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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금요일에 만나요
작가 : 시더우드
작품등록일 : 2017.6.6

감정의 무게를 재어본 적이 있으신가요?
노래 가사처럼 사랑과 우정 중 무엇이 더 무거울까요.
죄책감과 질투 중 어느 것이 더 가벼울까요.
감정의 경중에 따라 우리는 선택을 하기도 하고 또는 선택을 포기하기도 합니다.

여기 한 명의 남자와 두 명의 여자가 있습니다.
이름을 붙이기 어려운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 그들은 자신의 선택을 고민합니다.
선택이 어떠하든 누군가는 상처를 받을지도 모르지요.
어쩌면 모두가 행복할 수도 있겠지요.
서로의 선택이 바꿔 가는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싶습니다.

 
열다섯번째 금요일 : 여름의 시작
작성일 : 17-07-24 23:15     조회 : 260     추천 : 0     분량 : 6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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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지난했던 기말고사와 몇 번의 학기말 과 행사가 끝나고, 드디어 기다리던 여름방학이 찾아왔다. 여름방학이 시작하자마자 나는 거의 일주일을 앓아 눕듯이 쉬었던 것 같다.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완전히 방전이 되어 있었다. 새내기라는 모두가 들뜨는 그 분위기에 휩싸여 거의 매일 매일 무리하듯 살았던 모양이었다. 핸드폰도 완전히 꺼 놓은 채 깊고 긴 단잠에 빠져들었다. 아직 고등학생인 동생은 방학을 하자마자 침대와 거의 한 몸이 되어버린 나를 매일 아침과 저녁 부럽다는 듯이 바라보았다. 밤낮이 완전히 바뀌다 보니 가족들과 마주칠 일이 거의 없었다. 낮에 부모님과 동생이 나갈 때면 나는 잠이 들 준비를 했다. 깊은 밤 내내 밀린 미드를 몰아보았다. 학교에서 있었던 일은 다 잊어버린 듯한 느낌이었다. 정말 꿀 같은 휴식이었다.

 

 그리고 일주일이 조금 지났을까, 쥐 죽은 듯 고요한 방 한가운데 햇빛에 눈이 부셔 눈을 떴다. 드디어 나만의 피에스타를 끝내고 제정신이 돌아온 기분이었다. 며칠만에 제대로 목욕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갑자기 정신이 든 도사처럼 목욕재계를 시작했다. 엄마의 때수건으로 때까지 박박 밀었다. 마지막으로 때를 밀었을 때가 언제였더라. 수능이 끝나고 지금처럼 놀고 먹고 하던 겨울이었던 것 같다. 한 학기 동안 쌓였던 찌든 때가 하수구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머리를 말리고 나와 선풍기와 텔레비전을 동시에 틀었다. 하, 천국이 따로 없구만. 오랜만에 핸드폰의 전원 버튼을 눌렀다. 물론 대단히 연락이 많이 와 있을리는 없지만 적어도 생존신고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상보다 카톡이 꽤 쌓여 있었다. 동기들과 선배들이 함께 있는 여러 개의 단체 카톡은 별로 읽고 싶지 않아 스킵했다. 몇 명의 중고등학교 동창들로부터 죽었는지 살았는지를 묻는 연락이 와 있었다. 그리고 맨 마지막, 방학이 시작하고 가장 먼저 나를 찾은 사람의 메시지가 눈에 띄었다.

 

 - 너무 덥다.

 

 어디인지 알 수 없는 곳에서 밀집모자를 쓴 건이의 셀카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픽, 하고 웃음이 나왔다. 건이가 항상 셀카를 찍는 각도 그대로였기 때문이었다. 건이는 다른 방향으로는 사진을 찍을 줄 모르는 사람처럼 항상 45도 각도로 얼굴을 비스듬히 하고 사진을 찍었다. 겨우 일주일 정도 안 본 것 뿐인데, 보고 싶었다. 텍스트에 그대로 묻어나는 건이의 중저음도. 함께 길을 걸을 때면 하얀 피부에 맺혀 있던 땀방울과 발걸음 소리도 마치 지금 옆에 있는 것처럼 스쳐갔다.

 

 건이와 방학이 시작하기 전 마지막 만남은 금요일 마지막 시험을 마치고 터덜터덜 캠퍼스의 언덕길을 함께 내려갔을 때였다. 6월의 따가운 햇살은 금세 건이의 얼굴을 발갛게 만들었다. 아무리 모자를 쓰고, 얇은 셔츠를 있어도 더위를 피할 수는 없었다. 특히 건이는 더위에 맥을 차리지 못하며 나의 어깨에 가볍게 팔을 얹었다. 건이가 팔을 올리면 내 어깨에 딱 자연스럽게 안착했다.

 "내 지팡이."

 그렇게 말하며 건이가 씩 웃었다. 나는 치워, 하면서도 함께 웃지 않을 수 없었다. 이게 건이와 함께 하는 마지막 하교길이라는 것이 믿겨지지 않았다. 한 학기가 이렇게 빨리 지나 갔다니. 시간이 물 흐르듯 빠르게 지나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같은 생각을 하는지 아닌지 알 수 없지만 우리는 시시콜콜한 대화를 나누며 버스 정류장까지 함께 걸었다.

 

 "여름방학에는 뭐 할거야?"

 "음, 나는 일단 자고 싶어. 푹 쉬고 아르바이트나 할까 생각 중이야. 학기 중에 시작하면 너무 힘드니까. 너는?"

 "나는, 음…여행!"

 "여행? 어디로?"

 "그냥 아무데나. 발 닫는 대로."

 "아, 뭐야. 낭만여행이야? 소름이다."

 내 말에 건이는 어이없다는 듯 웃음을 터트렸다. 어디로 가는지는 길게 묻지 않았다. 나는 궁금해졌다. 아직 만난지 길어봤지 반년 정도 된 사이, 우리는 지금의 관계를 지속할 수 있을까? 서로를 친구라고 생각하고는 있지만 우리는 어딘가 애매했다.

 

 쓸데없는 생각을 하는 사이 어느새 내가 버스를 타는 정류장에 도착했다. 어느새 건이가 이렇게 데려다 주는 것이 나도 모르게 익숙해져버렸다. 버스 안내판을 확인하니 버스 도착 시간이 5분도 남지 않았다. 10분이었으면 좋겠다. 나도 모르게 그런 생각이 들었다. 건이도 함께 버스 시간을 확인하더니 마지막 인사를 나누듯 내게 말했다.

 "여름방학 잘 보내, 안영아."

 "너도. 여행 가면, 사진 찍어서 보내줘."

 "진짜? 나 진짜 보낸다."

 "그래. 진짜 보내라. 그리고…"

 "응?"

 "여름방학에도 한 번 봐. 나 갈게!"

 타이밍 좋게도 버스가 도착했다. 나는 괜히 부끄러워 빨개진 볼을 숨기며 서둘러 버스에 올라탔다. 자리에 앉아 밖을 내다보니 건이가 여전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활짝 웃으며 나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나도 마주보며 손을 흔들어 주었다. 빠르게 버스가 출발하며 건이가 멀어져 갔다. 콩닥콩닥. 건이 옆에서 숨죽이고 있던 심장이 이제 숨을 쉬며 빠르게 뛰었다.

 

 그 두근거림의 기억이 벌써 일주일이 지났구나. 노는 시간은 왜 이리도 빨리 지나가는지. 내가 집에서 뒹굴고 있는 사이 건이는 정말 발길 닫는대로 여러 곳을 여행하는 모양이었다. 셀카 말고도 몇 장의 풍경 사진이 함께 도착해 있었다. 더위 때문에 볼이 발그레 하면서도, 뭐가 좋은지 웃고 있는 사진도 여러 장이었다.

 

 - 이제봤어ㅋㅋ 지금도 여행중이야?

 - 응. 지금은 부산. 수현이랑 만났어.

 

 핸드폰을 보고 있었는지 건이에게 금방 답장이 왔다. 수현이라는 글자에, 어딘가 심장 한 켠이 싸르르한 기분이 들었다. 나는 수현이에게도 안부를 전해달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핸드폰을 덮어버렸다. 여름방학이 채 되기 전에, 수현이는 남자친구와 헤어졌다. 그 커플의 성격답게 페이스북에 저격글을 올린다던지 카카오톡 프로필을 슬픔이 잔뜩 드러나는 사진으로 바꿔 놓는다던지 하는 구질구질한 일은 없었다. 나는 이미 석훈과 저녁을 먹을 때부터 이들이 어쩐지 오래가지는 못할 것 같다는 예상을 하긴 했었다. 서로를 좋아하는게 눈에 보였지만, 석훈은 친구인지 아닌지 애매모호한 사이의 중간에서,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듯 고통받는 것을 용납하지 못할 만큼 결단력 있어 보였기 때문이었다. 물론 나는 여전히 바보처럼 건이와 수현의 사이, 그 애매한 줄 위에서 함께 흔들리고 있었다. 성희가 내게 잔소리했던 것처럼 나는 바보였다. 건이도 수현도, 어느 한 쪽도 제대로 끊어내지 못했다. 물론 가장 큰 이유는 김건 때문이었다. 나를 정말 좋은 친구로 생각하는 해맑은 남자애. 왠지 울컥 화가 났다.

 

 침대와 함께 했던 칩거의 시간을 며칠 더 보내고 난 뒤, 개강까지는 아직 여유가 있을 무렵 나는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집 근처 동네에 있는 꽤 규모가 있는 개인 카페였는데, 사장님이 잘 가게에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메리트가 있었다. 오픈부터 점심이 약간 지난 시간대까지 대여섯시간 정도 매일매일 일했다. 개강하기 전에 돈도 벌고, 바뀌어 버린 밤낮도 되돌려 놓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처음에는 일에 적응하느라 꽤 고생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함께 일하는 언니들도 괜찮고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역시 처음부터 기대를 크게 갖지 않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카페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성희에게서 연락이 왔다. 왜 이렇게 연락이 안되는지, 새내기 주제에 농활도 가지 않고 빠져 있다며 잔소리를 들었다. 물론 그렇게 말하는 성희도 농활은 가지도 않았다. 지방에 있는 집으로 내려가지 않고 학교 근처에서 그냥 저냥 살고 있는 모양이었다. 연락을 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내가 일하는 카페까지 몸소 찾아와 주었다. 어쩐지 평소와는 다르게 생글생글 웃어 보이는 것이 무언가 할 이야기가 있는 듯 했다. 내가 사는 곳까지 찾아와 준 것이 고마워 재료를 아끼지 않고 가장 큰 컵에 음료를 담아 주었다. 내가 끝날 때까지 조금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지만 성희는 걱정말라는 듯이 노트북을 꺼냈다. 그러고는 혼자 앉는 창가 쪽 테이블에 앉아 나를 기다렸다. 기다려주는 성희를 위해 성희가 좋아하는 아이돌의 노래를 틀자 성희가 나를 바라보며 입모양으로 최고라고 말했다.

 

 다음 타임 사람이 도착하자 나는 바로 카운터를 넘기고 성희에게 갔다. 성희는 노트북은 켜 놓고 한참 카톡 삼매경에 빠져 있었다. 뭐가 그렇게 재밌는지 내가 가까이 다가가 어깨를 툭 치자, 그제서야 엄청나게 놀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뭐야, 누구랑 그렇게 연락해?"

 나의 물음에 성희는 처음보는 비밀스런 미소를 짓고 키득거리더니 얼른 앉으라는 듯이 자신의 옆자리를 툭툭 쳤다. 나는 의아한 마음으로 성희의 곁에 앉았다.

 "나, 남자친구 생겼다."

 나는 경악을 감추지 못하고 손으로 입을 가렸다. 성희는 이해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성희가 어떤 사람이던가, 항상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아이돌을 마음 속의 별처럼 삼으며 주변 동기들이 너는 왜 남자친구가 없니, 아이돌을 왜 좋아하니 등등 온갖 오지랖 속에서도 굳건하게 자신의 신념을 지켜온 사람이었다. 게다가 다른 연애하는 친구들을 부러워하는 것을 한 번도 본적이 없었다. 나는 놀란 마음을 진정 시키고 서둘러 누구냐고 성희를 닦달했다. 내게 이렇게 비밀스러운 표정을 짓는 것을 보니 분명 내가 아는 사람이었다.

 "너무 놀라지마."

 "이미 너무 놀랐어, 빨리 말해!"

 "성우 오빠."

 헐. 나는 다시 입이 딱 벌어졌다. 아니 술자리에서 만날 때마다 서로 술잔을 깨질 듯 부딪히며 그렇게 토론을 벌여놓고 사귄다니. 어이가 없었다. 내 마음을 읽었는지 성희가 답지 않게 엄청 쑥스러워 하며 말했다.

 "아니, 나도 사귈 줄은 몰랐는데. 그 때 너랑 우리 집 데려다 준 날부터 오빠가 계속 연락하더라구. 잘 들어갔냐, 속은 괜찮냐 이러면서. 물론 나는 집에 데려다 준 것도 하나도 기억이 안 나지만. 여튼 그래서 괜찮다, 오빠는 잘 들어가셨냐, 이런 얘기 하다 보니까 재밌더라구. 자취하면 아무리 친구를 불러도 혼자 있는 시간이 많으니까. 생각날 때면 나도 편하게 카톡하고. 그러다 보니까 여름 방학 얼마 지나고 나서 사귀게 됐어."

 나는 설렘으로 반짝이는 성희를 다시 한 번 감탄했다. 사랑에 빠진 사람의 얼굴은 이렇게 빛나는 거구나. 물론 아이돌을 좋아할 때의 성희도 꽤 멋있었다. 주위에서 뭐라하든 굳건한 마음으로 좋아하던 그녀의 모습도 좋았지만 지금의 모습은 사랑스러움에 가까웠다. 과내에서 사람 좋기로 유명한 성우 오빠와 성격이 만만치 않다는 걸로 유명한 성희가 사귀게 되었다니. 어딘가 언발란스 하면서도 잘 어울렸다. 어쩐지, 그 때 집까지 데려다 줄 때부터 알아봤다!

 

 우리는 자리를 옮겨 저녁 식사를 함께 하며 좀 더 자세하게 성희의 연애 이야기를 들었다. 수현이 지난 번 남자친구를 사귀기 시작했다며 내게 말했을 때와는 확연히 다른 느낌이었다. 그 때는 몰랐지만 수현에게는 연애를 많이 해 본 사람 특유의 연륜이 배어 났었다. 그러나 성희는 작은 것 하나를 말하는데도 부끄러워하고 쑥스러워했다. 평소의 성희답지 않은 모습에 나도 웃음이 났다.

 "왜 그렇게 부끄러워해. 남들 다 하는 연애인데 뭐 어때?"

 "아니, 그런데 내가 연애를 한다는 사실이 아직 익숙하지가 않아서 그래. 나 진짜로 대학교에 와서 연애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거든. 그렇게 연애 하고 싶지도 않았고. 그런데 이렇게 작은 거 하나하나에 설레는 내가 아직 너무 이상하게 느껴져."

 성희가 발그레해진 볼을 양손으로 식히며 말했다.

 "그래도 해보니까 좋네, 연애."

 

 저녁 식사를 양껏 하고 나와 으레 여자친구들과 만나면 그러하듯 카페로 갈까 하다가 오랜만에 바람도 선선한데 성희와 함께 동네 강변을 산책하기로 했다. 차가운 과일 주스를 한 잔씩 손에 쥐고 천천히 강변을 걸었다. 차가운 물 냄새가 코를 간지럽혔다. 성희도 기분이 좋은지 콧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그런데 계속 연락 안 해도 괜찮아?"

 "당연하지! 너 만난다고 말했어. 그리고 우리는 서로 시간 날 때 열심히 연락하고 서로의 시간을 존중해주기로 했어. 아무리 연애를 해도 나 덕질한 시간은 있어야지."

 아, 역시 연애를 해도 성희는 성희구나. 나는 웃음을 터트렸다. 성희도 같이 웃다가 무언가 생각났다는 듯이 내 팔뚝을 찰싹 쳤다.

 "맞다! 안영아, 너 소개팅할래?"

 "응? 소개팅?"

 "너 애들이랑 미팅도 안 해보고 소개팅도 한 번도 안 해봤잖아. 성우 오빠 친구인데 오빠랑 이야기하다가 너랑 진짜 잘 어울릴 것 같아서. 그 오빠도 여자친구 없거든."

 급작스러운 소개팅 제의에 나는 당황한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성희가 남들 다하는 연애인데 소개팅은 뭐 어때서. 이렇게 말하자 할 말이 없었다. 하라면 할 수도 있는건데…

 "혹시…건이 때문에 그래?"

 성희가 조심스럽게 내게 물어왔다. 그래, 성희라면 금방 눈치챌 거라고 생각했다. 이번 학기 내내 성희가 그렇게 하지마라, 가지 말라고 나를 말렸어도 건이와 관련된 일이라면 나도 모르게 눈에 불을 켜고 달려갔었다. 내가 성희의 입장이었어도 금방 알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자 순간 부끄러워졌다.

 "다른 애들도 아는 건 아니지?"

 "아니야, 나만 혹시나 하고 생각하고 있었어. 나는 너랑 자주 보니까 눈치챘지 다른 애들은 그냥 친한 줄 알거야. 걱정 하지마."

 아까 성희가 한참 부끄러워 했다면 이번에는 내가 부끄러워졌다. 그러나 행복하고 풋풋해 보였던 성희와 달리, 나는 어딘가 잘못한 사람처럼 느껴졌다. 건이를 별로 알지 못하는 사이에서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건이와 수현의 관계 때문에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여전히 그 마음을 놓지 못하는 내가 어리석게 느껴졌다. 내 표정이 안 좋아지자 성희가 등을 토닥이며 말했다.

 "다른 애였으면 내가 진짜 적극 밀어 줬을거야. 그 애가 괜찮기만 하면 말이야. 그런데 건이는 정말 좋은 애가 맞는데…아무리 봐도 네가 너무 힘들 것 같아. 그 멘탈 좋다는 수현이 남자친구도 헤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으니까 더 그래. 너가 그런 걸로 더 상처 받기 전에 다른 사람 만나는 건 어떤가 해서 물어 봤어. 너무 부담가지지 말아."

 성희의 진심 어린 말에 울컥, 눈물이 날 뻔 했다. 조금 더 생각해보겠다고 말한 뒤 성희가 버스를 타는 곳까지 바래다 주었다. 버스를 타기 전 성희가 나를 꼭 안아 주었다. 성희의 마음이 전해진 듯 마음이 조금 환해진 기분이었다. 그날 저녁, 성희에게 잘 들어갔냐고 카톡을 하며 덧붙였다.

 

 - 나, 소개팅 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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