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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제로(zero)
작가 : 반짝반짝슈이치맨
작품등록일 : 2016.12.17

뭐든 제대로 있는 사람이 살아가는에서의 제대로 된것 뭐 하나 없는 사람들의 버티기

 
6
작성일 : 16-12-17 18:13     조회 : 356     추천 : 0     분량 :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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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낮잠을 잤다 달게 비누의 고시원에서였다. 문밖에서 급박하게 누군가가 나의 단잠을 방해하고자 요원이라도 보낸 듯 그 요원은 아마도 스미스 요원을 닮았을 것이다. 문을 두드렸다. 그저 똑똑이 아닌 쾅쾅 애써 무시 하려 해도 다시 쾅쾅 결국 단잠은 달아나고 말았다. 에이 씨! 잠을 깬 쪽은 나였지만 비누도 잠을 깨긴 마찬가지였지만 일어나지 않았다.

 나는 문을 벌컥 열었다.

 “왜요?”

 신경질 적인 목소리로 하지만 문을 열고 나니 이유를 알았다. 연기가 자욱하게 낀 시야 매캐한 연기 자고 있어서 그랬나 왜 몰랐던 걸까?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세상이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정말 거짓말처럼 말이다. 그래서 비누를 흔들어 깨우고 사실은 자고 있지도 않았지만 아무튼 깨워서 고시원을 나왔다. 옷 가지는 입고 있던 것이 전부였고 챙겨 나올 거라고 한다고 해도 별 것 없겠지만 비누에게는 중요 한 걸지도 모르는 것들을 놔두고 나왔다. 우리는 고시원 건물 밖에서 비누의 유일한 안식처였던 곳이 활활 타는 것을 지켜봤다. 우리 옆에는 비누의 옆 방의 여학생이 서 있었다. 비누는 자신의 옆 방에 저 여자가 사는 것을 몰랐다고 왜 몰랐지 하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여자의 옆에는 여행용 가방이 서 있었다. 여자는 자신의 짐을 꽤 챙겨 나온 듯 했다. 비누와 나는 그것이 신기해서 여자를 봤다. 여자는 우리의 시선이 느껴졌는지 책은 절반이나 못 가져 나온걸요 하고 울상이 되었다. 비누에게 이젠 셔츠 하나 칠부 바지 하나 만 남았다. 그리고 지갑하나 하지만 나는 누워 자다 주머니에 있던 지갑이 바닥에 떨어진 모양이었다. 나는 급히 주머니를 더듬거려 봐도 빈 허무만 만질 수 있었다.

 지갑에는 그래도 2만원 정도 있었고 현금카드 형에게 굽실거려서 겨우 만든 신용카드 한 장 신분증이 들어 있었다. 낭패였다. 한숨이 나왔다. 그 옆에서 비누가 한숨을 쉬었다. 깊은 한숨 그 한숨을 따라 나도 깊이 한숨을 쉬었다. 한번은 나의 지갑을 위해 한번은 비누를 위해 잃을 것도 없는 줄 알았는데 생각 보다 비누에게는 많은 것이 있었다. 이제는 없지만 말이다. 건물의 완벽한 전소를 보면서 황망히 서 있었다. 소방차도 오고 갔고 소방관도 오고 갔다. 경찰도 오고 갔다. 그리고 그들이 사라지고 난 후 남은 것은 존재의 상실이고 소실이었다.

 

 이제 어디에도 비누가 누울 공간은 없는 것이다. 비누가 말했다.

 “이제 어디 가지?”

 그렇게 말하면서 나를 봤다. 나는 비누의 시선을 맞추질 못 했다. 먼 산을 보면서 하늘에 나는 새의 뒷다리를 보려 눈을 찌푸렸다.

 “난 이제 어디 가지?”

 그는 나 들으라는 듯이 다시 말했다.

 “아니 친구도 없어요? 전에 같이 술 먹던 그 사람 친구 아니에요?”

 “아르바이트 하던 주유소 사장이었어. 그날도 그만 두라고 말하던 날이었고”

 “친척도 없어요?”

 “친척은 다 청주에 있어”

 “나도 안 돼요 그렇지 않아도 나 혼자 눈치 밥 먹는 것도 서러운데 형까지 데려 가면 나 울 엄마한테 죽어요“

 “그래도 죽이기야 하겠어?”

 비누가 말했다.

 나는 비누를 봤다. 벗겨진 머리 때가 낀 셔츠 무릎까지 내려오는 반바지 삼선 슬리퍼 그리고 작달막하고 퍼진 몸매 어느 것 하나 괜찮다고 봐줄 수 없는 불쌍해 보이거나 찌질 해 보이기 위해 태어나 그 사명을 온전히 수행하고 있는 듯 보이는 그런 사람 괜 시리 그를 보자니 눈물이 났다.

 

 엄마의 시선도 그랬다. 내가 비누를 보던 그런 눈 하지만 비누는 해맑게 웃었다. 그 웃음은 살기 위한 웃음이고 살아가기 위한 마지막 몸부림과 같은 것이었다.

 “엄마 친군데”

 “으응? 친구? 그냥 딱 봐도 연배는 너 보다 훨씬 위 같은데 응?”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지만 어쩌겠는가 거처가 정해지는 대로 안 되면 몇 일 만이라도 하고 나는 말했다. 그 말은 비누가 나에게 한 말이었지만 나는 엄마에게 비누가 말한 것처럼 토씨 하나 바꾸지 않고 말했다.

 “삼락동 고시원 불난 거 뉴스에 났잖아. 그 고시원이 이 형 고시원이야.”

 엄마는 비누를 향해 어색한 웃음을 웃더니 나를 끌고 가선

 “재는 친인척도 없다니 왜 하필 우리 집이야?”

 “나도 그렇게 말했지 하지만 내가 생각 해도 별 뾰족한 수가 없어서 그래. 한 몇 일만 응?”

 “그래 그렇긴 하겠지만 그래도 영 그렇다. 재 신분을 확실 한 거니?”

 엄마의 말에 나도 잠시 뜸을 들였다. 내가 아는 것은 그의 이름 그리고 나와 같은 백수라는 것 말고는 그리고 최근에 몇 번 만났을 뿐 인데 내가 보증 해줄 신분은 없다. 나는 그의 뭐를 믿는 걸까? 그는 누구 일까? 나는 엄마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엄마도 나의 반응에 영 미심쩍은 듯이 그래 그럼 알았어 했지만 몇 일 동안 무슨 문제가 되겠는가? 그래도 몇 일 동안 봐온 비누가 그리 나쁜 놈은 아니다라는 것에 뭐 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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