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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아자르의 탑
작가 : 네블
작품등록일 : 2017.6.6

탑을 오르기 위한 여정

 
이석호
작성일 : 17-06-20 11:51     조회 : 313     추천 : 0     분량 : 3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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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이쯤이면 충분하겠지.’

 

 마을의 서문을 지나 인적이 드문 곳까지 이동한 정훈이 그제야 제자리에 멈춰 섰다. 그리고는 마나를 이용해 주위의 존재감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다행이 주위에는 고블린 한 마리도 없었다. 단 한 사람을 빼고 말이다.

 

 ‘용케도 잘 따라왔군.’

 

 정훈은 풀숲을 향해 말을 걸었다,

 

 “이제 슬슬 나오지 그래?”

 “이 새끼, 눈치 채고 있었냐?”

 “대충은.”“그런데 이런 곳으로 왔다? 무슨 배짱이냐.”

 

 풀숲에서 나온 사람은 정훈도 대충은 아는 얼굴이었다. 바로 강찬의 집무실에서 봤었던 간부, 이석호이었기 때문이다. 연합하우스를 나올 때부터 자신을 미행했던 것이리라. 아마도 이유는 오후에 있었던 일에 대한 보복이 확실할 터였다.

 

 ‘뻔하군.’

 

 정훈은 한심하다는 눈빛으로 석호를 바라봤다. 어디에서나 사라지지 않는 버러지 같은 존재들. 그 중에서도 주제를 모르는 사람을 제일 혐오하는 정훈이었다. 바로, 자신의 눈앞에 있는 놈처럼.

 

 “네가 감히 강찬님 앞에서 날 무시해?”

 “상대한 가치가 있어야 말이지.”

 “입 닥쳐! 난 연합의 간부다! 네 놈 따위와는 사는 세계가 다른 몸이라고!”“사는 세계가 다르다라···.”

 

 정훈은 석호의 말에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걸로 눈앞의 있는 인간이 어떠한 족속인지 대충 이해가 갔기 때문이다.

 

 ‘사자의 위세를 업은 여우라는 건가.’

 

 강자의 그늘에서 권력을 부리는 비겁자. 그러나 혼자서 아무 것도 못하는 겁쟁이. 그렇기에 자신보다 약한 놈들을 짓밟아야 안심하는 버러지. 그것이 정훈이 생각하는 눈앞의 남자에 대한 평가였다.

 

 “한심하군.”“···뭐?”“한심하다고 했다. 겁에 질린 네 꼴이 말이야.”

 “하! 내가 겁에 질렸다고?”

 “그래, 권력을 잃고 추락할까봐 벌벌 떨고 있잖아?”

 “······.”

 

 정훈은 석호의 표정을 살피지도 않은 채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

 

 “간부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어서 아직 까지 무시당하진 않고 있지만, 점점 재능 있는 놈들이 밑에서 치고 올라올 때마다 초조했겠지. 그러니깐 별 일 아닌 걸로 유난을 떨고 말이야.”

 “이 새끼가···.”

 “강찬에게 버림받을까 두렵겠지. 네가 누리던 권력을 놓치게 되니깐.”“······.”

 

 정훈의 말에 석호가 입을 굳게 다물었다. 그리고는 머리를 숙인 채로 한 동안 고민을 하더니, 초연한 말투로 정훈에게 대답을 시작했다.

 

 “···네 놈 말이 맞아. 다른 새끼들도 그렇고, 강찬 그 새끼도 그렇고, 요즘 따라 날 무시하는 게 느껴지더라고.”

 “······.”

 “근데 이젠 뭐 괜찮아. 해결방법을 찾았으니깐.”

 

 여기까지 말한 석호는 돌연 머리를 쳐들며 말했다. 정훈을 바라보는 석호의 눈은 광기마저 서려있었다.

 

 “네 녀석이 가진 마력석 150개. 그것만 가지면 걱정할 필요 없지 않겠어?”“쯧. 그게 목적이었군.”

 

 정훈은 석호의 말에 짧게 혀를 찼다. 생각보다 연합의 보안수준이 허술했기 때문이다. 정훈은 속으로 강찬에게 빚을 하나 더 달아두었다.

 

 “그래 마력석 때문에 여기까지 찾아온 건가?”

 “그래! 그것만 있으면 무시당할 일도 없어. 아니, 어쩌면 강찬도 이길 수 있을 걸?”

 “그래도 못 이길 텐데.”

 “그건 내가 알아서 할 일이고, 넌 일단 내놓기나 해!”

 

 석호는 허리춤에 걸려있던 검을 뽑아들었다. 피가 덕지덕지 묻어 관리가 하나도 되어있지 않은 검. 정훈은 그 모습에 작게 인상을 찌푸렸다. 피의 성질이 눈에 낯익은 형태였기 때문이다.

 

 ‘이미 사람을 몇 번 죽여 봤군.’

 

 티어가 낮은 검일수록 수준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특히 1티어의 검은 피가 저렇게 덕지덕지 묻어도 닦아내기가 쉽지 않았다. 그리고 석호가 들고 있는 검은, 인간의 피로 가득 차있었다.

 

 “몇 명이나 죽여 봤냐?”

 “뭐?”

 “사람 몇 명이나 죽여 봤냐고.”

 “그건 또 어떻게 알았냐?”

 “네 알 바 아니지.”

 “큭, 싸가지 없는 놈. 그래, 곧 죽을 놈한테 못 말해줄 것도 없지.”

 

 석호는 작게 광소를 터트리며 말을 이어나갔다.

 

 “4명이었나? 4인 파티였으니깐. 그때 본 여자가 반반하긴 했었지. 근데 좀 튕기더라고? 그래서 한 놈씩 죽였어. 별거 없지?”

 “그렇군.”

 “왜, 이제야 좀 감이 잡혀? 걱정 마. 마력석만 뱉으면 살려는 줄 테니깐.”

 “그래. 대충 이해는 했다.”

 “좋아, 생각보다 대화가 잘···.”

 

 석호는 거드름을 피운 채 대화를 하다가, 곧 입을 다물고 말았다. 순간적으로 알 수 없는 감각이 스쳐지나갔기 때문이다. 팔이 뜨겁게 달아오르는 듯한 느낌. 석호는 저도 모르게 고개를 돌리고 나서야 위화감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바로 자신의 팔이 잘려버린 것이다.

 

 “으아아아악! 씨발!”

 “대충 이해는 했다. 딱히 죽여도 상관없는 걸로.”“너, 너···, 이 개 같은!”

 “시끄럽군.”

 

 정훈이 석호에게 천천히 다가가자, 석호는 자신도 모르게 뒷걸음질 치기 시작했다. 아무렇지도 않은 듯한 정훈의 눈빛에 위축이 되었기 때문이다. 마치 자신을 벌레 보는 듯한 눈빛이 말이다.

 

 “왜, 나한테 왜 이래 개새끼야!”

 “별거 아닌 걸로 호들갑 좀 떨지 마라.”

 “너 설마 사람 좀 죽였다고 이러는 거야?”

 “딱히.”

 “씨발! 지구도 아닌데, 사람 좀 죽인 게 뭐 그리 대수라고! 몬스터 잡다가 뒤지든, 사람한테 뒤지든, 어차피 뒤질 새끼들인데!”

 “쯧. 이야기를 듣지 않는 군.”

 

 정훈은 석호에게 다가가 머리를 걷어찼다. 죽지 않을 정도로 힘 조절을 하고 말이다. 그리고는 쓰러져있는 석호의 입을 발로 꾹 누른 채 말을 이어나갔다.

 

 “딱히 원한이 있어서 내가 너한테 이러는 건 아니다. 네가 날 죽이려했던 것도 딱히 상관은 없고 말이야. 아무리 네가 설쳐봤자 버러지가 꿈틀거리는 수준이니깐.”

 “으읍···.”

 “근데 아무리 작은 날벌레라고 해도, 계속해서 웽웽거리면 정신 사나운 법이거든.”

 “읍, 으읍···!!”

 “정신 사납게 군다면, 잡을 수 있을 때 잡아두는 게 좋지 않겠어?”

 “읍읍!!”

 

 말을 마친 정훈은 입을 밟고 있던 발을 떼어냈다. 그리고는 인벤토리에서 아이템을 하나 꺼내내었다. 꺼낸 물건은 작은 포션병. 정훈은 포션병에 있던 내용물을 그대로 잘린 팔과 입에 부어버렸다.

 

 “쿠, 쿨럭. 뭐, 뭐야 이건!”

 “걱정 마라. 독 같은 거 아니니깐. 멀쩡한 포션이다.”

 “가, 갑자기 왜.”

 “죽이기 전에 아직 실험해볼 게 남았거든. 그 전에 과다출혈로 죽으면 안 되지.”

 “뭐···?”

 

 정훈은 되묻는 말을 대답하지 않은 채 손으로 석호의 머리를 쥐었다. 그리고는 작게 읊조렸다.

 

 “폭식.”

 “우읍읍!”

 

 정훈은 그리 빠르지 않은 속도로 차오르는 체력을 느꼈다. 그와 동시에 석호의 몸은 점점 말라갔고 말이다.

 

 ‘생각보다 효율이 별론데.’

 

 감식까지 사용해 몸을 살펴본 결과 폭식의 효율이 그리 높은 편이 아니었다. 체력은 몬스터보다 낮게 올려주고, 마력 또한 나무들보다 적게 올려줬다. 물론 안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선택의 폭이 비교적 자유롭군.’

 

 체력이든 마력이든 뽑고 싶은 대로 자유자재로 뽑힌다. 뽑히는 양도 크게 차이가 나지 않고 말이다. 그러나 결국 그뿐이었다. 굳이 인간을 대상으로 폭식을 할 만한 메리트는 없는 것이다.

 

 ‘뭐 딱히 아쉬울 건 없지.’

 

 굳이 사람에게 사용하는 폭식의 효율이 좋지 않다고 해서 아쉬울 것은 없었다. 어차피 정훈이 주로 상대하게 될 적은 사람이 아닌 몬스터였으니깐 말이다.

 

 “쯧. 대충 해볼 건 다 해봤군.”

 “사, 살려주십시오.”

 

 정훈에게 목숨을 구걸하는 석호의 모습은 눈 뜨고 봐주기에도 처참할 정도였다. 피골이 상접하다 못해 앙상할 정도. 어쩌면 인간에게 사용하는 폭식은 흡수용이 아닌, 공격용으로 더 적합할지도 모르는 노릇이었다.

 

 “꼴이 말이 아니군.”

 “이, 이제 살려주시는 겁니까?”

 “내가 왜?”

 “······네?”

 “아까 말하지 않았나? 눈에 거슬리는 버러지는 잡을 수 있을 때 잡아야 좋다고.”

 “제, 제발.”“인페르노.”

 “으아악!”

 석호의 몸을 태우기 시작한 인페르노는 몇 초도 가지 않아 불이 꺼져버리고 말았다. 비루하고 의미 없는 죽음. 그것이 석호의 마지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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