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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불멸의 검, 악마의 칼날 위에 서다.
작가 : 박현철
작품등록일 : 2023.11.28

악마와 싸우는 안티히어로

 
양파 껍질을 벗기다
작성일 : 24-04-12 22:27     조회 : 19     추천 : 0     분량 : 4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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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8화

 양파 껍질을 벗기다.

 

  나는 단체 여행객을 앞에 두고 뒤에 숨어서 괴한들을 살폈다.

 머리와 코에 피를 묻힌 괴한 둘이 이리저리 뛰어다니다가 출국심사를 받으려고 줄을

 선 사람들을 거칠게 헤치며 출국심사장 입구 앞에 섰다. 승객들이 고함을 치고 삿대

 질했다. 괴한들이 노려보며 안주머니에 손을 넣자 일시에 조용해졌다. 출국심사 게이

 트를 통과한 사람들이 다음 절차인 보안 검색을 받기 위해 검색대 앞에 서서 순서를

 기다렸다. 괴한들이 나와 유우를 찾으려고 고개를 빼 유심히 살폈다.

 보안 검색 순서를 기다리던 이시하라 유우가 가운뎃손가락을 들었다.

 픽 웃음이 나왔다.

 출국심사장 직원이 무전기를 들었다. 그러자 괴한들이 황급히 그곳을 빠져나왔다.

 화를 참지 못하고 나를 찾기 위해 혈안이 되었다.

 나는 공항을 유유히 빠져나갔다.

 경전철을 타고 가려는데 카톡이 왔다.

 

 - 비행기 탑승...

 

 느낌이 안 좋아서 주차장으로 갔다. 주차장은 차들로 가득했다. 출입구 길목에도 차들로 세워져 있을 만큼 주차장은 만원이었다. 차들 속에 몸을 숨겨서 밖을 봤다. 괴한 둘이 터미널 밖으로 나오며 김해 쪽으로 가는 경전철을 쳐다봤다. 주차장으로 뛰어왔다. 몸을 바짝 숨겼다. 괴한 둘이 쏘렌토를 몰고 나갔다.

 김해 시내를 관통하는 시외버스를 타려고 다시 터미널 쪽으로 털레털레 향했다.

 사복을 입었어도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10여 명의 남녀 학생들이 캐리어를 끌고 시외버스에서 내려 공항 터미널 쪽으로 걸어갔다. 대안학교 학생 같았다. 자유분방했다.

 얼굴에 전혀 그늘이 없었고 남녀 학생끼리 친했다. 부러웠다. 얼마나 좋아, 가벼운 장난을 쳤다.

 장난... 저런 걸 두고 우린 장난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나의 장난은 달랐지...

 횡단보도 앞에서 파란 불이 떨어지기를 기다리며 악몽 같은 학창 시절을 떠올려 보는데 유우 외삼촌과 조달호 교수가 서로 환담하며 주차장 쪽에서 걸어 나왔다.

 나는 그들을 향해 뛰어갔다.

 

 - 출국하시는가 보죠?

 - 응, 어디 갔다가 여기서 만나?

 

 조달호 교수가 뜨악한 눈으로 나를 아래위로 훑으며 말했다.

 내가 유우 외삼촌과 조달호 교수의 캐리어를 잡았다.

 조달호 교수가 자기 것은 괜찮으니까 유우 외삼촌 것을 받으라고 눈짓했다.

 

 - 유우는 잘 갔어요?

 - 예, 왜 같이 안 가시고?

 

 유우 외삼촌 세키노 니 교수가 물어서 나는 고개를 갸웃하면서 대답하고 물었다.

 파란불이 들어와 길을 건넜다. 횡단보도를 건너면서 세키노 니 교수가 말했다.

 

 - 어려워요...

 - 외삼촌은 어렵지...

 

 유우 외삼촌의 말에 일본 말이 어설픈 조달호 교수가 넘겨짚었다.

 

 - 아니... 내가 유우가 어려워요...

 - 네? 조카가 어렵다고요?

 

 세키노 니 교수의 뜻밖의 발언에 내가 짐짓 놀란 듯 물었다.

 

 - 조카지만 걘 내가 부담스러워요, 그 나이답지 않게 완벽하고 스마트하고 철저해요,

  사람만 놓고 보면 매력적인데... 너무 일등주의, 난 그게 싫어요, 빈틈이 없어요,

  그래서 먼저 가라고 했어요, 조교수와 마무리 할 게 있다고.. 근데 조 선생하고는

  잘 통하는 거 같은데?

 - 눈에 보이는 게 없으니까...

 

 정곡을 찔린 것 같아 나도 모르게 아무 말이나 내뱉었다.

 

 - 네? 무슨 뜻입니까?

 - 전 이시하라 유우가 어떤 사람인 줄 모르잖아요, 그러니까, 어 그래 니가 일본에서

  온 고분 조사원이구나, 뭐 그냥... 예쁘네 정도로 대했죠...

 - 하, 한국 속담에 모르는 게 약이다, 그거네요, 하하

 - 맞습니다, 하하

 

 조교수가 세키노 니 교수의 말을 대충 알아들었는지 맞장구를 쳤다.

 문화재 반출 허가를 받기 위해 두 사람은 출입국관리사무소에 들어가고 나는 밖에서 기다렸다.

 혹시나 해서 인파 속에 섞여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20여 분 뒤 조달호 교수가 캐리어를 끌고 투덜대며 혼자만 나왔다.

 

 - 인사도 못 하고 간다며 그동안 고마웠다고 전해 달래...

 

 세키노 니 교수가 VIP실을 통해 바로 탑승장 라운지로 나간 것 같았다.

 유우 외삼촌이 한 일간 보통 인물이 아니라는 것을 단 적으로 보여 준 좋은 예였다.

 

 - 무식한 놈들, 난 그래도 짐짓 기대했는데...

 - 예, 무슨?...

 

 조교수의 캐리어를 받아들며 물었다.

 

 - 그 귀하고 중요한 직호문녹각제도장구는 그냥 반출하면서, 흔한... 우리한텐 흔한

  불꽃 무늬형 토기와 오리모양 토기, 화염형 투창, 등은 가져가지 말라네, 반출 금지

  리스트에 있다고... 내가 아무리 눈짓을 해도 눈치를 못 채, 자슥들이,

  거기다가 썬디까지 들어오니 똥오줌을 못 가리더라구... 저런 띨빵한 것들이 공무원이라고...

 - 다시 가져오지 않습니까?

 - 몇 년 뒤에... 임나일본부설의 정당성을 입증하는 결정적 유물이라고 실컷 떠들고 난 뒤겠지...

 

 그때, 10대들로 이뤄진 한 무리가 조교수가 나왔던 VIP 출입구로 우르르 몰려갔다.

 여러 방송국 카메라와 기자들도 뒤따랐다.

 터미널 안에 비치된 TV에서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쓴 한 인물이 나타났다.

 환호성이 터져 나오고 하트가 수없이 그려진 환영 플래카드가 펼쳐졌다.

 저건 성제...

 나는 순간 얼음이 되었다. 머리가 주뼛 서고 온몸에 소름이 끼쳤다. 식은땀이 났다.

 트라우마가 되살아났다. 악몽 같은 일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갔다.

 

 - 이 새끼가 사람을 죽였어요, 이 새끼가 살인자예요!!

 

 전혀 예상 못 했던 상황이 벌어졌다. 내가 성제를 가리키며 소리치자 모두 놀랬다.

 지목을 당한 성제도, 그 패거리도, 반 아이들도, 체육선생도, 의례적으로 탐문왔던

 형사들도 영화에서 일어날 법한 반전이 졸지에 일어났다.

 

 - 뭐 생각해? 안 가고...

 - 아, 예... 가야죠...

 

 조교수 말에 트라우마로 끈적하게 눌러앉은 상념(想念)에서 깨어났다.

 

 - 썬디랑 같은 학교 동기동창이지 아마, 조선생?

 - 예, 썬디?

 

 내가 영문을 모르는 표정을 짓자 조교수가 상세히 설명을 해줬다.

 

 - 장성제... 썬, 태양... 디, 디스토리 파괴 그래서 태양 파괴, 또는 햇빛 파괴래,

  저 새끼 닉네임이야... 3년 만에 한국에 온다고 지랄 부르스네.

 - 미국에 안 살아요?

 - 미국에 안 사는 게 아니라 미국에 도망갔지, 7년 전에... 돈과 권력이 있으면 못

  하는 게 없더라구,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나 미국으로 바로 토꼈지, 저 새끼가 죽인

  여직원과 마약은 돈으로 처리하고...

 - 그게 가능합니까?

 - 가능한 사회잖아, 한국 사회가... 부모가 죽어 없던 피해자에겐 직계 존속이 없으니 까 도의상 먼 친척에게 보상한다고 돈으로 입을 막고, 사회적 책임 운운하며 해운대 센텀에 뮤지컬 극장을 지어 부산시에 기부채납 했지, 아마.

 

 조교수가 차 키 버튼을 눌러 트렁크 문을 열었다.

 트렁크에 조달호 교수 캐리어를 실으며 내가 물었다.

 

 - 그러면 없던 일로 끝납니까?

 - 끝나지는 않았지, 그 기부채납으로 그 몇 배나 덕을 봤으니까... 장제갈이 누구야

  현 정계의 최고 실세잖아, 비록 야당 원내 대표지만, 차기 유력한 대권후보잖아.

 - 장성제 집이 그렇게 돈이 많아요? 내리박은 줄 알았는데...

 

 조교수가 운전석에 앉고 내가 조수석에 타면서 물었다.

 

 - 엄청나지, 부산과 경남에 있는 민암 재단은 성제 큰아버지와 큰엄마가 가져갔고,

  장제갈이 물려받은 회사와 땅은 권력을 이용해 수십 배로 키웠지, 잘나가는 IT 기업 서너 개,

  세계적으로 히트한 띠띠빵빵 어린이 애니메이션, 죽음의 아포칼립스 나우 시리즈 등 게임회사,

  성제가 속하고 경영하는 대형 연예기획사, SD...

 - SM이나 YG보다 큰가요?

 - 그 두 개에다 JYP 합친 정도... 외국의 유명한 배우와 뮤지션들도 많이 데리고 있

  지, 민암 재단 보다 훨씬 재산이 많을걸, 또 모르지, 성제 큰엄마가 받을 유산에

  비하면 적을 수도 있겠지만, 몰랐어?

 - 네, 썬디가 장성젠 줄도 몰랐고, SD가 큰 줄은 알았지만, 성제 회산지 몰랐어요.

 - 젊은 사람이 세상 돌아가는 것도 몰라, 고리타분하게...

 - 교수님 따라 남의 무덤만 줄창 판다고 알 수가 있습니까?

 - 또 내 탓이다.

 - 이젠 장성제 인간 됐습니까?

 - 나야 모르지, 지 버릇 개 주겠나, 들리는 말에 사생활이 문란하다던데, 여성 편력

  도 화려하고, 한국에 정착 못 하는 이유도 헤로인 때문이라는 말도 있고... 돈으로

  언론들 입 막았으니 유투브에서만 떠들지, 아마 뉴스타파에서 한 번 다뤘지, 래퍼

  에다 DJ로 유명하대, 우리는 DJ라면 음악다방 판돌이 밖에 생각 안 나는데...

  차는 주차장을 벗어나 대로로 들어섰다. 차창 밖으로 분뇨 수거차가 지나갔다.

  나도 모르게 입가에 웃음이 번졌다. 똥물을 뒤집어쓴, 쓸데없이 비대하다고 해서

  ‘쓸비’라는 음악 선생 별명이 생각이 나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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