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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운명을 삼키다
작가 : 우경
작품등록일 : 2017.6.23

어느날 머리에서 피를 흘리며 깨어난 아키아.
세상엔 그가 모르는 진실이 숨겨져 있다.
그는 자신에 대해, 세상에 대해 어디까지 알아낼 수 있을까?

 
드림월드(3)
작성일 : 17-06-26 17:58     조회 : 278     추천 : 0     분량 : 4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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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로커 15/15 완료]

 

 배운 걸 숙달시키느라 오래 걸렸지, 거미를 닮은 사족 보행 괴물, 표로커를 실제로 사냥한 시간은 하루도 채 되지 않았다. 정작 어려운 건 표로커를 사냥하다보면 툭툭 튀어나오는 광기였다. 브루키와 다루키 몰래 광증을 다스리느라 진땀을 빼야했다.

 어렵사리 사냥을 마친 만족감에 웃을 때 아키아의 뒤에서 날카로운 단검이 옆구리로 파고들었다.

 아이카의 훈련으로 단련된 아키아는 본능적으로 움직여 단검을 피했다.

 “허, 왜?”

 “그냥 한방에 죽으면 서로서로 편했을 텐데. 그걸 왜 피합니까?”

 아키아를 나무라는 내용과는 반대로, 조금 더 가지고 놀 수 있다는 희열이 브루키의 말에서 묻어났다.

 “그게 말이야 방구야? 갑자기 이러는 이유나 대답해.”

 기가 찬 아키아의 표정이 사나워졌다. 내심 서늘한 느낌을 몇 번 받았지만, 느닷없이 공격할 줄이야.

 “별다른 이유가 있을까요? 적당한 스릴을 즐기려는 거지. 사냥의 재미를 느낄 만큼 가르쳤으니까. 거기에 ‘사냥’에는 부가적인 이익도 많고. 잡소리는 이제 그만하죠. 첫 공격을 피한 것도 기특한데. 1분 줄게요. 그 안에 도망쳐 볼래요?”

 빙글빙글 웃은 다루키가 말했다.

 작은 목소리로 하나, 둘, 셋하고 세며 손가락을 접는 다루키를 보다가 아키아는 쌍둥이 일행과 멀어지는 방향으로 다급히 뛰었다. 화가 나고 짜증이 밀려오는 상태와는 반대의 선택이었다. 일단 살아야 나중이라도 복수를 할 테니까.

 형제를 의심을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변경에서의 삶은 험난했으니. 샤크리트의 말 이후로 아키아의 무의식을 지배하던 마법이 깨지며 현재 상황에 대하여 몇 가지 의문에 가득 차 있었다.

 잠을 자면 현실에서 깨어난다는데 나는 왜 그렇지 않은가? 첫 번째 물음이었다.

 저 형제는 아침이 와서 잠에서 깨면 생각을 가다듬는 시간을 꼭 보낸다. 마치 지금 상황에 대해 정리할 필요가 있는 것처럼. 그 행동은 추측하건대 현실과 드림 월드 사이의 괴리감을 줄이기 위한 행동으로 보였다. 몇 가지 관찰을 통해서 쌍둥이 형제는 잠을 잘 때마다 현실과 드림 월드를 오고간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여기서 두 번째 물음이 발생한다. 드림 월드는 시공간이 어떻게 꼬여 있는 거지? 현실의 나의 시간은 정지해 있는데, 저들의 시간은 흘러간다? 내 시간이 흘러가고 있다고 생각할 수는 없다. 저들과 같이 내 시간도 흘러가고 있는 게 맞는다면······.

 잠시 이성이 멈춘다. 생각하기를 멈추었다. 쌍둥이 형제에 대해 집중한다.

 지금까지 브루키와 다루키에게 배웠던 지식과 변경에서 살아왔던 삶이 겹쳐지자 길이 보였다.

 저들을 죽이는 것은 어렵다. 도망치는 것은 더 어렵겠지. 그럼?

 고민하던 아키아는 방향을 정하고 뛰었다.

 어느새 일분이 지났는지 등 뒤로 쌍둥이 형제가 쫒아오는 소리가 들렸다. 자칫하면 놓칠 만큼 소리는 작게 흘러나왔다. 자신을 숲의 깊은 곳을 향해 유인하는 걸 느낀 아키아는 오히려 유인에 이끌린 듯이 숲 안쪽을 향해 방향을 잡았다. 그 길목에 있는 표로커의 둥지를 목표로.

 오랜만의 사냥이라 천천히 즐기려 했던 쌍둥이 형제는 길목에 둥지가 있는 모습을 보고 먼저 공격을 했다.

  원형 모양의 낙인은 시계를 중심에 둔 야수의 모양으로 바뀌었다. 그와 함께 쌍둥이의 팔과 다리는 검은 야수의 손과 발로 탈바꿈됐다.

 아키아를 향해 성큼 뛰어든 다루키는 오른팔을 휘둘렀다. 야수팔로 바뀐 오른손의 손톱이 날카롭게 아키아를 잡아채간다. 아키아는 앞구르기로 다루키의 손을 피하며 녹슨 칼을 휘둘렀다. 칼은 다루키의 손을 긋고 지나갔지만 생채기 하나 남기지 못했다.

 구르던 운동에너지를 이용해 벌떡 일어선 아키아는 둥지를 향해 뛰어갔다. 쌍둥이 형제를 정면으로 상대하고 싶은 충동을 누르고.

 이번엔 브루키가 왼편에서 갈비뼈를 가격했다. 팔뚝을 들어 막았음에도 불구하고 아키아는 3미터를 튕겨져 날아갔다.

 간신히 일어난 아키아는 왼팔이 마비돼 움직이지 못했다. 오른손으로 녹슨 칼을 간신히 들고 둥지 방향으로 뒷걸음질 치던 아키아는 이내 고개를 돌려 다시 전력질주로 둥지를 향해 달려갔다.

 왼팔을 덜렁이며 뛰는 아키아를 보며 브루키는 한숨을 쉬었다.

 “둥지에서 사랑이 꽃피기라도 하냐? 아주 일로정진하고 달려가기만 하네? 간질거리며 반항하는 맛이 안 나잖아.”

 “그러게 내가 멍청해 보이는 애는 하지 말자고 했잖아. 사냥하는 재미가 떨어지잖아. 재미가.”

 설렁설렁 달려가며 이야기를 나누던 쌍둥이 형제는 다루키의 말을 기점으로 빠르게 아키아와의 거리를 좁혔다.

 “후우. 후우.”

 뜀박질을 하던 아키아는 마비가 풀리는 왼팔이 신경을 자극하는 걸 느꼈다. 두뇌를 찌르는 날카로운 감각만큼 아키아의 정신은 예리해진다. 머리 뒤에 눈이 달려있지도 않은데 쌍둥이 형제가 접근해 오는 모습이 느껴진다.

 쌍둥이 형제가 지척에 이르자 아키아는 녹슨 칼을 오른편을 향해 던지고 슬라이딩을 했다. 녹슨 칼이 날아가 떨어진 수풀에서 표로커 한 무리가 나와 쌍둥이 형제를 향해 공격했다. 쌍둥이 형제가 표로커 무리를 부숴버리는데 걸린 시간은 길지 않았지만, 아키아에게는 유용한 시간이었다.

 슬라이딩으로 정면에 보이는 표로커의 다리 사이를 지나간 아키아는 둥지에 들어갈 수 있었다.

 둥지는 개미굴이 하늘로 솟은 모양이었다. 한그루의 나무와 같은 형태를 지닌 둥지는 거미줄로 짜여 있어서인지 구름을 밟는 느낌을 줬다.

 아키아는 거미줄 통로를 따라 깊이 들어가지 않았다. 입구 부근에서 거미줄 벽을 헤쳐 그 사이로 파고들었다. 얼추 몸이 벽 안으로 들어갔을 때쯤 쌍둥이 형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크크. 귀찮아서 빨리 잡으려고 했지, 둥지 안으로 들어왔다고 우리가 못 잡을 줄 알아?”

 쌍둥이 형제가 걸을 때마다 거미줄을 타고 흐르는 진동이 둥지에 퍼졌다. 표로커를 두려워하지 않는 형제는 아키아와 다르게 성큼성큼 걸음을 내딛었다. 쌍둥이 형제의 진동이 아키아의 진동을 덮는다. 아키아를 향해 달려오던 표로커들이 쌍둥이를 느끼고 그들을 향해 달려갔다.

 숨죽인 아키아는 진동으로 느껴지는 표로커와 쌍둥이의 싸움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렸다.

 아키아는 진동이 사라진지 하루가 지나도록 거미줄 벽 사이에 끼어 있었다. 쌍둥이 형제가 포기하고 갔다는 판단이

  들어 나왔을 때는 그로부터 반나절이 더 지난 후였다.

 거미줄 벽을 빠져 나오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진동이 둥지를 울렸지만, 표로커는 단 한 마리도 아키아를 향해 달려오지 않았다. 둥지는 쌍둥이 형제와의 싸움 이후로 표로커가 전부 전멸한 듯 보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보기에는 거미줄 통로가 유난히 깔끔해 보였다. 표로커의 시체들과 벽에 뿌려졌을 체액들이 보이지 않았다.

 아키아는 둥지의 입구를 나서면서 한마디 말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건 또 뭐야?”

 

 ***

 

 제제는 제라프에게 물었다.

 “이 버튼은 뭐하는데 쓰는 물건인지 알아?”

 “몰라. 상회에서 중요한 물건이라고 가져와야 한다고 했으니, 뭔가 있겠지.”

 “바보. 젤루프. 이 간단한 걸 모른단 말이야? 이건 무지개를 만드는데 쓰이는 물건이야.”

 말이 끝나기 무섭게 버튼을 누르려고 하는 제제를 제라프가 말렸다.

 “워워. 뭐하는 거야? 그걸 눌러서 무서운 일이라도 일어나면 어쩌려고 그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아. 봐봐. 우리가 처음 봤을 때의 무지갯빛 광채가 사라졌잖아. 이걸 다시 누르면 무지개가 생기는 게 확실하다니까?”

 “그렇게 간단한 기능을 가진 버튼이었으면 상회에서 가져오라고 하지도 않았겠지. 그러니까 상회 간부들이 보기 전에는 버튼 누를 생각 하지 마.”

 “하지만 난 이미 벌써 눌렀는데?”

 “뭐?”

 급히 고개를 돌려서 보니 제제가 붉은 버튼을 꾹 누른 상태에서 무지갯빛이 나오지 않자 연타로 붉은 버튼을 누르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

 

 말락은 명상을 했다. 무덤에서 빠져나올 방법을 찾지 못한 말락이 의지할 수 있는 곳은 드림 월드뿐이었다. 그 사실을 무의식적으로 느끼고 명상을 한 것이다.

 드림 월드와 현실은 일방통행적인 부분이 있어서 드림 월드에서는 현실의 모든 일들을 기억해도 현실에서는 드림 월드에 대한 일을 기억할 수 없다. 단순히 깊은 꿈을 꾸었다고 생각할 뿐인 현실에서 드림월드에 대해 무의식적인 감을 잡고 명상에 들어간 말락은 초인적인 육감이 깨어있는 상태와 같았다.

 사실 드림월드에 들어왔다고 해서 말락이 특별히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도움을 청할 수 있다면 좋지만, 다른 사람에게 알린다고 해도 무얼 하겠는가? 그들도 꿈에서 깨어나면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기는 매한가지인데.

 요는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바라기 보다는 드림 월드에서 자신의 능력을 성장시키고 현실의 신체에 반영하여, 두꺼운 입구를 깨부수고 나가는 길뿐이었다.

 오이모스 부족에서 불굴의 대전사에 가장 가까운 말락만이 할 수 있는 발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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