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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붉은 땅의 주인
작가 : 두부한모
작품등록일 : 2016.8.3

여섯번째 천 년.
전능하며 잔인하고 동시에 자비로운 신에 의해 만들어지고 심판 받는 세상.
신의 이름을 외치며 인간 세상을 뒤덮은 대규모 민란으로, 남부를 지배해 온 천년 왕국 역시 무너졌다.

그로부터 십 여년.
은둔 왕족. 몰락 귀족. 천출 기사.
저마다의 이유로 통일 왕국을 세우려고 일어선 그들을 이곳에 기록한다.

 
우편함
작성일 : 16-08-21 13:12     조회 : 359     추천 : 0     분량 : 5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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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안이 매우 급해 호칭과 격식 생략. 대필 글씨체 양해.

 가을 1일 저녁 폭동 선동 수도자 열세 명 체포하여 심문, 배후 못 밝힘. 소지한 편지 내용, 이단자들의 교리를 믿고 왕을 죽이고 세금을 거부. 금일 새벽 항구에 무허가 상륙자를 심문. 단티아 거주 상인, 왕과 왕비가 죽었단 소문 왕의 탑에 화재 목격 증언. 오전 중 예정에 없던 리타르 상선 입항. 단티아 부두에 시체가 많이 떠 접안 포기 본도우 피항. 사실 여부 확인중, 대규모 반란은 확신함.

 단티아 질서 회복을 위한 병력 긴급 요청. 반란자를 대비할 인원 제외 모든 가용병력 본도우로 즉시 파견 바람. 식량 본도우 영내 조달. 반란 모의는 수도자들 중심으로 파악 됨, 치안 유지는 최소한으로도 가능하다 판단.

 회신 필수. 가을 4일 하르만 가닌

 

 

 * * *

 

 

 호바의 방어 책임자 또는 행정 책임자에게

 

 수도에서 이단자들의 반란이 일어났다는 소문이 전해졌습니다. 현재 반란토벌을 위한 병력을 다노니아 전역에서 소집 중이며, 편성이 끝나는 즉시 단티아로 파견 예정입니다. 파견에 앞서 다논 지역 주요 도시의 상황을 확인하고 수비 병력을 증강하려 합니다.

 

 이 편지를 받는 즉시 비축 식량과 수비대 규모를 회신바랍니다. 아직 반란의 징조가 없을 경우 즉시 외부 출입을 막고 순찰을 강화 해야 합니다. 최소 나흘에 한 번 본도우에 전령이 도착해야 할 것입니다. 만약 연락선이 부족하다면 바로 보내겠습니다. 닷새 이상 연락이 없을 경우 수비대가 통제권을 잃은 것으로 간주하여 병력 보존 차원에서 지원을 보내지 않을 것입니다.

 

 전능하시며 잔인하시고 동시에 자비로우신 신께서 용서하고 지켜봐 주시길 기도합니다.

 

 가을 4일, 880년.

 하르만 가닌.

 중부 도우 행정관 대행, 본도우 수비대장, 본도우 선단장 임시 대행

 

 

 * * *

 

 

 선구자에게.

 

 아주 오랜만에 편지를 써. 크럽니아에서 후난 형제의 활약에 대해선 소문을 들었어. 크루니도 데보니도 완전히 뒤집어 놨다던데, 역시 선구자란 별명이 아깝지 않아. 가을 1일에 맞추기로 한 약속을 왜 지키지 않았는지 모르겠지만, 나름의 사정이 있을 거라고 믿어. 어떻게 소식이 전해졌는지 몰라도 근위대가 갑자기 대비를 시작해서 실패할 뻔했어. 자비로운 신께서 도와주셔서 훌륭한 형제들이 바른 가르침을 받아들였고 결과적으로 성공하긴 했지만.

 

 편지를 쓰는 가장 중요한 이유를 잊을 뻔 했네. 단티아 놈들은 모조리 죽여버렸어. 할티르와 그 가족들 전부 성벽에서 던져 버렸고 그 대단한 왕의 탑이랑 붉은 성채도 태워버렸어. 할티르의 누이란 사람이 인기가 많아서 어떻게 할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다행히도 스스로 멍청한 동생을 따라 갔어. 신관이니 부관이니 하는 놈들 중 말이 통하는 사람들 빼곤 전부 정리했고. 예정대로 수비대를 해산하고 원로회도 없애버렸어. 이 근처 다른 도시들도 마찬가지고. 호수 북쪽은 어떻게 됐는지 잘 모르겠지만, 강 아래쪽은 성공적인 것 같아.

 

 아직 단편적인 소문들 밖에 들리지 않아서 그 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벌어지고 있는지 궁금해. 매일 수도자 형제들이 성내를 돌며 바른 가르침을 펴고는 있지만 워낙 사람이 많아서 조금 벅차. 예상했던 것보다는 쉽지만, 혹시 조언해 줄 수 있는 게 있다면 편지에 써 줘. 자비롭고 전능한 신의 이름이 남부에 정착되는 데 숲이니 섬에 숨어사는 이교도들 외에는 별 문제가 없을 것 같아.

 

 신의 축복이 형제와도 함께 하길 기도할게.

 

 가을 8일 880년

 하만

 

 

 * * *

 

 

 하만 형제님께.

 가을 1일, 함께 바른 가르침을 퍼뜨리기로 했던 단티아의 형제들과의 약속을 지키려고 하였습니다. 불행히도 연설을 준비하던 중 수비대에 발각되어 많은 형제들이 붙잡혔고 순교했습니다. 살아남은 우리 형제들은 포기하지 않고 그들의 눈을 피해 계속해서 가르침을 전했습니다.

 

 극악한 가닌 가문의 명령으로 서도우와 소도우 등 다노니아 호수와 도우 강 이북의 기사들과 병사들이 지난 몇 일간 본도우에 몰려들었습니다. 그들은 바른 가르침에 대해서 이단이라 공포하고 붙잡힌 형제들을 길거리에서 처형하기도 했습니다. 그들의 협박에도 불구하고, 굳건한 믿음으로 형제들 중 밀고자는 생기지 않았습니다. 자비롭고 전능하신 신의 도움으로 오히려 수비대 내부에 새로운 형제들을 몇 명 더 만들 수 있었습니다. 실로 신께서 저희를 지켜보고 계셨다고 밖에 할 수 없습니다.

 

 어젯밤 이브리타에서 마지막 병사들이 도착했고, 항구에서 일하는 형제로부터 내일 배들이 출항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오늘 아침 기사란 자들이 모여 출정식이라는 걸 열었습니다. 수비대에 있는 형제들의 노력으로 미리 그들이 마실 술과 음식에 손을 쓸 수 있었습니다. 조금 전 다섯 형제들의 마지막을 지켜보고 돌아와 이 편지를 쓰고 있습니다. 형제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아 처형장에는 이름 있는 기사들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물론 아직도 단티아로 향할 가능성이 남아 있으니 만약을 대비하여 주십시오.

 

 수비대가 여전히 성 안팎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어 바른 가르침을 펴기가 쉽지 않지만, 순교한 모든 형제들을 생각하여 절대로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새로운 소식이 있다면 가능한 빨리 연락 드리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성공적으로 신의 뜻을 전하고 죄인들을 처형하는 데 성공한 단티아의 모든 형제들, 축하 드립니다. 고난을 견뎌내고 지옥이 아닌 천국으로 가는 문을 연 모든 형제들에게 무한한 신의 축복과 가호가 함께 하시길 기도 드리겠습니다.

 

 저 역시 형제들과 같은 문으로 들어갈 자격을 얻을 수 있도록 제가 있는 곳에서 자비로운 신을 위하여 가르침을 전하고 전능하신 신의 이름으로 가르침을 전하겠습니다.

 

 가을 16일

 이름 없는 수도자

 

 

 * * *

 

 

 사랑하고 존경하는 아버지께.

 

 오랜만에 펜을 들어 이렇게 소식을 전합니다. 가을 1일부터 시작하여 너무 많은 일이 일어나서 도통 편지를 전할 짬이 없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아마 아버지께서도 소문은 들으셨겠지요. 왕과 그 가족들이 전부 처형되었습니다. 저도 그 날 밤 성문 앞 광장에서 다른 사람들과 같이 성벽에서 왕이 던져지는 걸 구경했습니다. 수도자들이 나서서 주도했다고 들었습니다. 그 일이 벌어지기 전에 그들이 연설을 했는데, 너무 길고 어려운 말을 많이 써서 무슨 소린지는 잘 모릅니다. 단지 왕의 근위대를 해산한다고 하고, 단티아 수비대와 선단도 몇 일 전 해산했다고 합니다. 더 이상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고, 강제로 병사가 될 필요도 없다는 얘기 정도가 있습니다.

 

 지금도 여러 수도자들이 매일 성내를 돌며 바른 가르침이라는 걸 퍼뜨리고 있습니다. 저도 그 바른 가르침이라는 것을 들어 봤습니다. 그 동안 신전에서 말해 온 것들이 다 거짓말이고 자신들의 말이 진짜라 말하고 다닙니다. 솔직히 저는 귀족과 신관들이 필요 없다는 말들 외에는 어떻게 다른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단자들을 벌해야 한다는 말만 들었지 떠났던 사람 본 적도 없고, 이제 와서 평등하게 지내야 한다고 하는 데 의미를 모르겠습니다. 중부에서 건너온 수도자들이 처음 바른 가르침이라는 걸 시작했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중부에는 오크라는 괴물들이나 이단자들과 싸우는 이들이 실제로 있나 봅니다.

 

 귀족뿐만 아니라 주변에 가게를 하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길거리에 끌려 나와 몰매를 맞았고, 많은 사람들이 죽었습니다. 일도 하지 않고 일하는 자들의 것을 뺏어간다는 말 때문인 것 같습니다. 저의 집과 가게에도 몽둥이나 도끼를 들고 찾아와 협박하는 자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때마다 먹을 것과 돈을 쥐어 보냈는데, 이제 장사는커녕 식구들 입에 들어갈 것조차도 남아 있지 않습니다. 아버지께서 소문을 듣고 궁금해 하실까 봐 마지막 남은 돈으로 편지를 보냅니다.

 

 형과 형수에게도 안부 전해주십시오. 조카들도 마지막으로 본지 몇 년이 지났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조카들에게도 작은 아버지는 잘 지내고 있다고 전해주십시오.

 

 전능하고 잔인하시며 동시에 자비로우신 신께서 굽어봐 주시기를.

 

 가을 26일 80년

 셋째 아들 올림.

 

 

 * * *

 

 

 사랑하고 존경하는 아버지께.

 

 지난 가을 보내주신 것들 덕분에 굶지 않고 겨울을 날 수 있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형과 형수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해주십시오.

 

 새로운 소식이 있어서 여기에 전합니다. 수도자들이 수비대를 없애고 만들었던 무슨 형제들인가를 다시 없애고 신앙의 수호자들이란 걸 만들었습니다. 그들이 약속한대로 아직까지 세금을 걷으러 오는 병사들은 없었습니다. 대신 몇 일 전부터 모든 성문과 부두를 통제하고 통행료를 매긴다는 얘기가 돌고 있습니다. 열 살 아이의 몸무게보다 무거운 물건은 자루나 통 하나당 은화 두 개 아니면 내용물의 4할을 바쳐야 한다고 합니다. 오늘 아침 가네아에서 돌아 온 옆집 사람은 은화 열다섯 닢을 주고 사온 통밀에 통행료로 은화 여덟 닢을 지불했다고 합니다. 심지어 그런 게 있는 줄 몰랐다고 항의하니 특별히 오늘만 수레에 대한 세금 두 닢은 봐준다고 했다고 합니다. 차라리 물건을 대신 가져가라고 했지만 듣지 않았다고 합니다.

 

 새로운 통행료 문제로 지난 가을 힘들게 살아남은 주변 상인들이 단티아를 떠날 생각들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경쟁이 없어야 장사하기 더 쉽다는 아버지의 말씀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몇 일 동안 다른 상인들과 만날 때마다 떠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얘기를 했습니다. 하지만 여러 가지로 불안한 점이 있어 떠나야 할지 어떨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들리는 소문으로 수도자들 사이에 싸움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 무슨 형제들 사이에 문제가 있어서 우두머리 중 하나가 다른 우두머리를 죽였다고 합니다. 사흘인가 나흘 전이라고 했습니다. 저들이 말하는 바른 가르침인가를 믿어 보려고 노력을 해 왔는데, 이번 일로 수도자들도 예전의 신관들과 별 다를 바 없다는 게 느껴졌습니다. 요즘엔 무턱대고 쳐들어오는 사람이 없어졌지만, 그래도 아직 집을 비우기가 불안해 물건을 사러 다른 도시에 가보진 못했습니다. 그런데 다른 도시들에는 수비대와 원로회가 그대로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수도자들은 남부의 모든 귀족들과 신관들은 죽거나 이름을 버렸다고 말하고 있는데 어느 쪽이 사실인지 모르겠습니다.

 

 한가지 잊고서 전해드리지 못했는데 부두의 반 이상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다른 도시의 소식은 저들이 말하는 것 외에는 전혀 듣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버지께서 보시기에 제가 이대로 장사를 계속 할 수 있을지 조언을 부탁 드립니다.

 

 자비롭고 전능하신 신께서 아버지를 돌보아 주시기를.

 

 겨울 42일 81년

 셋째 아들 이게라 올림

 

 

 * * *

 

 

 사랑하는 형에게.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고 너무 연락이 뜸한 것 같아서 하지를 맞아 편지를 쓰고 있어. 어젯밤 하지축제를 기념해 신앙의 수호자들의 어떤 사람이 연설을 했어. 바른 가르침을 믿지 못하는 이단자들이 아직도 살아서 왕이나 귀족들을 다시 만들 생각을 하고 있다나 봐. 그래서 세금과 병역세를 이번 가을부터 다시 걷는다고 해. 나야 그냥 세금보다 통행료가 더 끔찍하니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성내 분위기는 그렇지 않은 것 같아. 축제날이라 다들 횃불을 들고 나오긴 했지만, 어젯밤처럼 불이 많이 난 적은 처음이야. 수도자들은 사고라고 얘기하는 데 그걸 누가 믿겠어.

 

 어쨌든 세금을 걷기 위해 원로회를 다시 만든다고 하더라고. 몇 일전에 수도자란 사람이 찾아와서 원로회에 참여할 생각 없냐고 묻길래 문제되고 싶지 않아서 무시했는데 진짜인 것 같아. 내일 찾아가 볼 생각이야. 예전처럼 세금을 면해줄지 모르겠지만 삼 년 전 같으면 꿈도 못 꿀 일이니까. 통행료가 생기고 나서 남아 있던 상인들이 단티아를 많이 떠나서 날 찾아 온 것 같아. 어쨌든 굶어 죽을 것처럼 힘들어도 자리를 지켜온 보상을 받는 느낌이야.

 

 이 편지를 받으면 형도 소식을 전해줘. 몇 년 동안 고향에 가질 못하니 너무 궁금해. 아버지 묘소도 찾아 보지 못하니 너무 그리워. 형수에게, 아이들에게 안부 전해줘. 그리고 둘째 형 소식은 아직도 없어? 있으면 바로 알려줘 너무 걱정 돼.

 

 자비롭고 전능하신 신께서 굽어봐 주시기를.

 

 여름 2일 83년

 이게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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