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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상속녀의 남자
작가 : 은하연
작품등록일 : 2017.6.4

한날 한시 사고로 부모님을 잃은 대일그룹 상속녀 인 유세희와 아버지를 잃은 천재 소년 도현준.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손녀 딸을 지키기 위해 유 회장은 도움이 필요한 현준을 받아들이고 세희를 대신해 그룹의 후계자 수업을 받게 되었다. 순수하고 사랑스러운 세희와 그녀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세상에 홀로 떨어진 현준은 세희를 노리는 탐욕스러운 그룹의 세력들의 노림수로 인해 강제로 그녀와 헤어지게 되는데......
10년후, 그녀가 돌아왔다.

 
17. 현준의 회상(2)-12/5
작성일 : 17-07-23 18:16     조회 : 65     추천 : 2     분량 : 4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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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라진 목소리가 그의 입에서 나직이 흘러나왔다.

 

 “현준아, 난 그 누구보다도 널 믿는다. 어쩌면 이미 오랜 시간 만날 수 없었던 그 아이보다도 더. 내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그 아이지만 내가 세상에서 가장 믿는 사람은 바로 너다.”

 

 유 회장이 힘겹게 자리에서 일어나 걸음을 옮기는 순간 균형을 잃은 그의 몸이 무너져 내렸다.

 

 “회장님!”

 

 현준이 쓰러지는 그의 팔 아래로 든든한 제 팔을 밀어 넣어 그를 지탱했다.

 

 “너무 오래 앉아있어서 잠시 어지러웠을 뿐이다. 기왕 부축하는 김에 날 저 책상이 있는 곳으로 데려다주겠느냐?”

 

 그의 부탁에 둘은 조심스럽게 걸음을 옮기며 책상 앞으로 걸어갔다. 자리에 앉은 유 회장이 품에서 작은 열쇠를 꺼내 서랍장에 달린 열쇠 구멍에 넣고 돌렸다.

 

 찰칵. 작은 소리와 함께 모습을 드러낸 서랍 안에는 성인의 손바닥만 한 크기의 상자 여러 개가 놓여 있었다.

 

 “이건 그동안 세희를 보호하고 있는 헤럴드가 보내준 그 아이 모습이 담긴 사진들이란다. 상자에 적힌 년도 별로 정리해 놓았다.”

 

 유 회장이 상자 하나를 꺼내 책상에 올려놓으며 뚜껑을 열었다.

 

 “이건 세희가 19살 때 모습이구나. 헤럴드가 몰래 찍은 사진들이라 옆모습 위주로 찍혔지만 이렇게라도 그 아이의 모습이 보고 싶어 늙은이가 주책을 좀 부렸지. 그동안 네게 보여주지 못해서 미안하구나.”

 “그동안 비밀로 하셨으면서 이제야 말해주시는 이유는 뭡니까?”

 

 현준은 감정을 숨기려 했으나 그의 목소리에 서린 원망을 모두 지워 버리는 데는 실패했다.

 

 “그 아이도 곧 성년이 되니 곧 불러들일 생각이란다. 판을 준비 중이야. 그때가 되면 네가 그 아이를 반겨 주려무나. 그 아이도 나보다는 널 더 보고 싶어 할 테니.”

 

 ‘세희가, 돌아온다고?’

 

 현준의 눈이 번득였다.

 

 -꼭 돌아올게’

 꼬깃꼬깃해진 종이에 적힌 다급함이 묻어나던 흘려 쓴 글씨와 복잡한 표정에 금방이라도 흘러내릴 것 같던 눈물방울을 매달고 그를 올려다봤던 작은 얼굴이 지금도 생생하게 그려졌다.

 

 “지금쯤이면 그 아이도 자기 앞가림 정도는 할 수 있을 테지.”

 “…….”

 

 무언가를 숨기는 듯한 유 회장의 표정과 말투에 현준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허허. 사내 녀석이 표정이 그게 뭐냐? 얼굴 좀 풀어라! 그리고 이 늙은이에게 남은 날이 길어야 얼마나 되겠냐? 더 늦기 전에 나도 손녀랑 알콩달콩한 시간을 보내야 하지 않겠느냐?”

 

 시원하게 웃어 보인 유 회장은 서랍 열쇠를 넘겨주며 천천히 방을 나섰다. 마치 그에게 찬찬히 살펴볼 시간을 주듯이.

 

 

 홀로 방에 남은 현준은 천천히 상자를 꺼내 늘어놓고 안에 놓인 사진들을 꺼냈다.

 

 ‘세희야.’

 

 가슴속에 묻어 두었던 그리운 이름을 가만히 속삭이며 한 장, 한 장 사진을 넘겼다.

 

 ‘왜…….’

 

 떨리는 손을 뻗어 가만히 사진 위 얼굴을 더듬었다. 그립고도 그리웠던 얼굴을 눈으로, 가슴으로 새기면서 현준의 눈가로 뜨거운 무언가가 묵직하게 차올랐다.

 

 사진 속 여인의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서, 그 얼굴이 너무나 무표정해서, 얼핏 드러나는 눈빛이 너무나 공허해 보여서 가슴이 먹먹하고 갑갑했다.

 

 ‘어째서…. 왜 그런 얼굴을 하는 거야? 떠났으면 행복하게 잘 지내야지. 너라도 잘 지냈어야지.’

 

 떨리는 손으로 사진을 넘기던 현준은 자신을 보호하듯 홀로 두 무릎을 감싸고 먼 곳을 바라보는 세희의 모습에 뜨거운 눈물을 삼켰다.

 

 밝게 빛나던 세희가 그렇게 변해버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알 것 같아서, 그런 그녀를 지켜주지 못한 스스로가 한심하고 역겨워서 삼키고 삼켜도 올라오는 열기와 싸우며 다짐했다.

 

 기억할게. 우리가 어떤 마음으로 이 시간을 견뎌냈는지. 네가 어떤 마음으로 이 시간을 버텨내야 했는지. 그리고 꼭 그들에게서 그 대가를 받아 낼 거야. 나와 네가 흘려보내야 했던 시간의 무게만큼. 우리가 외로움에 몸부림쳤던 고통의 무게만큼. 네가 원하는 방식으로, 네가 원하는 만큼 그들에게 돌려줄게.

 

 깊은 밤을 지나 날이 새도록 현준이 머물던 서재의 불은 꺼지지 않았다.

 

 

 “오빠, 현준 오빠!”

 

 사색에 잠겨 있던 현준의 의식 속으로 청량한 목소리가 비집고 들어왔다.

 

 “응?”

 “무슨 생각을 그렇게 넋 놓고 해? 설마 내가 옷 많이 산다고 해서 삐져 있었던 건 아니지?”

 “뭐? 아니야. 그런 거.”

 

 어딘지 서글퍼 보이는 현준의 표정을 보며 세희가 제 얼굴을 일그러트렸다.

 

 “아닌데. 오빠 얼굴이 되게 못생겨졌었거든. 이렇게 인상 쓰고.”

 

 우스꽝스럽게 그의 표정을 흉내 내는 세희를 보며 현준이 웃음을 터트렸다. 힘들었던 기억을 떠올리느라 일그러진 그의 얼굴을 따라 하는 세희는 사진 속 모습보다 훨씬 밝아 보였다. 그게 너무 반갑고 고마워서 손을 뻗어 예전처럼 세희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방금 오빠 아주 슬퍼 보였어. 마치 꼭 울고 싶은 것을 참고 있는 사람처럼…….’

 

 세희는 머리를 쓰다듬는 현준의 손길이 따뜻하고 반가워 가만히 눈을 감았다. 스스로 웃기는 얼굴을 해서라도 그의 얼굴에 드리워진 그늘을 날려 보낼 수만 있다면 얼마든지 망가져도 괜찮다고 생각하면서.

 

 “현준 오빠. 근데 우리 왜 안 들어가고 여기에 있는 거야?”

 “아, 미안해. 내가 잠깐 다른 생각 하느라. 전화하면 직원이 금방 내려올 거야. 잠깐만.”

 

 현준은 전화를 걸면서 깜박했다는 듯이 물었다.

 

 “아! 세희야 너 발 치수가 어떻게 돼?”

 “235. 왜?”

 

 세희의 질문에 현준이 대답하기 전 전화기에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오실 때 브랜드가 다른 흰색 계열 운동화 두 개 챙겨서 내려오십시오, 사이즈는 235입니다.”

 

 얼마 후 백화점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주차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잠깐만 기다리고 있어.”

 

 사람들의 얼굴을 확인한 현준은 차에서 내려 그들과 먼저 인사를 나누고는 직원의 손에서 신발을 받아 차로 돌아왔다.

 

 “어떤 게 맞나 신어보자.”

 “됐어. 이리 줘 내가 신어볼게.”

 “가만히 있어 봐.”

 “아이참. 직원들이 보고 있잖아. 그냥 줘.”

 

 냉혈한으로 불리는 현준이 조수석 문을 열고 무릎을 꿇은 채 세희에게 신을 신겨주려는 모습과 그의 행동에 부끄러워 얼굴을 붉힌 세희가 그와 티격태격하는 모습은 둘을 마중 나온 직원들에게 깊은 충격을 선사했다.

 

 “헐!”

 “대박!”

 

 제 고집대로 세희의 발에 신을 신기며 흐뭇하게 웃는 현준의 모습에 직원들은 저마다 경악 어린 표정을 지으며 감탄사를 내뱉었다. 그것도 누가 들을까 봐 걱정됐는지 옆에 서 있는 사람도 알아듣기 힘들 정도로 작은 목소리로.

 

 한동안의 실랑이를 마친 세희가 현준의 손을 잡고 차 밖으로 나오자 기다리던 직원들이 잔뜩 긴장한 채로 자세를 바로 했다. 비록 비공식적인 만남이나 처음으로 미래의 주인을 마주하는 자리었기에 다들 바짝 긴장했다.

 

 “처음 뵙겠습니다. 한영백화점 VIP 쇼퍼 담당 이화연입니다.”

 “유세희에요. 아침 일찍부터 찾아와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아가씨.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사람답게 부드러운 미소로 응대하며 화연은 세희와 현준을 VIP실로 안내했다.

 

 “혹시 어떤 종류의 옷을 찾고 계십니까?”

 “편하게 입고 다닐 수 있는 옷들로 보여주시면 돼요. 정장은 필요할 때 사면되니까 원피스랑 청바지, 티셔츠같이 격식 없는 옷이요. 운동화랑 단화도 필요하고요.”

 “알겠습니다. 혹시 다른 것들은 필요 없으십니까?”

 “저……. 괜찮다면 속옷들도 좀…….”

 “알겠습니다. 일단 들어가셔서 치수를 재도록 하죠.”

 

 세희와 화연이 탈의실 안으로 사라지자 홀로 남은 현준이 핸드폰으로 업무지시를 내리기 위해 비서실로 전화를 걸었다.

 

 한동안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현준은 화려한 디자인의 속옷들이 상자에 담겨 탈의실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며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검은색 레이스에 눈길이 사로잡혀 저도 모르는 사이 그걸 입고 있는 세희의 모습이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대답이 없는 상사에게 지친 비서와 전화를 끊고 난 이후에도 세희가 옷을 다 입고 나온 이후에도 자꾸 겹쳐지는 19금 관람 불가 영상에 얼굴을 붉힌 채 눈도 못 마주치며 ‘예쁘다’라는 말만 반복했다.

 

 세희는 자신을 보지도 않으며 예쁘다는 말만 반복하는 현준을 보며 기분이 상해 반항심으로 똘똘 뭉쳤다.

 

 ‘흥, 그렇게 관심도 안 준다 이거지? 후회할 거야.’

 

 “이거랑, 어울리는 구두 좀 줘요.”

 

 반항심으로 똘똘 뭉친 세희는 일부로 현준이 보면 기절초풍할 옷들을 골라내며 지시했다.

 

 “아가씨, 이건 요구하신 옷들과는 다른 디자인인데 괜찮으시겠어요?”

 

 화연이 세희에게 옷을 입혀주며 불안한 마음에 물었다. 지금 그녀가 입혀주는 옷은 그녀가 요구한 활동성 있는 옷들과는 거리가 먼 누가 봐도 ‘날 봐주세요!’라는 의미의 옷이었다. 블랙 미니 드레스는 몸의 곡선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디자인에 어깨를 드러내고 엉덩이 아래로 살짝 내려오는 초미니 드레스였다.

 

 “괜찮아요. 마음에 드네요. 이것도 넣어 주세요.”

 “사장님께 안 보여 드리고요?”

 “물어보나 마나 예쁘다고 하겠죠.”

 “그러지 마시고 한번 여쭤보세요.”

 

 불똥이 튈까 봐 겁이 난 화연이 세희를 달랬고 세희는 마지막 기회라고 중얼거리며 탈의실을 벗어났다.

 

 “오빠 이건 어때?”

 “응. 예쁘네.”

 “그래? 잘됐네.”

 

 여전히 보지도 않고 대답하는 현준의 모습에 골이 난 세희는 이후로 짧고, 달라붙는 옷들을 골라 담았다.

 

 취향과는 거리가 먼 불편한 디자인의 옷이었지만 이 옷을 입고 외출하는 그녀를 보며 경악하는 현준의 모습만 볼 수 있다면 그 정도 불편함은 참아줄 용의가 있었다.

 

 
작가의 말
 

 최종수정-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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