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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hopeness
작가 : 아웃
작품등록일 : 2017.7.1

느닷없이 찾아온 죽음. 멀어져가는 의식 속에 아득해져가는 꿈을 이루지 못한 채 죽게 된 이자룡, 그가 다시 눈을 떴다.
처음 보는 사람들. 처음 보는 환경. 처음 보는 세계. 모든 것을 이세계에서부터 새롭게 시작한 그는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한 번 새로운 삶을 살게, 되야 하는데...
“하인이면 하인답게 처신하라고. 알겠어?”
“예…. 명심하겠습니다.”
“됐고, 이름은?”
“이자룡입니다.”
“뭐가 그리 어려워? 바꿔.”
“부모님이 주신 이름인데 함부로 바꾸는 건 좀 그렇습니다.”
“뭐래? 내가 이름을 바꾸래? 호칭을 바꾸라고.”
“….”
시작부터 영 순탄치 않았다.
하지만, 그에게는 새로워진 자신과 반드시 지켜야할 것들이 있다. 이제 그는 남은 것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다시 발걸음을 내딛는다.

 
6-2 크록슈 교단
작성일 : 17-07-24 22:29     조회 : 283     추천 : 0     분량 : 4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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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젤라한테 살해당할 거야, 나는.”

 지금도 내 뒤에 행렬하고 있는 사람들의 대해 생각하고 있자니 한숨이 절로 나온다. 험상궂게라도 생겼으면 말도 안했을 것이다. 내가 진정 무서운 건 그들의 차림새였다.

 겹겹이 껴입은 중갑은 물론이고 등이나 허리춤에는 각각 잘 벼려진 바스타드나 클레이모어를 차고 있어 안 그래도 무서운데 가장 작은 사람이 180cm는 그냥 넘었고 걸을 때마다 내는 묵직한 절그럭거리는 소리는 등에 식은땀이 절로 흐른다.

 “전 괜찮습니다.”

 “케인 단장님!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어 무뢰한들이 했던 짓거리를 방관하시겠다는 뜻입니까?”

 “부단장님 말씀이 옳습니다! 이 사건을 흐지부지 넘기면 이 오만방자한 것들이 어떤 헛소문을 퍼뜨릴지 모를 일입니다! 그건 우리 크록슈 교단에 먹칠을 하게 될 것입니다!”

 “하하, 너무 과민반응이십니다.”

 단장이라고 불리는 케인이라는 내 또래의 사내 옆에 붙어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알랑방귀를 뀌고 있는 부단장과 그 옆에서 맞장구를 쳐주는 사내는 이따금씩 내게 따가운 시선을 보내며 마치 들으란 식으로 목소리를 높이는 바람에 돌아가는 길 내내 혹시 뒤통수에 칼이 날아들까 마음을 졸였다.

 그나마 안심할 수 있는 점이라면 저 무시무시한 사람들 중 케인이라는 양반이 개념이 알차서 생선 건은 조용히 넘어가준 데다가 주변에 휘둘리지 않아줘서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게다가 아까부터 단장이 생선에 당한 것이 그에 대한 모욕이라고 생각했는지 아까부터 따가운 눈총을 쏘던 성기사단의 단원들도 뒤통수가 뚫어져라 째려보기만 할 뿐, 그다지 위해를 가하진 않았다. 케인 이 양반 덕분이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이 성기사단이 길을 잃었다는 게 가장 큰 요인이겠지.

 어쩌면 운이 좋았던 거지. 왠지 물어보면 검부터 빼들 것 같아서 왜 길을 잃었는지는 못 물었지만, 숲에서 길을 잃어준 덕분에 길 안내라는 명분으로 확실하게 목숨을 보장받을 수 있는 게 어디야?

 “저기, 레이.”

 그때 냇가에서 잡은 생선 두 마리를 마치 베개 끼듯 옆구리에 낀 채 나란히 걷고 있던 리프렌이 내 옷자락을 잡아당겼다. 그녀의 목소리에는 미안함이 담겨있었다.

 “미안해. 나 때문에….”

 “아냐. 너무 마음 쓸 필요 없어. 리프렌 네가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 우리를 위해서 그러려다가 실수한 거잖아. 그치?”

 “…응.”

 “그러니까 신경 쓰지 마. 내가 다 알아서 할게.”

 “…미안.”

 에고, 평소처럼 웃어넘겨주기라도 하면 꿀밤이라도 먹이고 말 텐데. 보기도 애처로울 정도네. 나이만 찾지 결국 애는 애구나.

 그나저나 안젤라한텐 어떻게 변명하면 좋을까.

 친구 찾으러 갔던 놈이 누군지도 모르는 중무장한 사람을, 그것도 성기사로만 10명이나 되는 인원을 데려온다면 안젤라가 ‘어머, 친구 많이 데려왔네?’하면서 잘도 반기겠다. 그녀 성격에 그 자리에서 즉결처형을 당해도 이상하지 않았다. 이유야 어찌 됐든 남한테 피해를 끼친 걸로도 모자라 그 피해자들을 직접 데려가고 있으니. 졸지에 10:4 맞짱을 주선한 꼴이 돼버렸다. 싸울 일이야 없긴 하겠지만….

 “죄송합니다. 저희 단원들이 워낙 괴짜라서.”

 “아뇨. 오히려 저희가 죄송합니다. 단장님께 폐를 끼쳤는데.”

 “그럴 수도 있는 일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이렇게 보상도 받았는데 더 바랄 게 있겠습니까?”

 케인이 우리가 잡은 생선 중 한 마리를 들며 싱글벙글 웃었다. 리프렌과 내가 사과의 뜻으로 준 선물이었다.

 얼굴에 비린내가 나는 생선을 맞는 게 그리 유쾌한 일은 아니다. 심지어 모르는 사람한테 영문도 모르고 맞았다면 화가 날 법도 했다. 하지만 이 사람은 그런 기색을 얼굴에 전혀 비치고 있지 않고 사람 좋은 웃음을 생글거릴 뿐이었다.

 조금 짙은 황갈색의 머리카락과 보일락 말락 할 정도로 거의 실눈에 가까운 작은 눈. 전체적으로 곱상하면서 귀티 있는 외모. 그리고 배운 사람의 티가 나는 교양 있는 말투와 바른 심성을 고루 갖춘 남자였다.

 내심 생선을 맞아준 사람이 이 사람이라서 다행이라는 생각까지 든다.

 “그리고 제가 두 분과 함께 가는 이유는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야영지를 구하기 위함일 뿐, 저희 단원들이 말하는 건 신경 쓰시지 마셨으면 좋겠습니다.”

 케인이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재차 자신들의 목적을 내게 상기시켜줬다. 성기사는 엄연히 교회출신이다. 그리고 내가 그를 데려가는 그룹에는 네크로맨서인 안젤라와 누가봐도 언데드인 킨이 있다. 내 가치관으론 케인과 안젤라들이 만나면 안 되겠지만 다행히도 킨이 말해줬듯 교회와 네크로맨서는 상호협동관계이다. 만난다고 한들 딱히 문제없을 것이다. 오히려 큰 문제는 저 두 사람의 입방정이겠지.

 “저놈들은 운도 좋군. 케인 단장님께서 자애로우신 분이셔서 다행이지 나 같았으면 아주 그냥!”

 “그러게 말입니다 부단장님.”

 “두 분, 이제 그만하세요. 도가 너무 지나치십니다. 여기 두 분도 고의로 그러신 게 아니잖습니까?”

 “아이고, 이거 제가 입방정이 심했나보군요. 저는 그저 자비로우신 단장님께서 교단의 교리에 걸맞은 마음가짐을 말씀드리고 싶었을 뿐입니다.”

 “그 정도면 충분합니다.”

 “예! 알겠습니다!”

 제발 저 입방정이 안젤라 앞에선 안 터지길. 그렇다면 안젤라한테 다시 죽을 일은 없을 텐데.

 일이야 어찌 시작됐든 이미 현재진행형이다. 지금에 와서야 후회하고 좌절한들 이미 시작된 일은 멈출 수 없다. 그냥 잘 되기를 간절히 빌 수밖에.

 그렇게 어찌어찌 케인과 그의 단원들과 함께 우리들의 야영지의 근처까지 다다를 수 있었다. 어두컴컴한 숲에서 유난히 밝은 데를 찾다보니 금방 찾을 수 있었다.

 “저기 보이십니까? 맨 앞에 있는 마차가 상단주의 마차입니다.”

 내가 유난히 화려한 장식들로 수놓아진 마차를 가리켰다. 딱 봐도 ‘내가 주인이요.’라는 티가 드러나 케인도 한눈에 알아봤다.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지금부터는 저희가 스스로 하도록 하겠습니다. 나중에 뵙도록 하죠.”

 기회다!!!

 “옙. 그럼 저희는 이만, 실례하겠습니다!”

 몽벨랑 그 자식, 분명 권력에 찌든 놈처럼 보였지. 그리고 방금 부단장 그놈이 케인 저 사람이 크록슈 교단에서 높은 사람인 것 같으니까, 몽벨랑 이놈이 케인을 만나면 연줄이라도 만들어보려고 좋은 자리를 마련해줄 테니까 후미진 우리 캠프랑은 거리가 멀어지겠지. 나이스!

 머릿속으로 번쩍 떠오른 해답에 황급히 케인에게 인사를 하고 리프렌을 데리고 도망치듯 그 무리를 빠져나왔다. 확실한 게 좋다고, 혹여나 따라올지도 모르니 아예 거리를 벌려놓자.

 혹시나 뒤를 밟히는지 간간히 돌아보며 뛰어재낀 덕분에 우리 마차가 있는 데에 도착했다. 뒤꽁무니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무사히 도착할 수 있어 천만다행이었다.

 “휴, 진짜 다시는 만나지 말자.”

 케인은 그렇다 쳐도 제발 죽일 듯이 째려보던 기사단원들만큼은 만나지 말았으면 했다. 안젤라 이후로 정말 간만에 눈총으로도 사람이 죽을 수도 있겠구나하는 생각이 든 유쾌하지 않은 경험이었다.

 “야! 왜 이렇게 늦었어! 스프 다 식었잖아!”

 “그럴만한 사정이 있어서 그랬어요.”

 도착하자마자 들은 것은 안젤라의 호통이었다. 하기야 10분이면 데려올 걸 30분이 넘도록 걸렸으니. 그 시간이면 스프는 식고도 남을 테고, 자신의 걸작을 맛보여주지 못한 그녀가 성을 내는 건 당연하다.

 “사정? 무슨 시답지 않은 궤변을 늘어놓으려고?”

 “안젤라, 그러니까…!”

 “이걸 좀 봐요. 리프렌이 안젤라님 주겠다고 생선 좀 잡아오느냐 조금 늦은 거예요. 알겠죠? 그러니까 너무 몰아세우지 말아주세요, 네?”

 내가 리프렌의 옆구리에 껴있던 생선을 뺏어들어 안젤라에게 보여줬다. 그녀는 내가 든 도톰하고 살이 오른 생선을 보자 화가 가라앉은 듯 나와 리프렌, 생선을 번갈아보더니 인상을 풀었다.

 “알겠어. 스프야 다시 데우면 되니까 상관없지. 대신 벌로 생선은 네가 알아서 구워. 맛있게 안 구우면 국물도 없는 줄 알아. 알겠어?”

 “옙, 옙. 명심하겠습니다.”

 “흥, 대답은 참 잘하지. 얼른 해!”

 틱틱거리다 홱 돌아선 안젤라가 킨의 옆에 앉아 스프를 데우기 시작했다. 안젤라의 옆에 그릇들이 차곡차곡 쌓인 걸 보니 나와 리프렌이 올 때까지 기다린 모양이다. 그 그릇들을 보고 있으니 나 때문에 식사를 못한 것 같아 안젤라와 킨에게 미안해졌다.

 “레이….”

 “왜?”

 손에 든 생선이나 빨리 구우려 모닥불로 가는데 리프렌이 잡아 세웠다. 대충 왜 불렀는지 짐작은 가지만.

 “왜 나 대신에 혼나준 거야? 원래 내가 잘못한 건데. 내가 잘못해서 그런 건데.”

 리프렌이 거의 기어가다시피 말하며 내게 질문해왔다.

 “뭘 그런 걸 가지고 그래. 내가 아까 말했지? 그런 건 신경 쓰지 말라고. 내가 다 알아서 한다고.”

 “그래도….”

 “괜찮다니까 그러네.”

 무릎을 꿇어 리프렌과 눈높이를 맞췄다.

 “안젤라는 내가 널 늦게 데려와서 화냈던 거고, 늦게 온 이유를 설명해주니까 용서해줬잖아. 정 그래도 인정하기 싫으면, 나중에 날 한 번 도와주는 걸로 퉁 치자. 어때?”

 리프렌이 잠시 시선을 피하며 손가락을 꼼지락거렸다. 어지간히도 양심에 찔리는 모양이다. 그렇게 신경 쓸 필요는 없는데 말이지.

 “응…. 그렇게 할게. 약속할게.”

 리프렌이 새끼손가락을 내밀었다. 순간 웃음이 새어나왔다. 새끼손가락이라니, 초등학교 이후로 본 적 없는 추억거리를 다시 보게 될 줄이야.

 “그래, 약속하는 거야.”

 새끼손가락을 걸고 약속하는 게 얼마만인지.

 맞잡은 리프렌의 새끼손가락에 힘이 들어갔다. 그저 새끼손가락일 뿐인데, 그녀의 손가락으로부터 다짐의 무게가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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