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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조선 귀변사
작가 : 내가너를
작품등록일 : 2017.7.7

조선땅을 어지럽히는 요귀들을 없애기 위해
사도세자가 죽지도 않고 나섰다.
뒤주를 벗어난 몽한이여, 도깨비 방망이를 휘두르라!

 
까마귀산
작성일 : 17-07-07 13:17     조회 : 225     추천 : 1     분량 : 3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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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몽한은 도깨비를 만남으로 여정의 본격적인 첫 발을 떼었다. 용기백배하던 기분도 잠시, 앞으로 만날 해괴한 것들이 어느 정도일지는 몰라도 앞으로도 이렇게 수월하기만 할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우골이 남겨주고 간 정체모를 방망이를 간직한 채······.

 

 사실 광교산에서 광목대사와 머물면서 기대했던 것 중에 하나가 근사한 무기라도 얻는것이었다. 장차 요괴니 귀신이니 하는 것들과 만나야 하고 그것들과 싸울 일도 생길 수 있는데 자신을 보호할 무기 하나쯤은 주리라 생각했건만 광목은 빈손으로 몽한을 내보냈다.

 

 ‘맨 손으로 싸우라는 건지......’

 

 세자 시절부터 학문보다 무예를 좋아해 단련하기를 기꺼이 했던 몽한인지라 체력이나 무술에서 일반인의 것을 훨씬 뛰어넘기는 했다. 하지만 앞으로 만날 것들은 예사것이 아니지 않은가?

 

 도움이 될 거라고 우골이 말하기는 했어도 방망이는 당장에 보기에는 딱히 쓸모 있어 보이지는 않은데다 무게도 제법 나갔다. 그렇다고 버리는 것도 마땅찮으니 봇짐에 넣고 현재의 경기도 오산으로 향했다.

 

 도깨비를 눈으로 확인하고야 나니 만사가 의심스러워 도중에 푸줏간 장씨에게 다시 가서 이야기를 들었지만 별반 특별한 것은 없었다. 김대감이라는 작자가 그냥 고기 좋아하는 양반이면 어쩌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마침 지나오는 길에 한 남정네가 길에 앉아 있어 가까이 다가가니 무척이나 메마르고 행색이 초췌했다. 기이하게 생각한 몽한이 말을 걸었다.

 

 "이보시오. 나는 오산으로 향하는 나그네요만 이 길이 맞소?"

 

 남정네는 힘겹게 고개를 들어 몽한을 쳐다봤다. 눈빛조차 어려움이 묻어났다.

 

 "내가 오산 사람인데 그쪽에서 오는 길이니 맞게 가고 있구려. 헌데 오산은 무슨 일로 가는거요?"

 

 어떻게 말을 해야 하나 고민이 들었지만 오산 사람이라니 사전에 정보라도 얻을까해서 솔직히 말하기로 했다.

 

 "그곳 김대감에게 볼 일이 있어 갑니다."

 

 몽한은 순간적으로 남정네의 떨리는 눈빛을 봤다. 자신도 아는지 감추려 고개를 숙였다.

 

 "그럼 어서 가시오. 나도 이만 가야겠소."

 

 말을 피하려 한다는 눈치를 챈 몽한은 짐짓 다른 말로 대화를 이으려 했다.

 

 "댁은 어디를 가는 길이시오?"

 

 "가족이 온통 굶주려 더는 버틸 수가... 없어 그나마 기력이 남은... 내가 한양에 있는 구휼소를... 찾아가는 길이오."

 

 그리 긴 말이 아님에도 남정네는 한숨 반, 탄식 반이었다.

 

 "아니, 한양까지라면 먼 길 아니오? 그 고을에는 구휼미를 내어줄 양반이 없답니까?"

 

 멀쩡한 사람이라도 오산에서 한양까지 이틀은 족히 걸어야 갈 수 있는데 저 꼴을 해서는 도착은커녕 도중에 쓰러질 것 같았다.

 

 남정네는 모든 것을 포기한 듯한 자조 섞인 웃음으로 답했다.

 

 "어떤 사이인지는 몰라도 김대감님 보거든 좀 그래 달라 해주시구려."

 

 몽한은 이때다 싶었다.

 

 "나도 일면식은 없소. 사실 그에 대해 조사 할 것이 있어 가는 것이니 걱정 말고 아는 것이 있으면 소상히 말해보시오."

 

 남정네는 먼 산을 바라보며 길게 숨을 쉬고 답을 했다.

 

 "김대감이 오산에 터를 잡은 지야 오래 되었지요. 조정 무슨 관직에 있었다는데 우리 같은 것들이 그것까지 알리야 있소? 그저 자연스레 대감이라 불렀으니 대감인줄 알고 살았지."

 

 오히려 담담한 말투에서 강한 체념이 느껴졌다.

 

 "본래는 덕도 많고 고을민 돕기를 즐거워하시는 분이었소. 나도 제법 도움 받았었지. 헌데 그런 김대감님이 이상해진 게 한 2년전 부터였소."

 

 "무엇이 이상해졌다는 말이오?"

 

 "육식을 물마시듯 하여 고을에 남아나는 고기가 한줌도 없게 되니 우리를 시켜 인근 산을 뒤져서라도 토끼며 멧돼지며 잡아오게 했소. 우리야 그간 도움 받은 것도 있거니와 여간 닥달을 해야지. 고기가 모자르면 아주 난리가 났다오."

 

 "헌데 짐승이라는 것도 때가 돼야 다시 차는 것 아니겠소? 하루가 멀다 하고 잡아대니 씨가 말라 더 잡을게 없으니...... 어이구, 원...."

 

 "왜요? 더 이야기를 해보시오."

 

 "나도 믿기 힘들지만... 사람까지 잡아먹는다는 소문이 돌고 있소."

 

 "김대감이요?"

 

 몽한은 눈이 휘둥그레 졌다.

 

 "내가 딱 한번 고을에서 푸줏간 하던 김가랑 빈손으로 간적이 있거든. 그날 밤 김대감의 눈빛을 잊을 수가 없소. 사람같지 않았어."

 

 남정네는 한숨을 다시 한번 내쉬었다.

 

 "나는 먼저 빠져나와 집으로 갔지만 그 후로 김가는 볼 수가 없었지. 김대감댁에서는 멀쩡히 걸어 나갔다는데 사람은 사라졌어. 아무도 몰라 어떻게 된 건지......

 여튼 마을에 고기 잡는 기술가진 유일한 이가 없어졌으니 매번 수원까지 가서 도살해 온다고 합디다."

 

 그 후로도 몇 마디가 더 오갔고 몽한은 마저 남은 길을 갔다. 짐작이되 사람도 헤칠 수 있는 요괴라니 보통이 아니었다.

 

 수원에서 오산까지 까득 50리 길이었으니 아침에 출발하여 해가 져서 어둑해졌을 때가 오산에 도착했다. 본디 수원군에 속했으나 둘이 거리차가 꽤 있고 옛부터 까마귀가 많다 하여 편히 오산(烏山)으로 불렀다.

 

 고을의 사연을 알아서인지 벌써 마을 초입부터 까악 대는 까마귀 소리가 몽한에게 섬뜩하게 들렸다.

 

 ‘마을에 생기는 없고 까마귀 소리만 가득하니 정녕 오산이라 불릴 만 하구나.’

 

 마을로 들어가 보니 집집마다 불 하나 켜진 집이 없고 인적도 없어 수상히 여기는데 한 무리의 사람들이 횃불을 들고 나타났다. 손에는 저마다 망태기를 들고 있었는데 몽한을 알아본 이들은 하나같이 피로한 눈으로 물었다.

 

 "여기 분 같지 않은데 누구십니까?"

 

 "그저 떠돌아 다니는 나그네올시다. 하룻밤 묵어갈 집을 찾고 있는중이오."

 

 몽한의 말을 들은 마을주민들은 수군대기 시작했다. 이윽고 한명이 나서서 말하니

 

 "다들 너무 형편이 너무 어려우니 여기서 신세질만한 곳이라면 김대감님 댁 밖에는 없습니다. 거기로 안내해드릴까요?"

 

 주민들의 눈빛은 떨려 보이고 말을 건넨이 외에는 마주치지 않으려 했다. 김대감이라는 자를 어차피 만나봐야 하겠지만 이렇게 티나게 만나고 싶지는 않았는데······.

 

 "재빨리 오지 않고 여기서 뭣들 하는 게냐!"

 

 몽한이 주저하는 사이 사람들 뒤로 벼락같은 호통이 들렸다. 가뜩이나 힘없는 사람들이 움츠리며 좌우로 물리니 고함의 주인공이 등장했다.

 

 "외...외지인이... 말을 걸어.. 잠시 이야기..중이었습니다."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한 주민이 급히 둘러댔다.

 

 ‘내가 언제 말 걸었냐, 니들이 걸었지-’

 

 물어난 사이로 육십갑자(60세)는 되어 보이는 작은 남자가 아주 큰 관을 쓰고 척척 걸어왔다. 큰 관이 작아 보일 정도로 엄청나게 거대한 얼굴은 불에 달아오른 듯 시뻘개질 정도로 화가 나 있었다.

 

 "그게 누구란 말이냐!"

 

 되게 소리 지르네... 주민중 한명이 몽한을 가리키며 말했다.

 

 "하루... 묵을곳을 찾고 있길래 저희가... 대감님 댁으로 안내하려 했습니다."

 

 저 키 작고 머리 큰 놈이 김대감이구나. 헛다리 집으면 어쩌나 했는데 척봐도 요괴스런 놈이군.

 

 "사냥이 변변치 않아 핑계 대는 건 아니겠지?"

 

 주민들을 번뜩이며 다그치던 김대감이 몽한에게로 다가왔다.

 

 "넌 어디서 온 누구냐?"

 

 "팔도를 떠돌아 다니는 이몽한이라고 합니다. 잠시 쉬어갈 곳이 있나 해서 사람들에게 묻던 중이었습니다."

 

 가까이서 보니 더 거대해 보이는 머리로 김대감은 갑자기 표정을 풀고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워낙 작은 마을이라 변변한 곳이 없으니 우리 집으로 가는게 좋겠소."

 

 그리곤 사람들을 향해 소리쳤다.

 

 "모처럼 손님이 오셨으니 오늘 사냥은 여기까지다. 앞으로 서너일은 안 해도 될듯하니 잡은것들을 내어놓고 물러가거라."

 

 그렇게 김대감이 앞장서고 그 뒤를 몽한과 몇 명 주민들이 따르며 큰 기와집 앞에 이르렀다. 김대감은 갈수록 표정이 좋아지며 이젠 아까와 딴판의 사람 같았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두려움에 찬 듯 아무런 말없이 걷기만 했다.

 

 "여기가 우리집이오. 들어오시오 이서생."

 

 서생은 원래 유학을 공부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었으니 양반으로 보이는 자는 대게 서생으로 불렀다.

 

 엉겁결에 바로 김대감을 찾고 그 집까지 오게 되었으나 몽한은 여전히 아는 것이 별로 없으니 여간 떨떠름한 것이 아니었다.

 게다가 유달리 까마귀도 많아 앉은 집이었고 기분 나쁘게 까악 대는 소리가 사방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요괴가 분명하다’

 

 몽한은 내키지 않는 발걸음으로 안으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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