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판타지/SF
겨울과 밤의 검사
작가 : Dr러다이트
작품등록일 : 2017.6.21

허망하게 무너져 내린 행복과 타오르는 복수심 사이에서 자신의 길을 찾아 해매는 검사의 이야기

 
1. 노드가드의 말괄량이-01
작성일 : 17-06-21 13:45     조회 : 64     추천 : 0     분량 : 8661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꺄하하하하하하 나 잡아봐라~”

 “어, 언니 기다려”

 

 와장창창

 두 병의 소녀가 달려 나간다. 검은 머리에 눈처럼 하얀 피부를 가진 소녀를 앞서 달리는 언니처럼 보이는 소녀는 조금 날카로워 보이는 눈매를 가지고 있었고 뒤따라오는 소녀는 조금 더 순해보였다. 두 소녀가 지나가자 벽에 장식된 화병이 쓰러지며 시끄러운 소리를 냈다.

 “꺄하하 느려느려~ 노스가드의 전사들은 강해야 한다고”

 “어, 엄마는 여자아이는 예쁘면 장땡이라고......하아하아”

 뒤따라오는 소녀가 지쳐보이자 앞서 달리던 소녀도 걸음을 멈췄다.

 “정말이지 나리아는 느림보네”

 콩

 “드디어 멈췄군요. 이 말썽쟁이 같으니라고”

 “아야!”

 그녀가 멈춰 서자 한참 뒤에서 종종걸음으로 뒤따라오던 나이든 유모가 그녀의 머리에 꿀밤을 먹였다.

 “이리스아가씨, 나리아아가씨 영주님과 마님이 원정에서 돌아오셨습니다. 장난은 그만 치시고 두 분을 맞이하러 가셔야죠.”

 “엄마랑 아빠가 벌써?”

 유모의 말이 끝나자 이리스라 불린 소녀는 또다시 어딘가로 달려 나가려 했다.

 “멈추세요. 일단 옷을 갈아 입으셔야지요. 그 상태로 가시면 마님이 뭐라고 생각 하시겠습니까?”

 “우으...엄마한테 혼나는 건 싫어”

 이리스의 드레스는 눈이 녹은 물자국과 화병을 깨트리면서 뭍은 것처럼 보이는 꽃물로 엉망이 되어있었다.

 “그럼 빨리 옷을 갈아입으시고 영주님과 마님을 만나러가야지요”

 유모는 숙련된 손놀림으로 그녀와 나리아를 갈아입히고 원정군을 맞이하러 갔다.

 

 메이트라왕국의 최북단에 위치한 노스가드성, 시도 때도 가리지 않고 밀려드는 마물들을 막는 최전방이다. 여름의 초부터 가을의 끝까지의 짧은 시간을 제외하고는 항상 눈으로 덮여있는 최악의 지형, 혹자는 사람들이 살아갈 곳이 아니라고 그렇게 말한다.

 하지만 노스가드의 이름을 받은 귀족과 그의 기사들은 매년 풍요로운 곡창지대를 향해 남쪽으로 밀려드는 마물로부터 왕국을 지키기 위해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때때로는 지금처럼 밀려드는 마물을 미리 예방하기위해서 북쪽으로 원정을 간다.

 그들은, 노스가드의 기사들은 다른 지역의 기사들과는 다르다. 한기를 막기 위해 두터운 털가죽을 둘렀고 마물들을 사냥하기위해 자신의 몸처럼 커다란, 마물의 뼈를 특수하게 가공해서 만든 칼과 작살을 무기로 사용한다. 다른 지역의 기사들은 야만적이라고 얕잡아보지만 실제 그들의 저력을 겪어보면 절대로 무시하지 못한다.

 그들의 가장 선두에는 다른 사내보다 머리 하나는 더 커 보이는 푸른 머리의 사내와 누에고치처럼 두껍게 여러 개의 가죽옷을 덧대어 입은 여성이 있었다.

 “정신차려 거의 다 왔어”

 “으으......북쪽은 너무 추워 돌아가면 코코아부터 타줘”

 “엄마! 아빠!”

 “이리스! 나리아! 마중 나와 준 거야?”

 이리스와 나리아는 뛰어가서 사내와 여성에게 안겼다.

 “집에서 문제 안 일으키고 잘 있었지?”

 “언니가 또 화병을 깼어!”

 “헤헤헤헤”

 “뭐 활발하면 좋은 거니까”

 그녀들의 아버지 크로드 노스가드는 품에 안겨있는 이리스의 머리를 헝클여놓았다.

 “그보다 이번에 돌아오면 가문의 검술을 가르쳐 준다고 했었잖아!”

 “그래 그랬지 우선 들어가자 아빠랑 엄마는 피곤해서”

 기사들은 그런 노스가드일가의 훈훈한 모습을 보고 가벼운 미소를 지었다. 활기찬 이리스와 조용한 성격의 나리아는 노스가드성의 보배였다.

 기사들이 귀환하자 성에서는 축제가 준비 되었다. 농작물 생산량이 떨어지는 북부에서는 곡물이나 과일이 귀했고 그들에게 있어서 가장 저렴한 식량은 기사들이 사냥을 통해 구해오는 마물이나 짐승의 고기였다. 당연히 그들이 돌아오는 첫날에는 항상 질펀하게 술을 마시고 날이 세도록 고기를 굽는다.

 “아빠 나도 축제 가고 싶어!”

 “이리스 넌 아직 어리단다. 네가 한 사람분의 검사역할을 할 수 있게 된다면 그때 데려가 주마”

 이리스는 포크를 깨작이며 눈앞에 놓인 두툼한 스테이크를 쿡쿡 찔렀다.

 “그치마안~ 나 이제 기본 검술은 배울 만큼 배웠고 내일부터는 노스가드의 검술을 배우잖아 그런데 안 되는 거야?”

 이리스는 살짝 울먹이는 눈망울로 크로드를 올려다보지만 그는 이리스의 애교에 넘어가지 않았다.

 “아빠한텐 그거 안 통한다. 엄마가 얼마나 많이 써먹었는데”

 옆구리를 콕 집어서 비틀어 오는 손이 있지만 기사의 인내심으로 꿋꿋하게 이겨낸다. 하지만 이리스도 만만하지 않았다 이럴 때를 대비해서 미리 여동생에게 아끼던 장난감을 넘겨주지 않았던가?

 “아빠, 저도 언니랑 같이 축제에 가보고 싶은데 안 되나요...”

 “나리아까지 가고 싶다면 별 수 없지 대신 아빠 말 잘 듣고 조심히 따라 와야 한다.”

 좀처럼 무언가 부탁하지 않는 둘째딸의 부탁은 거절하지 못하는 크로드였다. 원하는 바는 이루었지만 마음은 조금 섭섭했다.

 “치 아빠는 나리아만 좋아해”

 “엄마가 늘 말했잖니 똑같은 거 계속 써먹으면 중요한 때 못쓴다고”

 “애한테 좋은 거 가르친다.”

 “애들아 사실 아빠랑 엄마랑 처음 만났을 때는...”

 “미안 내가 잘못했어. 여보”

 설산에서 조난된 마야를 데리고 와서 가신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어떻게든 결혼한 크로드지만 그 과정에서 강제성이 약간 있었기에 그 때의 이야기를 하면 찔리는 게 많았다.

 “그러고 보니 곧 있으면 이리스도 15살이구나”

 “응......다음 달이면 15살이야”

 이리스는 손가락을 꼽으며 자신의 생일까지 남은 시간을 샜다.

 “그때부터는 너도 성주로서, 검사로서 많은걸 배워야할 거야 아빠가 미울 수도 있겠지 그래도 꾹 참고 견뎌야 한다.”

 “응! 난 아빠처럼 훌륭한 사람이 될 거야!”

 “그래 우리 딸 장하구나”

 노스가드 일가의 자식은 이리스와 나리아 둘 뿐이다. 성을 지키는 기사들에게 인정받으려면 혈통만이 아니라 강한 기사가 되어야 했고 이리스는 어릴 적부터 기사로서 훈련을 받아왔다.

 “검술은 무서운데 저도 검술 배워야 되나요?”

 “나리아까지 그렇게 할 필요는 없어. 성주는 이리스가 할거고 나리아는 따뜻한 곳으로 시집가면 되니까”

 “가족하고 떨어지는 것도 싫어”

 “지금이야 그렇지 하지만 나리아도 다 크고 나면 밖으로 나가고 싶을 거야”

 “난 아빠랑, 엄마랑, 언니랑 계속 여기서 살래”

 “그래~ 그럼 그렇게 하자”

 지극히 어린애다운 투정을 부리는 나리아를 마야는 부드러운 미소로 바라보았다. 오랜 방황을 멈추고 만든 가족이라는 것은 정말 행복했다.

 “자 빨리 먹고 나가야지 너무 늦으면 축제에 안 갈 거다.”

 크로드의 말이 끝나자 이리스와 나리아는 식사에 집중했다.

 노스가드가문의 장녀인 이리스 노스가드는 흔히 말하는 천재다. 하나를 알면 열을 깨우치는 검의 천재 성주인 크로드도 젊은 시절에 그녀만큼 검을 잘 다루지는 못했다.

 “두 사람 다 시작해봐”

 이리스는 곰처럼 거대한 체구의 청년기사 앞에 섰다. 그녀 나이대의 소녀라면 겁에 질리거나 위축될 만도 한데 이리스에게서는 그런 기색은 보이지 않았다 느껴지는 것은 오직 투쟁심과 자신감!

 “잘 부탁 할게. 렉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이리스님”

 인사가 끝나자마자 이리스는 측면으로 몸을 날렸다. 통짜 금속으로 된, 다소 무거운 훈련용 검이 기사의 장딴지를 내려쳤다.

 렉스라는 기사도 그녀의 동작을 무릎의 각반으로 검을 받아내면서 그녀의 옆구리를 노리고 횡으로 길게 검을 휘둘렀다.

 챙 챙

 렉스는 노스가드에서 내려오는 검법 서리늑대의 검을 배웠다. 이리스도 같은 검술을 배우고 있지만 두 사람의 체격만큼이나 동작도 많이 틀렸다. 무기에 실리는 힘을 줄이고 속도를 높여 넓게 휘두르는 렉스와 강력한 힘을 최대한 흘려내고, 피하면서 렉스가 빈틈을 보일 때 한순간에만 전신의 힘을 집중시켜 공격하는 이리스

 오러를 쓴다면 한참 전에 끝났겠지만 순수 검술실력만으로 상대하기엔 이리스의 검술을 제법 매서웠다.

 당연하게도 그녀는 우직한 힘 싸움을 걸어오지 않았다. 거대한 맹수를 견제하는 것처럼 그의 주변을 빙글빙글 돌면서 빈틈을 노렸다.

 “흐읍”

 렉스는 이 상황을 타파하고자 횡으로 길게 휘둘러 베었다. 이리스는 지금만 노렸다는 것처럼 눈을 번뜩이더니 비스듬하게 검을 흘리며 궤도를 틀어버렸다.

 “어엇”

 렉스가 빈틈을 보이자마자 이리스는 복부를 향해 찌르기를 시도했다. 렉스는 반사적으로 ‘얼음’을 만들어내서 찌르기를 막아내고 이리스의 복부를 걷어차 버렸다.

 “괘, 괜찮으십니까?”

 성주가 보는 앞에서 아가씨한테 발길질을 하다니! 렉스는 식은땀을 흘리며 넘어진 이리스의 손을 뻗었다. 이리스는 그 손을 후려쳤다.

 “아직 안 끝났어!”

 “이미 오러를 쓴 시점에서 제가 진 것 같습니다만”

 서리늑대의 검은 얼음의 힘을 다룬다. 주된 용도는 검에 무게를 실어서 대형마물에게 큰 피해를 주기 위함이지만 지금처럼 마물로부터 순간적으로 몸을 보호하는 방어막을 만들기도 한다. 당연히 이런 기술을 쓰기 위해서는 오러를 써야한다.

 “아직 안 끝났다고!”

 고집 있게 검을 움켜잡고 다시 한 번 렉스와 마주섰다.

 “렉스경 한 번 오러를 써서 해 보게”

 “오러를 말입니까? 후작님 아가씨는 아직 어립니다.”

 “‘서리’까지만 써보게”

 ‘서리’는 가장 기초적인 기술로 검에 냉기를 부여하거나 방금처럼 얼음갑옷을 덧씌우는 정도의 기술이다. 하지만 그것만 해도 아직 오러를 전혀 쓰지 못하는 이리스에게는 큰 위험이 될 수도 있다.

 “아가씨? 후작님 말씀대로 하면 조금 아플 수도 있습니다. 괜찮겠습니까?”

 “괜찮아”

 고집인지 자신감인지 모르겠지만 렉스는 그녀가 너무 무모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성주가 보는 자리에서 그녀를 봐줄 수는 없었다.

 “그럼 진지하게 가보겠습니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가 든 검에서 하얀 냉기가 피워 올랐다.

 이리스는 이전보다 간격을 조금 더 벌리면서 렉스를 경계하기 시작했다. 그런 그녀를 보며 렉스는 검을 가볍게 휘둘렀다.

 휘이이잉

 가볍게 휘두르고는 있지만 그가 검을 움직일 때마다 푸른빛을 띠는 유형화된 한기가 바람을 타고 퍼져 나왔다. 렉스가 피하기 힘든 각도로 검을 내질러오자 이리스도 피하지 않고 검을 받아치려 했다.

 깡

 “어?”

 이리스의 검은 렉스의 검에 달라붙어서 떨어지지 않았다. 자세히 보니 렉스의 검에서 뻗어 나온 냉기가 그녀의 검까지 퍼져나가고 있었다. 렉스가 요령좋은 낚시꾼처럼 검을 당기자 이리스의 검이 그에게 딸려왔다.

 “서리늑대의 검은 기본적으로 대형마물과의 싸움을 전제로 하지만 기술이 좋은 사람은 이런 것도 할 줄 있지요. 더 하시겠습니까?”

 “다시 해!”

 렉스는 설명을 마치고 자신의 검에 달라붙은 그녀의 검을 다시 돌려주었다.

 자신은 이렇게 진지하게 하는데 저렇게 여유를 부리다니! 격해진 그녀의 감정에 동조하는 것처럼 아랫배에서 뜨거운 기운이 용솟음치는 것 같았다.

 왠지 지금이라면 한 방 먹여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

 “이야아아압!”

 그녀는 자신 안에서 용솟음 치는 힘을 믿고 돌진했다.

 갑작스러운 돌격에 내심 당황한 렉스였지만 그의 검은 침착하게 이리스의 검로를 막아섰다. 검과 검이 부딪히기 직전 이리스의 검에서 검은 오러가 미약하게 뿜어져 나오며 냉기를 밀어냈다.

 “흡”

 렉스는 뒤늦게 오러를 더 끌어올려서 그녀의 검을 받아냈다. 얼음덩이를 막대기로 내리치는 것 같은 둔탁한 소리가 울려퍼지자 두 사람은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동시에 뒤로 물러났다.

 “아가씨 오러는 언제부터 쓸 수 있었습니까?”

 오러를 외부로 표출시키는 것은 마나수련법을 통해 꾸준히 자신을 단련한 검사, 그것도 10년 이상 수련해야 쓸까 말까한 기술이다. 그런 기술을 기초검술만 단련한 이리스가 사용한 것은 무척이나 놀라운 일이다.

 “응? 오러? 우왓! 이거 뭐야?”

 이리스는 자신의 검에 달라붙은 검은색의 오러를 보더니 화들짝 놀라며 검을 집어던졌다. 크로드는 대견한듯한, 조금은 골치아파보이는 얼굴로 말했다.

 “일단 마야한테 가봐야겠군.”

 어찌되었든 그녀가 오러를 다룰 수 있다는 것은 성의 경사였다.

 

 끼릭끼릭

 땅 땅 땅

 대장간과 멀리 떨어지지 않는 곳 성의 안주인인 마야 노스가드를 위한 작업실이 있다. 시끄러운 망치질 소리가 들려오든 말든 그녀는 주위에 놓인 잡동사니를 연결하고, 해체하거나 종이에 이런저런 내용을 끼적끼적 거리고 있었다. 그녀와 조금 떨어진 곳, 마찬가지로 잡동사니가 쌓여있는 소파에는 책에 고개를 파묻고 있는 나리아가 있었다.

 “흐음? 어디가 문제인거지?”

 덜컥

 “음? 여보 여긴 무슨 일이야?”

 “마야 상담할 일이 있어”

 “뭔데 뭔데? 지금 새 농기구를 만드느라 바쁘단 말이야”

 “당신 말대로 이리스가 검은색의 오러를 사용했어.”

 “뭐? 벌써?”

 상황을 보건데 그녀는 이미 이리스의 오러에 대해 조금은 알고 있던 것 같았다.

 “이리스 진짜니?”

 “네 엄마 아랫배에서 막 기운이 솟아오르면서 검은 게 막 나왔어요.”

 “지금 보여줄 수 있어?”

 “한 번 해볼게요. 흐읍”

 아까의 기분을 떠올리며 검에 힘을 집중해본다. 하지만 아까처럼 오러가 나오지는 않았다.

 “흐음?”

 마야는 조심스럽게 이리스의 배에 손을 대었다. 그녀에게는 느껴졌다. 용인의 힘의 원천이 되는 두 번째 심장 용핵의 박동이

 “벌써 용핵이 이정도로 성장하다니 요즘 애들은 발육이 빠르네.”

 “그럼 이제 마나수련법을 가르쳐도 되는 건가?”

 “무슨 말이야?”

 “엄마가 중요한 비밀하나 말해줄게 여기 아빠랑 엄마랑, 나리아 빼고는 다 비밀로 해야 하는 거야 약속 지킬 수 있지? 렉스경은 잠깐 나가주세요. 나리아도 잠깐 이쪽으로 와”

 “알겠습니다. 마님”

 “응!”

 비밀이 무엇인지 몰라도 자신에게 좋은 이야기 같아보였다.

 “진짜지 서리늑대의 명예의 걸고 꼭 지키는 거야 다른 사람한테 함부로 말하지 않겠다고”

 “응 서리늑대의 명예를 걸고!”

 아빠가 엄마하고 약속할 때 꼭 하던 말이다. 이리스도 아빠처럼 어른이 된 것 같은 기분으로 말했다.

 “엄마는 사실 용인이야 그러니까 이리스랑 나리아도 용인이지”

 “우웅?”

 “잘 봐”

 실내에도 쌀쌀한 공기가 맴돌았지만 마야는 아랑곳 하지 않고 웃옷을 벗었다. 그러자 양 어께로 날개의 문양이 모습을 드러냈다. 중간 부분이 반대로 꺾인 날개의 문양이

 “이리스랑 나리아도 뒤에 이런 문양이 있을 거야 이게 용인이라는 증거지”

 “그 날개만 있으면 다 용인이야?”

 “아니 이 비틀린 날개의 문양을 가진 건 검은 용인뿐이야 문양 말고는 이렇게”

 말이 끝남과 동시에 그녀의 등에서 검은 빛을 띠는 날개가 돋아났다. 마나로 이루어진 신비한 날개 이리스와 나리아는 눈을 반짝였다.

 “그거 날 수 있는 거야?”

 “저도 할 수 있는 건가요?”

 “그럼 날 수도 있지 나리아도 이리스도 다 크고 나면 언제든지 할 수 있는 거야”

 “그럼 아까 내가 썼던 그 까만 기운이랑 같은 거야?”

 “그건 이리스가 용인으로서 어느 정도 성장해서 이제 마나수련법을 배워도 된다는 거야”

 “와아~”

 이리스는 기쁨에 방방 뛰었다. 원래 마나수련법은 10살 이전의 어린나이부터 시작하는 게 정상이지만 마나수련법이 용핵의 안 좋은 영향을 줄 수도 있기에 크로드는 마나수련법을 아직까지 가르쳐주지 않고 있었다.

 “엄마 그럼 저는요?”

 “용핵의 성장은 사람마다 차이가 있어 이리스보다야 느리겠지만 나리아도 언젠간 용핵이 크면 마법사나 정령사도 될 수 있단다”

 “헤에~ 나도 그럼 그런 거 할 수 있어?”

 “이리스는 성주를 해야 하잖니? 성주가 돼서 비겁하게 기사들 뒤에 있을 거야?”

 “아니 성주는 제일 앞에서 싸우는 거라고 아빠가 그랬어!”

 “이렇게 되었으니 내일부터는 본격적인 수련을 시작해야겠구나.”

 “와아아아아”

 그가 보았을 때는 이미 안정감이나 응용능력이나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그는 다시 이리스를 데리고 밖으로 나왔다.

 “끝났습니까?”

 “오늘은 렉스경이 보여주는 시범을 잘 보고 내일부터 자세를 연습하도록 하자 마나수련법은 아빠가 직접 도와줄게”

 “응!”

 “저기~ 여보~”

 마야의 연구실에서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왜 그래 마야?”

 “이리스 생일파티 해야 하는데 훈련만 시키는 거 아니지? 슬슬 기본적인 예법도 가르쳐야 하는데”

 노스가드가 오지이긴 하지만 그래도 귀족인 만큼 어느 정도 예법을 배워야한다. 휘하 기사들은 어떻게든 따른 지역에서 예쁜 아가씨를 모셔오려고 예법을 익히지만 성주인 그나 이리스에게는 정말 괴로운 일이다.

 “......”

 “아빠......”

 “그러고 보니 당신도 저번에 실수 많이 하던데~”

 다시금 눈시울을 붉히며 아빠를 설득하려 하지만 그도 이건 별 수 없었다. 크로드도 어께를 축 늘어뜨리며 말했다.

 “마나수련법만 가르쳐 줄 테니 이번 달은 예법부터 공부하자”

 “우으......”

 “두 사람 다 나리아처럼 똑똑하면 좋을 텐데”

 한참 풀죽은 모습으로 방을 벗어나는 두 사람을 보며 마야는 나리아를 쓰다듬었다. 나리아는 품에 안겨있으면서 마야가 그리고 있던 설계도를 살펴봤다.

 “엄마 이건 이렇게 하면 될 것 같은데......”

 “응? 어디보자”

 우우웅

 “오 됐다! 어떻게 안거야?”

 “여기랑 여기가 안 이어져 있어요.”

 마야는 나리아가 말 한대로 부품을 다시 조립했다. 그러자 이전과 달리 공명음이 울리며 부품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건 다 뭐에요?”

 “노스가드는 너무 추워서 작물이 잘 안자라잖아? 환경을 개선할 만한 도구를 만들면 나을 것 같아서"

 그녀는 방금 만든 모형을 책상에 내려두고 설명을 계속했다.

 “여기서......이렇게 해서 바퀴 부분이 움직이면서 지면을 파내는 거야 이걸 누르면 날이 들어가고”

 “엄마는 어떻게 이런 걸 다 아는 거예요?”

 “다른 곳에서 여러 가지 많이 봐왔거든”

 마야의 연구실에서는 이미 다양한 발명품이 나왔다. 다량의 책을 제작할 수 있는 인쇄기나, 마나석을 여러 개 합쳐서 훨씬 강한 힘을 발휘하게 하는 마나코어, ‘끝의 산맥’너머의 여러 왕국들이나 남대륙에 이미 있던 것들도 있지만 메이트라왕국에서는 나름 신선한 물건들이었고 대부분의 제조법은 왕성에서 비싼 값에 구매해주었다. 그 돈은 다시 그녀가 연구를 위한 자금이 되었다.

 “그러고 보니 나리아 마법 배워보지 않을래?”

 “마법이요?”

 “검술이 싫어도 몸을 지키는 법은 알아야지 아니면 엄마 연구를 도와줄 때 써도 되고”

 “네”

 몸을 지키는 법이라는 말을 할 때는 꺼려하는 기색이 보였지만 연구를 도와준다는 말이 나오자 나리아도 거절하지 않았다. 이미 가족들을 다루는 법은 다 깨우친 마야였다.

 

 책상위에는 톱니바퀴처럼 뾰족한 바퀴를 가진 이상한모양의 마차모형이 책상 위를 움직이며 벌레자국과 같은 바퀴자국을 남기고 있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공지 연재 끝 공지? 2017 / 7 / 23 661 0 -
공지 추가 연재 관련 공지 2017 / 6 / 25 710 0 -
6 2. 황금이 피를 부른다. 02 2017 / 6 / 21 23 0 4511   
5 2. 황금이 피를 부른다. 01 2017 / 6 / 21 30 0 11643   
4 1. 노드가드의 말괄량이-03 2017 / 6 / 21 34 0 3052   
3 1. 노드가드의 말괄량이-02 2017 / 6 / 21 34 0 9134   
2 1. 노드가드의 말괄량이-01 2017 / 6 / 21 65 0 8661   
1 -프롤로그- 헤매는 검은 용 (2) 2017 / 6 / 21 306 2 2011   
 1  2  3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