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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에리스의 기사
작가 : 박서희
작품등록일 : 2017.7.15

마법과 과학이 뒤엉켜 발전한 1987년의 홍콩.
우연히 내면에 잠든 마법의 재능을 발견한 스코틀랜드의 형사 '리암 로플린'은 UN의 국제수사기관 '팀 에리스'에 초청받아, 동료들과 함께 인류가 알아서는 안 되는 우주 바깥의 힘을 써서 범죄를 저지르려는 자들과 맞서 싸우게 된다.

 
#2. 비트, 몽환의 여신 (4)
작성일 : 17-07-18 00:06     조회 : 231     추천 : 0     분량 : 67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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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다!”

 그 순간. 예고 없이 비트가 목소리를 높였다. 쇼거스의 촉수 다발들 중 하나가 두 사람이 있던 방향으로 각도를 틀었다. 촉수의 끝이 벌어지며 검붉은 핏줄기를 물총처럼 쏘아 올렸다.

 “뭐야, 뭐야!”

 래피드스타는 새된 비명을 지르면서 급강하했다. 세 사람이 있던 자리를 꿰뚫고 날아간 검붉은 핏덩어리가 하늘을 날고 있던 방송사 헬리콥터를 맞췄다. 검붉은 핏덩어리에 얻어맞은 헬리콥터의 전면 차창과 벽이 녹아내렸다. 합선된 부품들이 불꽃을 토해내면서 빙글 회전하던 헬리콥터가 그대로 지상을 향해 추락했다.

 “세상에, 맙소사.”

 리암의 중얼거림과 동시에 헬리콥터는 두 사람의 바로 옆 빌딩에 머리를 처박으며 폭발했다. 굉음과 함께 불꽃이 솟아올랐다. 카메라만 달아 놓은 무인 헬리콥터가 아니었다면 끔찍했을 것이다.

 “당장 내려. 또 날아올지 몰라.”

 래피드스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비트가 제일 먼저 지상으로 몸을 던졌다. 이미 스케이트보드는 많이 궤도가 낮아져 있었다. 리암은 숨을 몰아쉬며 다음으로 뛰었다. 두 사람이 뛰자마자 다시금 몇 개의 촉수들이 검붉은 피를 이리저리 흩뿌렸다. 리암은 거의 핏방울에 맞을 뻔 하며 바닥을 굴렀다.

 “세상에! 딱 좋을 때 오셨군요. 신문에 나온 로플린 팀장님이시죠?”

 경찰차 뒤에 몸을 둥글게 웅크린 뚱뚱한 형사가 재빨리 달려왔다.

 “이곳 담당인 크로스먼 경감입니다.”

 “반갑네요. 저도 경감이었는데.”

 리암이 능청스럽게 말했다. 그와 동시에 등 뒤에서 거대한 폭발음이 들려왔다. 쇼거스가 내뿜은 핏줄기에 맞은 차량 한 대가 터져버린 모양이었다. 리암은 반사적으로 몸을 숙이며 말했다.

 “저 놈. 원래부터 저렇게 마구 날뛰고 그랬습니까?”

 “저렇게 산성 피를 쫙쫙 뿌려댔으면 벌써 죽었겠죠. 방금 전까지는 자기 주변에 있는 걸 집어먹기만 했었는데…….”

 “슈퍼스타 래피드스타님의 생각으로는.”

 마지막으로 내린 래피드스타가 스케이트보드를 인적 드문 옆으로 찼다.

 “저 놈. 마법사가 왔다는 걸 감지한 것 같아.”

 “마법사를 감지?”

 “쇼거스는 마법이 아닌 인간의 무기로는 거의 피해를 못 주거든. 전혀 못 주는 건 아니기는 한데.”

 래피드스타는 쇼거스를 돌아보았다. 쇼거스는 건물 벽에서 마구잡이로 촉수를 휘두르면서 이곳저곳으로 검붉은 핏줄기를 스프레이처럼 뿌리고 있었다.

 “아무튼 쇼거스의 천적은 마법사니까.”

 크로스먼 경감이 말했다.

 “이제 어쩌죠?”

 리암은 주변을 돌아보았다. 경찰들은 겁에 질려 있었고, 또 지치기까지 해 보였다. 바리케이트 옆에 쓰러진 경찰의 시신을 빼면 남은 인원은 여섯 명 정도였다. 리암은 크로스먼 경감에게 말했다.

 “경감님도 아시겠지만, 쇼거스는 권총 같은 거로 상대할 수 있는 괴물이 아닙니다. 군대라던지. 뭐 더 센 지원은 없습니까?”

 크로스먼 경감은 코트 안주머니에서 무전기를 꺼냈다.

 “그 이야기도 해 봤는데. 군대가 출동하려면 뭔 회의를 거쳐서 뭘 또 어떻게 해야 한다나 뭐라나. 망할 놈들. 두 시간은 더 있어야 한답니다.”

 “끝내주네요.”

 공무원들의 관료주의가 어디 가지 않는 법이지. 그 사이 비트가 엄숙한 목소리로 말했다.

 “저 괴수를 쓰러트리는 것은 여신의 의무. 내가 어떻게든 할 테니 걱정하지 않아도 돼.”

 비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거대한 촉수 다발이 바리케이트를 구성하던 경찰차 하나를 감싸 쥐고 들어올렸다. 경찰차 뒤에 서 있던 순경 몇 사람이 비명을 지르면서 도망치기 시작했다.

 “젠장. 이제 정말 시간이 없습니다. 어떻게 하실 겁니까?”

 리암은 재빨리 말했다.

 “어차피 마법이 아니고선 저 놈 못 잡습니다. 시간 충분히 끄셨으니까, 도망치세요.”

 “아. 이곳에 오고 나서 가장 듣고 싶었던 말입니다.”

 크로스먼 경감은 소리쳤다.

 “살아 있는 놈들 들어! 다들 전속력으로 도망친다! 이 빌어먹을 동네로 우릴 보낸 상관 멱살 잡으러 가야지!”

 경찰들이 뒤로 빠지기 시작함과 동시에, 쇼거스는 촉수로 움켜쥔 경찰차를 그대로 다른 바리케이트에 내려찍었다. 커다란 폭발이 일어나며 부서진 경찰차의 부품들이 마구잡이로 튀어 올랐다.

 “우와악!”

 갑작스러운 충격파를 받으며 리암의 몸이 그대로 튕겨 지상에 처박혔다. 아스팔트 바닥이 배를 쓸어내리는 감각이 리암을 덮쳤다.

 “형사님!”

 리암을 향해 달려온 래피드스타가 쇼거스를 향해 팔을 뻗었다. 래피드스타의 뻗은 손끝에서 날카로운 번개 다발이 뻗어 나갔다. 쇼거스의 본체를 공격하려고 했지만, 리암의 공격은 단번에 촉수 다발에게 막혀버렸다.

 찢겨진 촉수에서 쏟아지는 피를 피해 리암은 래피드스타와 함께 좌측의 낡은 서점으로 뛰어들었다.

 “젠장. 촉수가 아니라 본체를 공격해야 하는데.”

 “쇼거스도 그걸 알고 있으니까. 촉수로 공격을 막는 거 아닐까.”

 ”일단 공격이 통해야 하는데. 촉수를 교란할 수 있게 앞뒤로 돌아서 양면공격을 해볼까?”

 “각개격파 당할 것 같은데.”

 래피드스타는 신용이 가지 않는다는 듯 말했다. 하기는 각개격파의 가능성이 더 커보이기는 했다. 그 사이 래피드스타는 서점 창문 바깥으로 쇼거스를 보았다.

 “쇼거스가 기어 내려오고 있어.”

 “이쪽으로 온다고?”

 “응.”

 “돌아버리겠네.”

 “그래도 비트는 용감히 싸우는 데.”

 리암은 비트를 돌아보았다. 비트는 너덜너덜해진 자동차의 문짝 하나를 손으로 뜯어내 방패처럼 쥐고 휘두르면서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촉수들을 튕겨냈다.

 “사라져.”

 래피드스타의 공격과는 다르게 촉수를 찢어내지는 못했지만, 비트는 능숙한 솜씨로 자신을 공격하는 촉수를 전부 막아내고 있었다. 팀 에리스 본부에서 보았던 침착하고 조용한 모습과는 다르게, 적과 싸우는 비트의 모습은 마치 선봉에서 달리는 기사처럼 용맹스럽게 보였다.

 게임의 설정 속에서, 비트는 수많은 싸움을 겪어왔기 때문이겠지.

 물론 그런 설정들이 비트를 진짜 무적의 여신으로 만들어 주지는 않을 것이다. 비트가 혼자 싸우고 있도록 내버려둘 수는 없었다. 리암은 바닥에 떨어진 긴 널빤지 하나를 주워 들고 서점 밖으로 뛰쳐나갔다.

 “래피드스타! 너는 저 놈의 본체를 공격해!”

 리암은 기합을 내지르며 비트를 공격하던 촉수들을 내리쳤다.

 “하악!”

 “형사님! 뭐 하는 거야!”

 뭐라고? 래피드스타의 목소리에 리암은 고개를 다시 앞으로 돌렸다. 리암이 내리친 널빤지는 촉수 다발에 맞자 힘없이 부러져 바닥에 떨어졌다. 리암은 당황한 비트와 눈을 마주쳤다. 그것과 동시에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촉수가 시야를 가리는 것이 보였다.

 이런 젠장.

 촉수에 뺨을 얻어맞은 리암은 크게 날아가 보석상의 쇼윈도를 산산조각내고 안으로 튕겨 들어갔다. 전시된 보석들을 넘어 바닥으로 나뒹군 리암의 몸은 계산대에 뒤통수를 부딪치고 나서야 멈췄다.

 온몸의 뼈가 산산 조각난 것처럼 아팠다.

 “으윽.”

 리암은 뺨을 만져 보았다. 붉은 피가 손바닥을 가득 물들였다. 스친 상처로 끝나지는 않겠군.

 “마법사가 든 무기도 마법으로 쳐 주는 줄 알았는데.”

 너무 계산이 빡빡하잖아. 리암은 계산대를 움켜쥐고 일어나 몸에 붙은 보석 목걸이를 털어내며 보석상의 거울을 돌아보았다. 촉수가 스친 부위가 유리조각들에 베인 것처럼 상처투성이가 되어 피를 흘리고 있었다.

 아프다. 거울을 보고 있자니 통증이 더 세지는 것 같았다. 리암은 헛구역질을 하며 주위를 돌아보았다. 깨진 유리창을 넘어 들어오는 비트의 모습이 보였다.

 “괜찮아? 아니. 괜찮아 보이지는 않네.”

 “어쩌다보니.”

 “래피드스타가 시간을 끌고 있어.”

 비트는 리암의 몸을 끌어올렸다.

 “당장 나가야 해.”

 “미안. 도와주려고 했는데.”

 “당신은 나를 충분히 도와줬어. 자책할 필요 없어.”

 비트는 자애로운 미소를 지으며 리암을 부축했다.

 “계속 싸울 수 있겠어?”

 “너희 두 사람을 남겨두고 빠질 생각은 없어.”

 “그런 마음가짐이라면 충분히 괜찮아 보이네.”

 비트는 보석상 창문 바깥으로 고개를 내밀어 바깥을 살폈다. 리암은 비트를 따라 고개를 숙였다.

 “꺼져, 꺼져, 꺼져!”

 래피드스타는 계속해서 뒷걸음질 치면서 양 손에 만들어낸 화염구를 번갈아가며 쏘아 올렸다. 일직선으로 날아간 화염구가 촉수를 태우며 날았다. 궤도를 가르며 날아가던 화염구들 중 하나가 아슬아슬하게 쇼거스의 본체를 맞췄다. 본체에 화염이 맞자 쇼거스의 몸이 타오르기 시작했다.

 “좋았어! 처음으로 한 발 맞췄다!”

 래피드스타는 환호성을 지르면서 제자리 뜀뛰기했다. 좋았어. 쇼거스의 본체를 맞춘 첫 번째 공격이었다.

 몸이 불타기 시작한 쇼거스는 쇠를 찢는 것 같은 고통스러운 비명을 내지르며 마구 촉수를 휘둘러대었다. 바닥을 내리친 촉수 다발의 충격파로 바닥을 깨고 날아간 아스팔트 조각들이 래피드스타를 덮쳤다.

 “우와아악!”

 무심코 팔을 들어 아스팔트를 막으려던 래피드스타의 어깨를 바위가 후렸다. 둔탁한 소리와 함께 래피드스타의 몸이 빙글 돌았다. 리암과 비트는 거의 동시에 래피드스타를 향해 뛰어들었다.

 “래피드스타!”

 “내가 막을게, 빨리 뒤로 빠져.” 비트는 부서진 아스팔트 조각을 들고 사방에서 날아오는 촉수들을 때렸다.

 리암은 래피드스타를 끌어안았다. “다친 곳 없어?”

 래피드스타는 헛구역질하면서 자신의 어깨를 내려다보았다. 검은 티셔츠 어깨 부분이 너덜너덜하게 찢기고, 어깨에는 넓게 긁힌 상처가 나 피가 흘렀다. 래피드스타는 멋쩍게 웃었다.

 “아끼는 옷이었는데.”

 “네 어깨는.”

 리암은 걱정스럽게 물었다. 래피드스타의 상처는 얕아 보이지 않았다.

 “다치기는 형사님이 더 다쳤잖아.” 래피드스타는 리암과 몸을 뗐다. “진짜 괜찮아.”

 “하지만…….”

 “괴수가 내려왔어.”

 비트가 무감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건물 외벽에 붙어 있던 쇼거스는 이제 완전히 지상으로 내려앉았다.

 이제는 래피드스타를 걱정해 줄 여유는 없었다. 리암은 쇼거스의 모습을 살폈다. 방금 전 잘려나간 촉수들이 다시 피부를 뚫고 자라나고 있었다. 쇼거스의 재생 능력이었다. 리암은 쇼거스를 향해 번개 마법을 쏘았다. 하지만 리암의 공격은 계속해서 돋아나는 촉수 더미에 가로막혔다.

 리암은 외쳤다.

 “저 놈, 쓰러트릴 수 있을 만한 좋은 방법 없어?”

 “방금 전 상처를 공격해야 해.”

 래피드스타는 자신의 화염구가 닿은 쇼거스의 몸통을 가리켰다. 조금씩 상처는 재생되고 있었지만, 불에 타버린 상처를 금세 완전히 재생하는 건 무리였던 듯 몸통 한 구석이 여전히 울긋불긋하게 물들어 있었다.

 하지만 어떻게 저곳을 다시 노리지.

 “좋은 생각이 있어.”

 비트가 말했다.

 “좋은 생각?”

 “일단 뒤로 후퇴. 그 이후에 저 괴물을 어떻게 잡을지 고민하는 거야.”

 비트는 침착하게 말하면서 뒤로 뛰었다. 후퇴라. 아주 좋은 생각이었다. 리암과 래피드스타는 비트를 따라 뛰었다. 그 뒤를 따라 쇼거스의 촉수들이 날아들었다.

 “이거나 받아라!”

 래피드스타는 염동력 마법으로 바닥에 있던 부서진 콘크리트 조각들을 일제히 띄워 올렸다. 쇼거스의 갈라진 촉수 끝에서 내뿜어진 핏덩어리들이 콘크리트를 맞추며 함께 녹아내렸다. 리암은 래피드스타를 따라 촉수들에게 번개 마법을 쏘았다. 리암의 뻗은 손끝에서 나아간 번개가 촉수 몇 개를 태웠다.

 비트가 말했다. “현재 떠오른 방법은?”

 “아직 없어.” 래피드스타가 다시 바위를 들어올렸다. “형사님, 오른쪽!”

 리암은 세갈래로 나뉜 도로의 오른쪽 코너를 돌았다. 촉수 다발의 사정거리 바깥으로 세 사람이 도망치자, 쇼거스는 끔찍한 비명을 지르면서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인간이 이해할 수 없는 끔찍한 울음소리와 함께 거대한 고깃덩어리가 도로를 헤집으며 세 사람을 따랐다. 리암은 아무리 달려도 거리가 벌어지지 않는 쇼거스를 보면서 현기증을 느꼈다.

 저 괴물 녀석. 우리가 오기 전까지는 그곳에 가만히 있으면서 주변만 때려 부쉈다고 들었는데. 정말로 우리를 죽이지 않고서는 성이 안 풀리는 모양이었다. 저 쇼거스를 죽이지 못한다면 리암과 래피드스타 때문에 부서진 건물이 더 많게 될 지도 몰랐다.

 “저 놈 떨쳐낼 방법 없어?”

 “우리가 죽거나 쟤가 먼저 죽기 전까진 계속 따라올 것 같은데.”

 래피드스타는 이번엔 좌우의 고층빌딩들을 향해 염동력을 쏘았다. 빌딩의 유리창들이 일제히 쏟아지며 막 코너를 돈 쇼거스의 머리 위로 쏟아졌다. 쇼거스의 몸 위로 수많은 유리조각들이 박혔다.

 “이번엔 진짜 먹혔겠지?” 리암이 외쳤다.

 “하나도 안 먹힌 것 같은데!”

 래피드스타의 절규와 함께, 쇼거스는 몸을 뒤틀어 몸에 박힌 유리조각들을 털어냈다. 정말 미치고 팔짝 뛰겠네.

 그 즈음. 하늘에서 다시금 몇 기의 헬리콥터들이 날아오는 게 보였다. 방송사에서 새로 날려 보낸 헬리콥터들도 있었고, 경찰특공대 마크가 붙은 헬리콥터의 모습도 보였다. 아마 저 녀석들도 도움은 안 될 걸.

 헬리콥터의 하단부에서 기관총이 불을 뿜었다. 무인 헬리콥터에서 쏘아져나간 총알 다발이 벽과 바닥을 훑으며 쇼거스의 몸통을 때렸다. 세 사람을 향해 촉수를 휘둘러대던 쇼거스는 새로운 적을 향해 촉수를 뻗었다.

 비트가 말했다. “끝.”

 촉수 다발이 내뿜은 검붉은 핏줄기가 헬리콥터들을 향해 나아갔다. 핏줄기를 피해 날려던 헬리콥터들이 뒤엉켜 부딪혔다. 서로 날개가 부딪힌 헬리콥터들은 거대한 폭발을 일으키며 뒤엉켜 지상으로 추락했다. 지상을 향해 추락한 헬리콥터가 쇼거스 바로 옆 은행 건물의 벽을 쓸어 넘기며 쇼거스의 몸통 위로 쏟아져 폭발했다.

 “와아악!”

 새된 래피드스타의 비명과 함께 거대한 불길이 치솟았다. 래피드스타 이상으로 쇼거스는 더 큰 비명을 지르며 몸을 뒤틀어 헬리콥터의 잔해를 튕겨냈다.

 “피해!”

 리암은 고함을 치며 두 사람의 목덜미를 붙잡아 좌측으로 끌어당겼다. 부서진 헬리콥터 더미가 부러진 날개를 휘두르며 바닥을 긁고 앞으로 날아가 멈췄다.

 “뭐, 뭐 하는 거야!” 래피드스타가 외쳤다.

 “너 날개에 갈릴 뻔 한 거 알아?”

 길가에 선 리암은 그렇게 말하면서 쇼거스를 돌아보았다. 얇은 막으로 덮인 쇼거스의 전신 덕분에 몸 대부분은 아무런 상처도 입지 않았지만, 상처가 남은 몸통 위쪽만은 불길에 닿자 오그라드는 듯 했다. 쇼거스의 몸이 경련하듯 떨리며 시끄러운 비명소리가 울려 퍼졌다.

 잠깐. 어쩌면 이 방법을 쓰면 되지 않을까. 리암은 두 사람을 돌아보았다. 두 사람은 갑자기 분위기가 변한 리암을 의아한 얼굴로 올려다보았다.

 “저 놈. 잡을 수 있는 방법이 떠올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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