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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킹즈세븐
작가 : 소별왕
작품등록일 : 2017.6.30

대영웅 레아가 처형당한지도 어언 7년. 그녀를 사랑했던 남자들의 눈앞에서, 레아를 닮은 수수께끼의 여인이 모험을 시작한다.

 
1막 5장 : 미치광이 2
작성일 : 17-07-21 05:17     조회 : 292     추천 : 0     분량 : 4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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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워치프는 말을 타고 에쿰을 떠난다. 길을 막는 자들은 모조리 밀어버리며 검문소와 관문에도 눈길조차 주지 않고 달려 나간다. 다행히 그를 막아서는 병사는 없다. 오히려 그를 알아보고는 시야에 사라질 때까지 경례를 올린다.

  플라눔의 수도인 에쿰은 거대한 도시, 말을 타고 달려 그 영향권을 벗어나는 데에만 반나절이 걸린다. 농작지도, 순찰을 도는 수비대원도 보이지 않는 곳에 도달하고서야 워치프는 말을 멈춘다. 그리고 신경질적인 얼굴로 뒤를 돌아본다.

  “내가 동행이 필요하다고 했던가?”

  조용히 그의 뒤를 따르던 사내, 로브로 온 몸을 가리고 후드로는 얼굴마저 가린 브레이커는 음산한 웃음소리를 낸다.

  “아니요. 그러신 적 없습니다.”

  “그럼 왜 자꾸 따라오는 거냐.”

  “트라이야께서 행선지조차 밝히지 않고 길을 떠나는데, 누구 하나는 쫓아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워치프는 얼굴을 구긴다.

  “개소리 말고 꺼져라.”

  “아쉽게도, 워치프께서 이렇게 훌쩍 떠나시면 반드시 한 명은 붙어 연락을 취하라는 황제 폐하의 어명이 있어서 말입니다.”

  흉터가 짙은 얼굴은 더욱 구겨진다.

  “저희는 이그니스 놈들과 전쟁 중이지 않습니까.”

  “내가 어디에 있을 때 전쟁이 나건 그건 중요하지 않아. 난 무조건 이길 테니까.”

  “물론 알고 있습니다. 워치프께서는 지상 최강의 사나이. 어디에 계시던 서 계신 전장을 승리로 이끄실 분이라는 걸요. 하지만 그럼에도 관리 하에 두어 조금이라도 효율적으로 운용하고 싶어 하시는 게 저희의 폐하 아닙니까.”

  한참을 아무 말 없이 브레이커를 노려보던 워치프는 씹어뱉듯이 말을 던진다.

  “신경 거스르지 않게, 최대한 없는 듯 조용히 따라와야 할 거다.”

  플라눔 최강의 전사인 워치프가 감지하지 못 하게 쫓는 것은 체술이라곤 익혀본 적 없는 브레이커에게는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브레이커는 선선히 대답한다. 워치프는 그저 화를 내고 싶을 뿐이니까.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워치프는 마음에 안 든다는 표정을 굳이 숨기지 않고 다시 말에 박차를 가한다.

 

  밤이 될 때까지 워치프는 말에서 내리지 않는다. 딱히 목적지 같은 곳은 없다. 그저 달리고 싶었을 뿐이다. 주먹질로도 계집질로도 해소가 되지 않는 이 갑갑함을 벗어던지기 위해.

  워치프는 고함을 지른다. 야간 순찰을 돌던 수비대가 깜짝 놀랄 정도로 큰 소리를 낸다. 하지만 그래도 가슴 속의 응어리는 풀리지 않는다. 답답하다. 칼로 가슴을 찔러 도려내 버리고 싶을 정도다. 7년, 지그마치 7년이 지났건만 이 응어리는 도저히 사라지질 않는다.

 

  말만 갈아타며 미친 사람처럼 잠도 자지 않고 달린 워치프는 이튿날 자정께 한 도시에 도착한다. 워치프는 말을 대충 수비대원에게 던져두고는 곧장 윤락가로 향한다. 브레이커는 그가 던지고 간 말과 자신의 말의 서류를 작성한다.

  “지금부터 우리가 떠날 때까지 워치프의 부근에 병력을 배치해 두도록. 눈에 띄지 않게 거리를 좀 둬서.”

  “저희 도시의 수비대를 뚫고 들어올 수 있는 암살자는 없습니다.”

  젊은 수비대원은 자부심으로 가득한 표정으로 말한다. 브레이커는 음산한 웃음소리를 흘린다.

  “워치프를 지키기 위한 병력이 아닐세.”

  수비대원은 의아한 눈을 한다. 그의 의문을 풀어줄 정도의 친절함이 없는 브레이커는 서류 작성을 마치고는 묵을 여관을 찾아 발을 돌린다.

 

  브레이커가 워치프를 찾은 것은 그로부터 이틀 뒤다. 브레이커는 윤락가에서도 가장 번화한 업소를 찾아가 제일 큰 방의 문을 연다. 정오가 지난 시간임에도 워치프는 아직도 여러 창녀들과 뒤섞여 코를 골며 자고 있다.

  “워치프, 일어나십시오.”

  브레이커는 워치프가 일어날 때까지 머리맡에서 그 말만을 반복한다. 횟수가 오십 번을 넘기자, 참지 못 한 워치프가 인상을 구기며 눈을 뜬다.

  “한 번만 더 내 이름을 부르면 이빨을 모조리 부숴버린다.”

  워치프는 자신의 가슴 위에 올려진 창녀의 팔을 거칠게 치우며 상체를 일으킨다. 곁에서 자던 창녀들도 하나둘 일어나 주섬주섬 속옷을 입는다.

  “물.”

  워치프가 갈라진 목소리로 말한다. 하지만 아무도 물을 가지러 방을 나서는 이는 없다.

  “물!” 화들짝 놀란 창녀들은 속옷도 다 입지 못한 채로 쫓겨나듯 방을 떠난다. 문이 닫히자 브레이커는 천천히 입을 연다.

  “레티샤에서 전서구가 왔습니다.”

  워치프는 얼굴을 구긴다.

  “레티샤? 어디야 그게?”

  “히트맨과 신궁이 잠복 중이던 이그니스의 도시입니다.”

  “아, 그래. 근데?”

  관심 없다는 듯 워치프는 짧게 자른 머리를 벅벅 긁는다.

  “신궁이 죽었답니다. 지원군을 요청하더군요.”

  입이 찢어져라 하품을 하고, 눈가에 맺힌 눈물을 닦아낸다.

  “가라. 안 말린다.”

  문이 열리고 포주로 보이는 남자가 쟁반에 물잔을 들고 들어온다.

  “여기 있습니다요, 나으리.”

  워치프는 물을 낚아채 단숨에 들이킨다. 포주는 눈웃음을 짓는다.

  “어제의 아이들은 어떠셨는지요? 제가 나으리를 위해 특별히 엄선한 아이들이었습니다요. 이런 고급진 아이들은 다른 곳에서는 못 만나실 겁니다요. 그래서 어떻게, 오늘도 저희 가게에서 묵으실 건지요?”

  워치프는 귀찮다는 표정으로 입을 연다. 하지만 중얼거림에 가까운 브레이커의 조용한 음성을 듣고는 거짓말처럼 동작을 멈춘다.

  “레티샤에 레아가 있다고 합니다.”

  숨 쉬는 것조차 잊은 워치프는 단지 눈을 깜빡이며 천천히 브레이커에게로 시선을 돌릴 뿐이다.

  “어제랑 같은 아이들로 넣어드릴깝쇼? 아니면 어떻...”

  눈치 없이 입을 나불거리던 포주는 주둥이를 잡혀 벽에 머리를 처박히고 만다.

  “아, 아이고! 왜 이러십니까요!”

  “꺼져.”

  포주는 피가 흐르는 입을 막으며 황급히 방을 떠난다. 워치프는 브레이커의 후드 아래, 그늘을 사납게 응시한다.

  “다시 말해라. 뭐라고?”

  “레티샤에 레아가, 레아 오베오가 있다고 합니다.”

  브레이커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워치프는 이불 아래에서 검을 꺼내 브레이커의 목에 댄다.

  “다시 지껄여 봐. 뭐?”

  브레이커는 대답대신 손을 들어 작게 말려있는 편지를 워치프에게 보여준다. 워치프는 그것을 거칠게 뺏어서 내용을 읽는다.

  ‘레티샤에 드렉스와 레아 오베오. 곧 도주할 가능성 높음. 지원 바람.’

  워치프는 얼굴을 구기며 브레이커를 노려본다. 그리고 다시 손에 들린 편지를 바라본다. 그의 숨이 점점 가빠온다.

  “이게, 이게 무슨 개소리... 이게 무슨 개 헛소리야!”

  편지가 워치프의 손 안에서 불탄다.

  “레아? 레아라고? 그러니까, 그 레아를 말 하는 거냐?”

  브레이커는 침착하게 대답한다.

  “대륙의 역사에 레아 오베오는 단 한 명 밖에 없었지요.”

  워치프의 얼굴이 구겨졌다 펴졌다를 반복한다. 레아는 죽었다. 분명 죽었다. 내 이 두 눈으로 똑똑히 봤다. 그런데 이게 무슨 소리지?

  “서두르는 게 좋을 겁니다. 그 편지는 히트맨이 에쿰으로 보냈다가 에쿰에서 다시 저한테 온 것입니다. 아마... 하루쯤 지난 소식이라고 보는 게 합당하겠죠. 이미 레티샤를 떠났을지도 모릅니다.”

  워치프가 사납게 브레이커를 노려본다. 그리고 숨을 거칠게 몰아쉬며 고개를 돌린다. 손을 들어 마른세수를 하더니 브레이커의 멱살을 쥐어 올린다. 브레이커의 발이 허공에 동동 뜬다.

  “좋아. 가주마. 하지만 각오해라. 이게 헛소리라면, 너는 내 손에 죽는다.”

  그 어디에도 자신의 잘못은 없다. 하지만 브레이커는 선선히 대답한다.

  “예. 알겠습니다.”

 

 

  “반갑습니다. 드렉스, 레아.”

  숲에서 낯선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드렉스는 검을 고쳐 쥔다.

  “이름을 밝혀라. 누구냐.”

  “저는 히트맨이라고 합니다.

  히트맨... 처음 들어보는 암호명이다. 새로이 받아들인 멤버거나, 철저히 비밀에 가려져 있었거나 둘 중 하나겠지.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다.

  “조용히 공작만을 벌이던 놈이 갑자기 이렇게 자신을 드러냈다는 건... 지원군이 지척에 와 있다는 거겠지.”

  아까와는 전혀 다른 방향에서 쿡쿡거리는 웃음소리가 들린다. 드렉스는 검을 쥔 방향을 바꾼다. 하지만 숲의 그늘 아래엔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보름달의 환한 월광도 히트맨의 잠행을 뚫기에는 무리다. 농후한 여인의 목소리가 숲 속에서 속삭여 온다.

  “아주 예리하시군요, 드렉스 씨. 그런데 그런 통찰력을 가져놓고 왜 이런 함정에 빠지셨을까.”

  둘인가? 드렉스는 침을 꿀꺽 삼킨다. 위치를 알아내기 위해서라도 조금이라도 말을 더 걸어야 한다.

  “지원군은 누구냐. 다른 듀오데카스냐.”

  “당연한 것 아니겠습니까.”

  전혀 다른 방향에서 이번엔 노인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드렉스는 당황하며 고개를 돌린다.

  “아무리 사이가 안 좋아도 적국에 병력을 끌고 올 수는 없으니 말입니다.”

  이번엔 채 다섯 살도 안 된 혀짤배기의 목소리다.

  한 놈이구나. 드렉스는 깨닫는다. 목소리와 위치가 계속해서 바뀌지만, 이건 분명 한 놈이다. 아마 아니마를 이용한 술수의 한 종류겠지.

  덴의 몸에서 독기를 완전히 몰아낸 레아가 덴을 안아든다. 드렉스와 레아는 눈빛을 교환한다. 그리고 진행하던 방향으로 전속력으로 달리기 시작한다. 나긋나긋한 중년 여성의 우아한 웃음소리가 숲을 가득 메운다.

  “설마 저를 따돌리시려는 겁니까? 불가능하단 거 아시잖습니까, 레티샤에서도 따라잡혀 놓으시고는.”

  약 올리듯 깔깔대는 그 목소리를 애써 무시한다.

  “아니면 혹시, 지원이 당도하기 전에 최대한 멀리 도망가시려는 겁니까? 후후훗, 그 또한 소용없음을...”

  그 때, 뒤에서 거대한 외침이 들려온다. 숲을 뒤흔드는 그 거대한 음성에, 자신을 찾는 그 괴물 같은 포효에, 레아는 다리에 힘이 풀려 넘어지고 만다.

  “레아!!!”

  결코 듣고 싶지 않았던 그 목소리에, 드렉스는 표정을 구긴다.

  “워치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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