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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조선 귀변사
작가 : 내가너를
작품등록일 : 2017.7.7

조선땅을 어지럽히는 요귀들을 없애기 위해
사도세자가 죽지도 않고 나섰다.
뒤주를 벗어난 몽한이여, 도깨비 방망이를 휘두르라!

 
도깨비 홀린 듯이
작성일 : 17-07-07 13:17     조회 : 42     추천 : 1     분량 : 3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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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골’ 은 소의 머리란 뜻인데 그것이 방망이와 관련이 있다면 아마도 그 방망이는 평소 백정들이 소를 때려잡던 방망이일 것이다!!!

 

 ‘도깨비에 홀린 듯’ 이라는 말을 다시금 떠올리며 몽한은 아예 밖으로 나갔다. 어서 찾아야 하니 차라리 날이 밝은것이 잘됐다 싶었던 것이다.

 

 몽한은 자신의 추리를 증명하기 위해 길을 걷다 만난 첫 남자에게 말을 걸었다. 빈 지게를 지고 가는 것을 보니 아침을 하고 나무를 하러 가는 것 같다.

 

 "이보시오. 혹시 이 마을에 푸줏간이 있소?"

 

 농부는 가던 길을 멈추고 몽한을 봤다. 행색이 양반 같기는 한데 여느 양반들처럼 대뜸 반말이 아닌 나름 공손함을 갖추고 물어보니 친절히도 알려준다.

 

 "저기 나 오던 길을 따라가면 초가가 3집 나오고 다시 더 가면 2집이 나옵니다. 그 중 더 큰집이 푸줏간 장씨네니 그리 가서 용무 보시면 됩니다."

 

 어제 내린 비로 아직 질퍽한 길을 걸으니 정말 초가 3집이 나오고 조금 더 가니 2집이 또 나왔다.

 두 집 앞에 서니 굳이 비교를 안 해도 어디가 푸줏간인지 알 수 있게 한 사내가 소 한 마리를 끌고 안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이보시오. 당신이 푸줏간 장씨요?"

 

 아까와 마찬가지로 몽한은 너무 무례하지도, 너무 겸손하지도 않게끔 물었다. 하지만 반응은 아까와는 달리 퉁명스러웠다.

 

 "이제 잡으려 하니 좀 기다리시오. 보채지 말고."

 

 자신을 진즉에 도축을 부탁한 집에서 보낸 이로 여기는 것 같다.

 

 "아니, 그것이 아니라 나는 이몽한이라는 사람이오. 좀 묻고 싶은 게 있어 왔소."

 

 "뭣 땜에 그러시오?"

 

 "혹시 여기서 소를 잡을 때 쓰는 몽둥이 좀 내 볼 수 있소?"

 

 장씨는 툭 말을 내던졌다.

 

 "거야 어렵지 않소만 남의 물건을 왜 보자고 하는거요?"

 

 "사정이 있어 그러니 잠시 보여주기만 하면 되오."

 

 "안 그래도 이놈을 잡으려하니 잘됐구려. 들어와서 보면 되겠네."

 

 말하는 뽄세며, 양반에게 도살하는 꼴을 보라하는둥 상놈중의 상놈답게 하는 말마다 삐딱하나 몽한이 꾸짖을 처지는 못 된다.

 

 장씨는 안으로 들어가 소머리를 고정 시키고 단박에 때려죽일 몽둥이를 찾아 몽한에게 내밀었다.

 

 "이거요. 됐소?"

 

 소나무로 만들어진 몽둥이는 두자(60cm) 정도의 길이에 끝이 뭉퉁하니 손잡이로 올수록 얇아져 여느 몽둥이에 비해 특별하게 생기지는 않았다. 다만 소머리를 부수는 용도답게 아주 단단해 보였다.

 

 "혹시 이것의 내력 좀 알려 줄 수 있소?"

 

 고작 소나무 몽둥이의 내력을 알려달라는 자신의 질문이 우스울 법도 하겠다 생각한 몽한이었으나 장씨는 의외로 순순히 털어 놓았다.

 

 "이깟 몽둥이에 내력은 무슨- 칼이 무디고 약했던 예전에야 몽둥이로 잡았다지만 요즘에 누가 몽둥이로 잡겠소. 헌데 공교롭게도 내 소잡는 칼이 어제 뚝 하고 부러져 이놈 잡는 것을 하루 미뤘어야 했는데 이 몽둥이가 마침 여기 있지 않겠소."

 

 "계속 말해보시오."

 

 장씨는 말을 이었고 몽한은 일이 풀려 감을 느꼈다.

 

 "원래 내 것이 아닌데 갑자기 있던 것을 나도 이상해했지만 성질 더러운 김 대감댁 주문이 늦어지면 불호령이 떨어지니 이거로라도 잡아야겠다 했소."

 

 몽한은 말을 듣고는 안도하며 꾀를 내었다.

 

 "보아하니 이것이 내가 잃어버린 물건이 맞는 듯하오. 내가 시간은 많으니 소를 잡고 되돌려 주구려."

 

 "알았수다."

 

 사실 딱히 증거도 없지만 그래도 양반으로 보이는 자가 하는 말이라 장씨는 별 저항 없이 내주기로 하였다.

 

 맞던 틀리던 일단 저거라도 가져가면 될 듯 싶어 몽한은 내심 흐뭇했다. 그렇게 소 잡는 동안 기다리기로 하고 밖에서 담뱃대를 무니 고통스런 소 울음소리가 계속 들려왔다. 아마도 한방에 못 때려잡고 여러번 내리치는 중인 것 같다.

 

 잠시 뒤 장씨가 나와 자신에게 묻은 피를 닦아내고 몽한 옆에서 담뱃대를 물었다.

 

 "어휴, 간만에 몽둥이로 잡으려니 숨 끊기가 더 힘드네."

 

 "그렇게, 금수라고 해도 참 못할 짓이겠소."

 

 "소는 늘 잡던 것이 그나마 낫지요. 온갖 짐승들을 다 가지고와 죽여 내오라고 하니 참."

 

 "누가요? 그 김대감이라는 사람 말이요?"

 

 장씨는 뻐끔 연기를 품으며 살짝 부르르 떨었다. 아무리 도살에 익숙한 그라도 매번 감정이 없을 리는 없다.

 

 "전에는 호랑이를 잡아와 깜짝 놀랐지 뭐요. 한 주가 멀다하고 일거리를 주니 굶어 죽을 일은 없어 좋다만."

 

 가만히 이야기를 듣던 몽한은 무언가 심상찮음을 느꼈다.

 

 "몽둥이 여기 있소. 이제 큰일은 치렀으니 용무는 다 봤소."

 

 장씨가 피를 닦고 몽둥이를 내밀었다.

 

 "오산에 있는 김 대감댁까지 또 가야하니 시간이 급했건만 이것 아니었으면 내 아주 경을 치를 뻔 했소. 조금이라도 늦으면 생난리가 나거든."

 

 오산이건 수원이건 모두 수원도호부 내에 있는는 구역이지만 거리상으로는 상당했다. 오산에도 푸줏간 하나쯤 없을 리가 만무한데 굳이 수원에까지 와서 도살을 시킨다. 그것도 매 주...?

 

 김대감의 이야기가 더 궁금했으나 몽한은 돌아가 잠을 좀 자고 싶었다.

 

 "돌려주니 고맙소. 헌데 나중에 그 김대감 이야기 좀 해 줄 수 있소?"

 

 "뭐, 어렵겠소. 나중에 또 들르시오."

 

 자기 집인냥 빈 집에 돌아온 몽한은 이제 능숙하게 방에 자리를 잡고 한 잠 늘어지게 잤다.

 

 이윽고 밤이 되니 우골이 도깨비불 모양으로 찾아왔다.

 

 "방망이는 찾았소?"

 

 "안 그래도 기다리고 있었소."

 

 몽한은 의기양양하게 몽둥이를 내밀었다.

 

 "우-하!"

 

 몽둥이를 본 우골은 괴상한 비명을 지르며 좋아했다. 풀쩍 제비를 넘어 인간의 형상으로 변했다. 다행히도 이 몽둥이가 맞나보다.

 

 "사실 어제는 당신을 처음 만나 솔직하지 못했지만 내가 이몽한이라는 사람이오."

 

 허나 이제 와서 우골에게 이몽한이 누구인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고 몽둥이를 찾은 것이 그저 기쁜 듯 했다.

 

 "우하. 방망이를 찾았다."

 

 애처럼 기뻐하는 우골을 보니 절로 그도 기뻤으나 이제 슬슬 갔으면 했다. 또 소중한 밤 시간을 후딱 보내기는 싫었으니.

 

 "이제 당신 물건을 찾았으니 나는 들어가 보겠소."

 

 "어- 잠깐."

 

 작별 인사를 하려는 몽한을 도깨비가 붙잡았다.

 

 "내가 분명 사례한다고 했다."

 

 ‘아...그렇지...’

 

 "이 방망이 너 가져라."

 

 우골이 한 말은 정말 뜻밖이었다. 놀라 몽한은 되물었다.

 

 "아니, 이것이 있어야 해가 뜰 때 둔갑을 할 것 아니오? 그리고 다시 줄 거면 뭣하러 찾아 달라고 한거요?"

 

 우골은 우둔한 머리로 긴 말을 하려하니 뜸을 들였다.

 

 "이것.... 내 것이 아니다. 나는 소뼈로 둔갑한다. 그러니 이 방망이 네게 주겠다."

 

 우골이라는 이름이 그냥 말 그대로 소뼈였구나...자신의 근사한 추리가 틀려 멋쩍은 와중에 주는 대로 받아야 하나 고민이 들었다. 아마 저 치는 도로 왜 주냐는 두 번째 질문에는 답할 머리도 못되는 듯하다.

 

 "이것... 분명 네게 도움 된다. 받아라."

 

 우골은 몽한이 답을 채 하기도 전에 다시 도깨비불로 변했다. 칼도 아니고 별로 쓸모는 없어 보이나 일단 주는 것이니 몽한은 땅에 떨어진 몽둥이를 주워들었다.

 

 "그럼...난 이만 간다."

 

 도깨비불은 휙 하고 어젯밤과는 같은 방향으로 날아갔다. 몽한은 어안이 벙벙했으나 방으로 들어와 몽둥이를 곁에 두었다.

 

 ‘어쨌든 첫 번째 일을 무사히 마쳤구나’

 

 매번 이 정도라면 조선 팔도의 한을 풀어주는 과업도 쉽게 마칠 수 있을 듯해 기분이 좋아졌고 어서 다음 행선지를 잡고 싶었다.

 

 ‘아무래도 수상해-내일 날이 밝는 대로 장씨를 찾아가 그 김대감에 대해 소상히 물어야겠다.’

 

 그렇게 눈을 감으려는데 밖에서 벌써 새벽 첫닭이 울었다.

 

 이런 젠장, 또 도깨비에 홀려 밤이 지나가 버렸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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