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판타지/SF
행성, 지구에관한 리포트
작가 : 사이길
작품등록일 : 2017.5.31

타락한 인간들 위에 군림하여 인간들을 더욱 사악하게 만든 우주의 지배자 더블라스와 그에 맞서는 주시자들, 그리고 주시자 달령의 양 아들 인우가 겪게 되는 파란만장한 모험과 전쟁

 
12
작성일 : 17-07-04 11:38     조회 : 350     추천 : 0     분량 : 4141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참, 내 이름은 초롱이야.

  -초롱이?

  -응. 눈이 초롱거린다며 그렇게 지어줬어. 난 내키지 않았지만 어디 내 말을 들어야 물어보기라도 하지. 어서 따라오기나 해. 그리구 이곳은 축축하고 음침해서 날아다니는 바퀴벌레들이 많으니까 놀랄 것은 없어. 난 그게 더 맛있는데 넌 아마 아닐 거야.

  동굴 안으로 인우가 들어서자 고양이가 절룩거리며 곁으로 다가와 눈을 껌뻑이며 말했다. 인우는 그제야 고양이가 초롱이로 불리게 된 것을 알게 되었다. 말 그대로 초롱이의 눈은 너무 맑고 투명한 것이 그 안에서 반짝이는 빛이 솟는 것처럼 보였다. 마치 하늘에 박혀 있는 별빛 두 개가 고양이 얼굴에 내려와 박힌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어? 얼굴이 많이 부었구나?

  인우가 들고 있던 작은 호롱을 초롱이가 인우의 얼굴 가까이로 들어 올리며 눈을 찡그렸다.

  -너 이거 경호가 그랬니? 말 해 뭐하겠니? 그 애가 아니면 네 얼굴을 이 지경으로 만들 사람은 없어.

  -아, 아니야. 이건 내가 잘못해서… 나 때문에 이렇게 된 거야.

  -뭐? 너 때문에? 이런… 어서 따라오기나 해. 다행이야. 난 나만 이런 모습일 거라구 생각했거든. 네가 있어서 좀 위로가 됐어. 조금만 더 가면 될 거야. 이쯤 어디에… 맞아 저기야. 이곳부턴 조심해. 만약 발자국 소리를 들키게 되면 쿠발이 나타날 수도 있어.

 -쿠발? 쿠발이 뭐야?

 

 -나도 가끔 본 적이 있는데 악어이빨처럼 무시무시한 주둥이를 갖고 있는 녀석이야. 이곳에선 날아다니는 무법자로 통하고 있어. 뼈까지 씹어 먹을 정도로 굶주림에 시달리는 잔인한 괴물이야. 그런데 한 가지 약점이 있는데…

 -약점? 그, 그게 먼데?

 -앞이 잘 안 보이는 단점이 있지. 그 대신 후각이 매우 발달해서 냄새로 먹이를 사냥한다구. 특이하게도 주먹송충이를 보면 줄행랑을 치는 희한한 녀석이야.

 -주먹송충이?

 -어. 주먹송충이. 그거 본 적 있니?

 -아니.

 -송충이 중에 어른 주먹만 한 크기로 크고 단단하게 생긴 녀석이 있는데 그 녀석이 죽은 시체를 말끔하게 먹어치우거든. 생긴 모양도 주먹을 쥔 것처럼 생겼다 해서 주먹송충이로 불렸나봐. 그 녀석이 날개를 푸드덕거리면 몸에서 우글거리며 기생하던 온갖 해로운 벌레들이 한꺼번에 떨어진다는 거야. 아주 고약한 골칫덩어리들이야. 쿠발이 두려워할 정도라면 그걸 만나지 않기를 기도해야 해.

 -기도… 알겠어.

  인우는 초롱이의 말에 사방을 두리번거리며 조금씩 발을 내디뎠다. 인우가 기괴하게 생긴 고양이를 따라 음습한 굴을 더듬어 걸어가자 먼발치에서 한 줄기 빛이 희미하게 들어오는 게 보였다.

  -다행이야. 오늘은 쿠발이 나타나지 않았어. 역시 넌 내게 행운을 가져다주는 게 맞았어.

  -…

  -이곳이 나비런이야.

  -나비런?

  -응. 우리가 걸어왔던 곳을 보렴.

  초롱이가 동굴처럼 생긴 곳을 돌아보자 인우도 몸을 돌이켜 호롱을 들고 힘겹게 빠져나왔던 동굴을 쳐다보았다. 그런데 인우는 자신이 빠져나왔던 동굴을 쳐다보면서 눈을 의심하고 말았다. 동굴이라고 생각하고 빠져나왔던 곳은 어두운 빛에 둘러싸여 무엇인지 설명할 길이 없는 형체를 하고 있었다. 말하자면 그동안 흔히 보았다거나 경험할 수 있는 형태의 것이 아니었고 그나마 비슷한 것이라고는 강둑에서 볼 수 있는 안개를 굵은 소금에 뭉쳐놓았다거나 치솟는 연기를 강한 힘으로 압축시켜서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굴뚝에 쑤셔 박은 것처럼 설명할 길이 없는 형태를 띠고 있었다. 살아있는 투명한 작은 유리 상자가 커다란 유리 상자를 연거푸 토해내며 꿈틀거리는 기묘한 모습이 금방 빠져나온 동굴의 모습이었다. 허공에 매달린 것처럼, 발을 디뎌야 할 바닥이 보이지 않았고 살아있는 아메바처럼 현란하게 몸을 움직이면서 종잡을 수 없는 형태로 자꾸 변형시키고 있었다. 하지만 인우가 걸어 나왔던 입구는 어느 순간 검붉은 화염에 잠기며 눈앞에서 서서히 사라지고 말았다.

  -어떻게 된 거니?

  인우는 길을 잃은 어린아이처럼 불안한 눈빛을 들어 초롱이를 쳐다보았다.

  -염려 마. 곧 걱정과 근심이 부질없다는 걸 깨닫게 될 거야. 따라와. 배고파.

  초롱이는 두려움에 싸여 있던 인우를 쳐다보며 씽긋 웃고 뒤뚱거리며 다시 앞서 걸었다.

  길고 음습한 동굴에서 빠져나오자 세상이 온통 희뿌연 모래먼지 같은 것으로 뒤덮인 곳이 나타났다. 그곳에서 빛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마치 빛이 모래먼지 같은 것으로 가려져서 볼 수 없는 곳 같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어두워서 앞을 분간하지 못하는 곳은 아니었다.

  -못 보던 아이인 걸?

  인우가 초롱이와 함께 터널을 벗어나서 걸으려 하자 온몸이 가시로 덮여있는 나무가 가지를 요란하게 흔들며 초롱이와 인우를 막아세웠다. 가지를 흔들 때마다 마치 신호라도 주고받는 것처럼 먼 언덕너머로 시뻘건 번개가 하늘에서 땅으로 요란한 굉음을 내면서 내려 꽂혔다.

  -아, 바루님! 안녕.

  -너 말고. 그 곁에 있는 꼬마 묻는 거야!

  -아! 이 친구는 인우라고 해요. 뭐해? 바루님께 인사 해야지!

  인우는 얼떨결에 초롱이가 고개를 흔들면서 쳐다보자 가지를 요란하게 흔들고 위협하는 나무를 향해 고개를 숙여서 인사를 해보였다. 그러자 주변에 있던 갖가지 나무들이 일제히 나뭇가지를 요란하게 흔들면서 소란을 피웠다. 바람소리와 조잘거리는 소리가 일제히 터지듯 울려 퍼진 것이다.

  -예의가 없어 보이는 군. 어떻게 된 일로 또 나타난 거지?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한 거야?

  -아니에요. 이 친구에게 루퍼 할아버지를 꼭 소개시켜줘야 했어요.

  -어째서?

  -그, 그건…

  초롱이가 가시나무의 말에 갑자기 말문이 막혔는지 제대로 대꾸하지 못했다. 그러자 가시나무가 뒤를 돌아보면서 다른 나무들을 향해 깔깔거리며 요란하게 웃어보였다. 주변이 온통 초롱이를 비웃는 웃음으로 가득 차자 초롱이가 몹시 당황한 듯 눈가에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혔다.

  -내가 뭐랬어? 내 말이 맞지? 이제껏 내 예상은 빗나간 적이 없었지. 게다가 오늘은 보라구! 저 아이는 또 뭐지? 인간이잖아? 감히 인간을 이곳에? 하하하, 이곳에 인간이라니… 이걸 도대체 어떻게 설명하면 되지?

  -그, 그게 아니에요. 뭔가 오해를 하신 거예요.

  -내가 너 같은 거짓말쟁이 도둑들을 몰라볼 것 같아서 오해? 어물쩍 넘어가려는 생각을 한다면 그거는 아주 잘 못 된 생각이었다고 말을 하는 게 현명했어.

  초롱이는 가시나무가 단단히 꾸짖고 있는 대도 가시나무 앞에서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안절부절못하는 인우를 돌아보며 씽긋 웃어보였다.

  -신경 쓰지 마. 나도 처음엔 너처럼 잔뜩 긴장을 하고 겁을 집어먹었어. 그런데 바루는 우리 말귀를 제대로 알아듣지 못한다는 걸 알게 됐어. 지금 한창 말을 배우는 중이거든. 들어봐. 가시나무는 자기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면서 저렇게 으스대며 말하고 있잖니? 다른 나무들 앞에서 우쭐대고 화를 내야만 자기가 자랑스럽게 보인다고 생각하는 꼴이라니…

  초롱이가 인우를 돌아보며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듯 말하자 가시나무가 더욱 소리를 높이며 호통을 쳤다.

  -나를 무시하는 걸 거야! 감히 날 욕보이는 건 태양을 감추려는 것과 같은 짓이지! 내가 이렇게 위험한 존재라는 걸 꼭 보여 줘야 알아먹지?

  -아, 아니에요. 그럴 리가요. 그냥 지나가게 해 주세요. 바루님을 존경합니다.

  -뭐? 이, 이거야 원 참! 이럴 때는 내가 길을 터 주어야 하는가? 난처한데? 그, 그런데 너 지금 내게 존… 그러니까 지금 뭐라 그랬지?

  -아! 존경한다는 말이 궁금했군요?

  -그, 그래. 난 그 말이 궁금해. 네가 도둑이었다는 것과 우릴 모두 속였다는 걸 아직도 괘씸하게 생각하거든? 그런데 또 내가 모르는 단어를 사용하면서 날 괴롭힐 작정이잖아? 그렇지? 내게 말을 가르쳐 준다고 해놓고 넌 네 욕심만 부렸다는 걸 인정하지도 않았어.

  -천만에요. 그 말은 당신을 가장 높여드리고 받든다는 거였어요. 그리고 당신께 말을 가르쳐줘야 했지만, 그동안 아팠어요. 움직일 수가 없었다구요.

  -뭐야? 아… 그러고 보니 네 몸이 왜 그렇지? 이상한 옷을 입은 거야?

  -이제야 알아보시는 군요. 사정을 말하면 복잡해요. 이런 몸이 된 건 나중에 말할게요. 오늘은 그냥 지나가게 해주세요. 이젠 오래 걷지도 못하게 되었다구요.

  -음… 그게 무슨 말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좋아. 오늘은 그냥 지나게 해주지. 내가 가지고 있는 너그러움을 보여주지.

  가시나무는 마치 초롱이와 인우에게 호의를 베푸는 것처럼 말하고서 길을 막느라 요란하게 뻗쳐놓았던 가지를 들어올렸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34 34 2017 / 7 / 31 360 0 5168   
33 33 2017 / 7 / 31 345 0 4604   
32 32 2017 / 7 / 31 342 0 4295   
31 31 2017 / 7 / 30 363 0 4613   
30 30 2017 / 7 / 30 347 0 4436   
29 29 2017 / 7 / 30 375 0 4488   
28 28 2017 / 7 / 28 365 0 4438   
27 27 2017 / 7 / 28 343 0 4545   
26 26 2017 / 7 / 26 330 0 4245   
25 25 2017 / 7 / 26 347 0 4541   
24 24 2017 / 7 / 25 340 0 4278   
23 23 2017 / 7 / 20 352 0 4239   
22 22 2017 / 7 / 18 357 0 4225   
21 21 2017 / 7 / 17 363 0 4434   
20 20 2017 / 7 / 16 350 0 4220   
19 19 2017 / 7 / 12 344 0 4366   
18 18 2017 / 7 / 11 336 0 4431   
17 17 2017 / 7 / 10 349 0 4341   
16 16 2017 / 7 / 9 370 0 4141   
15 15 2017 / 7 / 7 329 0 4239   
14 14 2017 / 7 / 6 342 0 4125   
13 13 2017 / 7 / 5 348 0 4192   
12 12 2017 / 7 / 4 351 0 4141   
11 11 2017 / 7 / 3 376 0 4281   
10 10 2017 / 7 / 2 361 0 4554   
9 9 2017 / 7 / 1 344 0 4359   
8 8 2017 / 6 / 28 343 0 4409   
7 7 2017 / 6 / 26 369 0 4802   
6 6 2017 / 6 / 20 361 0 4794   
5 5 2017 / 6 / 18 360 0 5144   
 1  2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