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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보통이 아닌 연애
작가 : 꿀크리스마스
작품등록일 : 2017.6.16

준에게 새로운 애인이 생겼다.
그것도 6살이나 어린, 갓 대학을 졸업한, 아주 예쁜, 우리 회사 신입사원과.

개자식, 3년 간 사랑이 이거야?

소임은 이를 바득 갈았다.
이별을 고했던 건 소임이었지만,
헤어진 지 이제 한 달 남짓 지난 시기에 새로운 애인을 사귀는 건
임준답지 않았으니까.

“오해하고 있잖아. 어떻게 나를 그렇게 몰라.”
왠지 모를 슬픈 눈으로 자꾸만 소임의 주위를 맴도는 준과

“저한테 고백한 거 아니예요? 나는 우리가 오늘부터 1일인 줄 알았는데요.”
어느 날 갑자기 난데없이 들이대는 카페 알바생 진기까지.

소임과 준, 그리고 진기가 그려내는
보통인 듯 보통이 아닌 연애 이야기.

 
20 그런 출장, 그런 여행 (3)
작성일 : 17-07-09 20:41     조회 : 332     추천 : 0     분량 : 7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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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 그런 출장, 그런 여행 (3)

 

 

  “먼 길 오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드디어 도착한 목적지에서, 거래처 사람들은 준과 소임을 반갑게 맞이해주었다. 조금은 긴장한 상태로 올랐던 출장길이라 그런 마중은 준과 소임에게 안정감을 주었다. 거래처 사람들은 꽤 호의적이었다. 그들에게도 밑질 것 없는, 혹은 꼭 필요한 거래인 모양이었다.

  준과 소임은 김부장이 알려준 정보대로, 지시사항대로, 그리고 준이 지난밤 계획했던 대로 순조롭게 일을 진행시켰다. 거래처 사람들은 준과 소임을 반갑게 맞아주던 것과 달리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조금 깐깐했다.

  “아, 이 항목은 조금 어려움이 있겠는데요.”

  “그런가요? 실은 이 부분이 저희가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는 것인데.”

  “흠…… 하하, 조금 애매하네요.”

  “아, 이사님. 그럼 이 내용을 한 번 보시죠.”

  김부장은 일을 진행시켜야 하는 것에 별표를 표시해 놓았다. 무조건 성사시켜야 하는 것, 성사가 되지 않는다면 좋지 않는 것, 성사가 된다면 좋은 것, 성사가 되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는 것, 이렇게 네 가지 단계였다.

  그런데 무조건 성사시켜야 하는 것에 거래처 사람들은 조금 애매한 반응을 보였다. 그런 그들의 태도에 소임은 심장이 쫄깃해졌다.

  ‘이게 성사가 안 된다면 오늘 여기 온 이유마저 없어지고, 회사에서는 낙오자로 낙인찍힐지도 모르는 건데……’

  그리고 준 역시 그런 생각을 했다. 이것만은 무조건 성사시켜야 한다고. 다른 모든 것이 성사가 되지 않더라도 이것만큼은 되어야 한다고. 그런 초조함이 가득했지만, 준은 비즈니스적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며 거래처 사람들에게 지난 밤, 준이 준비한 서류들을 선보였다.

  거래처 사람들은 영 마음을 바꿀 생각이 없었는지, 뚱한 표정으로 준의 서류를 받아보았다. 그리고 준은 마치 스티븐잡스 같은 신뢰감 가는 목소리와 어투, 화려하고 장황하진 않지만 분명하고 단호한 단어들을 사용하며 그들을 설득시키기 위한 연설을 늘여놓았다.

  전혀 마음을 움직일 생각이 없었던 거래처 사람들은 준의 연설과 준이 준비한 서류들을 검토하며 조금씩 생각이 바뀌는 듯 했다.

  “이 부분은 좀 의문스럽군요. 정말 경쟁력이 이 퍼센트만큼, 가능한가요?”

  “네. 확실한 근거가 있기 때문에 말씀드리는 겁니다. 그럼 여러분들께서 가장 궁금해 하시는 확실한 근거에 대해 설명드려 보겠습니다.”

  준은 본인이 준비한 서류와 정보를 토대로 정말 누가 들어도 확실한 근거를 제시했고, 그들은 그것을 신뢰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일은 분위기 좋게 진행되었다.

  “임준 대리님께서 일을 정말 잘 하시네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제가 확실한 근거까지 제시해드렸는데, 조금 더 확실한 대답은 없을까요?”

  “하하, 수완도 좋으시네요, 임대리님. 그럼, 싸인하죠.”

  거래처 사람들은 준에 대해 칭찬을 늘여놓으면서 결국, 무조건 성사시켜야만 하는 서류에 정확하게, 싸인을 해주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바라보던 소임은 역시, 임준답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입사 때부터 능력이 좋았던 준이었다. 호감이 가는 외모, 뛰어난 사교성뿐만 아니라 그의 눈이 부신 업무능력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처음부터 김부장의 눈에 들었던 준이었고, 따라서 준의 진급은 누구보다 빨랐다. 중요한 일, 반드시 성공해야만 하는 일은 언제나 준의 몫이었고, 그래서 준의 선배들은 준을 시기, 질투하고 준의 후배들은 준을 동경의 대상으로 삼았다.

  그리고 그런 뛰어난 준의 업무능력은 오늘, 유난히 빛을 발했다. 그리고 그런 전문적인 준의 모습을 언제나 좋아했던 소임이었다. 소임은, 오늘따라 준이 더욱 멋있어 보였다. 든든한 모습하며, 위풍당당한 업무의 모습까지. 임준이 도대체 왜 차소임 같은 애랑 사귀는지 모르겠다며 여자 직원들이 뒤에서 수군거리던 말들까지 이해가 되는 지경이었다.

  준은, 정말 멋있었다.

  “하, 안 돼.”

  “네? 차대리님, 무슨 문제라도 있습니까?”

  잠시 딴 생각에 정신이 팔려 있던 소임은 무의식적으로 공적인 자리에서 사적인, 그것도 아주 사적인 혼잣말을 내뱉고 말았다. 그제야 사태파악을 한 소임은 당황하지 않고 밝에 웃으면서 말했다.

  “아, 아니요. 이번에는 제가 보여드릴 프로젝트입니다.”

  아주 자연스럽게 넘어간 소임이었으나, 준에 비해서는 언제나 떨어지는 업무능력이었다. 준과는 달리 거래처 사람들이 예상하지 못한 질문을 던지면 어버버했고,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하면서도 모순적인 문장들을 사용했다. 사람들은 조금 의아해했지만, 그때마다 빛나는 기지로 준이 모두 커버를 쳐주어 사람들은 금세 준의 말에 설득 당했다.

  ‘휴, 이제 마지막이다.’

  마지막 서류를 훑어보면서 소임은 피로감을 느꼈다. 김부장이 왜 오늘 안에 일이 끝나지 않으면 일박까지 하고 오라고 했는지 이해가 되는 순간이었다. 대략 오후 3시부터 시작되었던 회의는 저녁 7시가 조금 넘어가는 지금까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드디어 마지막이네요. 많이 힘드시죠?”

  “먼 길 오신 임대리님과 차대리님께서 힘드시겠죠.”

  “이사님께서 일을 잘 진행시켜 주셔서 힘든 것은 모르겠는데요?”

  “하하, 그럼 마지막 서류를 검토해보죠.”

  사실 마지막 서류는 김부장의 분류로 성사가 되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는 일, 그러니까 가작 마지막 단계의 일이었다. 준과 소임은 조금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다. 성사가 되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을 뿐이었으니까. 하지만 거래처 사람들은 준과 소임을 조금 당황시키는 말을 내뱉고야 말았다.

  “아, 앞서 이야기 나누었던 것들은 저희가 사전에 어느 정도 보고를 받은 것이었는데, 이것은 처음 듣는 이야기네요.”

  “아, 정보를 건네드리는 과정에서 착오가 조금 있었나보네요. 저희 쪽에서는 건네드린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하아, 이 부분은 사장님이랑 다시 논의 해봐야 할 문제 같은데…… 잠시만요.”

  그렇게 시간을 달라한 이사는 거래처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다가, 전화를 하기 위해 잠시 밖에 나갔다. 준과 소임은 불안했다. 이것만 마무리 되면 퇴근이었다. 대략 저녁 8시, 근처에서 간단하게 밥을 먹고 출발하면 자정이 넘기 전에 충분히,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리고 곧 이사가 다시 회의실로 들어왔고, 청천벽력같은 말을 해버리고 말았다.

  “숙소는 저희 쪽에서 제공해드리겠습니다. 사장님과 논의해 봐야하는 문제인데, 시간이 너무 늦었네요. 푹 쉬시고 내일 오전에 마무리 짓고, 올라가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런 이유로, 준과 소임은 결국 강릉에서 두 번째 1박을 하게 된다.

 

 

 *

 

 

  거래처에서 잡아준 숙소는 바닷가 근처에 전망이 좋은 호텔이었다. 숙소를 제공해준다고 해서 그다지 큰 기대감을 가지지는 않았는데, 생각보다 너무 좋은 숙소에 준과 소임은 조금 부담스러웠다.

  “좋은 거래가 이루어진 것에 대한 보답이라고, 사장님께서 말씀 전하셨습니다.”

  그런 준과 소임을 느낀 이사는 자리를 떠나면서 그렇게 말했다. 덕분에 두 사람의 부담감은 조금 줄어들 수 있었다. 거래처에서는 센스 있게 방도 두 개를 잡아 주었고, 방은 906호, 907호로 바로 옆방이었다.

  “마지막 거래건만 아니었어도 임대리님 말처럼 늦은 저녁이지만 서울에서 먹을 수 있었을텐데, 아쉽네요. 이렇게 같이 하루를 지새워야 하는 것도 유감이고요.”

  “같이 한 방 쓰는 것도 아닌데, 뭐 어때. 나, 너무 의식하는 거 아니야?”

  “뭐? 누가 누굴 의식한다고 그래?”

  “이제야 임대리님, 어쩌고 저쩌고 했어요, 안 이러네.”

  소임은 어느새 부턴가 준에게 임대리님, 이라고 호칭하며 존댓말을 사용하고 있었다. 거래처 사람들과 만나기 전부터였으니, 일 때문은 아니었다. 준은 내내 그것이 거슬렸다. 그래서 조금 짓궂게 굴었다. 이렇게 굴면, 네가 화를 안 내고는 못 배기겠지, 라고 생각했다.

  “고생했어. 생각보다 긴 회의였다.”

  “내가 고생은 무슨, 네가 고생했지. 내가 한 게 뭐 있다고.”

  “네가 한 게 왜 없어. 오늘 이 거래는 너와 나, 함께 이루어낸 거라고.”

  “말이라도 고마워.”

  “말 뿐 아니야. 진심이야.”

  “그럼, 푹 쉬어.”

  호텔 로비에서 이야기를 나누던 소임은 준에게 그렇게 끝맺음을 하고 숙소로 올라가려는 생각이었다. 인사를 하고 뒤돌아서는 소임의 팔을 준은 다급하게 붙잡았다.

  “어딜 가려고?”

  “내 숙소. 왜, 무슨 문제라도?”

  “밥 먹자.”

  “내가 너랑 왜?”

  “음…… 법인카드가 나한테 있으니까?”

  골똘히 생각하던 소임은 곧 긍정적이 되었다. 법인카드라면, 또 거부할 수가 없지. 출장을 떠나기 전 김부장은 분명 이렇게 말했다. 거래가 성사된다면 전망 좋은 호텔에서 레스토랑에 가서 밥 먹고 오고, 거래가 성사되지 않는다면 김밥 천국에서 한 사람에 한 줄씩, 딱 두 줄의 김밥만 먹으라고. 물론, 법인카드로 말이다.

  두 사람은 어느 정도 간격을 유지하며 호텔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분위기는 아주 고급스러웠다. 모던한 인테리어에 잔잔한 조명, 화려하지는 않지만 기품 있는 장식들로 꾸며진, 이 호텔의 분위기에 굉장히 어울리는 레스토랑이었다.

  그리고 우연히도, 다행이도, 운명적으로, 창가 자리가 비어있기까지.

  두 사람은 창가 자리에 앉을 수 있냐 물은 후, 안내를 받아 테이블에 착석했다. 한 벽이 온통 유리로 된 창가 자리는, 앉아서 고개를 틀면 바로 아름다운 강릉의 바다 전경이 펼쳐지는 자리였다.

  “야경이 멋있다.”

  “그러게.”

  하루 종일 긴장감으로 금세 피곤해진 둘은 말없이 창밖의 밤바다와 야경을 바라보며 주문한 음식을 기다렸다. 경치는 그들의 단단히 뭉쳐진 몸을 노곤하게 풀어주고, 피로를 풀어주기에 충분했다. 그들은 가만히, 숨을 들이 마시고 내쉬며, 경치를 바라보았다.

  “주문하신 음식, 나왔습니다.”

  음식은 에피타이져부터 메인 음식까지 차례대로, 천천히 맛을 음미할 수 있게 느린 속도로 주문되어져 왔다. 소임과 준은 음식에 집중하며, 하지만 서로를 의식하면서 그렇게 다시 긴장된 식사를 이어갔다.

  “우리, 와인 한 잔 시킬까?”

  “와인? 그 한 잔이 네 취사량이잖아. 마시고 내일 일할 수 있겠어?”

  “아까 보니까, 무알콜 와인이, 있던데?”

  준은 슬쩍, 한 쪽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잔잔한 조명에 비친 준의 표정은 조금 농염했다. 순간 소임은 심장이 미친 듯이 빨리 뛰는 것을 느낄 수 있었어.

  ‘미쳤어. 내 심장, 그만 나대. 제발. 아, 그래. 알콜. 알콜이 필요해.’

  “그럼 나는 알콜 강하게 있는 드라이 한 걸로, 한 잔.”

  소임은 준의 제안을 받아들였고, 준은 지체하지 않고 무알콜의 와인 한 잔과, 강한 알콜의 와인 한 잔을 주문했다. 와인은 곧 잘 뻗은 잔에 담겨 나왔고, 두 사람은 망설이다가 잔을 부딪혔다.

  “거래 성공 기념.”

  “되게 능숙하다, 준. 유희씨랑 이런 데 많이 다니는 것 같더니, 자연스러워 졌나봐.”

  “너도 어린 친구랑 연애해서 그런지, 어려지는 느낌 나. 철없어 지는 것 같고, 중요한 걸 잊어버리는 것 같기도 하고.”

  “무슨 말을 그딴 식으로 해?”

  준은 소임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와인을 한 잔 기울였다. 소임은 관두자, 싶었다. 이렇게 하다가는 또 싸움이나 나겠지. 이런 분위기 좋고, 경치 좋고, 음식 좋은 곳에서까지 그런 사건을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

  하지만 준은 조금 달랐다. 무알콜의 와인의 힘을 빌려, 말을 해볼까 싶었다.

  “그날,”

  “……?”

  “네 손에 들려 있던, 벚꽃 봤어.”

  “응?"

  “그 자식이랑 우리 집 앞에서, 처음 마주친 날 말이야.”

  준은 이제 진기에 대한 호칭을 ‘그 자식’이라고 고정시킨 모양이었다. 소임은 무슨 말인가 싶었다가, 문득 생각이 스치듯 지나갔다. 그러니까 그날은, 진기와 벚꽃을 보러갔던 날이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준을 마주쳤었지, 그러고 보니 그때 손에 벚꽃을 쥐고 있었다. 진기가 건넨 벚꽃을.

  “아,”

  “물론…… 그런 의미들에 아직까지 집착하고 있는 내가 웃긴 것일지도 모르지.”

  “준아, 그건.”

  “하지만, 아무리 우리가 헤어졌다고 한들, 그런 추억들까지, 그런 기억들까지, 모두 웃음거리가 될 필요는 없잖아.”

  “그건, 오해야, 임준.”

  “무슨 오해?”

  “벚꽃에 대해 가지고 있는 우리의 의미. 나도 잘 알고 있어. 그래서 진기씨가 벚꽃 축제에 가자고 했을 때 온갖 거절을 다했어. 그런데 그 날, 진기씨가 데이트를 하자고 했고, 그렇게 영문도 모르고 따라간 곳에 벚꽃이 있었을 뿐이야.”

  “……”

  “그런 의미들, 추억들. 나도 웃음거리라고 생각하지 않아. 아무리, 우리가 헤어졌다고 하더라도 말이야.”

  자신뿐만 아니라 소임 역시도, 그런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는 것. 그 사실 하나 만으로도 준은 그동안 얼었던 마음이 녹아내리는 느낌이었다.

  “그렇다면, 미안해. 내가 속이 좁았어. 오해인 줄 모르고, 그 일 때문에 그동안 너에게 퉁명스럽게 대했어.”

  “아니야, 나야말로 오해하게 해서 미안해. 그런데 너야말로, 너무 한 거 아냐?”

  “뭐가?”

  소임 역시 알콜의 와인의 힘을 빌어, 말해보려고 했다.

  “유희씨랑은 진짜 사귀는 것도 아니었으면서, 왜 내 앞에서는 그런 척 했어?”

  “그런 척 한 적 없어. 네가 오해한 거야.”

  “그날 회식자리에서, 분명 그랬잖아, 네가.”

  “네가 회식자리에서 먼저 나가버리고, 술이 좀 깨니까 상황 파악이 되더라. 그때 그 자리에서 사람들에게 다 사과했어, 장난이었다고, 실수였다고. 그때 유희씨한테도 엄청 사과했지. 난 도희가 너한테 말할 줄 알았는데.”

  “도희는…… 됐다, 그 이야기는 하지 말자.”

  도희가 준을 좋아해서 거짓말을 했다고, 소임은 차마 그 이야기까지는 할 수 없었다. 도희에 대한 마지막 배려랄까.

  “네가 내 말을 들으려고도 하지 않았잖아.”

  준이 조금 더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뭐라고?”

  “모두 오해라고, 말하려고 했는데. 네가 나를 자꾸 피하고, 내 말은 들으려고도 하지 않고, 나를 전부 차단시켰지. 그리고 새로운 애인이 생겼다고 말했어, 내게.”

  소임과 준은 그렇게 오해가 조금씩 풀리는 듯 했다. 그리고 그렇게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면, 더 많은 오해를 풀고 서로를 많이, 이해할 수 있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렇게는 될 수 없었다.

  마침 그때, 소임의 핸드폰이 울렸으니까.

  “받아봐. 너의 새로운 애인인 모양이니까.”

  준의 말투는 다시, 조금, 냉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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