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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불멸의 검, 악마의 칼날 위에 서다.
작가 : 박현철
작품등록일 : 2023.11.28

악마와 싸우는 안티히어로

 
김해공항에서 생긴 의문의 사건
작성일 : 24-04-11 16:59     조회 : 19     추천 : 0     분량 : 4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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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7화

 김해공항에서 생긴 의문의 사건.

 

  카톡을 봤다. 이시하라 유우의 카톡이었다.

 약속 시간보다 먼저 와 나를 기다린 거 같았다.

 나는 어슬렁거리며 에스컬레이터를 탔다.

 3층에 올라서자 커피숍이 바로 보였다.

 3층 커피숍에 들어갔다.

 

 - 몇 명 안 되는데...

 

 내가 커피숍 내부를 둘러보며 말했다.

 파장할 무렵이라 도떼기시장처럼 붐비는 2층과 달리 손님들이

 몇 명 없었다. 내가 자리에 앉은 유우를 내려다보며 툭 던졌다.

 유우는 내가 풍만한 자기 가슴을 훔쳐보는 줄 알고 옷깃을 여몄다.

 

 - 다섯 명이면 충분한 거 같은데, 감당되겠어?

 

 이시하라 유우도 주위를 둘러보며 내 말뜻을 알아차리고 농담으로 받았다.

 서로 서먹할 때는 막무가내로 내가 잘 쓰는 대인법(對人法)이다.

 다섯 명의 남자 중 일행들과 잡담을 나누는 남자들도 있었고 혼자 앉아서 핸드폰을 보는 남자들도 있었다.

 인상들은 험악했다.

 만화를 많이 좋아해서 그런지 갑자기 장난끼가 발동했다.

 만화적 상상력을 발휘해 나와 이시하라 유우를

 위기 상황 속에 있는 걸로 설정하고 그자들을 의식적으로 경계했다.

 이시하라 유우가 눈치를 챘는지 픽하고 웃었다.

 이시하라 유우 앞자리에 앉지 않고 짓궂게 옆자리에 앉았다.

 

 - 앞에 가...

 - 정면은 사절... 나는 유우를 보호해야 하는 보디가드야.

 - 옆에 앉고 싶어서 꾸민 설정이 아니고?

 - 네버...

 

 현미경으로 보면 보일까 숨구멍이 없는 것 같았다.

 그만큼 유우의 뺨은 매끈하고 탄력적이었다. 잘 익은 사과 같았다.

 앙 깨물고 싶었다. 옆에 앉은 나로 인해 유우는 짐짓 태연한 척하지만

 미세한 떨림을 감지할 수 있었다.

 

 - 한 짓 때문에 부끄러워?

 - 응... 가까이서 보니 선녀 같다, 그래서 나 같은 미천한 놈은 죽임을 당해도 싸다

  는 생각이 든다.

 

 스스로 디스했다. 유우에게 파렴치한 짓 하지 않았더라도 기가 꺾이는 것은 어쩔 수 없었을 것이다. 그만큼 고귀해 보였다. 아우라가 장난이 아니었다. 옆에 앉은 내가 천박해 보였다. 어떤 의미든 난 정말 행운아인 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 커피?

 - 아포카토, 내가 살게....

 - 아니, 내가... 곧 죽을 건데 이 정도는 대접해야지...

 

 내가 일어서려니까 내가 옆에 앉은 게 거북한지 유우가 먼저 일어나 커피 주문대로 갔다. 세련된 유우의 뒷모습을 보며 내가 이런 사람이다, 저런 미녀도 나한테 벌벌 긴다, 알겠냐, 우쭐대고 싶어 보란 듯이 어깨를 추켜세웠다. 그런데 갑자기 머리가 아팠다. 가끔 나타나는 머리가 터질 것 같고 환상이 선명하게 떠오르는 두통에 머리를 두 손으로 싸맸다. 주머니를 뒤졌지만, 하필 타이레놀이 없었다. 어떡하지 하는데 유우가 기다리지 않고 바로 주문대에서 아포카토를 받아 들고 왔다. 옆에 앉으며 진통제를 꺼내 건네며 말했다.

 

 - 그 일로 생긴 거야?

 - 그 일?

 

 진통제를 입에 넣고 에스페르소를 조금 마셨다. 원액 에스페르소의 신맛에 나도 모르

 게 인상을 찡그렸다.

 

 - 그때도 인터넷이 있었고 핸드폰도 있었어, 짤이 다 퍼졌어, 영웅 탄생이라고...

 - 가쿠슈인(學習院 : 학습원) 출신 아니잖아, 내가 알고 있기로는 카이세이(開成 : 개 성) 영재 출신 아냐?

 - 동경에 있는 고등학생은 다 알걸...

 - 아, 쪽팔리게... 그러냐...

 

 남은 에스페르소를 아이스크림이 담긴 그릇에 부었다.

 그 일이란... 가쿠슈인 대학 도서관 옥상에서 떨어지는 스에마쓰 아야코(末松 綾子)를 내가 구해주는 과정에서 머리를 땅에 찧어 뇌진탕으로 이틀 동안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었는데 그걸 두고 하는 말이었다. 정확하게 말하면 스에마쓰 아야코가 떨어지는 탄력으로 머리를 내 얼굴에 강타했고 그 충격으로 땅바닥에 내 머리가 부딪쳤던 것이었다. 의사가 머리가 어지간히 단단해서 이틀 동안만 혼수상태에 빠져서 깨어났다고 했다. 다른 일반인 같았으면 요단강 건넜다고 했다. 아버지가 조폭 시절 선방은 주로 머리로 받았다. 전설의 주먹 시라소니처럼... 시라소니를 롤모델로, 박치기왕 김일을 스승으로 모시고 식음을 전폐해가며 박치기 연습했다고 했다. 그런데 그게 유전이 되나? 암튼 내 머리는 웬만한 돌덩이보다 강했다. 성제가 내 머리 강도(剛度)를 시험한다고 밀대 자루로 정수리를 때려 밀대 자루가 부러진 적도 있었다. 머리는 괜찮았는데 나는 기절했다.

 

 - 근데 우리 어디서 만난 적 없어?

 

 검은 뿔테 안경을 쓴 유우의 모습을 상상하고 한 말이었다.

 

 - 전생에서?

 - 아니 현세에서...

 - 네버...

 

 진통제 효과가 금방 나타났다. 머리가 개운해졌다.

 

 - 아, 좀 살 것 같다, 죽이고 싶은 거 맞아?

 - 맞아.

 

 유우가 말이 떨어지자 무섭게 되받아쳤다.

 

 - 그래? 이왕 죽일 건데 머리가 아프든 무슨 상관이야?...

 - 내가 지금 몽대랑 사귀어? 시시콜콜한 잡담 관심 없어...

 

 그 말에 뻘쭘해졌다.

 

 - 칼을 휘두를 때마다 불꽃이 일고 비파 소리가 난다는 비파화성환두대도(琵琶火聲環

  頭大刀)... 유우가 궁극적으로 찾고자 하는 거잖아?

 

 유우는 대답 대신 침묵으로 일관했다. 그러나 그 큰 눈은 반짝였다.

 

 - 여섯 가야의 왕들만 가졌다는 전설의 비검 비파화성환두대도(琵琶火聲環

  頭大刀)...

 - 장인이 가르쳐 줬군.

 

 유우가 말하는 장인이란 스에마쓰 아야코의 아버지 스에마쓰 혼(末松 本) 교수를 말했다. 일본의 역사학자, 문학박사, 또 다른 고고학의 권위자 가쿠슈인 대학의 명예교수였던 스에마쓰 야스카즈 (末松 保和)가 스에마쓰 아야코의 친할아버지다. 조선 역사, 특히 조선 고대사와 고대 한일 관계사에 대해선 한국의 어떤 학자보다 더 정통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했다.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라고 스에마쓰 혼도 현재 가쿠슈인 대학 사학과 교수다. 아버지의 학문과 학풍을 이어받았지만, 아야코 할아버지의 연구를 답습하지 않고 오류를 과감하게 지적해 청출어람(靑出於藍)이라고 학계로부터 찬사를 듣고 있었다. 즉 신흥 귀족인 이시하라 유우 집안과 쌍벽을 이루는 일본 전통 화족(華族 : 일본 귀족) 가문이었다. 대대로 내려오는 유수의 가업(家業)을 소유하고 있으며 전통적 금융계 재벌 아야코 외가가 뒤를 받치고 있다고 했다.

 

 (E)샥!~

 

 갑자기 뭔가 휙 하고 날아들었다.

 나는 앉은 자세에서 옆에 앉은 유우 어깨를 안고 최대한 몸을 뒤로 젖혀 피하면서 탁자를 걷어찼다. 탁자에 떨어지던 괴한은 중심을 잃고 비틀거렸다. 그 틈을 노려 공중에 떠 왼발로 후려쳤다. 괴한은 유리창에 받혀 떨어졌다. 유리창이 박살 났다. 동시에 놀라 얼음이 된 앞 좌석 여자의 얼음이 든 냉커피 크리스털 잔을 들었다. 혼자서 핸드폰을 하던 사내가 달려왔다. 그자를 향해 던졌다. 사내는 머리에 맞고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나가떨어졌다. 사람들이 법석을 떨며 소리를 지르고 혼비백산 밖으로 나갔다.

 

 - 가방 챙겨!

 

 가방을 메는 유우 손을 잡고 재빨리 커피숍을 빠져나왔다.

 

 - 니가 불렀어?

 - 무슨 소리 하는 거야?

 

 3층이다. 괴한들은 전력을 가다듬었다. 유우를 안았다.

 

 - 왜 그래?

 

 유우가 겁을 먹고 팔로 내 목을 감쌌다.

 

 - 팔 떼라구.

 - 싫어.

 - 괜찮아, 믿어.

 유우가 울상을 지으며 내 목을 감쌌던 팔을 풀었다.

 난간에 올라섰다. 허리 반동을 이용해 최대한 높이 유우를 공중으로 던졌다. 유우가 으아! 하고 비명을 질렀다. 나는 잽싸게 난간에서 뛰어내렸다. 내가 유우 보다 먼저 바닥에 가볍게 떨어졌다. 위를 쳐다봤다. 뒤따라 떨어지는 유우를 두 손으로 받아 안았다. 목과 엉덩이 아래 허벅지 부분을 팔로 받았다. 근데 유우가 솜털처럼 가벼웠다. 여자 몸이 이렇게 가볍나 싶었다. 유우는 반쯤 넋이 나갔다. 바닥에 내려놓자 비틀거렸다. 그러면서 내게 안겼던 게 부끄러운지 홍당무가 되어 어쩔 줄 몰라 손바닥으로 부채질했다. 나는 냅다 유우 손을 잡고 출국심사장 입구를 향해 뛰었다. 겁이 나서 그런지 유우의 뜀박질이 나를 앞섰다. 오히려 내가 손을 잡고 따라가는 모양새가 되었다. 100m 육상선수처럼 빨랐다. 비행기 탑승장으로 들어가려는 승객들로 줄이 길게 늘어져 있었다. 염치 불고하고 맨 앞으로 새치기했다. 새치기당한 승객들이 십 원짜리 섞어 가며 소리를 질렀다.

 

 - 저기, 괴한들입니다, 이분을 납치하려고 해요, 어, 너무 미인이라서 안 되겠다,

  미인은 냉정하다는데, 아 참 어쩌지 문제가 생기면 외교적 마찰이...

 - 생긴다고요, 알았어요, 빨리 들어가세요.

 - 감사합니다.

 

 괴한들이 인파들 속에서 우리를 찾는다고 두리번거렸다.

 출국심사장 여직원이 보면 표시 나는 괴한들을 발견하자

 사태의 심각성 때문인지 미인이라는 말 때문인지 여권도 확인하지 않고

 이시하라 유우를 즉시 출국심사장 안으로 들어가게 했다.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나는 여직원에게 머리를 몇 번 조아리고

 재빨리 그곳을 벗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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