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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글러브
작가 : 글사몽
작품등록일 : 2017.6.12

가까운 미래.

세계 최고의 격투가들이 참가하는 '익스트림 파이트'.

이 대회는 이제 전 세계에서 10억명이 넘는 시청을 자랑하는 최고의 스포츠로 자리매김했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 문제아로 찍혀 있는 정두호.

그가 과연 '익스트림 파이트'의 옥타곤에 서는 날이 올 것인가?

한 편, 신인 여배우인 선정은 스토커로부터 끊임없이 괴롭힘을 받는데······.

 
< 1화 >
작성일 : 17-06-12 17:14     조회 : 465     추천 : 0     분량 : 7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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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롤로그.

 

  '익스트림 파이트'.

 세계 최고의 격투가들이 참가하는 이 대회에서 승리하는 자는 모든 이들의 우상이 되었고 세계 챔피언 벨트와 함께 '싸움의 신'이라는 칭호를 얻었다.

 

  가까운 미래.

 사각의 링으로 대표되었던 격투기의 시대는 가고 옥타곤의 시대가 왔다.

  미국과 남아메리카, 동유럽, 한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발전해왔던 격투기 대회는 이제 전 세계에서 시청률이 가장 높은 스포츠로 자리 잡게 되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격투기 선수인 한국의 '진무영'이라는 사나이가 있었다.

  그는 ‘익스트림 파이트’의 초대 챔피언이자 최초의 '싸움의 신' 칭호를 얻은 전설이었다.

  그의 경기는 매번 전 세계로 생중계 되었고 10억명이 시청을 했다.

  세월이 흘러 백발이 된 그는 '진 회장'이라 불렸으며 '대한 종합격투기 협회' 회장 겸 '무영 도장'을 운영하고 있었다.

 

 한국에서 격투기 잡지 중 인지도가 꽤 높은 'FIGHTER'S STORY'의 잡지사 사무실.

  "문 기자, 이번 대회 우승자 하고는 언제 만나기로 했어?"

  최 국장이 밖으로 나가다 말고 문 기자에게 물었다.

  "이번에 우승 기념으로 진 회장님이 운영하는 도장을 방문한답니다. 그 때 인터뷰를 하기로 했습니다."

  "그래? 그나저나 우리나라에서 싸움의 신이 나온 지도 꽤 오래된 것 같은데 큰일이야. 진 회장이 싸울 때가 그립구만! 옛날이 그리워."

  최 국장이 나가자 이번에 새로 입사한 조 기자가 문 기자에게 말을 건넸다.

  "선배님, 이번에 소식 못 들으셨어요? 진 회장님이 운영하는 무영 도장에 진짜 싸움꾼 하나가 들어왔다고 하던데요."

  "누군데?"

  "작년에 열린 올림픽 때 태권도 미들급 금메달리스트 장기영 선수 있잖아요. 그 선수가 이번에 무영 도장에 들어갔데요. 마이클 헌트 선수 인터뷰할 때 그 선수도 같이 인터뷰하면 좋을 거 같은데······."

  "조 기자, 정보력 좋은데?"

  "제가 괜히 격투기 전문 기자가 된 게 아니거든요."

  조 기자는 한국에서 유일한 격투기 대회인 'KC-2'에서 여성 밴텀급 랭킹 7위까지 올랐던 격투기 선수였다.

  그러나 시합 도중에 왼쪽 무릎을 다쳐 더 이상 선수 생활을 할 수 없었다.

  그 후 얼마 전에 있었던 'FIGHTER'S STORY'의 기자 모집에 합격을 했다.

  "조 기자, 이번에 장기영 선수 인터뷰 한 번 해보는 건 어때?"

  "문 기자, 또 작업 들어가냐?"

  조용히 기사를 쓰고 있던 박 기자가 갑자기 끼어들자 동기인 문 기자는 당황해서 잠시 할 말을 잃었다.

  입사 후 처음부터 문 기자를 관심있게 봐왔던 조 기자의 눈에는 문 기자의 그런 모습이 귀엽게 느껴졌다.

  "박 선배님, 저도 선배님 보다는 문 선배님이랑 가는 게 더 좋은데요. 선배님은 품절남이잖아요."

  조 기자의 똑 부러진 대답 덕에 위기를 모면한 문 기자는 조 기자 편에 섰다.

  "조 기자, 확실히 파이터 출신다워."

  문 기자가 유쾌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냥, 둘이 사귀어라."

  박 기자가 부러운듯 핀잔 섞인 농담을 내뱉는다.

  부산의 정진 도장.

  새벽임에도 불구하고 도장 안에는 샌드백 소리가 들렸다.

  샌드백 위에 있는 디지털 계기판에 [POWER 1012]가 찍혔다.

  '장기영······.'

  누군가 장기영이라는 이름을 되뇌이며 샌드백을 더욱 세게 때린다.

  [POWER 1015]

  [POWER 1037]

  [POWER 1102 NEW RECORD!]

  은은한 달빛 아래 무섭게 하이 킥을 연마하는 그림자가 창 밖으로 비쳤다.

 

  서울의 극동 고등학교.

  수업이 모두 끝나고 학생들은 서로 캐비닛에 먼저 교과서를 넣으려고 분주했다. 이 때 한 학생이 급하게 뛰어들어왔다.

  "야! 드디어 붙었어!"

  그 학생의 한 마디에 학생들은 순간 모든 동작을 멈추고 합심이라도 한듯 동시에 학교 뒷산으로 달려갔다.

  "네가 정두호냐?"

  얼핏 봐도 키가 190cm는 되어 보였고 몸무게 또한 100kg은 족히 나갈듯한 거구가 떡하니 두호 앞에 서있었다.

  "그래서."

  두호가 귀찮다는 듯이 말했다. 두호도 키가 180cm가 조금 넘었지만 그 거구 앞에서는 작아보였다.

  "그래서?"

  남진 고등학교의 유도부 주장이자 학교 서열 1위인 유태복이 어이없다는 듯이 웃었다.

  "네가 우리 학교 애들 손 좀 봐줬다며? 새끼가."

  "손? 내가 네 학교 애들 손을 왜 봐? 몇 대 때려줬지. 새끼야."

  두호는 태복이 한 욕을 흉내내며 신경을 건드렸다.

  몰려든 극동 고등학교 무리에서 키득키득 웃음소리가 들렸다.

  그 웃음 소리를 신호로 태복의 몸이 앞으로 쏠리는가 싶더니 어느새 두호의 멱살을 잡아채고 있었다.

  도저히 그런 큰 등치에서 나오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한 빠른 몸놀림이었다.

  두호는 태복의 엎어치기에 그대로 넘어가는 듯이 보였다.

  그러나 두호의 발은 이미 땅을 밟고 태복의 앞에 서있었다. 그리고 주먹으로 태복의 턱에 한 방을 정확히 꽂아 넣었다.

  "윽!"

  태복의 입에서 피가 흘러나왔다.

  두호의 주먹 한 방에 뒤로 살짝 밀려난 태복은 상대가 생각보다 훨씬 강하다는 것을 깨닫고 긴장을 하기 시작했다.

  "이 새끼가!"

  태복이 큰 소리를 지르더니 다시 한 번 두호의 멱살을 잡기 위해 손을 뻗었다.

  그러나 이미 두호는 태복이 어떻게 나올지 간파하고 있는 상태였다.

  그래서 오른쪽으로 비켜서며 태복의 손을 피했다.

  이를 본 태복이 피식 웃더니 마치 두호가 옆으로 피할 것을 알기라도 한 것처럼 왼발로 두호의 다리를 걸어 넘어뜨렸다.

  두호는 넘어지자마자 뒤구르기로 몸을 굴려 다시 일어섰다.

  그리고 달려드는 태복을 향해 이번에는 올려 차기로 다시 한 번 태복의 턱을 발로 명중시켰다.

  태복은 두호의 빠른 동작에 피할 사이도 없이 뒤로 나자빠졌다.

  "컥!"

  태복의 입에서 신음 소리가 새어나왔다.

  "주장! 괜찮아?"

  남진 고등학교 유도부원들이 구경을 하다말고 주장을 일으켜 세웠다.

  "놔!"

  태복은 유도부원들의 손을 뿌리치며 가까스로 일어섰다.

  이미 망가질대로 망가진 자존심 때문에 눈에 뵈는 게 없어진 태복은 땅바닥에 아무렇게나 있던 커다란 돌덩이를 집어 들었다.

  "돌?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게 너처럼 싸우는 거야. 내려놔라. 열받게 하지말고."

  두호의 눈빛이 차갑게 변했다.

  그러나 반쯤 이성을 잃은 태복의 귀에 두호의 말이 들릴리 없었다.

  어렸을 때부터 유도만 해온 태복이 돌덩이를 제대로 휘두를 수는 없었다.

  그냥 무지막지하게 휘두르는 태복의 팔을 이리저리 피하던 두호의 눈이 순간 반짝하더니 자신의 머리를 향해 날아오는 돌덩이를 발로 받아쳤다.

  그리고 발이 땅에 닫자마자 동시에 몸을 회전시켜 뒤돌려 차기로 태복의 얼굴을 가격했다.

  쿵! 소리와 함께 100kg이 넘는 거구가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졌다.

  "열받게 하지 말랬잖아. 새끼야."

  극동 고등학교에서는 환호가 터져나왔고 남진 고등학교 유도부원들은 기절한 주장을 들쳐 업고 다른 애들과 함께 슬금슬금 뒤꽁무니를 치며 사라졌다.

  한 바탕 싸움이 끝나고 학교로 다시 돌아갈 때 두호의 친구이자 서열 2위인 순경이 두호에게 돈을 건넸다.

  "역시, 너밖에 없어. 이제 이 근처 학교에는 더 이상 상대가 없다. 좀 더 멀리까지 가야할 것 같아."

  "20만원밖에 안돼?"

  "애들이 다 너한테 걸어서 어쩔 수 없어."

  "쓰벌, 이번 달에 한 건 더 할 수 있지?"

  "해봐야지."

  몰래 숨어서 스마트폰으로 두호의 싸움을 처음부터 촬영을 하고 있었던 낯선 남자가 두호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두호는 방과 후 분식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분식점까지 같이 온 순경이 두호에게 말했다.

  "이따가 끝나고 우리 집에 올거지?"

  "그래. 이따가 보자."

  순경이 가자 두호는 평소처럼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저녁 시간이 지나서야 아르바이트가 끝난 두호를 사장이 불렀다.

  "두호야, 전에 얘기했듯이 이제 내일부터 공사를 하게 됐어. 그러니 공사가 끝날 때까지 좀 쉬어."

  사장의 말에 두호는 그제야 분식점의 내부 공사를 한다는 것이 떠올랐다.

  홀어머니와 둘이 사는 두호는 어머니가 일을 하다 허리를 다쳐 일을 그만두고 집에 누운지 두 달이 넘어가고 있었고 국가에서 기초생활수급자에게 주는 보조금으로는 턱없이 모자란 형편이었다.

  그래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는데 이마저 그만둬야 한다니 당장 내일의 생활비는 고사하고 어머니의 약값이 걱정이었다.

  "자, 받아. 힘들어도 포기하면 안돼. 조금만 버텨. 공사 끝나면 바로 연락하마."

  사장이 월급 봉투말고 다른 봉투를 하나 더 준다.

  "그리고 이거는 어머니 약값에 보태."

  두호는 사장의 배려에 올라오는 감정을 가까스로 참았다.

  "고맙습니다. 아저씨."

  두호는 분식점의 공사가 끝날 때까지 무슨 아르바이트를 해야 할지 걱정의 발걸음을 집으로 옮겼다.

  그 때, 누군가가 두호를 불렀다.

  "학생."

  두호는 낯선 아저씨를 무표정하게 바라보았다.

  "괜찮은 아르바이트가 하나 있는데 한 번 해보지 않겠나?"

  학교 뒷산에서 두호의 싸움을 지켜봤던 사나이였다.

  "뭔데요?"

  두호는 낯선 아저씨를 무표정하게 바라보았다.

  "일주일에 두세 번 정도만 스파링 상대를 하면 되는 일인데. 보수는 주급으로 20만원씩 지급하지. 한 달이면 80만원인데 어때?"

  두호는 한 달에 80만원이라는 말에 귀가 솔깃했지만 섣불리 대답을 하지 않았다.

  "자, 이건 내 명함이야. 생각 있으면 우리 도장으로 찾아오도록 하게. 학생에게 아주 좋은 기회가 될 거야."

  낯선 남자는 명함을 건네주고는 이내 사라졌다.

  두호는 명함에 적힌 도장의 이름을 확인했다.

  '무영 도장의 백훈 관장? 낯이 익은 이름인데.'

  두호는 명함을 건네준 아저씨의 얼굴을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았다.

  그러나 두호는 반 지하 단칸방에 혼자 누워 있을 어머니 생각 때문에 걸음을 빨리했다.

  "저 왔어요."

  "두호 왔구나. 밥은 먹었니?"

  "먹고 왔으니까. 누워 계세요."

  두호는 어머니를 다시 뉘이고 밥상을 살펴봤다.

  빈 그릇 두 개가 있었다. 어머니가 아침, 점심을 먹은 걸 확인한 두호는 재빨리 설거지를 하고 저녁 밥상을 차렸다.

 그리고 그 옆에 약봉지와 물을 갖다 놓았다.

  두호의 어머니는 가난 때문에 많은 것을 못 해준 자식에게 늘 미안한 마음이었다.

  그런 마음을 두호는 어머니의 표정만 봐도 알 수 있었다.

  아직 어린 두호는 이런 감정과 분위기를 참아내기가 힘들어 또 다시 밖으로 나갈 준비를 한다.

  "또 순경이네 가는 거니? 일찍 와라."

  어머니는 아들의 어두운 뒷모습에 또 눈물이 고였다.

 

  순경의 방에서 두호는 TV를 보고 있었다.

  채널을 돌리다가 '익스트림 파이트'의 하이라이트 방송이 나오자 두호는 리모컨을 내려놓는다.

  "자, 이제 마지막 메인이벤트 경기인 마이클 헌트 선수와 다카하시 선수와의 결승전을 다시 한 번 보내드리겠습니다."

  방송 진행자와 해설가의 대화가 이어진다.

  "네, 이번에 우승한 헌트 선수는 '싸움의 신' 칭호와 함께 진 회장을 만나러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익스트림 파이트'의 우승자가 나온 지 꽤 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이번에 다시 한 번 격투기 붐을 일으키고자 진 회장이 직접 나선 결과라고 합니다."

  "네, 맞습니다. 헌트 선수가 방문하면 여러 공식 일정이 있는데 이를 계기로 다시 한 번 격투기의 붐이 일어났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데요. 진회장의 무영 도장은 비공식 일정으로 잡혀있다는 소식입니다."

  "드디어 공이 울려 1회전이 시작입니다. 아! 마이클 헌트 선수 초반부터 무서운 기세로 달려듭니다. 그러나 다카하시 선수! 침착하게 방어를 잘하고 있습니다."

  TV를 보던 두호의 귀가 번쩍 뜨였다.

  '무영 도장?'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고 있던 순경도 결승전이 시작되자 두호 옆에 주저앉는다.

  "우린 언제쯤 저기 가서 볼 수 있을까? 어? 그건 뭐야?"

  두호는 명함을 꺼내보고 있었다.

  두호는 이제야 낯이 익었던 그 아저씨가 누군지 알게 되었다.

  "진 회장 할아버지가 무영 도장 운영하는 거 맞지?"

  "당연하지. 거기 관장이 우리나라의 마지막 싸움의 신이었던 백훈이잖아."

  두호가 순경에게 명함을 보여준다.

  명함을 본 순경이 놀란다.

  "대박! 이거 진짜 백훈 관장 명함 맞아? 소연이가 줬어?"

  "소연이?"

  "그래 인마! 우리 반 소연이가 백훈 관장의 딸인 거 몰랐어?"

  "몰랐어. 근데 소연이가 준 거 아닌데."

  "그럼 누가 준거야?"

  "명함에 써있잖아."

  "백훈? 정말? 왜? 언제 줬는데?"

  순경의 목소리는 들떠있었다.

  "분식점에서 일 끝나고 집에 갈 때 줬는데 알바로 스파링 상대를 해보는 건 어떻겠냐고 그러더라고."

  "정말? 알바비는?"

  "주급으로 20."

  순경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두호의 어깨를 툭툭 치며 말했다.

  "같이 가자."

  "너도 하려고?"

  "아니, 내 꿈 중의 하나가 무영 도장 구경하는 거 아니냐. 해골 전사를 직접 볼 수 있다니! 생각만 해도 가슴이 떨린다!"

  “정말? 해골 전사가 무영도장에 있는 거였어?”

  해골 전사는 진 회장이 고안한 로봇이었는데 시합 상대의 신체 정보 및 영상 정보를 입력하면 마치 그 상대의 아바타 같은 움직임을 보였기 때문에 시합 전, 상대와 가상으로 대련을 할 수 있는 한국 AI 기술의 집약체였다.

  그러나 두호는 무엇보다 주급 20만원이면 더 이상 길거리에서 싸움질 따위는 하지 않아도 됐기 때문에 그것이 제일 마음에 들었을 뿐이다.

 

  다음 날. 극동 고등학교 교무실.

  담임이 두호를 교무실로 불렀다.

  “정두호! 남진고 유도부 감독이 너 죽인다고 한바탕 난리쳤어. 내가 간신히 말리느라 아주 죽는 줄 알았다. 이 자식아! 너 한 달간 정학이야!”

  담임이 호통을 쳤다.

  “내가 얘기했지? 어머니 봐서라도 고등학교 졸업장은 받아야한다고!”

  “죄송합니다.”

  “죄송하단 말을 할 거면 왜 싸워. 이 자식아!”

  담임이 두호의 머리를 쥐어박으려다 간신히 참는다.

  “유태복이란 놈, 이번에 시에서 개최하는 유도 대회 우승 후보였다. 근데 턱에 금이 가서 시합은커녕 목에 깁스하고 병원에 누워있는 신세가 됐어. 게다가 너, 돈 있어? 합의금은 어떻게 할 거야?”

  두호는 말없이 고개만 숙이고 있었다.

  “합의금! 어떻게 할 거냐고!”

  담임도 두호의 사정을 잘 알기 때문에 답답해서 더 큰 호통을 쳤다.

  두호는 무영 도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해서 갚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한 달 동안 벌어서 갚겠습니다.”

  “한 달? 합의금이 얼만지나 알고 한 달이라고 하는 거야?”

  “얼만데요?”

  “육백, 네가 한 달 안에 육백을 벌 수 있어?”

  두호는 담임의 말에 어의가 없었다.

  “육백이요? 아니 뼈 좀 부러진 거 갖고 육백이라니요?”

  “이놈이, 네가 성인이 아니니까 그나마 육백에서 끝난 거야! 알아? 그리고 뭘 잘했다고! 이 자식이!”

  담임은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 결국 두호의 머리를 한 대 쥐어박았다.

  “죄송합니다.”

  “아무튼 정두호! 한 달간 정숙하고 이 기간에 사고 치면 알지? 이번엔 나도 더 이상 너 퇴학당하는 거 못 막아. 알았어?”

  “예.”

  담임도 두호가 나쁜 놈이 아니란 걸 알았지만 싸움이 문제였다.

  그렇다고 공부를 잘하는 것도 아니고 커서 홀어머니를 어떻게 모실지 걱정이 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봉사활동 빼먹지 말고! 나가봐!”

  두호는 담임에게 인사를 하고 교무실을 나왔다.

  가방을 챙겨 교실을 나오자 순경이 뒤따라 나온다.

  “두호야, 몇 주냐?”

  “한 달, 나 먼저 도장에 간다.”

  “야, 그나저나 너 합의금 어떻게 할 거야?”

  순경의 말에 두호는 깜짝 놀랐다.

  “네가 그걸 어떻게 알아?”

  “아까 교무실 지나가다가 들었어.”

  사실 순경은 교무실 밖에서 처음부터 엿듣고 있었다.

  두호는 순경의 말에 자신이 걱정이 되서 처음부터 엿듣고 있었을 거라는 짐작이 갔다.

  그리고 이런 친구가 한 명이라도 있는 게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지만 자존심 때문에 친구에게 돈을 빌려달라는 얘기는 하지 못했다.

  “뭐, 어떻게 되겠지. 간다.”

  “그럼, 나도 수업 끝나고 갈 테니까. 문 좀 열어줘. 나도 해골 전사 구경 좀 하자!”

  “그래.”

  두호가 윗니를 드러내며 씩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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