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판타지/SF
에리스의 기사
작가 : 박서희
작품등록일 : 2017.7.15

마법과 과학이 뒤엉켜 발전한 1987년의 홍콩.
우연히 내면에 잠든 마법의 재능을 발견한 스코틀랜드의 형사 '리암 로플린'은 UN의 국제수사기관 '팀 에리스'에 초청받아, 동료들과 함께 인류가 알아서는 안 되는 우주 바깥의 힘을 써서 범죄를 저지르려는 자들과 맞서 싸우게 된다.

 
#1. 홍콩, 운명의 도시 (7)
작성일 : 17-07-16 11:41     조회 : 234     추천 : 0     분량 : 4838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알겠습니다. 지금 당장 경찰에 신고해 주세요. 랑체아리우스의 빛이라는 카지노로요. 스캐빈저가 이 카지노를 소유하고 있거나, 어쩌면 협력하고 있으면서 납치 피해자들을 이곳 어디에 가둬놓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 그게 정말이에요?”

 “길게 이야기 할 시간 없어요. 래피드스타를 쫓아야 하니까 끊겠습니다.”

 리암은 전화를 끊고 스마트폰을 코트 안주머니에 집어넣으며 달렸다. 벌써 래피드스타는 카지노 입구의 회전문을 통과하고 있었다. 제발 가만히 있으라고 할 때는 가만히 있으란 말이야. 뭐가 그렇게 급한 건데.

 “정지.”

 리암이 카지노 앞으로 다가오자 회전문 옆에 서 있던 로봇이 길을 가로막았다. 리암의 가슴 높이까지 오는 녹슨 파란색 로봇은 바퀴를 굴리며 리암의 앞에 멈춰선 채 머리에 달린 센서를 빛냈다. 급해 죽겠는데 이 녀석은 도대체 왜 이러는 거야. 리암은 제자리뜀뛰기를 하면서 말했다.

 “뭐야.”

 “위험한 물건을 소지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는 입장객으로 판명.”

 로봇은 머리의 센서를 빛내며 리암의 몸을 위아래로 훑었다.

 “확인. 코트 안주머니에 권총 한 정을 소유. 반납하지 않으면 입장할 수 없음.”

 “아! 진짜 짜증나게 하네. 입구에서부터 이 모양이냐.”

 “무기를 반납하지 않으면 입장할 수 없음.”

 “언제 이 깡통 로봇들을 나라에서 다 모아다가 태평양에 던져버리던지 해야지.”

 리암은 코트 안주머니에 손을 집어넣어 권총을 꺼내는 체 하다가, 곧바로 손을 뽑아 로봇의 머리를 움켜쥐었다. 리암은 로봇이 경보음을 울리기 전에 곧바로 손으로 마력을 불어넣어 강한 전기를 손바닥에서 내뿜었다.

 로봇의 몸을 타고 고압전류가 흐르자 로봇의 센서에서 불꽃이 튀어 오르며 강철 몸통이 경련하듯 떨렸다. 리암은 몇 초 정도 전기를 더 흘려 넣은 후 마법을 중단했다.

 “로봇 지옥에나 떨어져라. 깡통 녀석.”

 리암은 멈춰버린 로봇을 발로 한 번 걷어차고는 회전문으로 뛰었다.

 “야! 래피드스타!”

 리암은 붉은 레드카펫이 깔린 카지노의 입구로 들어서며 외쳤다. 휘황찬란한 카지노 내부의 모습이 곧장 눈에 들어왔다. 칩을 교환하는 교환소. 일렬로 늘어선 많은 슬롯머신들. 주위를 바쁘게 움직이는 도박사들의 모습과 생생한 이파리가 살아 있는 관엽식물들. 머리가 어지러워질 정도로 현란한 문양들이 박힌 붉은 색의 바닥.

 리암은 여기저기에서 울리는 슬롯머신 돌아가는 소리를 헤치며 성큼 걷던 래피드스타의 팔을 붙들어 잡아당겼다.

 “이 바보야, 뭐 하는 거야!”

 “사람을 구해야지!” 래피드스타가 돌아섰다.

 “구하는 건 너 혼자 하는 게 아냐. 모두가 함께 하는 거라고.”

 “멋있는 말만 늘어놓으면서 시간을 끌고 있으면 언제 문제를 해결할 건데.”

 “멋있는 말만 늘어놓은 적 없어.”

 래피드스타는 눈살을 찌푸렸다.

 “나는 말이야. 말로만 이리저리 떠들면서 행동하지 않는 사람이 제일 싫어. 저기 악당들이 있고, 우리가 악당들을 무찌를 힘이 있다면 기다리지 말고 당장 달려가는 게 당연한 거 아냐? 경찰들은 천천히 불러도 되잖아.”

 머리가 지끈거리는 느낌이다.

 “뭔 또 경찰들을 천천히 불러.”

 “됐어. 잡담은 이만 하자. 일단 방금 들어간 나무 상자를 찾아야 돼.”

 래피드스타는 그렇게 말하면서 붙잡힌 손을 세게 휘둘러 떼어냈다. 그래. 이미 들어와 버린 이상 물러설 수도 없게 되었다. 바깥의 깡통 로봇도 태워버렸으니까. 이렇게 된 이상 나아갈 수밖에 없다. 그렇게 판단한 리암은 래피드스타의 곁에 섰다.

 “그래. 이렇게 된 이상 네가 원하는 대로 해 줄게.”

 “그렇게 말할 줄 알았어.” 래피드스타는 표정을 폈다.

 두 사람은 함께 카지노의 안쪽으로 들어섰다. 딜러 역을 맡은 로봇들과 여러 도박사들의 모습이 보였다. 리암은 이름 모를 카드놀이를 하고 있는 테이블들 사이로 눈을 돌리며 상자를 짊어진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지 찾았다. 중절모와 눈에 띄는 양복 차림이었으니까, 정신을 잘 차리기만 하면 발견할 수 있을 터였다.

 리암은 성큼 걸으면서 좌우로 계속해서 고개를 돌렸다. 그 때. 카지노 안쪽의 출입 금지 푯말이 붙은 쇠문을 여는 중절모 쓴 남자의 모습이 보였다. 그들의 발밑에는 ‘취급주의’라는 한자가 적힌 나무 상자가 내려져 있었다. 취급주의라. 카지노에 있을 것 같은 물건은 아니지.

 분명 붙잡은 피해자를 저 안에 넣어 놓았을 것이다. 조심스럽게 다가가자. 그렇게 생각한 리암이 발걸음을 돌렸을 무렵. 래피드스타가 큰 소리로 외쳤다.

 “찾았다! 이 악당 녀석들!”

 뭐?

 리암이 채 말리기도 전에 래피드스타는 군중들 사이에서 팔을 들었다. 래피드스타가 들어 올린 손끝에서 둥근 화염구가 만들어졌다.

 “야. 잠깐. 도대체 뭐 하려는…….”

 당황한 리암이 입을 벌리는 것과 함께 래피드스타는 중절모 쓴 남자들을 향해 화염구를 던졌다.

 “이거나 먹어라!”

 “아아악!”

 하늘을 가르며 날아온 화염구에 중절모 쓴 남자들이 좌우로 흩어지며 고개를 숙였다. 카지노 벽에 화염구가 맞으면서 격렬한 폭발을 일으키며 불꽃을 좌우로 흩뿌렸다. 바닥과 벽 여기저기에 작은 불들이 옮겨 붙자 건물 천장의 스프링클러가 물을 뿜기 시작했다.

 짧은 정적이 지나고, 금세 상황을 파악한 도박사들이 비명을 지르면서 의자를 밀고 일어났다.

 “뭐야! 무슨 일이야!” “마법사다! 마법사가 나타났어!” “마법사가 여기에는 왜?”

 리암은 한숨을 내쉬면서 권총을 꺼냈다.

 “내가 이렇게 될 줄 알았지.”

 래피드스타는 비명을 지르면서 이리저리 뛰어 다니는 도박사들 사이를 뚫고 테이블 위로 올라 손바닥 위에 다시 화염구를 만들어내었다.

 “악당 녀석들 나와라! 내가 모조리 박살을 내 주마! 하하하!”

 “래피드스타!”

 “으엑! 켁!”

 리암은 래피드스타의 맨다리를 붙들어 강제로 테이블에서 잡아당겼다. 짧은 치맛자락이 휘날렸다. 어울리지 않는 새된 비명을 지르며 래피드스타는 테이블에 배를 부딪치곤 볼썽사납게 널브러졌다.

 그와 동시에 방금 전 래피드스타의 머리가 있던 자리를 탄환이 가르며 날아갔다.

 “저놈들 죽여! 당장!” “쏴!”

 중절모 쓴 스캐빈저들이 하나 둘 권총을 뽑아 들고 사격을 시작했다. 이 소동 속에서도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도박중독자들도 결국 비명을 지르면서 건물 밖으로 달려 나갔다.

 리암은 몸을 낮추고 좌우를 돌아보았다. 아무런 생각 없이 카드를 섞고 있던 로봇 몇 기가 스캐빈저들의 탄환에 맞고 망가져 바닥으로 머리를 처박고 쓰러졌다.

 테이블 밑으로 내려온 래피드스타가 투정부렸다.

 “갑자기 뭐 하는 거야!”

 “그건 내가 할 말이야! 죽고 싶어서 환장했어?”

 “악당들의 시선을 한 눈에 모아서 마법을 쓰려고 했단 말이야!”

 리암은 소리 질렀다.

 “망할 꼬맹이가! 너 그 전에 총 맞아 죽을 뻔 했다고!”

 “뭐 어쨌든 아직까지는 잘 되고 있잖아.”

 진짜 미치겠다. 리암은 목소리를 높였다.

 “너는 지금 이게 잘 되고 있는 거로 보여?”

 “아무튼 저놈들이 나쁜 놈이라는 건 알았잖아. 우리를 공격하는 게 그 증거야!”

 “공격은 네가 먼저 했잖아!”

 다시금 총알 소리들이 울렸다. 래피드스타는 스캐빈저들이 선 방향을 한 번 힐끔거리곤 말했다.

 “됐어. 일단 저 녀석들을 쓰러트리고 싸우자.”

 래피드스타는 다시 손바닥 위에 화염구를 만들어냈다. 머리가 돌아가는 건 확실히 둔한 편이었지만 짧은 시간 안에 저렇게 화력이 강한 마법을 몇 번이고 만드는 건 놀랍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 저 멍청한 머리가 뛰어난 능력을 완전히 깎아 먹고 있었지만.

 “좋아. 그러면 내가 먼저 쟤네들을 공격해서 관심을 이쪽으로 끌 테니까, 그 때 네가 공격을 해. 알겠지?”

 “알았어.”

 리암은 고개를 살짝 내밀고 스캐빈저들의 수를 살폈다. 이곳에 남은 사람들은 셋. 다른 스캐빈저들은 철문 안쪽으로 나무 상자를 끌고 도망쳐버린 후였다. 저 세 명을 쓰러트려야 납치된 사람들을 구할 수 있겠지. 리암은 코트 안쪽으로 손을 넣었다. 권총의 총알은 실탄 여섯 발. 최대한 탄환을 아끼면서 싸워야 했다.

 리암은 테이블 위로 팔을 들어 세 명의 스캐빈저 중 가장 먼 곳에 홀로 떨어진 녀석을 가리켰다. 그러자 그 스캐빈저의 팔이 갑자기 앞으로 뻗어지며 손에서 권총이 떨어졌다.

 “뭐, 뭐야!”

 스캐빈저의 말과 동시에 떨어진 권총이 자석에 이끌린 쇠못처럼 날아 리암의 손으로 떨어졌다. 리암은 빼앗은 권총에 마력을 실어 다시 날아온 방향으로 되돌려 보냈다. 가속도가 붙어 날아간 권총은 원래 주인의 미간을 강속구처럼 맞추며 둔탁한 소리를 냈다.

 “아아아악!”

 요란한 비명소리와 함께 스캐빈저 한 명이 뒤로 나가떨어지며 뒤에 있던 화분을 밀어 넘어트렸다.

 “두 놈 다 마법을 쓴다! 조심해!”

 “놓치지 말고 쏴!”

 리암이 있던 자리를 향해 남은 두 명의 스캐빈저들이 권총을 쏘아대기 시작했다. 인기가 너무 많아서 탈이군. 몸을 낮춘 리암은 래피드스타와 떨어진 곳으로 달리며 권총탄을 아슬아슬하게 피했다.

 리암이 래피드스타에게서 떨어지고 나자 래피드스타는 곧장 몸을 일으키며 화염구를 남은 두 명을 향해 날렸다.

 “선물이야!”

 “잠깐, 잠깐만! 우아악!” 그리고 현란한 폭발.

 두 명의 스캐빈저들은 서로 짠 것처럼 함께 벽으로 날아가 뒤통수를 처박으며 힘없이 바닥으로 널브러졌다. 다시 타오르기 시작한 불길은 금세 스프링클러의 물줄기 속에서 사그라들었다. 래피드스타는 손을 털면서 일어나 즐거운 듯 웃음을 터트렸다.

 “빰바밤! 래피드스타님 승리!”

 “이건 장난이 아냐.”

 “나도 알아. 하지만 이런 식으로 싸우면 긴장을 풀 수 있잖아. 안 그래?”

 래피드스타는 찡긋 눈웃음을 지으면서 쓰러진 두 명의 스캐빈저에게 다가갔다. 리암은 래피드스타의 뒤를 따라 스캐빈저들을 보았다. 옷에 그을음이 생기고 얼굴에 얕은 화상을 입은 채였지만, 생명에 지장이 생길 정도는 아니었다. 일부러 마법의 화력을 조정한 건가. 다만 날아간 스캐빈저들이 벽에 뒤통수를 박아 버린 건 예상 외였겠지만.

 리암은 쓰러진 스캐빈저 한 명의 권총을 주워 챙기고 철문 안으로 시선을 돌렸다. 짧은 복도 끝에 낡은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었다.

 “이 엘리베이터. 위로 가는 건가?”

 래피드스타가 아는 체를 했다. “보통 악당들의 비밀기지는 지하에 있는 법이지.”

 “그렇다면 지하겠지. 가자고.”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0 #3. 우리, 함께 있기에 (2) 2017 / 7 / 19 256 0 6440   
19 #3. 우리, 함께 있기에 (1) 2017 / 7 / 19 244 0 5420   
18 #2. 비트, 몽환의 여신 (8) 2017 / 7 / 18 251 0 4886   
17 #2. 비트, 몽환의 여신 (7) 2017 / 7 / 18 213 0 6849   
16 #2. 비트, 몽환의 여신 (6) 2017 / 7 / 18 228 0 5443   
15 #2. 비트, 몽환의 여신 (5) 2017 / 7 / 18 236 0 6270   
14 #2. 비트, 몽환의 여신 (4) 2017 / 7 / 18 231 0 6778   
13 #2. 비트, 몽환의 여신 (3) 2017 / 7 / 17 220 0 5118   
12 #2. 비트, 몽환의 여신 (2) 2017 / 7 / 17 226 0 7117   
11 #2. 비트, 몽환의 여신 (1) 2017 / 7 / 16 229 0 5785   
10 #1. 홍콩, 운명의 도시 (9) 2017 / 7 / 16 247 0 6968   
9 #1. 홍콩, 운명의 도시 (8) 2017 / 7 / 16 233 0 6133   
8 #1. 홍콩, 운명의 도시 (7) 2017 / 7 / 16 235 0 4838   
7 #1. 홍콩, 운명의 도시 (6) 2017 / 7 / 16 236 0 5120   
6 #1. 홍콩, 운명의 도시 (5) 2017 / 7 / 16 246 0 5056   
5 #1. 홍콩, 운명의 도시 (4) 2017 / 7 / 15 249 0 5915   
4 #1. 홍콩, 운명의 도시 (3) 2017 / 7 / 15 227 0 6678   
3 #1. 홍콩, 운명의 도시 (2) 2017 / 7 / 15 230 0 5191   
2 #1. 홍콩, 운명의 도시 (1) 2017 / 7 / 15 251 0 6598   
1 #0. 6개월 전의 어느 날 2017 / 7 / 15 416 0 5118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그 드루이드는
박서희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