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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이비에타-여기사의 두 번째 선택
작가 : 홍단
작품등록일 : 2017.7.9

"당신은 목숨을 걸 만한 남자를 만나, 죽음 같은 사랑을 할 것이다."

400년 전 전란의 시대 나라를 구했던 여기사 이비. 그러나 어렸을 때 들은 예언의 영향인지 사랑했던 사람에게 배신을 당하고 죽음을 맞이한다. 이후 '이비에타'라는 이름의 여자아이로 환생하게 되어 새 삶을 살고자 하나, 전생과 똑같은 내용의 예언이 또 다시 자신을 옭아맨다.

예언을 피하기 위해 400년 전의 자신이 세운 기사단으로 도피하지만, 기사단은 부패로 몰락해 있어 이비에타를 짜증나게 만들고, 이 와중에 전생의 연인의 환생과 만나게까지 되는데. 이비에타는 예언으로부터 도피할 수 있을까?

 
12화
작성일 : 17-07-25 06:21     조회 : 292     추천 : 0     분량 : 54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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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쯤 되면 정신에 혼란이 온다. 전혀 예상치도 못했던 곳에서 원수 새끼의 이름이 튀어나오게 될 줄 누가 알았으랴? 순간적으로 비명이 터져 나오려는 것을 간신히 틀어막는 이비에타였다.

 

  저 애의 입에서 지금 무슨 소리가 튀어 나온 건지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잠시 잘못 들은 게 아닐까 하기도 했지만, 그렇다기에는 그 ‘단어’는 너무나도 생생했다. 그 끔찍한 이름, ‘시구르드’라는 그 이름을 잘못 들었을 리가 없다.

 

  ‘어떻게 지금 저 아이의 입속에서 그 자식 이름이 튀어 나올 수가 있는 거지?’

 

  400년 전에 자신의 손에 편안히 죽어주시지 않았던가. 그런데 400년이 지난 지금 그 자식의 이름이, 자신보다 어린 소녀에게서 언급되고 있었다. 말도 안 되는 일이다.

 

  거기다 이번에도 거나하게 원수를 진 게 틀림없어 보였다. 저 소녀의 어머니를 죽였다고 밖에는 생각이 되지 않는 끔찍한 짓을 저지른 게 확실하다.

 

  ‘이 개자식은 시대를 뛰어넘어서 사람 농락하고 다니기라도 하는 건가?’

 

  아니, 아니다. 400년 전 확실히 죽은 자가 400년 후 사람의 어머니를 죽일 수 있을 리가 없다. 아마 동명이인이거나 하겠지... 라고 이비에타는 애써 정상적인 사고를 돌리려 노력했다.

 

  그러나 자신 자체가 400년 전 사람의 환생이라는 믿을 수 없는 일의 한가운데에 있는데 현실성이란 걸 따질 겨를이 있나? 하는 의구심이 고개를 슬몃 드는 것은 어찌할 수가 없었다.

 

  설마 자신처럼 400년 전의 인간이 환생한 것은 아닐까. 자기도 했는데 누구라고 못하랴 하는 생각에까지 미치자 이비에타는 혼돈의 도가니에 빠지고 말았다.

 

  ‘말도 안 돼... 그렇다면 내 예언도, 설마...’

 

  시구르드가 자신을 따라 동시대에 환생을 했다면, 예언이 따라 오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그 개자식도 이 시대에 기억과 힘을 그대로 온존한 채 환생했다면, 그래서 또 다시 자신을 농락하기 위해 움직인다면...

 

  역겨움이 밀려 나오는 것을 참을 수가 없었다. 이비에타는 시아가 최대한 깨지 않게 하고자 안간힘을 쓰며 비명을 억눌렀다. 그러나 입에서 신음 소리가 흘러나오는 것만큼은 참을 수가 없었다.

 

  과거의 끔찍하고 역겨운 기억. 과거 아름다웠던 생활을 한 순간에 부숴버린 존재의 이름이 환생을 해서까지 쫓아 왔다. 예언까지 쫓아 온 마당에 말이다.

 

  물론 같은 사람이라는 것이 확실할 때의 이야기이지만... 시구르드라는 이름이 흔한 것도 아니고, 자신도 불가사의한 상황에 속해 있다는 점에서 얼마든지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다.

 

  심지어 전생 때와 같이 누군가의 가족을 산산이 부순 것조차 똑같다. 저런 어린 아이를... 자신의 아이가 떠오르게만 하는 순수한 아이를 그따위로 망가뜨렸다는 점은 이비에타에게 적잖은 충격을 주었다.

 

  그렇게 끙끙 앓기를 얼마나 지났는지 모를 시간이 흘렀다. 별이 지고 날이 밝아오기 전의, 해가 뜨기 전의 밝음이 도래할 때까지. 그리고 시아의 울음소리가 어느새 멎고 다시 곤하게 잠이 들 때까지의 긴 시간. 이비에타는 잠을 이루지 못하고 끊임없이 고민했다.

 

  ‘물어 볼 수는 없어. 그 사람이 그 사람인가... 하지만 확실히 하지 않으면...’

 

  확실히 알아내야 한다. 그 시구르드라는 새끼가 자신이 생각한 대로 전생의 시구르드가 환생한 것인지, 아니면 그저 이름만 같은 자를 보고 착각한 망상인지... 미리 알아내지 못했다가 전생의 그 놈과 똑같은 녀석이라면 뒤통수에 칼침이나 맞을 게 뻔하다.

 

  아니면 그 자식이 또 다시 이비에타에게 소중한 누군가가 생기기를 기다렸다가 뒤통수를 후리든가 할 것이었다. 이비에타는 소름이 오싹 돋는 것을 느꼈다. 시아에게서도 어머니를 빼앗아 갔으니... 소중한 것을 빼앗으며 즐기는 변태 새끼가 틀림없다.

 

  아마 전생의 놈이라면 자신처럼 기억도 다 가지고 있고, 생김새도 사실상 똑같고 힘도 그대로일 가능성이 높았다. 자신도 그런 상태로 환생했으니까.

 

  ‘젠장! 생김새만 알아도 어느 정도는 확신을 할 수 있을 텐데...’

 

  생김새가 전생의 시구르드와 똑같다면 확실하다고 봐도 좋을 것 같았다. 전생 때의 시구르드의 생김새 자체가 이 나라에서도 독특한 모양새이기도 했으니까 말이다.

 

  전생 때 시구르드의 검은색 머리카락은 류리크 제국에서‘만’ 굉장히 흔한 색이다. 정작 류리크의 마녀는 금발로 유명했지만, 그 나라 국민들은 대체로 검은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었다.

 

  그에 비해 작은 섬나라인 레가르드의 경우 머리카락 색이 금발이 대부분이었다. 다만 이비에타 같은 황금을 녹인 것 같은 머리카락색은 드물었고, 대체로 갈색 모래를 섞은 것 같은 금발이었다.

 

  그런 레가르드였기에 시구르드의 검은색 머리카락은 매우 독특한 케이스였다. 시구르드의 가문인 펜릴 가는 선조가 북단에 위치한 섬나라인 레가르드보다도 더 북단에서 내려왔다고 들었는데, 그래서인가 싶기도 하다. 하지만 그것도 까마득한 선조 대의 이야기. 이미 400년 전의 시구르드 세대에서는 펜릴 가에도 시구르드가 유일한 흑발이었다. 그리고 400년이 지나 피가 더 섞인 상태인 지금 세대에서는 말할 것도 없을 것이었다.

 

  그러한 이유로 조금 비약이 심하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머리카락 색만 봐도 대충 현 시대의 ‘시구르드’가 전생의 그 ‘시구르드’인지 유추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 것이었다. 전생과 똑같은 모양새에 이름까지 같은 남자라는 결론이 나오니까 말이다.

 

  거기다가 이비에타도 자신의 가문에서 환생했듯이 그 녀석도 자기 가문에서 환생했을 가능성이 높기도 하고 말이다.

 

  뭐, 어디까지나 모든 것이 가설의 범주이기는 했다. 진짜로 희귀한 이름을 가진 동명이인일 수도 있는 거고...

 

  그러나 미리 이렇게 알아 둔다고 나쁠 것도 없어 보였다. 누가 보면 겨우 이름 하나 듣고 과민 반응한다 싶을 수도 있겠지만, 그건 그 때 가서 후회해도 늦지 않는다.

 

  그 외에도 엉엉 울면서 몸부림을 치던 그 모습이 자신의 과거와 너무 흡사해 보였기에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던 것도 있었다. 이비에타 또한 당시에 끔찍할 정도로 악몽을 꿔 댔었고, 그 모습이 시아가 발작하는 모습과 너무나도 흡사해서... 계속 같은 생각을 반복하며 이비에타는 결국 잠에 들지도 못하고 밤을 새우고 말았다.

 

  “이비에타 양! 좋은 아침이에요! 밤 편하게 보내셨나요?”

 

  그리고 언제 일어났는지 어느새 웃으며 인사하고 있는 시아.

 

  숏컷으로 짧게 자른 머리카락을 빗으로 대충 빗어 넘기고 견습 기사용 옷을 꺼내 입는다. 여자 방인데도 뭐가 부끄러운지 이불로 몸을 싸매고 견습 기사복으로 갈아입는 시아였다.

 

  그러다가 잡고 있던 손을 놓쳤는지, 이불 한 귀퉁이가 휙 내려갔다. “아!” 소리를 내며 시아는 재빠르게 귀퉁이를 홱 낚아챘으나, 내려간 사이에 잠시 동안 드러났던 등에는 칼로 깊게 베여서 생긴 것으로 추정되는 긴 상처가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

 

  이비에타는 재빠르게 자신이 덮고 있는 이불로 시선을 돌려 보지 못한 척을 했다.

 

  부끄러워서 그런 게 아니었다. 여자끼리인데도 숫기가 없어서 그런 게 아니라, 자신의 상처를 드러내기 싫어서 저리한 것이다. 얼굴의 상처야 워낙 깊고 선명해서 화장으로도 감추지 못할 정도라 어쩔 수 없다 해도 다른 상처만큼은 감싸고 싶었던 게 틀림없다.

 

  ‘저런 걸 보면 평범한 그 나이대 아이인데 말이지.’

 

  이비에타는 쓰라린 표정을 지어 보인다. 자신이야 좋아하니까 검을 잡았고, 저런 상처는 딱히 신경 쓰지 않으니까 상관이 없다. 전생 때는 마나를 이용하여 상처를 빠르게 치유시켰기에 흉이 지는 게 없어서 그렇지, 그런 게 없었더라도 얼굴을 칼이 긁고 지나가든 말든 별 상관하지 않았을 성격이다.

 

  그러나 시아는 자신과 달라 보인다. 자신이야 산전수전 다 겪으며 괴물 같은 짐승들도 때려잡고, 망령들과 진흙탕에서 뒹굴고. 어린 시절부터 그런 걸 낙으로 삼았었다. 그러나 지금 시대에 그런 걸 낙으로 삼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시아도 마찬가지일 것이었다.

 

  이비에타는 전날 본 시아의 손 상태를 다시 곱씹는다. 그저 평범한 굳은살이라고 잠시 착각했었는데, 시아에 대해 조금이나마 유추되는 바를 토대로 해서 다시 곱씹어보니 평범한 굳은살과는 다른 점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 손은 검을 오래 잡은 손이 절대 아니었다. 아직도 물집의 흔적이 남아 있고, 새끼손톱이 빠질락 말락 한 상태. 전란 때 기사들과 함께하며 수많은 손들을 보았기에 이비에타는 그런 손이 어떤 때 생기는 지 잘 알고 있었다.

 

  단기간에 미친 듯이 검을 쥐고 흔들어야 저런 손이 나온다. 당시에 가족을 침략자들에 의해 잃은 자들이 저런 손을 가졌던 걸 기억하기 때문이다. 그들에게는 검의 재능이 있고 뭐고가 다 필요 없다. 그저 평범한 자들이었으나, 복수심 하나로 검을 잡고 미친 듯이 훈련하기에, 저런 손이 나오는 것을 이비에타는 수도 없이 봤었다.

 

  다들 평범하게 예쁜 옷 입는 걸 좋아하고 가족들과 함께 맛있는 걸 먹는 걸 좋아하는 자들이었다. 그런 자들이 소중한 것, 예를 들어 가족이라던가 하는 것을 잃으면 미쳐버리고, 결국 저렇게 되었다.

 

  시아도 원래는 평범하게 예쁘게 웃었겠지만, 지금은 웃으면서도 섬뜩한 눈동자를 중간중간 내비치는 자가 되어 버렸으니... 아마 저 등의 상처도 시아의 어머니를 죽인 살인마 ‘시구르드’가 만들었든가 할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아무리 대련을 심하게 해도 등에 저런 상처가 생길 일은 없으니까.

 

  절로 쓰라린 표정이 지어지는 이비에타였다.

 

  그런 마음을 당연히 알 리 없는 시아는 누워서 쓰라린 표정을 짓고 있는 이비에타를 보며,

 

  “우셨어요? 안색이 안 좋아요.”

 

  라고 묻는다.

 

  “아니, 아니. 그냥 갑자기 안 좋은 기억이 떠올라서요.”

 

  “아, 저도 어제 오랜만에 악몽을 꾸긴 했어요... 소란스럽거나 하지는 않으셨나요? 뭐 들으신 거 없죠? 부끄러워서요. 제가 룸메이트가 있었던 적이 처음이라...”

 

  그러나 그렇게 말하는 눈동자에 부끄러움이 아니라 두려움과 걱정이 느껴졌다. 룸메이트를 들인 것이 처음이니 걱정이 될 만도 하다. 누가 알려주기 전까지 자기 잠버릇을 알기란 매우 힘든 일일 테니까.

 

  이비에타는 잠시 고민했다. 아예 못 들었다 하기에는 좀 많이 거짓말하는 티가 날 거 같았다. 그래서

 

  “악몽을 꿨나 보네요. 새벽에 약간 소란스러워서 깨기는 했는데... 별 말은 없었어요.”

 

  라고 일단은 대답한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에 시구르드라는 자에 대하여 묻고 싶었다. 그러나 자신이 연민을 좀 가졌다고 해서 시아가 자신에게 마음을 연다던가, 자기 트라우마를 줄줄 읊을 리가 없다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래서 마지막에

 

  “전 원래 이갈이만 안 하면 다 되거든요.”

 

  라며 실없는 소리로 대답했다. 시구르드에 대하여 물어 볼 기회는 좀 더 친해지고 나서 잡아도 된다.

 

  “다행이다! 부끄럽잖아요. 헤헤... 저희 아침 먹으러 가요! 제가 맛있는 메뉴를 알고 있어요. 알려 드릴게요.”

 

  시아는 안도했는지 기쁜 표정으로 변해서 이비에타에게 아침을 권했다. 대충 잘 넘어간 거 같다.

 

  ‘그래, 머지않아 물어 볼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친해져 봐야겠어. 쉽지는 않겠지만.’

 

  이비에타는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친해질 수 있도록 노력하여, 시아가 말한 ‘시구르드’의 정체를 알아내겠다고 다짐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그 ‘시구르드’라는 자의 정체를 그렇게 빨리 알게 될 것이라고는, 그리고 그렇게 빨리 만나게 되리라고는 예상조차 하지 못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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