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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운명을 삼키다
작가 : 우경
작품등록일 : 2017.6.23

어느날 머리에서 피를 흘리며 깨어난 아키아.
세상엔 그가 모르는 진실이 숨겨져 있다.
그는 자신에 대해, 세상에 대해 어디까지 알아낼 수 있을까?

 
전사의 무덤(1)
작성일 : 17-07-03 19:03     조회 : 275     추천 : 0     분량 : 4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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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락은 타임라커에서 자신이 무덤에 갇힌 날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해 주었다. 무덤의 위치, 무덤의 입구, 그날의 정황 등등. 이야기는 아델리아를 거치며 구체화됐다. 아델리아는 말락의 이야기를 듣고 그날의 추측들을 진실에 가깝게 좁혔다.

 아델리아는 말했다. 무덤의 입구는 하나 더 있는 게 분명하다고. 말락이 들어간 문은 개구멍일 거라고. 아델리아 다운 말이었다.

 아키아는 말락이 갇힌 무덤을 향해 떠났다. 말락을 데리고 올 동안 하스론은 드와인에 대한 일반적인 정보를 수집하기로 했다.

 말락이 무덤으로 들어간 부근을 수색한 아키아는 무너진 구덩이를 발견했다. 구덩이 주위에는 마법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원기 마법을 담아 가공한 물건의 파편이었다. 파편을 합쳐서 보니, 두발로 서있는 돼지전사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파편조각을 수거하여 가방에 넣은 아키아는 무덤의 진짜 입구를 찾아 움직였다.

 말락이 그려준 밀림의 지도와 무덤의 크기, 모양, 개구멍의 위치를 조합하여 아델리아는 입구가 있을 법한 위치 5곳을 특정 지었다.

 입구는 네 번째 장소에서 발견됐다. 석문은 이끼로 뒤덮이고 덩굴에 의해 가려져 있었다.

 묵직한 무게감을 지닌 석문을 밀고 들어간 아키아는 어둡고 긴 통로와 마주했다. 열었던 문은 저절로 닫히며 통로를 새카만 암흑으로 물들였다.

 낮과 다름없는 밝기로 어둠을 보는 아키아에게 통로에 새겨진 그림들이 눈에 들어왔다. 부분적으로 훼손되어 알아보긴 어려워도 전체적인 줄기를 이해할 순 있었다.

 용과 재난을 피해 도망치는 사람들. 마지막으로 이들이 무덤에 안장되는 모습까지. 통로의 벽화는 무덤에 묻힌 이들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었다.

 문득 아키아는 자신의 고향이라고 할 수 있는 네바론이 생각났다. 정신에너지를 이용해 막혀있던 기억의 문을 연 아키아는 16살부터 지냈던 네바론의 기억을 생생히 떠올렸다.

 지하에서 건축되어 도시를 이룬 네바론은 지금과 같이 어둠에 묻힌 공간들이 많았다. 그 공간마다 존재하는 네바론의 몬스터들은 강하진 않지만, 어둠의 틈을 이용해 소리 없이 사냥하는 암살자들이었다.

 빛으로 비추는 건 불가. 몇몇 어둠의 몬스터들은 빛을 먹고 어둠만 남은 장소에서 사냥을 했다. 이들에게 대항하려면 네바론의 주민들도 어둠을 친구로 삼은 암살자로 거듭나야 했다.

 벽화를 구경하던 아키아가 특별한 능력의 몬스터그룹인 파이푸로스 종의 몬스터 첸가를 발견한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빛을 빨아들이고 어둠을 내뱉는 첸가의 주위에선 새카만 암흑만이 감돌게 된다.

 벽화가 보이지 않아 첸가의 존재를 느낀 아키아는 자연스럽게 신형을 낮췄다. 첸가가 경계심이 들지 않을 속도로.

 시각을 의존을 막는 첸가를 사냥하려면 시각을 제외한 오감을 이용해야 한다.

 바닥에 귀를 댄 아키아는 첸가의 움직임을 들었다. 공기를 통해서 들을 수 없는 소리가 바닥의 돌을 통해 미세하게 흘러나왔다. 코에선 첸가의 특유의 무취향이 맡아졌다. 몸에서 나오는 냄새를 특수한 분비물을 내뿜어 없애는 첸가 특유의 ‘아무런 냄새도 나지 않는 향’이었다. 일정 공간의 냄새를 없애버리기 때문에 익숙해지면 코끝에서 맡아지는 향의 유무로 첸가와의 거리를 판별할 수 있는 것이다.

 대략적으로 위치를 확인한 아키아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속에서 서있는 첸가의 형상을 상상해 보았다. 상상은 어둠을 뚫고 첸가의 모습을 만들었다. 상상으로 만들어진 첸가는 천천히 아키아를 향해 다가왔다.

 상상의 첸가는 아키아의 지척까지 다가와 아키아를 관찰했다. 퇴화되어 자국만 남은 눈자위가 습관적으로 아키아를 향하고, 코를 벌렁거리며 냄새를 맡고, 공기의 흐름에 민감한 털이 바르르 떨리며 아키아의 모습을 뇌리에 담았다.

 상상의 첸가를 똑바로 보며 아키아는 조심스레 일어났다. 관찰하기를 마친 상상 속 첸가는 아키아를 먹기 위해 이빨을 목을 향해 들이밀었다.

 동시에 아키아도 허리춤에 매단 칼을 뽑으며 첸가를 베어갔다. 희미하게 뿜어져 나오는 우윳빛 광채가 첸가에 의해 사그라지다가 다시 밝은 광채를 발했다.

 비상식적인 어둠이 물러가며 허리가 양단되어 쓰러진 첸가의 모습이 보였다.

 상상한 몬스터의 움직임을 실제와 같이 일치시키는 상형목법(想形目法)은 네바론에 있을 당시만 하더라도 꿈도 못 꿀 고난도의 기술이었지만, 정신에너지를 활성화시킨 아키아에게 불가능한 기술은 아니었다.

 ‘첸가가 있으니, 무덤을 지키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거겠지. 힘의 논리와는 상관없이 어둠에 대응하는 법을 모르면 모두 첸가의 먹이가 되니까. 일반적인 전사라면 무덤에 들어가는 걸 끔찍하게 여겼을 수도 있겠군.’

 통로를 조금 더 걷자 아키아의 생각을 뒷받침해주는 해골들이 무더기로 나왔다. 해골 뒤는 단단한 벽으로 가로막혀 있었다.

 ‘이렇게 통로가 끝나진 않을 텐데?’

 아키아는 벽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벽에는 통로 벽과 마찬가지로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무덤에서 나와 용과 싸우는 사람들. 그 중 무덤이 그려져 있는 부분이 유독 눈에 띄었다. 막대기를 꽂아 문을 여는 그림이었다. 막대기가 꽂힌 자리에 실제로 구멍이 뚫려 있었다.

 막대기를 어떻게 찾아야할지 난감한 아키아에게 또 다른 그림이 눈에 들어왔다. 해골 무더기에서 막대기를 찾는 남성의 모습이었다.

 아키아는 무심코 지나친 해골 무더기를 뒤졌다. 해골 무더기 사이에서 온갖 장신구가 다 나왔다. 하지만 막대기로 보이는 물건은 없었다.

 두세 번 더 뒤지다가 나오지 않아 포기할 때쯤 검은색 자루를 가진 칼이 눈에 들어왔다. 칼은 눈에 확 뜨일 법한 명도(名刀)이지만 인식이 안 되는 칼이었다. 아키아도 검은 칼이 발에 걸리지 않았다면 찾지 못했을 것이다.

 칼자루의 굵기는 벽의 구멍과 일치했다. 구멍에 넣었을 때의 모양도 같았다.

 칼을 들고 벽에 다가가자, 그림 속 막대기에서 매듭문양이 떠올랐다. 칼자루에도 매듭문양이 생겼다.

 구멍에 꽂아 쑥 들어간 칼은 돌 벽 안의 기관 장치에 의해 맞물리는 느낌이 났다. 열쇠를 돌리듯이 칼을 돌렸다. 90도로 돌아가던 칼은 그 이상 움직이지 않고 구멍에서 빠져나왔다.

 칼을 뽑고 나서도 기관장치 소리가 들리던 돌 벽은 그르릉 거리는 소리와 함께 무덤의 문을 열어주었다.

 아키아의 눈에 시체처럼 쌓인 해골 전사들이 들어왔다. 해골전사들을 헤치고 지나간 아키아는 무덤 끝에서 명상을 하고 있는 말락을 발견했다.

 “말락? 말락 맞죠? 실제로 보니 반갑군요.”

 

 ***

 

 제제와 제라프는 상회에 도착한 즉시 버튼을 상회의 회주에게 건네고 바쁘게 움직여야 했다.

 “오이모스 부족을 찾아가 그들의 흑명석을 입찰 받는 한편, 동태를 주시하게. 요즘 그곳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간다고 하니, 잘만하면 폐쇄적인 오이모스 부족과 손을 잡을 건수가 생길 수도 있어.”

 회주의 말에 난감하다는 듯이 제제가 말했다.

 “난 빼주면 안될까? 제랄프라면 몰라도 난 이번 임무에서 진을 다 빼서 한숨 푹 자고 싶은데?”

 “그럼 하루 쉬었다가 움직이게.”

 “어······. 그게 아니라, 난 이번 임무에서 제노프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서 다음 임무는 힘들 거 같은데.”

 “제노프를 제라프로 교체해주지. 반나절 후 움직이게.”

 결국에는 오이모스 부족이 있는 밀림까지 가라는 말에 낙담한 제제는 모든 짐을 제라프에게 맡기고 숙소를 향해 터덜거리며 걸었다.

 제제가 나가는 모습을 보던 회주는 제제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제라프에게 말했다.

 “제제를 보살펴 주게. 외로운 아이야.”

 “알겠습니다.”

 

 ***

 

 믿기 힘든 타임라커에서의 일 대신, 거짓말로 말락과 자신의 관계를 끼워 맞추려 했던 아키아는 차마 말락까지 속이지 못했다. 드림월드에 대하여 기억하지 못하는 말락은 허무맹랑한 소리로 치부할 수도 있는 아키아의 말을 진지하게 들어주었다.

 “그러니까 드림라커에서의 경험으로 내가 이곳 무덤에 갇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는 말이야?”

 “네. 그때 당신이 이 휘마렌을 가르쳐주었죠.”

 아키아는 검은 칼에 우윳빛을 어리게 만들었다. 우윳빛은 미동이 없어 보이는 듯싶지만, 자세히 보면 천천히 소용돌이를 그리며 움직이고 있었다.

 “신기하군. 그런 헛소리 같은 말을 하면 의심하는 게 당연한데, 의심이 들지 않아. 휘마렌은 아버지와 나밖에 모르기도 하고. 내 감이 그렇게 말하기도 하고.”

 쉽게 믿어주는 말락을 보며, 아키아는 하스론이 떠올랐다. 하스론이 믿어주지 않아도 진실을 먼저 말해야 했는데······.

 자책은 길어지지 않았다.

 아키아의 정신에너지를 휘감은 검은 칼이 낮은 소성을 뱉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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