해 그리 영리하지 않고 패턴이 단순해서 그다지 어려운 적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비에타처럼 마나가 어마어마하게 많은 사람에게나 그다지 어려운 적이 아닐 뿐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힘겨운 적이었고, 공포의 대상이었다.

 

  ‘그 괴물들이 가축화까지 되다니... 하긴 10년 지나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뭐. 세월이란 게 참 대단하긴 하다니까.’

 

  “망령은 짐승과 달리 아직도 인간의 적으로 남아 있는 존재입니다. 오래 전에는 짐승의 왕이라고도 불렸던 ‘흰늑대’라는 이름의 짐승 무리도 최근 펜릴 가에서 길들이는 데 성공하면서 짐승의 위상은 완전히 꺾여 버렸습니다.”

 

  이비에타는 오래 전 시구르드 자식이 흰늑대를 길들이고 말겠다 했던 게 떠올랐다. 하얀 서릿발이 촘촘히 온몸에 박힌 것처럼 섬세한 흰 털을 가진 짐승들. 머리 위에는 고드름을 깎아 만든 것 같은 투명한 뿔 하나가 자리 잡고 있는 짐승이다. 짐승의 왕이라고 불렸던 것은 이들이 다른 짐승들보다 - 아마 현재 칼베르크에 있는 멍청이들보다도 더 - 영리하고 가진 마나의 양도 많아서 이비에타조차 상대하기 매우 껄끄러운 존재들이었다. 패턴이 단순하지도 않고 거기다 이마에 있는 뿔에 마나를 응집해 뭘 쏘아 대기도 하는데 정통으로 맞으면 나무 한 그루 박살내는 건 순간이었다.

 

  이제 그런 존재도 가축화가 되다니. 이비에타는 대단한 일이야 하고 있다가, 갑자기 시구르드 생각이 났다. 그가 정말로 펜릴 가에 환생해서 자기 말을 이뤄 낸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 것이다. 어젯밤 시아의 발작에서도 시구르드의 흔적을 찾을 수 있었는데, 이런 데서도 찾게 된 것은 아닌가 해서 이비에타는 기분이 몹시 나빠졌다.

 

  ‘그딴 놈 때문에 기껏 기사단에 들어 왔는데도 엄청 착잡하다니까.’

 

  이비에타는 책의 한 귀퉁이를 돌돌 말며 수심에 잠겼다. 시아의 입에서 나온 말부터 시작해서 많은 부분이 자신을 괴롭게 만들고만 있었다. 어느새 책 한 귀퉁이는 소라 모양으로 돌돌 말려서 더 이상 평평하게 돌아오지 못하게 되어 버렸지만 이비에타는 그런 쪽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

 

  “이비에타 양.”

 

  그러던 중 갑자기 선생이 이비에타를 지목했다.

 

  “네, 선생님.”

 

  뭔 일이야? 수업 중에... 사실 딴 생각 가득이었던지라 지적받아도 딱히 할 말은 없었지만. 이비에타는 공손하게 대답했다.

 

  “이비에타 아르티스 라르힐리덴 영애의 선조께서는 이 칼베르크를 세우신 분이시죠?”

 

  “네, 그렇죠.”

 

  이쪽에서 먼저 드러낸 적도 없는데 풀네임까지 불러가며 갑자기 이러는 게 뭔가 꿍꿍이가 있는 게 틀림없다.

 

  “그렇다면 칼베르크의 설립자이신 이비 게르헨 라르힐리덴 백작님의 위업이 무엇인지도 아시겠군요?”

 

  “네, 그렇습니다.”

 

  “그럼 현재 라르힐리덴 가의 장녀이시니, 칼베르크를 설립한 가문의 대표자로서 저희에게 조금은 가르침을 주셨으면 하네요.”

 

  “네?”

 

  “망령에 대해서 가르침을 달란 말입니다. 이비 게르헨 라르힐리덴 백작님의 주요 업적 중 하나가 전란 때 수많은 침략자들을 해치운 것도 있지만, 이후에 도래한 무수히 많은 망령들을 처리한 것도 있으니까요. 그런 업적을 이룩하신 분의 후손이신데, 망령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아셔야 하는 게 아닙니까?”

 

  갑자기 뭔 설명을 해달라는 건지 어안이 벙벙한 이비에타였다. 아니, 업적 세운 사람 후손이라고 그걸 잘 알라는 법이 있나? 마치 위대한 예언가의 후손이 예언 배우러 왔더니 도리어 선생이란 자가 예언이란 무엇인가 알려 달라고 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어 보였다. 그것도 400년 후 후손에게 말이다.

 

  사실 자기보다 망령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은 현재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 중 아무도 없겠지만 칼베르크의 교육법이 참으로 독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게 뭔 개소리인지 모르겠다고 어이없어하고 있는데, 주변에서 키득대는 소리가 들려온다. 칼베르크의 견습 기사들이 자신을 보고 웃고 있었다.

 

  “이비에타 양, 이건... 이비에타 양을 놀리려고 그러는 거에요. 이비에타 양이 입단식을 멋지게 했으니까, 다들 시기해서... 원래 이러거든요. 모른다고 하고 신경 끄시면 돼요. 좀 짜증나기는 하지만.”

 

  옆에서 시아가 소곤소곤 이비에타에게 현재의 상황을 설명해 주었다.

 

  “관례처럼 저러거든요. 유치하죠? 망령에 대해서 설명하기 전에 꼭 저래요. 망령에 대한 내용은 기사단에서 교육받기 전에는 알기 어려워서...”

 

  “시아는 어떻게 아는 거에요?”

 

  “...제가 당해 봤거든요. 많이 부끄럽고 그러긴 한데, 이젠 괜찮아요.”

 

  “아니, 설마 모르시는 건가요? 위대한 선조의 업적조차 모르시다니, 라르힐리덴 가문도 다 됐군요. 하하하!”

 

  시아가 조곤조곤 말해주는 사이를 참지 못했는지, 선생이 이비에타를 가리키며 깔깔 웃음을 터뜨렸다. 주변의 녀석들도 따라서 낄낄낄...

 

  “하긴, 선조부터가 남편을 찔러 죽인 가문인데, 뭐가 부끄럽겠습니까. 평민 출신에게 뭘 기대하겠느냐마는... 선조부터가 저 꼴인데, 가문이 안 망하고 배기겠습니까?”

 

  이비에타는 욕이 튀어나오려는 걸 간신히 참는다. 뚫린 입이라고 저딴 소리를 지껄이다니. 설립자조차 저열한 농담의 이야깃거리밖에 되지 않는 쓰레기 기사단이 되어버린 칼베르크의 현 상황이 통탄스러울 지경이었다.

 

  “찌질이들이네.”

 

  이비에타는 독백한다. 말이 독백이지 사실 선생 정도나 못 들을 뿐 주변 녀석들은 다 들었을 정도로 큰 목소리였다. 시아의 낯빛에 당황스러움이 어렸다.

 

  “이비에타 양, 저 선생이 원래 높은 신분인데 가문 상황이 좋지 않은 자에게는 저렇게 대해요. 높은 가문 영애와 결혼을 앞두고 다른 여자와 바람을 펴다 걸려서 파혼당한 이후로부터 저런다는 소문이 돌더라고요. 그러니까 너무 신경 쓰지 마요. 자격지심 탓에 저러는 거니까... 그냥 참고 넘어가요...”

 

  그러나 이비에타는 저런 놈에게 허리를 굽힐 생각 따위 없었다. 어차피 칼베르크에서 계속 있어야 할 몸이다. 이대로 계속 참고 참으며 살다가 못 견디게 되어 뛰쳐나가느니, 칼베르크에서 기세 좋게, 당당하게 살아가는 게 낫다. 어차피 입단한 이상 죄를 짓지 않는 이상 내보낼 방법도 없다.

 

  쓰레기 같은 놈들. 원래 이런 식으로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을 모욕하는 듯하다. 검으로는 승부를 못하실 테니 이런 식으로 모욕감을 주며 대리만족을 하나 싶었다. 입학 때부터 썩었다고 생각했지만 이게 입학 이후까지 이어지다니. 참으로 글러먹은 기사단이 되어 버렸다.

 

  거기다 자기만 괴롭혀도 짜증날 판에 다른 사람들까지 주기적으로 괴롭히고, 선조 이름까지 들먹이고... 찌질함의 극치에 다다라 있는 모습이다. 이런 상황을 참아 보았자 호구 잡힐 게 뻔했다.

 

  ‘미안하지만 호구 잡혀줄 생각 따윈 전혀 없거든.’

 

 이비에타는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났다.

 

  “네, 그럼 작은 가르침이나마 드리죠. 어디부터 시작할까요?”

 

  “엥?”

 

  선생이 놀라워하며 저도 모르게 ‘엥?’하는 말을 내뱉는다. ‘죄송하지만 전 몰라서요 흑흑’ 따위의 대답이라도 기다렸는지 눈이 휘둥그레져 있다. 주변 낄낄대던 견습 기사 놈들도 매한가지였다.

 

  “왜요? 제 선조님의 이름까지 들먹이시며 가르침을 구하셨는데, 제가 친히 ‘가르침’을 드려야 하지 않을까요?”

 

  일부러 ‘가르침’을 잘근잘근 씹어 주며 똑똑히 발음해 준다. 그래 어디 한 번 가르침이나 받아 봐라.

 

  이비에타는 몇몇 녀석들의 질겁하는 표정과, 몇몇 녀석들의 야유하는 표정을 뒤로 하고 선생이 서 있는 교단을 향해 천천히 걸어온다.

 

  그리고 자신을 향해 멍청한 표정을 짓고 있는 선생을 가볍게 지나쳐 교단 위에 선다. 그리고 멍청한 표정을 짓고 있는 자들을 향해 외쳤다.

 

  “그럼 잘 따라오시기를 빌겠습니다. 위대한 선조님께서 세우신 칼베르크의 기사들로서, 이 정도의 가르침을 못 따라오시지는 않으시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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