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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불멸의 검, 악마의 칼날 위에 서다.
작가 : 박현철
작품등록일 : 2023.11.28

악마와 싸우는 안티히어로

 
이 감정은 뭘까?
작성일 : 24-02-24 10:18     조회 : 43     추천 : 0     분량 : 4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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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0화

 이 감정은 뭘까?

 

  쥰페이 엄마는 두 손을 벌리고 어깨를 올리며 사실이 그런데 뭐 어쩌라구? 했다.

 나는 아야코와 약속이 있다 하고 쥰페이 집에서 서둘러 나왔다.

 쥰페이도 유리나와 약속이 있다며 따라나섰다.

 

 쥰페이 엄마는 식사 초대할 테니 아야코랑 한번 오라고 했다. 덧붙여 아들이 자기 집에서 자야지, 왜 밖에서 자느냐며 다음 달부터 쥰페이에게 월세를 받을 거라고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마지막 한 방도 날렸다. 아야코와의 결혼식 날짜를 잡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너무 황당한 경험이라 아직 어디까지가 장난인지 분간이 되지 않았다. 순전히 쥰페이 엄마의 연기(?)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사실적인 연기 탓에 현실이 헷갈렸다. 하이라이트는 이거였다.

 

 - 왜 자전거 타고 가? 내 자전건데...

 - 타고 가면 신고할 거야.

 

 뻔뻔함의 극치인 내 말에 쥰페이 엄마는 아예 기름에 불을 붙였다.

 쥰페이는 나와 쥰페이 엄마를 번갈아 보며 치를 떨고는 투덜대며 걸어갔다.

 배웅하러 나온 미도리상도 살짝 헷갈려할 정도로 쥰페이 엄마와 손발이 척척 잘 맞았다. 나는 쥰페이 엄마가 내준 롤스로이스를 타고 아야코와 만나기로 한 장소로 향했다. 이번 해프닝의 정점을 찍은 거였다. 뒤로 돌아보니 쥰페이가 팔뚝과 발목으로 나를 향해 욕을 해댔다.

 킥, 킥, 킥.

 쥰페이도 조연을 훌륭하게 해냈다.

 

  * * *

 

 - 나한테 할 말 없어?

 

 심각한 표정으로 내가 물었다.

 물론 아야코 눈을 바로 볼 수 없어 고개 숙인 채로

 물었다.

 저 눈을 피해야지, 저 눈을 보면 저 눈에 빠져 감당을 할 수가 없어,

 무장해제가 되고 만다니까...

 

 - 무서워...

 

 아야코는 나를 살금 훔쳐보더니 눈을 아래로 깔며 말했다.

 

 - 남을 통해 뒤통수 맞는 건 좀 그렇잖아?...

 

 본래 내가 취하려는 의도에서 살짝 템포를 늦췄다.

 

 - 내게서 들을 말이 있는 거 같네, 몽...

 

 세상 당당한 아야코가 아야코답지 않게 주눅이 들었다. 내가 어렵나?

 아니면 그런 척하는 건가? 괜히 무게 잡으려다가 본전도 못 건질 거 같은데,

 쓸데없이 심각한 척했네.

 아야코가 저렇게 기가 죽어서 나오니 오히려 내가 당황스러웠다.

 

 - 아냐, 별거 아냐... 사요나라 황제별, 지구는 황제별... 그거...

 - 아, 작가, 난데 왜 말 안 했느냐?...

 - 응, 조그만 귀띔 해주면 좋을 텐데... 그게 좀 그래...

 - 미안, 내 사랑이 의심받는다면 전적으로 내 탓이야.

 

 아야코는 사뭇 심각하고 긴장했다. 사귄 시간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내가 이렇게 나온 적이 없기 때문이었다.

 쥰페이 말마따나 서로 거짓 없이 오직 순수한 마음으로,

 색안경으로 바라보지 않고 사귀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해서 앞뒤를 재지 않은

 자신의 행동이 연인 간의 지켜야 할 도를 넘었다는 거였고 무례를 저질렀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아, 정말, 세상 무서울 게 없는 아가씨가 이럴 땐 유리컵 같으니...

 오히려 내가 조심스러워졌다. 주객이 전도된 기분은 뭘까? 이게 아야코가 가진, 나 같은 범인(凡人)이 알 수 없는 마력? 오컬트(occult)적?

 아야코가 갑자기 일어나서 걸어 나갔다. 나도 서둘러 따라나섰다.

 커피숍은 롯본기힐스 모리타워(六本木ヒルズ森tower) 빌딩의 아트센터 속에 있었다. 52층 거대한 유리창으로 장식한 실내 전망대를 지나 현대예술 작품을 전시하는 옥외(屋外) 미술관이 있는 54층으로 향했다. 도쿄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를 끼고 있어 사람들이 붐볐다.

 총총히 걸어 옥외로 나갔다.

 

  - 어딜 가?...

 

  아야코의 행동이 미심쩍어 내가 물었다.

 

 - 신뢰받지 못하는 사랑은 죽음으로 사죄해야지.

 - 그래서?

 - 뛰어내려야지.

 

 얘는 가미카제(神風特攻隊)도 아니고 자꾸 뛰어내리려고 그러지...

 

 - 아야코, 나 지금 골때리는 집에 갔다 와서 머리가 지끈거려...

 

 내 말에 투정이 섞였다.

 아야코가 걸어가며 나를 슬쩍 흘겼다.

 아이구야, 저 큰 눈... 누가 감당하겠나...

 

 - 쥰페이?

 - 응...

 - 장난 아니지?

 - 장난은 아닌데, 온통 장난이야, 사실의 경계선까지 가.

 - 큭, 나도 반쯤 넘어간 적이 있었어.

 - 오, 그래? 부르투스 너까지도... 뛰어내릴 거야?

 

 로마의 전설 카이사르 흉내까지 냈다.

 카이사르는 대머린데 나는 아니잖아...

 

 - 그러려고 가고 있잖아.

 - 재고(再考), 이런 건 안 되겠니?

 - 안 돼.

 

 아야코는 단호했다.

 아야코야 저번처럼 너를 구해줄 수가 없어, 나는 날개 달린 이카루스(Icarus)가

 아니야...

 

 - 너 지금 날 길들이려고 그런 거야?

 - 그런 소리 처음 듣는 소린데, 그런 거도 있어?

 - 너가 하는 게 그런 거야.

 - 그래? 그럼 어떡해?

 - 어떡하긴, 방향을 틀어서 밥 먹으러 가면 되지, 그러면 없던 일로 되는 거구.

 - 그럼, 밥 먹고 생각해 볼까?

 - 생각할 거도 없어, 간단해... 너 좋아하는 김치찌개 먹으면서 잊어버려,

  그럼 끝이야.

 - 내 잘못이 큰데도 끝이라구?

 - 응, 그냥 내가, 이 몽이 그러려니 하면 끝이야. 그리고...

 - 그리고?

 - 자연스럽게 내가 알아갈게.

 - 나에 대해서?

 - 응, 말 안 해도 돼, 아니 하지 마, 니 생각이 맞을 거야, 니 입장에선 충분히 그럴

  수 있어, 너랑 나랑 입장 바꿔 생각하니 이해가 되더라고, 헤...

 - 나를 알아가면서 혹... 이건 정말 혹시나야... 니가 가지는, 음...

 - 열등의식?

 - 응, 해도 될는지 모르겠다, 건방지게...

 - 응, 해도 돼, 누구한테 윽박지르거나 강요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알게 되겠지, 모르면 그걸로 끝이고, 우리 그냥 두자, 미리 예단하거나 재단하지 말자, 정말 고맙긴 한데 내가 무슨 생각 할까? 까지는 염두(念頭)에 안 둬도 돼, 그런 거 신경 쓰고 사귀면 피곤해져, 이런 말까지 해놓고 내가 너한테 불평하거나 투덜댈 수도 있겠지, 그러면 넌 나에게 따지고 티격태격하고 그러다 보면 더 가까워지고... 됐지?

 - 내가 생각이 짧았어.

 

 또 아야코가 시무룩해졌다.

 

  - 아냐, 솔직하게 말할까?

 

 아야코가 더 고민에 빠지기 전에 이실직고하기로 했다.

 

 - 응.

 - 내가 괜히 몽니를 부린 거야, 어깃장을 놓은 거야, 쉽게 말해 내가 사람을 잘못 골랐어, 너한텐 그러면 안되는, 세속의 인간끼리 하는 짓을 너에게 한 거 같아, 그러니 내가 된통 당한 거지, 히히...

 

 넌 정말 어떻게가 안 되는 불가해(不可解)한 인물이야, 이 말은 안 하고 속으로 말했다. 자신을 조금 남다른 능력일 뿐이라고 믿고 있는 아야코에게 끙끙 고심하게 할 거 같아서였다.

 

 아야코나 나나 지금까지 너 내 남친, 너 내 여친 하며 사귄 사람은 없었다. 순백 그 자체였다. 아야코는 아예 어떤 감정을 가지고 이성을 사귄다는 문제엔 관심이 없었다. 주변 환경 탓이 클 것이고, 나는 성제 탓이 컸다.

 아야코는 할 게 너무 많았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게 호기심을 유발했다. 호기심 천국이었다. 그걸 도장깨기 하듯이 하나씩 정복해 나갔다. 그 희열도 만만찮았다. 텔레비전이 있었지만, 고등학생이 되기 전까지 부모의 교육방침에 의해 거실이나 아야코 방에서 없앴다. 라디오도 듣지 않았다. 오직 책과 씨름했다. 그림과 음악에 빠졌다. 성이 차지 않으면 직접 행동했다. 문제 해결도 그렇게 했다. 모든 놀랄만한 성과는 하늘이 준 재능에다 각고의 노력으로 빚어진 결과였다. 한눈을 팔 시간이 없었다. 그러니 연애라는 낱말은 있는 거 정도로 알았고, 아야코에게 남자와 여자는 이 지구상을 구성하는 인류(人類)일 뿐이었다. 어떻게 보면, 내 생각이지만 아니 그런 의문점을 뒤에도 아야코에게서 가졌는데, 뒤에 말하겠지만, 아야코는 남녀 간의 관계에 대해서 엄청나게 궁금해했다. 이런 묘한 기분이 들 거라는, 또는 이성으로 통제할 수 없는 감정을, 추호도 생각 못 했다고 했다. 아기의 탄생 문제도 그랬다. 남녀 사이에서 잠자리 과정을 거쳐서 아기가 태어나는 게 아니라 남녀 간에 사귀면 자연스럽게 여자가 아기를 낳는 걸로 알고 있었다. 아주 옛날 우리 할머니처럼 손만 잡아도 애가 생기는 줄 알고 있었다고 하듯이 아야코는 하얀 백지였다.

 나는 중2 때부터 성제에게 시달렸고 성제의 방해로 여자를 사귈 수가 없었다. 그전엔 나이도 어리고 노는데 정신이 팔려 여친 이런 게 있는지도 몰랐고 성제보다 내가 주먹이 세 성제가 나를 자기 컨트롤 하에 둘 수가 없었다. 어릴 땐 엄마 말마따나 얼굴이 뽀얀 게 제법 귀여운 상이었고 다른 아이와 달리 얼굴에 여드름도 없이 쭉 중2 때까지 그 얼굴을 유지해 여자애들에게 인기가 있었지만, 성제의 집요하고도 철저한 왕따와 잔인한 차단으로 솔로(?)로 지내야만 했다. 학교 마치면 곧장 집으로 갔다. 성제와 그 패거리들에게 무슨 봉변을 당할지 모르기 때문에... 고독과 외로움에 사무쳤지만, 힙합과 스트리트 댄스와 가수 나얼과 얼뜨기 격투기 훈련으로 버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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