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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행성, 지구에관한 리포트
작가 : 사이길
작품등록일 : 2017.5.31

타락한 인간들 위에 군림하여 인간들을 더욱 사악하게 만든 우주의 지배자 더블라스와 그에 맞서는 주시자들, 그리고 주시자 달령의 양 아들 인우가 겪게 되는 파란만장한 모험과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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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6-09 16:05     조회 : 70     추천 : 0     분량 : 48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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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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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호선은 다섯이나 죽었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들먹이면서 가끔씩 달령을 쳐다보며 말을 이었다. 한 호선은 어떤 경우에도 상대방과 눈을 마주보며 이야기를 나눈 적이 없었다. 언제나 버릇처럼 시선은 다른 곳에 둔 채 이야기를 이어가면서 가끔 눈동자를 굴려가며 상대방의 표정이나 반응을 살피는 버릇이 있었다.

  -항상 불길했었어. 그곳이 특히, 음기가 드센 곳이라는 얘기는 무수히 들었지. 자네가 들어오기 전에는 권법사라고 불리던 무당이 기거했던 곳이었어. 낮에도 가끔 올라가면 을씨년스러워 등골이 시렸던 경험이 한 두 번이 아니었어. 그런 곳에서 작업을 했던 사람들이 아무런 이유도 원인도 없이 목이 부러져 죽었다니 이게 대체 말이나 되느냐구? 약산을 개발하기 위해 우린 전 재산을 쏟아 부었어. 그곳을 노리는 업자들도 꽤 많았지. 십만 평에 이르는 땅을 자네 하나 때문에 손가락 하나 까닥하지 못했다고 생각해 보게. 젠장! 그 땅에 세금은 왜 그리 많은고? 자그마치 하루에 삼백, 아니 기천 만원은 세금으로 뜯겼을 거야. 물론, 그것이 다 기회비용이라고 생각하는 수밖에 도리가 없었지. 어쨌든 이제와 무슨 이유에서 그러는지 몰라도 나로서는 자네의 그 결정이 정말 반가울 따름이야. 내 이럴 일이 아니지. 잠깐만 기다려 보게. 지난주에 들어 온 이태리 산 포도주 맛을 볼 텐가? 아, 거기서 뭐하고 멍청하게 서있누? 어서 내오지 않고!

  한 호선의 말에 두어 걸음 물러서서 지켜보고 있던 한 호선의 수행비서가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재빠르게 집 안으로 들어가서 포도주와 튀김 요리를 들고 나왔다. 마치 달령에게 주려고 오래전부터 준비해 둔 것처럼 거침이 없었다.

  -자넨 특히, 이런 포도주를 좋아했지 아마? 한 잔 맛보게.

  한 호선은 달령에게 잔을 쥐어주고 포도주를 반쯤 부어주었다.

  -가격으로 따지자면 자네는 상상하지도 못할 거야. 내 자네와의 우정으로 주는 것이니 편안히 들이키게.

  달령은 한 호선의 말에 잔을 입으로 가져가 바로 들이켰다. 한 호선의 말처럼 포도주는 깊은 향이 우러나왔고 정신이 맑아지는 느낌마저 주었다.

  -어떤가? 근사하지? 이 한 병이 웬만한 자동차 한 대 값이라니 이게 대체 말이나 되나?

  -그, 그렇군요…

  하지만 달령은 한 호선의 말에 놀라는 표정도 짓지 못했다. 아니 그의 말이 귀에 들리지도 않았다. 집에서 나올 때부터 버릇처럼 입술에 무언가가 계속 남아 있는 기분이 들었다. 그렇게 맴도는 말을 혼잣말처럼 중얼거리는데도 한 호선은 전혀 의식하지 못하는 눈치였다.

  -참, 자네가 건물을 넘기겠다니 나로서는 대 환영이긴 한데… 대체 무슨 속셈인지 그 속사정이나 들어보지. 왜 갑자기 마음이 변한건가? 대체 그 부탁이란 게 뭐지?

  -…

  한 호선이 팔자 수염을 매만지면서 가늘게 뜬 실눈으로 달령을 쳐다보자 달령은 마지못해 중얼거리던 말을 뱉어내야 한다고 마음을 먹었다.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해왔지만 결국은 어쩔 도리가 없다고 판단했다.

  -인우를 좀 맡아 주십시오.

  -뭐? 인우? 그 멍청한 인우 말인가? 아니 갑자기 그 아인 왜…

  -사정이 그렇게 됐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걸릴지 모를 길을 가게 됐습니다. 다시 꼭 돌아온다는 기약은 할 순 없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돌아오도록 노력할 겁니다.

  -나야 뭐… 하지만 괜찮겠나? 우리 경호랑 소정이가 있는데?

  -그거야 사장님께서 잘 도와주시리라 믿습니다.

  -나야 워낙 아이들 일에는 관여를 하지 않으니 말이야. 하지만 우리 집 집사에게 특별히 일러두지. 간간히 들리는 말로는 엊그제도 무슨 아이들 사이에서 심한 다툼이 벌어졌던 모양일세. 인우의 머리가 나쁜 것은 전국이 아마 다 알 걸세. 우리 경호는 전교 탑이잖은가? 아마 인우랑 같은 조라지? 그런데 여섯 갠가 일곱 과목에서 인우가 낙제를 받은 모양이야. 그래서 경호네 조가 전교 꼴등을 면하지 못했다는 거야. 물론, 그게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경호랑은 2학년 때부터 같은 반이었지?

  -아마 그랬을 겁니다.

  -그 때부터 줄곧 같은 조였던 모양이야. 서로가 기가 막히겠지만, 그렇게 질긴 인연이 또 있을라구? 담임을 찾아가 인우가 경호랑 섞이지 않도록 적절하게 배치를 해달라고 청탁 아닌 청탁도 한 적이 있었지. 그런데 대체 어찌된 영문인지 경호랑 인우는 한 번도 떨어지지 않았던 모양일세. 아! 5학년 1학기 때만 떨어졌었던 모양이야. 그때 인우가 몸이 안 좋아 장기간 결석을 했었으니 그나마 조금은 기를 펼 수 있었던 모양일세. 그런데 인우가 학교에 돌아온 순간부터 모두 엉망이 되었다는 거야. 자네도 알겠지만 자식을 키우는 학부모 입장이 어디 다르겠어? 우리 경호는 장차 이 나라를 이끌어야할 기둥감인데 언제나 그깟 멍청한… 아니, 이거 면전에서 내가 꼭 이럴 필요는 없겠지. 하지만 따지고 보면 인우가 자네 자식도 아니잖은가? 그러니 맘 편히 이야기해도 되는 거 아니야?

  -물론이죠. 괜찮습니다.

  -하하하, 내 자네가 그렇게 나올 줄 알았어. 뭐 다 지난 일이니 들춰서 뭐하겠어? 우리 경호가 그 아이 때문에 애먹은 거 생각하면… 참, 그런데 갑자기 무슨 일인지 물어도 되나?

  -네?

  -자네가 그토록 애지중지하던 인우를 내게 맡기겠다는 사연 말일세. 게다가 약산 무허가 건물을 그 대가로 한 푼 받지 않고 내게 넘긴다지 않았어? 그게 돈으로 따지면 한두 푼도 아닐 텐데 말이야.

  -별다른 뜻은 없습니다. 언제까지 약산을 개발한다는 한 사장님의 계획을 버젓이 아는 마당에 언제까지 무허가 건물을 차고 앉아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요. 개인적으로 몇 가지 해결해야할 일들이 생겨서요.

  -그렇다니 내겐 선택할 여지가 없어 보이는군.

  한 호선은 테이블에 올려놓은 손으로 테이블을 툭툭 치면서 다른 한 손으로는 팔자수염을 매만지며 달령을 훑어보았다. 한 호선은 자기 확신이 들 때까지 의심의 고삐를 풀지 않는 사람으로 정평이 나 있었다. 그와 마찬가지로 달령이 찾아와 약산 무허가건물을 순순히 내놓겠다는 말에 반색을 하면서도 은근 골칫거리인 인우를 두고 요리조리 머리를 굴리면서 선뜻 대답하지 못하는 이유를 달령이 모를 리 없었다.

  -좋네. 자네가 사정이 생겼다니 나로서도 선택할 여지가 없는 거 아니야? 게다가 나와 자네는 20년 친구인 셈이잖은가? 내가 자네 사정을 봐 주지 않는다면 누가 자네 사정을 봐주겠어?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달령은 의자를 뒤로 빼고 일어나 넙죽 연거푸 절을 해보였다.

  -이 사람… 난처하게 왜 이러나? 자, 한 잔 더 받으라구!

  한 호선은 달령의 잔에 포도주를 반쯤 채워주고 자기 잔에도 채워 단숨에 들이켰다.

  -온통 도둑놈들 천지야!

  -네?

  달령은 뜬금없는 한 호선의 말에 놀란 눈을 치뜨고 쳐다보았다.

  -아닐세. 아니야. 괜한 소릴 했나봐. 지난번에 창단한 야구단에 만만찮은 돈이 굴러들어갔어. 그런데도 말이야, 이런 멍청하고 한심한 것들이 늘 꼴찌란 말이지.

  -…

  -자네도 알잖은가? 우리 경호가 엘지 광팬이란 걸?

  -아, 네. 알다마다요. 늘 그 트윈스팀 옷을 입고 다녔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래! 자넨 역시 내 친구가 맞아, 맞네. 등 번호는 기억하는가?

  -9번이었죠, 아마?

  -나 원 참, 이 사람아 9번은 무슨… 7번 오지환이라 새겨놓고 입고 다닌 거 몰라?

  -아! 이제야 떠오르는군요. 맞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정확히 7번 오지환 맞습니다. 그 젊은 선수 정말 신처럼 떠받들었죠, 경호가…

  -그래. 이제야 좀 말이 통하는 거 같군. 경호가 4살 무렵부터 경기장엘 다녔지. 물론, 나야 바빠서 몇 번 가보지 못했지만 우리 집사들과 한 경기도 빠짐없이 다녔을 거야. 그러니 그 아이가 7번 선술 신처럼 떠받들었다는 건 당연한 거야. 경호 때문에 나도 자연히 물들어버렸지 뭔가.

  -무엇엔가 취미를 갖는 다는 건 좋은 일이죠. 그만한 활력소를 찾기도 쉽지 않죠.

  -그렇긴 하지. 그런데 그 친구와 인연을 맺은 뒤 우리 시에서 클럽을 창단했는데 공교롭게도 내 주머니에서 거액이 털렸지 뭔가. 하다못해 야구공 하나까지 내 돈으로 사야 했지. 나야 아들이 워낙 야구를 좋아하니 어쩔 도리가 없었어. 아들 살리는 셈 치구 닥치는 대로 돈을 뿌렸어. 그러더니 결국 지난 전국대회에서 준우승도 하게 되었지. 인제서야 자네 덕분에 털린 재산을 찾아올 호기가 되었어.

  -네?

  -바로 약산 개발을 해야겠단 말이네.

  -아…

  -참, 묘한 기분이 드는군. 내 그토록 시가 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섰으니 말일세. 난 솔직히 말해서 1, 2십년 안에는 약산 개발이 물 건너갔다고 여겼어. 어디 그뿐이야? 내 생전에 약산 개발을 포기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었다는 말이야. 그런데 지금은 시가 나서서 내 입장을 대변한단 말이지. 허가서만 갖춰 넣으면 읽어보지도 않고 허가를 내줄 심산이거든. 그렇게 큰 개발 사업은 허가만 내는대도 3년은 족히 걸린다네. 그런데 지금은 무조건 무슨 사업이든 허가서만 제출해달라는 투야. 어떤 잡음도 없이 처리해 주겠대. 그런 상황에서 자네가 내게 찾아 온 거지. 난 꿈도 꾸지 않았는데 말일세. 하하하,

  -다행입니다.

  -자네 덕분일세. 그건 그렇고, 언제부터 그 아일 데려올 작정인가?

  -이르면 내일 오후에나 될 겁니다.

  -뭐? 그, 그렇게나 빨리?

  -네. 너무 서둘러서 죄송합니다. 조금 늦춰보도록 해볼까요?

  -아, 아닐세. 그럴 필요는 없네. 이 큰 집에 방이 없는 것도 아니구… 그렇다고 그 작은 아이 하나 돌아다닌다고 어수선할 것도 아닌데. 괜찮으니 자네가 계획한 대로 하게. 나는 자네 뜻을 따르도록 하지.

  한 호선은 마음에 내키지 않을 때면 으레 심하게 눈을 껌벅이는 버릇이 있었다. 지금 달령이 홀가분하게 속내를 털어놓자 반색을 하는 표정을 짓고는 있었지만, 눈에 이물이 들어간 사람처럼 요란하게 껌벅였다. 게다가 파르르 눈꺼풀이 요동을 치는 모습이 달령의 눈에 비쳤다. 하지만 달령은 한 호선이 어떤 결정을 하더라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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