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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더 문(The Moon) - 차원의 비밀
작가 : 하이커
작품등록일 : 2016.8.24

전직 경찰이었던 장태식은 서도대교에서 연쇄추돌 사고를 당한다.
구조대에 의해 무사히 구조되지만 낯선 마을에 격리되고, 이내 자신이 다른 차원의 세계로 들어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어떻게든 마을에서 벗어나 가족에게 돌아가려고 하는데.... 과연 그는 자신의 가족을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인가.

 
23화. 목사의 비밀(2)
작성일 : 16-11-28 08:10     조회 : 431     추천 : 0     분량 : 4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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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갸르카리로백아르마로개태라히쿠라히마…….”

 ‘젠장.’

 허기성은 눈살을 찌푸리며 입구로 향하는 회당의 계단을 힐끗 돌아보았다.

 ‘지금이라도 이곳을 벗어난다면!’

 그런 생각을 했지만, 이미 그의 몸은 뻣뻣하게 경직되어 가고 있었다.

 

 황목사는 허기성의 두 눈을 똑바로 쏘아보며 계속해서 주문 같은 말들을 쏟아냈다. 폐부 깊숙한 곳에서 끌어 올려진 듯한 소리들은 나직하면서도 힘을 가지고 있었다. 그 소리들은 규칙적이었고, 리듬을 탔다. 허기성은 자기도 모르게 황목사가 내뱉은 소리에 빨려들어갔다.

 ‘헉! 정신차려야 한다!’

 실은 정신을 차리고 말고 할 것도 없었다. 허기성의 정신은 그 어느 때보다도 맑았다. 자신의 몸에 일어나고 있는 현상을 똑바로 인지할 수 있을 만큼.

 

 그 순간 그의 몸은 정신과는 별개인 듯했다. 몸은 빠르게 그의 통제를 벗어났는데, 마비라도 된 것처럼 온몸의 근육들이 딱딱해졌다.

 고개를 돌리려고 해봤지만 소용없었다. 무슨 말인가를 해보려고 했지만 입은 열리지 않았고 심지어 목소리까지 얼어붙은 듯했다. 허기성은 겁에 질린 얼굴로 황목사를 바라보았다.

 

 ‘이게 그 최면술이라는 건가? 빌어먹을 … 망했다.’

 

 허기성이 황목사의 최면술을 처음 접했던 것은 몇 년 전이었다. 황목사가 공공연히 자신의 후계자라며 옆에 달고 다녔던 청년이 있었다.

 청년은 황목사를 두고 ‘신의 전령이자 대천사이신 분’이라며 떠받들었는데, 그의 황목사에 대한 믿음은 절대적인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그랬던 청년의 태도가 달라지기 시작했고, 어느 날부터는 교단에서 이탈하려는 조짐까지 보였다.

 황목사가 걱정어린 조언을 쏟아냈지만 청년은 듣지 않았다.

 둘 사이의 관계가 틀어졌다는 걸 가장 먼저 알아챘던 사람은 허기성이었다. 언성을 높이며 싸우는 두 사람의 모습을 문틈 사이로 우연찮게 목격한 것이다.

 청년은 조롱과 멸시가 가득 담긴 얼굴로 목사를 힐난했다. 문에서 제법 떨어져 있던 두 사람이었기에 대화 소리가 또렷하게 들리지는 않았지만 청년의 입에서 나온 말들이 황목사의 분노를 부채질 했던 것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았다.

 흥미로운 시선으로 두 사람을 훔쳐보던 허기성의 눈이 커진 것은 바로 그때였다. 시퍼렇게 날이 선 눈빛으로 청년을 쏘아보던 황목사의 입에서 무언가 뜻을 알 수 없는 말들이 줄줄이 흘러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청년은 저항하려는 것처럼 보였지만, 이내 그는 무릎을 꿇었고 황목사가 건넨 단도를 받아든 후 자신의 목을 그었다.

 허기성은 경악했다. 그는 손으로 입을 막고 터져나오려는 비명을 목구멍 안으로 넘긴 채 허겁지겁 그 자리를 빠져나왔다.

 

 그날 이후 청년은 마을에서 감쪽같이 자취를 감추었지만 쳥년이 어디로 갔는지, 왜 모습을 보이지 않는지 마을 사람들은 궁금해하지 않았다. 아니 궁금해할 필요가 없었다.

 이튿날 마을 사람들은 들었다. 이계 생물체를 사냥하러 갔던 청년이 놈들에게 당했다는 소식을.

 

 그때 일이 불현듯 떠오르자 허기성은 덜컥 겁이 났다. 어쩌면 사냥에서 끔찍한 죽임을 당했다는 자신의 소식이 며칠 내에 마을에 들릴지도 모를 일이었다.

 어떻게든 황목사의 저 기분나쁜 소리들을 멈추어야 한다!

 하지만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는 처지에 황목사를 멈추게 하는 건 불가능했다.

 

 마침내 중얼거리던 소리를 멈춘 황목사가 또렷한 음성으로 말을 했다.

 “넌 이제 움직일 수 없어.”

 허기성이 다시 고개를 움직이려고 해봤지만 소용없었다.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다 잘못했다고 빌려고 해도 입이 움직이지 않았다.

 “칼을 들어.”

 허기성의 손이 그의 허리춤에 꽂혀 있는 칼을 향해 서서히 움직였다. 저항했지만 손이 말을 듣지 않았다. 그가 자신의 의지로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심장을 향해 칼끝을 겨냥해.”

 나직하면서도 단호한 명령이 계속 이어졌다.

 칼을 잡은 허기성의 손이 심장 위치까지 서서히 올라갔다.

 뭐지? 왜 이러는 거야?

 하얗게 질린 그의 얼굴은 금방 식은땀으로 젖어들었다. 땀이 목덜미까지 흘러내리고 있었지만 꼼짝할 수 없었다. 그가 그나마 자기 의지대로 움직일 수 있었던 것은 눈동자뿐이었다. 내 몸이 내 것이 아닌 것 같은 느낌. 허기성은 저절로 움직이는 자신의 손을 그저 바라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눈동자를 굴려 칼을 응시했다. 저항했지만 소용없었다. 손목의 방향이 틀어지면서 칼날이 그의 심장을 향해 겨누어졌다.

 안 돼!

 수없이 ‘안 돼!’소리를 머리속에 떠올렸지만 이미 그의 지배에서 벗어난 육체는 제멋대로 움직였다. 지금 그의 몸을 완벽히 통제하고 있는 존재는 그가 아니라 황목사였다.

 “자, 이제 칼 끝을 가슴에 서서히 박아 넣어.”

 칼날이 왼쪽 가슴에 맞닿은 순간, 그의 얼굴이 고통스럽게 일그러졌다. 예리한 통증이 살갗을 파고들었다. 이를 앙다물고서라도 고통을 견디어내고 싶었지만 입술을 움직일 수 없었다. 셔츠 위로 핏물이 배어나왔다.

 느물스럽게 미소짓고 있던 황목사가 “그만.”하고 말했다.

 칼날은 더이상 허기성의 가슴을 파고들지 않았다.

 

 “뭐하나? 끝났는데?”

 

 허기성은 흠칫 놀라며 칼을 떨어뜨렸다.

 긴장했던 근육이 이완되면서 허기성은 바닥에 털썩 주저 앉았다. 무릎을 끓고 고개를 조아렸다.

 “자… 잘못…했습니다. 잘못 했습니다…잘못했…….”

 “아직도 의심스럽나?”

 황목사가 싸늘한 시선으로 허기성을 내려다봤다.

 “아, 아닙니다. 지시에 따르겠습니다.”

 

 두려운 마음으로 상황을 지켜보던 최석호는 침을 꿀꺽 삼켰다. 황목사를 그저 교단의 우두머리 정도로만 생각했던 최석호였다. 지난 2년 동안 황목사를 가까이 봐 왔었지만 오늘 같은 모습은 처음이었다.

 ‘도대체 저 인간은 뭐지? 정말 신적인 능력을 가지기라도 한 거야?’

 최석호는 얼떨떨하면서도 두려운 생각이 들었다.

 

 “이봐, 석호!”

 

 “…아, 예!”

 

 황목사의 목소리에 퍼뜩 정신을 차린 최석호가 허거지겁 대답을 했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나?”

 “아… 아닙니다.”

 황목사가 못마땅한 얼굴로 쏘아보자 최석호는 머리를 긁적였다.

 “그나저나 장태식이는 어떻게 할겁니까?”

 최석호가 물었다.

 “당분간 놔둬.”

 “명령만 내리십시오. 제가 처리하겠습니다.”

 큰소리를 떵떵 치며 최석호가 앞으로 나섰다. 장태식을 처리한다면 그에 대한 황목사의 신임은 더욱 두터워질 것이었다.

 얼마 전 목사는 빛의 도시에서 온 자와 은밀히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무슨 얘기가 오고 갔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아주 중요한 이야기인 것만은 분명한 것 같았다. 뭔지는 모르지만 그들 사이에 이루어지고 있는 ‘거래’에 참여할 수만 있다면 자신의 인생을 확 바꿀 수 있으리라는 예감이 들었다.

 어쩌면 지긋지긋한 마을을 떠나 빛의 도시로 갈 수 있는 티켓을 거머쥘 수 있는 기회가 될지도 몰랐다. 돌아가는 꼴로 보면, 허기성은 이미 그 티켓을 받은 것 같았다. 허기성도 가진 걸 자신이 못 가질 이유가 없었다.

 

 “아뇨, 제가 처리하겠습니다. 저에게 기회를 주십시오.”

 허기성은 최석호를 곁눈질로 노려보았다.

 ‘저 새끼, 굴러들어온 돌 주제에!’

 엄격히 따지자면, 최석호도 이주민이었다. 2년 전 게이트를 통해 마을로 들어온 자였다. 놈은 교활했다. 그가 딴 데 신경쓰는 사이, 놈은 황목사 옆에 착 달라붙어 입속의 혀처럼 굴었다. 약삭빠르게, 그의 자리를 넘보려는 최석호의 꿍꿍이를 진작부터 간파하고 있던 허기성이었다.

 “저에게 맡겨주십시오.”

 허기성이 재차 간청하듯이 말했다.

 “또 실수하려고?”

 “예?”

 “김한영이 하나 깔끔하게 처리를 못해서 그 사달을 내놓고 아직도 할 말이 있나?”

 황목사의 날카로운 눈빛에 허기성은 움찔했다.

 “죄송합니다.”

 허기성은 고개를 떨구었다.

 “놈은 당분간 놔둬.”

 “그래도 되겠습니까?”

 최석호가 물었다.

 “놈은 나중에 처리해도 늦지 않아.”

 

 * * *

 

 가축 사육장은 거의 텅 비다시피 했다. 남아 있는 가축들도 병색이 완연했다. 유리벽 안쪽에 힘없이 널브러져 있거나 겨우 다리를 움직여 물통의 물을 혀로 핥짝이고 있을 뿐 활발한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다.

 “언제부터 이렇게 된 것인가?”

 유리벽 밖에서 가축들을 유심히 바라보던 감독관 백이 어두운 표정으로 물었다. 축구 운동장 넓이만한 실내 사육장에서는 수십 종류의 가축이 사육되고 있었다. 모두 마을 사람들을 위한 단백질 공급원으로 쓰이는 가축들이었다.

 “일주일 되었습니다.”

 사육장 담당자가 대꾸했다.

 “왜 진작 보고하지 않았지?”

 백이 힐난하자 담당자가 머쓱한 얼굴로 “어떻게든 해결해 보려고 했는데…….”하고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꾸했다.

 감염 원인은 바이러스였다.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 H5N1-A9. H5N1에서 돌연변이를 일으킨 새로운 변종이었다.

 “H5N1형 백신은 이미 투약하지 않았나?”

 H5N1 유형의 바이러스는 고병원성 바이러스였지만 걱정할 게 없었다. 이미 백신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H5N1 백신은 이미 21세기에 개발되었으며 새로운 변이에 맞도록 수정하는 과정을 거치며 발전해온 터였다.

 “…저, 그게… 백신이 무용지물이었습니다.”

 “그럼 항바이러스제는?”

 “투약을 했지만 듣지 않았습니다.”

 사육장 담당자가 고개를 떨구었다.

 “결국 이종간 감염은 막지 못했나 보군.”

 “예.”

 조류인플루엔자의 이종간 감염 가능성은 21세기에 이미 재기된 터였지만 연구자들의 노력으로 다양한 변종에 맞는 백신이 개발되면서 걱정할 사안이 되지 못했던 터였다.

 하지만 H5N1-A9는 여느 변종과 달랐다. 백신이 효과를 보지 못하면서 이종간 감염이 이루어진 것이다. 그것도 초고속으로.

 “치료제 개발은 아예 불가능한가?”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현재의 감염속도라면 아무래도…….”

 “늦는다는 얘기군.”

 며칠 지나지 않아서 사육장 내의 모든 가축들이 폐사하고 말 것이다.

 골치가 아파왔다. 곡물의 방사능 수치도 불안한 상태인 마당에 가축까지 말썽이라니… 감독관은 입이 썼다.

 단순한 문제가 아니었다. 병원체가 조류인플루엔자 변형이라는 것도 문제였지만, 더욱 큰 문제는 가축들이 폐사하면 더이상 마을 사람들에게 공급할 단백질 공급원이 없다는 데에 있었다. 대책을 마련해야 했다.

 “이 사실이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도록 보안 유지를 철저히 하게.”

 “네, 알겠습니다.”

 “저… 그런데….”

 담당자가 무언가 할 말이 있는 듯한 표정으로 백을 바라보았다.

 “뭔가.”

 “아, 아무 것도 아닙니다.”

 감독관이 돌아간 후, 사육장 담당자는 연구실로 돌아가 전자현미경을 들여다보았다. 그의 얼굴에 짙은 그늘이 드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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