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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더 문(The Moon) - 차원의 비밀
작가 : 하이커
작품등록일 : 2016.8.24

전직 경찰이었던 장태식은 서도대교에서 연쇄추돌 사고를 당한다.
구조대에 의해 무사히 구조되지만 낯선 마을에 격리되고, 이내 자신이 다른 차원의 세계로 들어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어떻게든 마을에서 벗어나 가족에게 돌아가려고 하는데.... 과연 그는 자신의 가족을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인가.

 
24화. 동굴 사냥(1)
작성일 : 16-11-30 07:39     조회 : 531     추천 : 0     분량 : 6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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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태식, 탁경재, 이민상, 채태민.

 오랫만에 모인 네 사람은 광장 한켠에 마련된 족구장에서 신나게 공을 주고 받고 있었다. 넷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이민상이 공을 받아내려다가 꽈당, 넘어지자 나머지 셋이 웃음을 터뜨렸다.

 “웃지들 마라고. 늬들은 뭐 나이 안 먹을 줄 알아?”

 이민상이 웃으며 주먹을 들어보였다.

 푸근한 인상을 가진 이민상은 대기업 부장을 지냈던 인물로 마을에서는 농작물 창고 관리를 맡고 있었다. 실제 나이는 사십대 후반 밖에 되지 않았지만 새치 머리가 많아서 훨씬 나이들어 보였다. 성격이 소탈하고 느긋한 데다가 누구와도 잘 어울리는 편이라 꼰대 소리를 들으면서도 인기가 좋은 편이었다.

 

 몸이 땀으로 흠뻑 젖었을 즈음, 공을 넘기려다 말고 채태민이 우뚝 멈추어섰다.

 “뭐해!”

 태식이 다그치자 채태민이 손으로 광장 가운데를 가리켰다.

 광장에는 어느새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의아한 눈길로 사람들을 지켜보던 태식은 수건으로 땀을 쓱쓱 닦아낸 후 광장 쪽으로 걸어갔다. 태식이 움직이자 나머지 셋도 따라 움직였다.

 

 광장에 모인 사람들은 마을 원주민들이었다. 장태식, 탁경재, 이민상, 채태민은 그들 틈에 끼지 않고 좀 떨어져 서서 상황을 살폈다.

 “형님, 무슨 일일까요?”

 채태민이 호기심어린 얼굴로 묻자 장태식이 고개를 흔들었다.

 

 잠시 후, 감독관이 단상 위에 섰다. 사람들 시선이 일제히 감독관에게 쏠렸다.

 “사냥을 나가야 한다.”

 감독관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사람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침입자들입니까?”

 마을 주민들 중 하나가 질문하자 감독관의 입에서 아니라는 대답이 나왔다.

 “그럼 뭡니까?’

 “고기를 얻을 목적으로 행해지는 사냥이다.”

 감독관의 어조는 담담했다. 대수롭지 않다는 말투였다.

 “고기요? 고기라면 사육장 가축들이 있지 않습니까?”

 누군가 의문을 제기하자 이에 동조하는 목소리들이 터져나왔다.

 “사육장에 무슨 문제라도 생긴 겁니까?”

 정곡을 찌르는 질문이 튀어나왔지만 감독관은 당황하지 않고 고개를 내저었다.

 “아니다. 사육장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러나 가축들의 번식 능력에 약간의 문제가 생긴 건 사실이다. 물론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

 거짓말이었다. 조류인플루엔자 변종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가축들이 폐사 직전의 상태에 놓이게 되었다는 말을 어떻게 입밖으로 꺼낼 수 있겠는가. 게이트 프로젝트가 가동될 때까지는 어떻게든 마을을 안정적으로 이끌어야 했다. 사육장 상황이 소문으로라도 새어나간다면 앞날은 한치 앞도 예측할 수 없게 될 것이다.

 

 고기는 마을 주민들에게 아주 중요한 단백질 공급원이었다. 아니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식량이었다. 제2 지구로 차원 이동한지 얼마 되지 않은 이주민들은 아직까지 상관없었지만 오랫동안 마을에서 살았던 주민들에게 동물성 단백질을 더이상 섭취할 수 없다는 것은… 그것은 곧 사망선고나 마찬가지였다.

 보통 성인의 일일 단백질 권장량은 50그램에서 70그램이지만 제2지구의 인간들은 그 세 배의 단백질을 필요로 했다. 과학자들은 그 원인을 멀어지고 있는 달에서 찾았다. 달과 제2 지구의 인력이 약해지면서 생긴 현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그저 가설일 뿐이었고, 어떤 과학자도 정확하고 분명한 원인을 밝혀내지는 못했다. 지구로부터 달이 멀어지는 것과 거주민들의 단백질 소모량이 무슨 관계가 있다는 것인지, 아무도 논리적으로 해명하지 못했다.

  한 가지는 분명했다. 단백질 공급을 끊었을 경우, 3개월도 채 되지 않아 거주민에게선 아주 심각하고 치명적인 증상이 나타난다는 것. 그것은 이미 수백 년 전의 경험에 의해 밝혀진 사실이기도 했다.

 

 “새끼들을 얻지 못한다는 말씀입니까?”

 

 마을 주민이 걱정 가득한 얼굴로 다시 물었다.

 “걱정할 만큼 심각하지는 않다. 하지만 아직까지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니 미리 대비는 해놔야 되지 않겠는가? 가축들의 번식 능력에 왜 문제가 생긴 것인지, 조만간 원인은 밝혀지겠지만 그래도 만일을 위해 대비는 해야 되지 않겠느냐는 차원에서 사냥을 결정한 것이다.”

 감독관은 사람들의 동요를 최대한 막으려고 시종일관 차분한 어조를 유지했다. 마을 사람들이 불안감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것. 그가 진실을 숨기고 있다는 것을 마을 주민들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하는 것. 지금 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그 두 가지였다.

 “그럼 저희들만 사냥에 참여합니까?”

 삐딱한 목소리의 주인공은 허기성이었다.

 허기성의 얼굴을 확인한 감독관의 표정이 확 구겨졌다.

 “그렇다.”

 감독관은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허기성은 늘 위태로워 보이는 인물이었다. 식량 연구소 보안팀 대장이라는 직책을 맡기긴 했지만 언젠가는 잘라내야 할 요주의 인물로 생각하고 있던 감독관이었다. 황목사와 어울려 다니면서 무언가 심상치않은 일을 꾸미는 것 같았지만, 쉽게 꼬리가 잡히지 않아 예의 주시하고 있던 터였다.

 “좋습니다. 사냥에 기꺼이 참여하죠. 하지만 우리가 사냥한 짐승은 우리 원주민들의 것이어야 합니다. 그 점을 분명히 해주시죠.”

 허기성이 소리치자 “옳소!”하는 목소리들이 쏟아졌다.

 “맞는 말입니다. 우리가 위험을 무릎쓰고 사냥에 참여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우리 주민들을 위해서지 저들 이방인들 때문이 아닙니다. 이주민들도 고기를 먹어야 한다면 직접 사냥에 나서야 할 것입니다. 언제까지 우리가 저들을 먹여살려야 합니까?”

 와, 하는 함성소리가 터져나왔다. 장태식과 채태민, 탁경재, 이민상은 잔뜩 주눅든 얼굴로 입도 벙긋 하지 못한 채 없는 듯 한쪽에 서 있어야 했다. 그들을 발견한 마을 주민들은 곱지 않은 눈길로 그들 네 사람을 노려봤다.

 “하, 사람들 거참. 그깟 고기 몇 점 나눠 주면 뭐 어때서.”

 이민상이 작은 목소리로 투덜거리자 태식은 조용히 하라는 눈짓을 보냈다.

 “좋소. 다들 그렇게 생각한다면 이주민들도 이번 사냥에는 참여시키겠소.”

 감독관이 약속하자 격앙되었던 분위기가 조금 누그러졌다.

 “형님, 사냥이라뇨? 우리보고 지금 사냥을 나가란 말입니까?”

 채태민이 어이없는 얼굴로 장태식을 바라보았다.

 “임마, 뭘 물어. 다 들어놓고. 그러라잖아.”

 장태식은 힐끗 허기성을 노려봤다. 허기성이 입만 다물고 있었어도 굳이 사냥에 나가야 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 아주 이주민들을 못 잡아먹어 안달인 놈이다.

 “저… 사냥이라면 뭘로….”

 탁경재가 어리벙벙한 얼굴로 물었다.

 “총이겠지. 저번에 사람들이 트럭 타고 마을 밖으로 나가는 거 보니까 다들 총 한 자루씩 들고 있더라고.”

 이민상이 아는 체를 했다.

 “……전 총을 다룰 줄도 모르는데요?”

 탁경재가 겁먹은 눈초리로 장태식을 바라보았다.

 “너, 군대 안 갔다 왔냐?”

 장태식이 의아하다는 듯이 바라보자 탁경재는 어색하게 미소를 지었다.

 장태식은 이맛살을 찌푸리며 탁경재의 위아래를 훑어봤다. 키만 껑충했지 뭘 한다고 해도 어설플 것 같은 놈이었다. 하긴 족구 실력도 형편없긴 했다. 아래로 쳐진 눈꼬리, 좁은 어깨, 길고 가느다란 팔다리… 사냥은 커녕 제 앞가림도 못할 것 같은 인상의 탁경재를 보고 있자미 속이 답답해졌다.

 ‘저런 건 데리고 가봤자, 짐만 될 텐데….’

 “경재씨, 가고 싶지 않으면 안 가도 돼.”

 다른 사람들한테 피해주면 안 되니까 알아서 빠지라는 뜻의 완곡한 표현이었지만, 탁경재는 눈치까지도 없는 것 같았다.

 “아, 아뇨. 괜찮습니다. 저도 따라가겠어요.”

 말귀도 못 알아듣는 놈.

 “그럴래? 굉장히 위험할지도 몰라.”

 태식이 한번 더 눈치껏 빠질 수 있는 기회를 던졌지만 탁경재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생긴 건 멀대 같았지만 그래도 고집은 좀 있는 모양이었다.

 태식은 알아서 하라는 듯 어깨를 으쓱하며 손을 내저었다. 고기를 얻기 위한 사냥이라니까 아마도 도끼날로 머릿가죽을 벗겨내는 야만인들을 마주칠 일은 없을 것이다. 토끼나 산양 정도를 잡는 것이라면 약골인 탁경재에게도 큰 위협이 될 일은 없을 터였다.

 

 * * *

 

 사십여 명의 인원이 사냥팀으로 꾸려졌다. 마을 주민들의 요구로 이주민들 가운데서도 열 명이 사냥팀에 합류했다. 군필자가 일곱이었고, 나머지 두 명은 군대를 가지 않은 사람들이었다. 군미필자 중 한 명은 탁경재였고, 또 한 명은 김환이라는 이름을 가진, 힘깨나 쓰게 생긴 사내였는데 장태식과는 나이가 같았다.

 “군대를 안 갔어요?”

 태식이 이해되지 않는 다는 표정으로 건장한 사내를 스윽 훑어보았다. 어깨가 딱 벌어지고 골격이 단단한 걸 보면 맨손으로 맷돼지도 때려잡을 수 있을 것 같은데 군미필자라고?

 “예전에는 몸이 이렇지 않았죠.”

 태식의 속내를 간파한 듯 김환이 민망해하는 표정을 지으며 괜히 머리를 긁적였다.

 사냥팀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사람은 김노인이었는데, 젊은 축들은 김노인을 ‘자전거 어르신’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김노인은 마을에서 자전거 대여 관리인 노릇을 하고 있었다.

 태식이 위험하다며 말렸지만 김노인은 “왕년에 내가 말이야….”소리를 해대며 결국 고집을 꺾지 않았다.

 장태식은 며칠 전 한선우에게 인질로 잡혀 머리통에 총알이 박힐 뻔한 김노인을 떠올리며 피식 웃었다.

 ‘노인네, 입만 살아서.’

 장태식은 군미필자 두 명에게는 간단히 총 다루는 법과 서서쏴, 무릎쏴, 엎드려쏴 자세에 대해 설명했다. 문득 훈련병 시절이 떠올라 아주 잠깐 추억에 잠기기도 했다.

 

 채태민은 한껏 들뜬 표정으로 총을 쏘는 시늉을 했다. 사냥은 생전 처음이었던 터라 가슴이 두근거렸다. 낯선 경험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설렘이 더 컸다.

 머릿속에서는 종횡무진 숲을 누비며 짐승을 뒤쫓는 자신의 모습이 벌써부터 선명하게 그려지고 있었다. 커다란 노루를 어깨에 짊어지고 의기양양하게 마을로 들어서는 자신을 바라보며, 사람들은 감탄어린 눈빛을 보낼 게 틀림없었다.

 

 “다들 준비되었소?”

 불쑥 나타난 사람은 대령이었다.

 “대령님도 가십니까?”

 장태식이 물었다.

 “그렇소. 나도 사냥에 참여하게 되었소. 크게 걱정할 건 없을 겁니다. 군인들이 엄호해 줄 거요.”

 잘 훈련된 군인들이 함께 간다니 다행이다 싶었다. 탁경재와 채태민의 표정이 밝아지는 걸 보고, 태식은 미소를 지었다. 겉으로는 호기로운 척 큰소리를 쳤지만 내심 불안했던 모양이다.

 드디어 거친 엔진 소리를 뿜어내며 트럭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 * *

 

 트럭은 터널 앞에 멈추어 섰다. 장태식은 흡, 숨을 들이마셨다. 육중한 철문을 보고 있으려니 얼마 전의 끔찍했던 일이 떠올랐다. 드디어 마을 밖으로 나가는 것인가. 심장박동이 빨라졌다.

 

 철문의 빗장이 열렸다.

 

 “아!”

 채태민의 입에서 탄식에 가까운 소리가 새어나왔다. 사막이었다.

  끝도 없이 펼쳐진 누런 이암(mudstone) 위로 강렬한 태양빛이 내리쬐고 있었다.

 

 

 * * *

 

 철문을 빠져나간 트럭이 구릉지 위를 달리자 누런 흙먼지가 뿌옇게 일어났다.

 “태식씨, 이런 곳에 사냥감이 있겠수?”

 김노인이 불안한 눈길로 태식에게 물었다.

 “풀 한포기 나기 힘들 것 같은 척박한 땅인데… 이런 곳에 사냥할 만한 짐승들이 있을까?”

 이민상이 거들었다.

 “저도 모르죠. 일단 가보자구요. 가보면 알겠죠, 뭐가 있는지.”

 

 철문 밖의 온도는 초여름을 떠올리게 할 만큼 뜨거웠다. 산을 기점으로 산 안쪽과 바깥쪽의 온도 차이가 확연하게 느껴졌다. 트럭에 탄 사람들은 점퍼를 벗었다.

 “그런데 여기는 왜 이렇게 덥죠? 마을과 온도 차이가 꽤 큰 것 같은데요?”

 “그러게, 여기는 여름이네, 여름이야.”

 김노인이 이마 위로 흘러내리는 땀을 손등으로 닦아내며 인상을 찌푸렸다.

 

 투명한 햇빛은 열기로 가득 차 있었다.

 울퉁불퉁한 구릉지 위로 뜨거운 열기가 아지랑이처럼 피어올랐다. 다섯 대의 트럭이 모두 터널 출구를 빠져나오자 철문은 다시 닫혔다. 마을을 요새의 성벽처럼 감싸고 있던 산이 빠르게 멀어지는 광경을, 태식은 말없이 지켜보았다.

 

 태식은 경계의 눈초리로 탁 트인 구릉지의 지평선 너머를 살폈다. 다행히 푸른색 몸뚱이를 가진 야만인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긴장을 늦출 수는 없었다. 놈들이 언제 어디에서 갑자기 튀어나와 도끼를 휘두를지 알 수 없었다.

 채태민을 비롯한 이주민들은 멍한 눈길을 허공 어디쯤에 둔 채 모두 입을 다물고 있었다. 겉으로 표현은 안 했지만 내심 불안해 하고 있다는 것이 빤히 보였다. 태식은 사람들의 불안감을 조금이라도 씻어내기 위해 어쭙잖은 농담이라도 건네야 하는거 아닌가, 잠깐 생각하기도 했지만 그러지 않기로 했다. 귀찮았다.

 

 한 시간여를 달린 끝에 트럭이 멈추어 선 곳은 어느 동굴 앞이었다. 시커먼 아가리를 벌리고 있는 동굴은 보는 것만으로도 위협적으로 느껴질 만큼 거대했다. 그 크기에 기부터 질리는 느낌이랄까. 더구나 동굴은 마치 지옥의 문처럼 불길한 기운을 내뿜고 있었는데 발을 들였다가는 영영 빠져나오지 못할 것만 같아 사실 안으로 들어서는 게 썩 내키지는 않았다.

 “아, 이거 어째 기분이 으스스한데요?”

 채태민이 부르르 진저리를 치며 어깨를 으쓱했다.

 “어르신, 어르신은 그냥 여기 밖에 계시죠?”

 아무리 왕년에 사냥 좀 했다고 해도 김노인은 이미 칠십을 바라보는 나이였다. 몸이 예전 같을 리 없었다. 날다람쥐처럼 험준한 산을 오르내리며 짐승의 자취를 뒤쫓던 소싯적의 기억만으로 사냥을 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김노인은 태식의 말을 귓등으로도 안 듣는 눈치였다. 태식이 말하는 내내 시선을 외면한 채 텅 빈 허공만 물끄러미 쳐다볼 뿐이었다.

 “좋습니다. 그럼 들어가세요. 무슨 일이 생겨도 전 모릅니다. 아, 그리고 절대 다른 사람한테 피해 되는 일은 하지 마세요. 위험에 빠져도 혼자 해결하시라는 겁니다.”

 태식이 퉁명스레 내뱉었다. 그냥 화가 나서 하는 말이 아니었다. 몸이 굼뜬 노인을 구하려다가 다른 사람들까지 위험해질 수도 있다. 태식은 노인에게 그 점을 콕 짚어 상기시키고 있는 것이다.

 동굴 안으로 들어가지 말라고 부탁도 하고, 위험에 대한 경고도 했다. 노인에게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그 책임을 자신이 져야 할 일은 없을 것이다.

 “그건 걱정말게. 내가 죽는 한이 있더라도 민폐는 안 끼칠 테니까.”

 김노인은 단단히 토라진 것 같았지만 고집만은 꺾지 않았다. 태식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흔들고는 동굴 안으로 들어섰다.

 안쪽으로 몇 걸음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차갑고 습한 공기가 확 몰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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