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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왕총아
작가 : 조정우
작품등록일 : 2017.6.4

스무 살의 꽃같은 나이에 백련교의 난을 이끈 불세출의 여걸 왕총아!
동시대 전쟁 영웅 나폴레옹을 능가하는 천재적인 전략으로 불과 2만의 병력으로 열배가 넘는 청나라 관군을 연전연파하고 서안으로 진격하는데......
여자 제갈공명으로 해도 과언이 아닌 불세출의 여걸 왕총아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그린다!

 
봉기
작성일 : 17-06-08 15:04     조회 : 116     추천 : 1     분량 : 4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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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지부는 왕총아의 적개심을 이해할 수 있었다.

 

  자신 역시 관아에 대한 적개심이 왕총아에 못지 않았다.

 

  말할 수 없는 곡절이 있었다.

 

  요지부가 뭐라 해명할까 생각하는 순간이었다.

 

  왕총아는 눈 깜짝 할 사이에 요지부의 옆을 지나쳐갔다.

 

  요지부가 왕총아를 쫓아가며 외쳤다.

 

  "낭자, 내 말을 들어보시오!"

 

  요지부가 큰소리로 외쳤지만, 왕총아는 들은 척도 않고 앞만 보고 걸어갔다.

 

  어느새 요지부가 따라와 왕총아의 앞을 다시 가로막았다.

 

  "낭자, 내 말을 듣고 가도 늦지 않소!"

 

  왕총아가 요지부를 향해 손을 휘두르며 호통쳤다.

 

  "비키세요!"

 

  왕총아가 앞을 가로막고 서 있는 요지부의 옆을 지나치려는 찰나, 요지부가 외쳤다.

 

  "낭자, 부디 해명할 기회를 주시오!"

 

  왕총아는 이번에도 들은 척도 하지 않고 요지부의 옆을 순식간에 지나쳤다.

 

  요지부가 다시 왕총아의 뒤를 쫓으려는 찰나, 왕총아가 몸을 휙 돌리며 발걸음을 멈추고 손을 치켜들며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해명 따위는 필요없어요!"

 

  만주족은 청왕조를 중원에 세운 이래 온갖 법을 만들어 한족을 핍박해왔고, 70여 년 전에는 소림사가 역적을 숨겨주었다는 누명으로 관병에 초토화된 이래 구대 문파도 명맥만 유지하고 있었다.

 

  왕총아는 그 어떤 이유가 있든 간에 만주족이 세운 조정을 위해 일하는 자를 용납할 수 없었다.

 

  왕총아가 몸을 돌려 자리를 떠나려는데, 뒤에서 절절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관병이 된 것은 피치 못할 곡절이 있기 때문이오! 부디 나를 믿어주시오!"

 

  요지부의 절절한 목소리에 마음이 움직인 것일까.

 

  왕총아가 누그러진 얼굴로 요지부를 쳐다보더니 빈정거리는 투로 말했다.

 

  "그 피치 못할 곡절이 무엇인지 들어나봅시다."

 

  요지부의 말끝이 흐려졌다.

 

  "지금 당장은 말해줄 수 없소......"

 

  왕총아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더니 손을 휘휘 저었다.

 

  "허면 비켜주세요."

 

  바로 그 순간, 요지부가 털썩 무릎을 꿇었다.

 

  "허나, 이 한 목숨 기꺼이 바쳐서라도 낭자를 돕겠소!"

 

  왕총아는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사내가 여인인 자신에게 무릎을 꿇다니!

 

  남존여비인 당시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기꺼이 목숨을 바쳐서라도 돕겠다는 요지부의 한마디에 왕총아는 치밀어 오르던 분노가 마치 씻은 듯이 가라앉고 있음을 느꼈다.

 

  왕총아는 작별인사를 하듯 두 손을 모으며 말했다.

 

  "호의는 고맙지만 사양하겠어요."

 

  왕총아의 말투가 한결 부드러워지자 요지부는 말할 수 없이 기뻤다.

 

  무릎을 꿇은 요지부가 미처 일어나기도 전에 왕총아가 작별인사를 건네고 자리를 떠났다.

 

  "전 이만 가보겠어요."

 

  요지부가 벌떡 일어났을 때는 왕총아는 이미 멀찍이 가버렸다.

 

  요지부는 쫓아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순식간에 왕총아의 인영이 요지부의 시야에서 사라져갔다.

 

  요지부는 왕총아가 사라져간 방향을 바라보며 탄식했다.

 

  "왕낭자! 어찌 이리도 내 진심을 몰라 주는 것이오? 왕낭자를 도울 방도를 찾아야 한다......"

 

 

  양양 관청의 집무실에서 지현(현령)의 관복을 입은 사내가 공문을 읽고 있었다.

 

  서른여섯 살 쯤 되었을까.

 

  사내의 얼굴은 범인은 감히 범접할 수 없는 기품과 위엄이 서려 있었다.

 

  마당에서 쿵쾅쾅 요란하게 뛰어 오는 발소리가 들려오자 사내는 고개를 돌렸다.

 

  스무 살 쯤 되어 보이는 사내가 허겁지겁 뛰어오더니 대청에 당도하기도 전에 숨을 헐떡이며 외쳤다.

 

  "숙부님! 사천에서 백련교의 봉기가 일어났다 하옵니다!"

 

  조카의 외침이 끝나기 무섭게 사내는 엄한 목소리로 꾸짖었다.

 

  "국모야! 내가 사사로이는 네 숙부이나, 관청에서는 네 상관일 뿐이라는 걸 모르느냐?"

 

  사내의 이름은 제국모로 양양 지현의 조카였다.

 

  제국모가 깜박 했다는 듯 이마를 치며 말했다.

 

  "송구하오나,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옵니다! 봉기가......"

 

  제국모가 돌연 말을 멈추더니 주변에 누가 없는지 두리번거리며 귓속말로 속삭였다.

 

  "봉기가 일어났사온데, 벌써 진압되었다 하옵니다."

 

  이 말에 지현의 얼굴이 돌처럼 굳어졌다.

 

  지현의 이름은 제림으로 양양 백련교 교수(백련교 우두머리)인 그는 자신의 신분을 감춘 채 조정에 출사해 황자 옹염의 신임을 얻어 양양 지현에 임명되었다.

 

  18년 전 백련교 교수 유송이 체포된 이래 사분오열된 백련교는 각각의 지역마다 교수가 통솔하고 있었는데, 백련교도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중죄로 다스릴 정도로 날이 갈수록 백련교에 대한 탄압이 극심해지고 있었다.

 

  이러한 시기에 유송의 제자인 하남 교수 유지협과 사천 교수 송지청이 사천에 백련교도를 집결시켜 봉기를 일으키려다 사전에 발각되고 만 것이다.

 

  한동안 굳은 얼굴로 침묵하던 제림이 주변을 한차례 둘러보더니 입을 열었다.

 

  "지부는 어디 있느냐?"

 

  제국모가 난감한 듯 머리를 긁적이며 대답했다.

 

  "실은, 사천의 정황을 살펴보러 갔던 지부가 돌아왔다가 마차에 짚더미를 가득 싣고서 다시 성문을 나섰다고 하옵니다. 다시 사천으로 간 듯 하다 하온데, 대체 어찌된 노릇인지......"

 

  제림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했다.

 

  "지금과 같이 중차대한 시기에 대체 무슨 용건으로 내게 보고조차 아니하고 사천으로 갔단 말이냐?"

 

  제국모가 잠시 망설이다 입을 열었다.

 

  "소질이 들은 바로는, 지부가 백의의 낭자와 함께 있는 것을 누군가 보았다고 하온데, 어째서 지부가 마차에 짚더미를 싣고 성문을 나섰는지, 보고받은 것이 없는지라 소질도 자세한 것은 잘 모르겠사옵니다."

 

  문득 제림이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지부가 백의의 낭자와 함께 있었다면...... 짚더미에 그 낭자를 숨긴 듯하구나! 그 낭자는 필시 관아에서 지명수배 중인 왕낭자일게야!"

 

  왕낭자라는 말에 제국모가 호기심 어린 얼굴로 물었다.

 

  "왕낭자라 하오면......"

 

  제국모는 관아가 두 모녀를 백련교도로 몰아 수배한 사실과 두 모녀는 백련교도와 아무 관련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제림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며칠 전 억울한 누명을 벗기겠다며 자수한 여인의 여식일게야."

 

  바로 그때였다.

 

  호랑이도 제말하면 나타난다더니 바로 요지부가 대청에 당도하여 무릎을 꿇고 말했다.

 

  "사부님, 참으로 송구하옵니다! 제자가 오는 도중에 일이 생겨 이제야 당도하였나이다!"

 

  사부인 제림에게 왕총아를 만났던 자초지종을 보고한 요지부가 절절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미의 제자인 왕낭자가 백련교도로 수배당하여 관아에 쫓기는 몸이 되었으니, 우리 백련교에서 도와주는 것이 마땅하지 아니하옵니까?"

 

  제림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대장부라면 어찌 이와같은 파렴치한 짓거리에 울분을 느끼지 아니할 수 있겠느냐만, 지금은 때가 때인만큼 관아에서 지명수배당한 두 모녀를 도울 방도가 없다."

 

  "하오나......"

 

  요지부가 미처 뭐라 말하기도 전에 제림이 단호한 어조로 물었다.

 

  "사천의 봉기가 진압되었다는 소식은 알고 있느냐?"

 

  이 말에 깜짝 놀란 요지부는 말문이 막혔다.

 

  사천의 봉기가 진압되었다는 말은 금시초문이었다.

 

  제림이 요지부를 나무라듯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지금은 우리 백련교의 존망이 걸려있는 위급한 상황임을 모른단 말이냐? 아미 낭자의 일은 아미에게 맡기고 너는 유대협과 송대협의 소식이나 알아오거라!"

 

  요지부는 명에 따를 수 밖에 없었다.

 

  백련교의 존망이 걸린 위급한 상황에서 백련교의 일을 제쳐두고 다른 일을 벌일 여지가 없지 않은가!

 

  사천으로 가는 길에 왕총아와 마주칠지 모른다는 생각에 위안을 삼을 수 밖에.

 

  "사부님의 명에 따르겠나이다."

 

  요지부가 제림에게 하직인사를 한 후, 마당에 있는 말에 뛰어오르는 순간이었다.

 

  제국모가 손을 들며 외쳤다.

 

  "지부, 나도 자네와 함께 가겠네!"

 

  그러고는 제림에게 말했다.

 

  "숙부님, 소질도 지부와 함께 가겠나이다!"

 

  제림이 고개를 끄덕였다.

 

  "지부는 먼저 가고, 너는 유대협과 송대협이 관군에 쫓기고 있을지 모르니, 무예가 빼어난 교도들을 데리고 가거라!“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아미산을 향해 죽기 살기로 달리던 왕총아는 기진맥진하여 걸음을 멈출 수 밖에 없었다.

 

  왕총아는 땅에 털썩 주저앉은 채 숨을 몰아쉬며 중얼거렸다.

 

  "이럴 줄 알았으면 지부에게 마차라도 빌릴 것을......"

 

  왕총아는 관아 사람인 요지부를 도저히 용납할 수 없었다.

 

  그래서 아미까지 마차로 데려다 주겠다는 요지부의 호의를 완강히 거절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고지식했던 것 같다.

 

  그때 마차를 빌려 탔다면 지금쯤은 벌써 아미산에 도착했을 것이 아닌가!

 

  잠시 숨을 고른 후 일어나 걸음을 떼었지만 이렇게 걸어서 수백 리나 떨어져 있는 아미산까지 갈 수는 없는 일이었다.

 

  왕총아가 한숨을 몰아쉬는 찰나였다.

 

  앞길쪽에서 말발굽 소리가 들려오는 것이 아닌가!

 

  순간 왕총아는 허리에 찬 검을 두손으로 잡아 들었다.

 

  '시간이 없다. 이 검을 말과 바꾸는 수 밖에......'

 

  어렸을 적에 사부에게 하사받은 소중한 검이었기에 망설여졌지만, 가진 것이 검뿐인 왕총아로서는 어쩔 도리가 없다는 생각이었다.

 

  말발굽 소리가 나는 쪽을 바라보니 사내 하나가 그야말로 쏜살처럼 말을 몰아 오고 있었다.

 

  사내를 향해 왕총아는 검집 채 치켜들며 외쳤다.

 

  "이보세요! 멈추세요!"

 

  사내는 채찍을 휘둘러 그냥 지나쳐가려는 것이 틀림없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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