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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더 문(The Moon) - 차원의 비밀
작가 : 하이커
작품등록일 : 2016.8.24

전직 경찰이었던 장태식은 서도대교에서 연쇄추돌 사고를 당한다.
구조대에 의해 무사히 구조되지만 낯선 마을에 격리되고, 이내 자신이 다른 차원의 세계로 들어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어떻게든 마을에서 벗어나 가족에게 돌아가려고 하는데.... 과연 그는 자신의 가족을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인가.

 
26화. 동굴 사냥(3)
작성일 : 17-02-05 17:54     조회 : 570     추천 : 0     분량 : 6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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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식은 정신이 멍했다. 귀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총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비명소리도, 놈들이 내뱉는 괴성도 들리지 않았다.

 마치 암흑으로 가득찬 우주 공간에 혼자 뚝 떨어진 것처럼, 모든 것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장선생!”

 

 태식의 어깨를 강하게 흔든 사람은 대령이었다.

 

 “정신차리시오.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오!”

 

 고막을 찢는 듯한 총소리, 뾰족한 송곳으로 철판을 긁는 듯한 놈들의 괴성, 피를 토하는 듯한, 절규에 가까운 비명… 태식이 긴 꿈에서 깨어난 듯 소스라치게 놀라며 대령을 돌아보던 순간 대령의 우악스런 손길이 그의 뒤덜미를 강하게 잡아챘다.

 

 “머리 숙여!”

 

 거의 내동댕이쳐지듯 땅바닥에 나뒹군 태식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거대박쥐 한 마리가 버둥거리며 자신을 향해 곤두박질치듯 떨어지고 있었다. 놈에게 깔리기라도 한다면 당장 압사당할 판국이었다.

 태식은 재빨리 뒷걸음질을 쳤다.

 “괜찮…….”

 그를 향해 손을 내뻗은 대령.

 그때 무언가가 대령과 태식 사이의 빈 공간 사이로 휙 지나갔다.

 

 ‘뭐지?’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 수 없었던 대령은 아주 천천히 시선을 아래로 떨어뜨렸다. 그는 조금 전 자신이 태식을 향해 팔을 내뻗었다는 걸 기억했다. 그의 시선이 손이 있어야 할 자리에 닿았다.

 

 손이 보이지 않았다. 분명히 팔을 쭉 내뻗었다고 생각했지만, 팔꿈치 밑으로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파…팔이… 내…팔…아악!”

 대령의 입에서 비명소리가 터져나왔다. 그는 몸부림치며 바닥을 굴렀다. 세포 하나 하나를 찢어발기는 듯한 극심한 고통이 해일처럼 덮쳤다.

 

 대령은 검붉은 핏물이 쏟아지는 팔꿈치를 움켜잡은 채 짐승처럼 울부짖었다.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온몸이 끔찍한 고통으로 덜덜 떨렸다. 무수한 칼날들이 뼈와 살을 도려내는 듯한 극심한 고통이 그의 전신을 꿰뚫었다. 눈은 실핏줄이 터져 벌게졌고, 이를 악무는 바람에 입속에선 피가 터져나왔다.

 

 “위생병! 위생병!”

 

 사태를 파악한 태식이 정신을 수습하고 다급하게 위생병을 불렀다. 대령이 정신을 잃지 않도록 그를 흔들었지만 이미 대령은 눈만 뜨고 있달 뿐이지 동공은 완전히 풀려 있었다.

 대령의 몸이 걷잡을 수 없이 떨리기 시작했다. 발작이었다. 태식은 대령이 움직이지 못하도록 그의 팔다리를 강하게 압박했다.

 

 “어떤가!”

 

 동굴 안을 가득 메운 총성과 거대박쥐들의 금속성 괴성 때문에 태식은 고래고래 소리지르듯이 말을 해야 했다.

 나이 어린 위생병은 아래턱을 덜덜 떨며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겨우 대답했다.

 “모… 모르겠습니다.”

 

 강력한 안정제가 투입되자 대령의 발작이 멎는 듯했다.

 “살겠지?”

 대령의 몸에서 떨어져 나온 태식이 깊은 한숨을 토해내며 소리쳐 물었다.

 “잘 모르겠습니다. 피를 너무 많이 흘리고 있습니다.”

 붕대로 대령의 잘려나간 팔꿈치를 압박하던 위생병이 자신 없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태식은 걱정스러운 눈길로 대령을 바라보았다. 붕대로 압박을 했지만 그것은 임시방편일 뿐이었다. 너덜너덜해진 혈관에선 끊임없이 핏물이 흘러나왔고, 그것을 멈추기 위해선 강력한 지혈제가 필요했다.

 태식은 의료용 키트에 지혈제도 준비하지 않고 따라온 거냐고 위생병을 윽박지르려다가 입을 다물었다. 이제와서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잘 보살펴.”

 태식은 이 한 마디를 남겨두고 총알이 빗발치는 쪽으로 달려갔다.

 

 놈들의 움직임은 기민했다. 커다란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놈들은 빨랐고, 강했다.

 태식은 잠깐 사이에 놈들이 달라졌다는 걸 느꼈는데, 무엇보다 놈들의 공격 양상이 그랬다. 놈들은 업그레이드된 생물체 무기 같았다.

 

 놈들은 떼로 공격하지 않았다. 마치 전투 경험이 풍부한 노련한 지휘관의 지휘에 따라 전략적으로 움직이는 군인들처럼 놈들은 역할 분담을 하며 지능적으로 사냥꾼들을 공격했다.

 몇 놈들이 인간들의 시선을 빼앗는 동안, 다른 놈들은 인간들의 뒤를 공격했다. 우왕좌왕 하며 정신없이 총질을 해대는 인간들 중에서 헛점을 보인 인간을 목표로 삼아 서너 마리가 집중 공략했다. 놈들의 목표물이 된 인간은 꼼짝없이 먹잇감이 될 수밖에 없었다.

 

 다른 놈들이 인간들의 이목을 돌리는 동안, 먹잇감을 포획한 놈들은 쇠갈퀴 같은 날카로운 발톱으로 인간들의 몸뚱이를 갈기갈기 찢거나 이빨로 물어뜯어 배를 불렸고, 배를 불린 놈들은 다시 인간을 공격하는 데에 가담했다.

 게다가 총은 놈들에게 치명적인 위협이 되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는데, 놈들은 커다란 날개로 몸통을 감싸며 총알을 막아내기도 했다. 그것들의 날개는 철갑보다 강한 것 같았다.

 

 태식의 표정은 어두워졌다. 놈들이 자신의 날개를 이용해 총알을 막아낸다는 것은 놈들이 <공격>과 <방어>에 대한 개념을 본능적으로 인지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쉽게 말해 머리를 쓸 줄 아는 놈이라는 것이다.

 짐승들이 배고픔을 이기려고 본능적으로 공격성을 드러내는 것과 달리 거대박쥐들은 마치 잘 짜여진 각본이 있는 것처럼 역할을 분담하기도 했고, 협업과 분업을 통해 인간을 효율적으로 공격했다. 또 공격과 방어 행위를 통해 자신들의 전력 손실을 최소화 했는데, 이는 놈들이 지치지 않고 인간을 공격하는 최적의 방식이기도 했다.

 그 모든 전쟁의 방식이 본능적인 것인지, 아니면 뛰어난 지능의 결과인지는 알 수 없었으나, 어쨌든 사냥꾼들이 더이상 버텨내지 못할 거라는 것만은 분명했다.

 

 ‘젠장. 여기서 끝나는 건가?’

 

 태식은 거친 숨을 토해내며 털썩 무릎을 꿇었다. 더이상 총을 들 기운도 없었다. 발악하듯 총질을 해대던 사냥꾼들도 하나둘 지쳐서 나가떨어지고 있었다.

 동굴에서 살아나갈 희망은 전혀 없는 것 같았다.

 

 그때 대령과 위생병을 향해 갈코리 발톱을 드러내며 하강하는 놈이 태식의 눈에 보였다.

 태식은 직감적으로 위험을 느끼고 일어서려고 했다. 하지만 힘이 풀려버린 두 다리로는 버티고 서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순간 대령 쪽으로 향하는 박쥐에게 총구를 겨눈 허기성이 보였다. 태식은 당연히 허기성이 놈을 고꾸라뜨릴 것이라고 생각했다.

 

 “지금! 지금이야!”

 

 태식이 절박하게 소리쳤다. 조금이라도 망설였다가는 어린 위생병과 대령이 놈의 제물이 되리라.

 “어?”

 태식은 어이없는 표정으로 허기성을 바라보았다. 놈을 향해 총을 겨누었던 허기성이 총구를 슬그머니 내린 후 방향을 틀었던 것이다.

 

 “이봐! 뭐…뭐하는 짓이야!”

 소리를 질렀지만 그의 소리는 총성에 묻혀버리고 말았다.

 그 순간, 위생병의 끔찍한 비명소리가 들렸다. 위생병과 대령이 박쥐의 발톱에 채여 끌려가고 있었다.

 

 태식은 필사적으로 놈을 쫒아갔다. 하지만 힘이 풀린 다리로는 몇 걸음 걷는 것도 쉽지 않았다. 두 사람은 결국 그의 눈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멍한 눈으로 두 사람이 사라진 방향을 쳐다보던 태식은 이를 악물었다. 눈에서는 불꽃이 튀었다.

 “개자식!”

 공격을 멈추지 않는 박쥐를 향해 정신없이 총질을 해대고 있던 허기성이 눈에 띄었다. 놈을 죽이고 싶다는 강렬한 살의가 참을 수 없을 만큼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허기성의 뒤로 돌아간 태식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개머리판으로 허기성의 뒤통수를 가격했다.

 

 갑작스런 공격에 뒤통수를 싸잡고 나동그라진 허기성은 자신을 공격한 것이 장태식이라는 걸 알고는 재빨리 방어 태세를 취했다.

 허기성에게 달려든 태식은 총신으로 허기성의 목을 짓눌렀다.

 “죽어!”

 허기성은 태식을 필사적으로 떼어내려고 발버둥쳤지만 그럴수록 숨통은 더욱 조여왔다.

 “이… 이게… 무슨… 짓이야.”

 “너 같은 새끼는 죽어도 싸.”

 태식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총을 쥔 손에 더욱 힘을 가했다.

 “커억. 사… 살려….”

 

 태식을 말린 것은 채태민이었다.

 “형님, 그만둬요!”

 

 허기성으로부터 태식을 겨우 떼어낸 채태민은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냐는 눈으로 둘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태식의 손에서 벗어난 허기성은 숨을 몰아쉬며 뱃속의 것들을 모두 게워내기라도 할 듯 기침을 토해냈다.

 “너, 너 이새끼, 감히 나를 죽이려고 했어?”

 정신을 차린 허기성이 눈을 희번덕거리며 태식에게 달려들려고 하자 한쪽에서 숨을 고르던 태식도 한번 해보자는 듯이 허기성을 향해 몸을 날렸다.

 “잠깐! 잠깐만요!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는데 지금 이럴 때가 아니라구요.”

 다급하게 막아선 채태민을 제치고 허기성을 향해 주먹을 내리꽂으려던 태식은 순간 멈칫했다. 그러고보니 박쥐들이 더이상 보이지 않았다.

 “어떻게 된 거지?”

 상황을 파악한 허기성도 의아한 듯 고개를 두리번거렸다.

 “모르겠어요. 갑자기 사라졌어요.”

 “너! 이 새끼! 나중에 보자.”

 잡아먹을 듯 태식을 노려보던 허기성이 사냥꾼들을 향해 소리쳤다.

 “상황보고해!”

 “사망 일곱! 부상 열! 실종 다섯입니다!”

 허기성은 인상을 찌푸렸다. 피해가 너무 컸다. 사지 멀쩡한 사냥꾼 수는 겨우 열여덟. 잠깐의 휴식이 주어진 것 같았지만 언제 또 놈들이 들이닥칠지 모를 일이었다. 현재 그들의 처지는 사냥꾼이 아니라 탐나는 먹잇감에 지나지 않았다.

 허기성은 정신을 집중했다. 지금 생각해야 할 것은 어떻게든지 이곳을 빠져나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고기고 뭐고 당장 여기서 빠져나가야 한다! 그는 주머니에서 슬쩍 나침반을 꺼냈다. 다행히도 나침반은 정상적으로 작동되고 있었다. 남쪽. 남쪽으로 길을 잡으면 동굴을 벗어날 수 있다!

 허기성은 장태식 쪽을 힐끔 쳐다보았다. 장태식은 이주민들과 무슨 이야긴가를 나누고 있는 듯했다. 태식을 바라보던 허기성의 입가에 차가운 미소가 떠올랐다.

 ‘네 놈은 여기가 무덤이 될 거다.’

 

 

 “이주민들 상황은?”

 “다들 상태가 안 좋아요. 김환씨랑 영감님이 심각해요.”

 두 사람의 부상 정도는 심각했다. 각각 복부와 목에 깊은 상처를 입은 김노인과 김환의 환부를 사람들이 손으로 틀어막고 있었지만 출혈은 멈추지 않고 계속되었다. 놈들의 공격에 내장까지 파열된 것 같았다.

 숨을 제대로 쉬기도 힘든 듯 가르릉 거리는 거친 숨소리가 두 사람 모두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보여주고 있었다.

 “영감님, 힘 내세요. 김형, 조금만 더 힘을 내요.”

 태식이 그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라고는 고작해야 그런 말 정도일 뿐이었지만 둘은 그마저도 알아듣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들의 벌어진 상처를 확인한 태식은 침통한 표정을 지었다. 내상이 너무 깊었다.

 잠시 후, 두 사람의 숨이 멎었다.

 

 * * *

 

 “소식은?”

 “아직 없습니다.”

 하긴 벌써 소식이 들릴 리 없었다. 사냥팀이 동굴로 출발한지 두 시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지금쯤이면 동굴 안 목표지점에 도달했을 시간이다. 별다른 문제가 없다면 사냥을 끝내는데 두 시간이면 족하리라.

 하지만….

 “뭐 언제나 희생은 따르는 법이지.”

 허기성에게 동굴의 모든 정보를 밝힌 것은 아니었다. 드론을 통해 채집된 동굴의 정보에는 위험한 것들도 꽤 많이 있었다. 특히 거대 박쥐가 그랬다. 사냥팀이 거대 박쥐를 만난다면 살육당할 확률이 높았다.

 과연 동굴로 사냥팀을 보내는 게 옳은 일인지, 살짝 고민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사냥을 늦출 수는 없었다. 게이트가 열리면서 동굴이 생성되었다는 사실을 안 순간 감독관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걸 인정해야만 했다. 동굴은 마을에서 가장 가까운 사냥터였다. 게다가 동굴 안에는 방사능에 오염되지 않은 신선한 사냥감이 존재했다.

 물론 사냥터는 마을 밖에도 존재했다. 하지만 거리가 멀다는 데에 문제가 있었다. 마을 밖이 안전하다면야 거리가 먼 것쯤은 문제가 전혀 되지 않았을 것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마을 밖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숲으로 사냥을 떠나는 건, 일도 아니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게이트가 열리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야만인들이 사냥터와 마을 사이의 공간을 점령한 이후로 마을을 벗어나 사냥을 하는 일은 거의 목숨을 담보해야될 만큼 위험한 일이 되고 말았다. 사냥이 목숨을 건 위험한 도박이 되어야 했던 것이다.

 만약 허기성이 거대 박쥐의 존재를 알았다면? 감독관은 고개를 내저었다. 녀석은 분명히 명령을 거부했을 것이다. 목숨을 잃을지도 모르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걸 뻔히 알면서 순순히 명령에 복종할 놈이 아니었다.

 

 “뭐 더 할 말이 있나?”

 

 할 말이 남은 듯 나가지 않고 미적거리고 있는 보좌관을 향해 감독관은 의아한 눈길을 보냈다.

 “밖에 황목사가 와 있습니다.”

 “황목사?”

 감독관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 인간이 또 무슨 일로….

 

 

 “사냥팀을 보냈더군.”

 황목사는 입가에 알듯 모를 듯한 미소를 베어 물었다. 감독관은 그렇다는 뜻으로 고개만 까딱했다.

 “무슨 일이지? 자네가 여기까지 나를 만나러 다 찾아오고.”

 감독관이 시큰둥한 표정으로 물었다.

 

 사실 감독관은 내심 긴장하고 있었다. 아무 용건도 없이 자신을 찾아올 황목사가 아니었다. 황목사가 직접 자신을 찾아왔다는 것은 좋은 징조가 아니었다.

 

 ‘뭐지? 뭔데 여기까지 날 찾아온거지?’

 

 감독관은 조바심이 일었지만 애써 태연한 척했다.

 

 “얼마 전에 연합본부회의에 참석했다고 들었네.”

 순간 감독관 얼굴은 딱딱하게 굳었다.

 마을에서 그가 연합본부회의에 참석했다는 사실을 모르는 이는 없었다. 그 자체는 비밀에 붙일 이유가 없는 사안이었다. 하지만 회의에서 무슨 내용이 오고 갔느냐, 하는 문제는 달랐다. 대부분의 회의 내용은 공개를 원칙으로 삼았지만, 개중 한두 가지 안건은 철저히 비밀에 붙여졌다.

 “황목사가 회의에 관심있는 줄은 몰랐는데?”

 감독관은 슬쩍 눙치고 들었다. 여태껏 황목사가 연합본부 회의에 대해 아는 척을 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 회의 내용이 공개되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종교지도자가 정치적이라면 정치적이랄 수도 있는 그런 일에 관심 가질 이유는 없었기 때문이다.

 “에이, 관심은 무슨. 나 같은 사람이야 신만 잘 섬기면 되는 거지.”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황목사의 눈빛은 예사롭지 않게 빛났다.

 “그런데 말이야, 내가 이상한 소문을 들었거든?”

 황목사의 목소리가 은근해졌다.

 “무슨 소문 말인가?”

 “게이트가 열려도 거주민의 반만 원지구로 돌아갈 수 있다는 해괴망측한 소릴 들었단 말이지.”

 그렇게 운을 뗀 황목사의 입가에는 의뭉스런 미소가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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