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로맨스
사랑하는 너에게
작가 : 장선
작품등록일 : 2021.12.21

사랑하는 모두의, 이야기

 
This is our page. <1>
작성일 : 22-12-21 00:45     조회 : 202     추천 : 0     분량 : 6934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1. 봄날은 간다.

 

 “할머니, 저희 왔어요..”

 

 태양이는 집안에 들어서며 큰 소리로 할머니를 불렀다. 태양이의 말을 태양이와 꼭 닮은 태양이의 5살 아들이 따라했다.

 

 “왕할머니, 저희 왔어요. 이준이 왔어요.”

 

 이준이는 쪼르르 달려가 살짝 할머니를 안았다. 가끔 넘치는 힘에 사정없이 달려가는 이준이였지만, 할머니의 작은 몸은 자신보다 훨씬 컸지만, 약하게 느끼고 있었다.

 

 “아이고, 우리 예쁜이. 보고 싶었다.”

 

 할머니는 반가움인지, 눈에 눈물이 살짝 맺혔고, 이준이는 그런 할머니의 얼굴에 뽀뽀를 했다.

 

 “이준아, 나는 뽀뽀 안해줘?”

 

 태양이 엄마가 샘을 내며 이준이에게 말하자, 이준이는 또 태양이 엄마의 얼굴에 뽀뽀를 했다.

 

 “할머니, 할아버지는요?”

 

 이 집에 있는 모두에게 뽀뽀를 해야만 할 것 같은 이준이는 집안을 두리번 거리며 물었다.

 

 “강아지랑 산책 가셨지”

 

 “아..”

 

 이준이는 아쉬움과 섭섭함이 가득한 얼굴이 되었다. 그런 모습에 이준이의 주위 어른들은 모두 웃음이 났지만, 이준이를 위로해야했다.

 

 “곧 들어오실거야. 아직은 이준이랑 같이 나가기 어려우니까.”

 

 이준이는 더 이상 칭얼거리지 않았고, 봄에게 가 안겼다.

 

 “우리 이준이 괜찮지? 조금 더 크면 할아버지가 너를 데리고 같이 가실 수 있어. 알지?”

 

 “네..”

 

 봄과 태양이 그리고 태양이 엄마는 눈을 마주치며 웃었고, 이준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이준아, 이준이가 그려온 그림 왕할머니한테 보여드려야지?”

 

 봄은 이준이의 관심을 돌리기에 적당한 내용을 기억해냈고, 이준이는 금세 표정이 밝아지며 가져온 가방에서 스케치북을 꺼냈다. 이준이가 왕할머니를 위해 그린 생신 축하 카드였다.

 

 “왕할머니, 생일 축하해요.”

 

 오늘은 할머니의 90세 생신이었다. 다른 가족들의 일정이 맞지 않아 지난 주말에 먼저 모든 가족들이 모였고, 평일 저녁인 오늘은 태양이네 가족만 모여 저녁을 먹기로 한 거였다.

 

 할머니는 증손자의 선물에 웃음을 가득 담았고, 추억을 떠올렸으며, 그리움에 순간 목이 메어왔다.

 

 “우리 이준이, 고마워. 할머니가 너무 기분이 좋네.”

 

 할머니는 아픈 곳 없이 건강하다는 사실에 감사했지만, 이 나이까지 살아있다는 사실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매번 궁금해하기도 했다. 이런 웃음을 지을 때마다 혼자서만 보내는 시간이라서 미안하기도 했고, 그래서 많은 시간이 지났음에도 그 빈자리가 유독 크게 느껴졌다.

 

 “할머니 늘 건강하시고, 우리랑 오래도록 함께 해 주세요.”

 

 태양이는 할머니의 얼굴에 담긴 표정에 할머니의 손을 잡았다. 말하지 않아도 아는 사실은 그렇게 서로에게 전해졌다.

 

 “내가 이만큼 살았으면 이제..”

 

 “어머니, 하늘이 아빠가 들으면 서운하니까 그런말 하시지 마세요. 지난번에 어머니가 그렇게 말씀하셔서 며칠을 섭섭해하던지.. 어머니는 우리랑 더 많이 지내고, 나중에.. 아버님 만나면 다 이야기 해드리세요.”

 

 태양이 엄마도 순간 울컥 울음이 올라와 겨우 누르며 말했다.

 

 순간 정적이 함께했다. 모두가 할아버지를 떠올리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엄마, 맛있는 냄새가 나는데요? 갑자기 배가 고파지는데..”

 

 태양이는 엄마에게 농담처럼 물었고, 태양이 엄마는 가스불 위에 올려진 음식을 기억해내며 주방으로 향했다. 봄이 같이 일어나려하자 태양이는 봄을 잡고, 자신이 엄마을 따라 주방으로 갔다.

 

 “봄아, 아직도 할아버지 기억하지?”

 

 “네. 너무도 선명하게 기억해요. 그래서 다행인데, 그래서 더 보고 싶어요.”

 

 봄은 다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본 할아버지를 떠올렸다. 그리고 한참 후, 처음으로 뵈러 간 할머니와의 장면도 떠올렸다.

 

 그때의 할머니는 봄을 보자 활짝 웃으셨다.

 

 “할아버지의 말이 맞았구나.”

 

 태양이와 할머니는 웃었고, 봄은 무슨 말인지 몰라 태양이와 할머니를 번갈아 보고 있었다.

 

 “할아버지가 내가 보는 눈이 있다고 하셨데, 할아버지를 닮아서..”

 

 태양이와 할머니는 웃었지만, 봄은 이번에는 눈물이 왈칵났다. 더 이상 할아버지를 볼 수 없다는 사실이 실감났다.

 

 “죄송해요. 그때가 떠올라서..”

 

 봄은 연신 눈물을 닦아냈지만, 눈에 눈물을 담고 있는 할머니와 눈이 마주치자 더 울고 말았다.

 

 “아니야, 할아버지가 좋아하겠어. 자신을 기억해준다고..”

 

 할머니는 봄의 손을 잡았다. 봄은 할머니의 따뜻한 온도를 느끼며 이 순간의 모든 것을 기억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밖에서 인기척이 들렸고, 이준이의 표정이 더욱 밝아졌다. 서둘러 현관문으로 향하는 이준이의 모습에 봄은 과거의 장면을 마음에 남겨두고 나왔다.

 

 “할아버지”

 

 이준이는 이번에는 할아버지에게 힘차게 달려갔다. 이준이를 번쩍 들어올린 태양이 아버지는 봄에게도 인사를 전하며 이준이를 데리고 마당으로 나갔다.

 

 “아버지 오셨어?”

 

 봄이 고개를 끄덕였고, 태양이는 시계를 봤다.

 

 “엄마, 누나는 언제 온데요?”

 

 “곧 오겠지? 백화점 들렀다 온다고 했거든.”

 

 “그럼, 누나 오는 대로 밥 먹어요.”

 

 봄은 주방으로 들어갔고, 태양이는 할머니 옆에 앉아 할머니의 손을 잡았다.

 

 “태양이가 이렇게 남편이 되고 아빠가 된게 할머니는 너무 신기하다.”

 

 태양이는 할머니를 향해 웃었다. 할머니는 늘 시간이 흐른 것에 대한 아쉬움을 그렇게 표현하셨다. 아니 어쩌면 아쉬움보다는 정말 신기했을지도..

 

 “할머니, 저 잘하고 있는거 맞겠죠?”

 

 “그럼.. 할머니가 보면 너랑 봄이랑 서로에게 참 잘해. 그래서 예뻐.”

 

 태양이는 이 순간의 따뜻함에 가슴이 저려왔다. 이 따뜻함이 영원하기를 바랐다.

 

 

 2. 그의 딸은 세살이에요.

 

 “엄마, 할머니 모자 사가지고 갈게요. 늦지 않을테니까 걱정마세요.”

 

 하늘이는 전화를 끊으며 모자를 이것저것 들어보았다. 할머니에게 더 좋은 것 해드리고 싶었지만, 할머니는 그런 것을 부담스러워하셨고, 그나마 타협 본게 모자였다. 나이가 들어가며 늘어나는 그늘을 모자의 화사함으로 가릴 수 있었기에, 할머니는 하늘이가 해주는 모자 선물을 좋아했다.

 

 “아야”

 

 하늘이는 자신에게 와 부딪힌 작은 여자아이가 넘어질까봐 살짝 붙잡았다.

 

 “괜찮아요? 어디 다쳤어요?”

 

 아이의 눈높이에 맞혀 앉은 하늘이는 아이를 걱정하며 물었고, 아이는 자신에게 묻는 하늘이를 바라보며 고개만 저었다.

 

 “라임아”

 

 아이는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돌렸고, 하늘이는 다가온 누군가를 올려다 보았고 한참을 바라보고 있었다.

 

 “하늘아,”

 

 하늘이는 자신을 부르는 재현이의 놀라는 얼굴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랜만이야, 잘 지냈어?”

 

 “어, 언제 들어온거야?”

 

 “음.. 지난 연말에 들어왔어.”

 

 “응..”

 

 더 말이 오고 가지 않았다. 그때서야 재현이 옆에 있는 아이가 보였고, 그래서 당연하게 짐작했다.

 

 “내 딸이야.”

 

 “응, 예쁘다. 몇 살이예요?”

 

 하늘이는 아이를 바라보며 물었고, 아이는 손가락 세 개를 표현하기 위해 혼자서 바빴다.

 

 “세 살이야.”

 

 “이름이 라임이라고.. 신라임.. 이름도 예쁘네.”

 

 “응..”

 

 재현이의 휴대폰이 울렸다.

 

 “하늘아, 이만 가봐야겠어. 만나서 반가웠다.”

 

 하늘이는 고개만 끄덕였다. 이쯤에서 그렇게 끝내야 했다. 그게 맞았다.

 

 뒤돌아 가는 재현이를 보던 하늘이도 뒤돌아 서려했다.

 

 “아빠 친구 이모, 안녕.”

 

 라임이는 재현이에게 누군지 물었고, ‘아빠 친구.’라는 재현이의 말에 뒤돌아 하늘이에게 인사를 했다. 라임이의 움직임에 재현이도 뒤돌아 하늘이를 바라보고 있었다.

 

 “재현아, 나 친구 맞지?”

 

 하늘이의 질문에 재현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우리 항상 친구였어..”

 

 그렇게 웃으며 하늘이와 재현이는 각자의 길로 갔다.

 

 *

 하늘이는 직장에서 인정을 받아 해외지사로 발령 받았고, 너무도 먼 거리였지만 하늘이와 재현이의 연인관계는 계속되고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길어지고, 서로가 바빠지고, 각자가 외로워지자 서로가 서로에게 옅어지는 순간이 오고 말았다.

 

 “하늘아,”

 

 어느 늦은 밤, 재현이는 술기운 가득한 목소리로 하늘이에게 전화를 걸어왔고, 출근 준비로 바빴지만, 그냥 바쁘다고 끊을 수 없어 재현이의 말을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 여기까지 하자. 내가 여기까지 밖에 안 되나봐.”

 

 하늘이는 어쩌면 짐작하고 있었지만, 먼저 말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재현이가 덜 중요한 존재라서기 보다는 일이 재밌었다. 그래서 그렇게 시간이 알아서 해주길 기다리고 있었는지도 몰랐다. 비겁하게..

 

 “재현아, 미안해.”

 

 재현이는 섭섭했다. 한번만 잡아주면 다시 처음인 듯 기다릴 생각도 있었는데, 하늘이는 이미 그럴 생각이 없는 것 같았다.

 

 “알았어. 건강하게 잘 지내.”

 

 “재현아. 우리 그래도 친구 맞지?”

 

 하늘이는 자신이 두려워한 순간이 왔음을 느꼈다. 이런 순간이 올까봐 두려워 시작하고 싶지 않았지만, 알 수 도 없는 순간을 두려워하기만 하는 바보가 되기 싫어 시작한 관계였고, 결국 그 순간을 맞닥뜨리고 있었다. 그래서 마지막 희망을 바라며 물었다.

 

 “유하늘. 나 이제 너랑 친구 안해. 못해.”

 

 재현이는 하늘이가 너무 미웠다. 그래서 끝까지 친구이고 싶었지만, 이 순간은 친구라는 말이 싫었다. 너무 아파서, 너무 힘들어서 아무것도 안하고 싶었다.

 

 “끊을게. 출근하는 데 전화해서 미안해. 그런데 해야 할 것 같아서..”

 *

 

 하늘이는 집으로 가는 길에 떠오른 많은 생각들에 자꾸만 과거로 가고 있었다. 바꿀 수 없었고, 달라지지 않을 그때로 자꾸만 가는 스스로를 막지 못했다.

 

 재현이에게 준 상처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없었지만, 잘못했다는 사실은 알았다. 가끔 들려오는 재현이 소식에 어쩌면 다행인 거라고 생각해보기도 했지만, 시간이 갈 수록 재현이에게 더욱 미안했다. 그리고 불쑥, 그때 또 다른 선택을 했다면, 지금 많은 것이 달라졌을까.. 수도 없이 물어봤지만, 하늘이는 알았다. 다시 그 상황이라도 그 선택을 할 것이라는 것을.

 

 그럼에도 하늘이는 딸아이를 안고 가는 재현이의 모습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고, 의지와 상관없이 반복해서 되돌려보고 있었다.

 

 

 3. 가족

 

 “봄아, 사돈께서 할머니 선물을 보내셨더라.”

 

 주방에서 이것저것 돕던 봄은 태양이 엄마의 말에 알지 못하는 내용임을 드러내 보이고 있었다.

 

 “너의 어머니가 너한테 말 안하셨을 것 같았어.”

 

 태양이 엄마는 봄과 봄의 엄마의 성향을 알고 있었기에 봄에게 전했다. 서로에게 미안해하며, 서로를 애틋해하는 모녀임을 진작에 느꼈기에 봄의 엄마가 딸에게 전하지 않았을 거라고 확신했다.

 

 “네, 몰랐어요. 엄마의 선물을 할머니가 좋아하셨어요?”

 

 봄은 엄마의 마음에 가슴이 살짝 아려왔지만, 겨우 눌렀다.

 

 “그럼, 너희들 결혼할 때 아무것도 안했다고 할머니 이불, 우리 이불 이렇게 보내신거야. 할머니 덕분에 우리가 너무 좋다. 신경 많이 쓰셨겠는데, 어머니한테 감사하다고 전해드려.”

 

 배달 온 선물을 받고 몇 번이나 감사를 전했음에도 태양이 엄마는 봄을 통해 다시 전해지기 바랐다.

 

 “네, 그럴게요.”

 

 봄의 웃음에 띤 눈물기를 못본 척하며 태양이 엄마는 다시 자신의 일에 집중했다.

 

 봄은 잠시 화장실에 갔을 때, 엄마에게 문자를 남겼다.

 

 ‘엄마, 할머님이랑 아버님, 어머님이 엄마가 보내주신 선물 너무 좋아하세요. 엄마, 고마워요. 나중에 전화드릴게요.’

 

 *

 태양이랑 봄은 결혼을 결정하고 간소하게 하길 원하는 바람을 가족들에게 전했다. 양쪽의 부모님도 태양이와 봄의 뜻을 따라주셨지만, 봄의 엄마는 유독 마음이 불편했다.

 

 “제가 연락을 따로 드려서 당황하셨죠?”

 

 봄의 엄마는 상견례 후 태양이 엄마를 다시 만나길 바랐고, 태양이 엄마와의 자리가 쉽지 않음을 느끼며 자신의 결정이 혹시 봄에게 피해가 되지 않을까 그제서야 후회가 되고 있었다.

 

 “아뇨, 연락주셔서 감사해요. 멀리서 봄이 걱정 많이 되시죠?”

 

 봄의 엄마는 자신의 마음을 말해준 태양이 엄마의 말에 목이 살짝 메어 어색한 웃음을 짓기만 했다.

 

 “봄이 어머니, 걱정마세요. 태양이랑 봄이 너무 예쁜 애들이니까, 잘 살거예요.”

 

 “네, 태양이가 봄한테 너무 잘해서 제가 너무 고맙더라구요. 사실은 저 때문에 봄이 많이 힘들었거든요.”

 

 자신들의 사정을 어떻게든 자신의 입으로 말하고 싶었다. 혹시나 봄의 문제로 여길까봐 먼저 해결해야 했다. 만약 그 사실로 봄에게 상처를 준다면 싸워야 될까, 빌어야 될까 고민하며 나온 자리였다. 머릿속으로 일어나지 않은 일들을 상상하며, 봄에게 먼저 말하지 않은 것에 미안해하며, 힘들게 말을 꺼냈다.

 

 “봄이 어머니, 이렇게 말하면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는데요.. 제가 받은 게 많아서, 줄것 밖에 없어요.”

 

 봄의 엄마는 자신의 예상과는 다른 말에 고개를 들어 태양이 엄마를 바라보았다. 자신의 사정을 몰랐다는 말이던가, 알고 있었다는 말이 나올줄 알았는데.. 아는 건 맞는데, 표현이 달랐다.

 

 “제가 다 큰 고아였거든요. 그 말이 웃긴데, 다들 그렇게 저를 말하더라구요. 그런 저에게 저의 시부모님들은 더 큰 사랑을 주셨어요. 그래서 저도 줄 것 밖에 없네요.”

 

 태양이 엄마는 웃고 있었지만, 코끝이 살짝 찡해지고 있었다. 순식간에 떠오른 과거의 시간들이 너무도 감사했다.

 

 “고맙습니다. 우리 봄이 많이 예뻐해 주세요.”

 

 “네, 더 예뻐할게요.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봄의 결혼 며칠 전, 휴가를 내고 봄의 집에 와 봄과 시간을 보내던 봄의 엄마는 혼자서 몇 번을 울었는지.. 처음에는 부족한 엄마라는 미안함 때문이었고, 어느 순간 언제 저렇게 컸는지 봄과 보낸 슬프고 기뻤던 시간들이 떠올라 불쑥 눈물이 나기도 했다.

 

 상견례 이후 봄의 아빠랑도 예전보다 자주 연락을 하고 지내고 있었고, 봄에게 미안해하는 마음으로 대화 내용이 이어질때는 한동안 침묵이 흐르기도 했었다. 그럼에도 서로에 대한 편해진 마음이 신기해 웃음이 나기도 했다.

 

 “봄아, 좋은 가족이 생기는거니까 걱정말고 잘살아. 엄마가 늘 너를 위해 바라줄게.”

 

 늦은 밤, 봄의 옆에 누운 봄의 엄마는 눈물이 날까봐 쉽게 꺼내지 못한 말을 봄에게 전했다.

 

 “엄마, 나는 이미 좋은 가족 있거든. 두번째 생기는 거니까.. 걱정마요. 잘살게..”

 

 엄마의 말에 목소리는 괜찮았지만, 흐르는 눈물은 막지 못한 봄은 아무 움직임 없이 말을 했다.

 

 “엄마가 우리 봄에게 항상 고마워하는 거 알지? 힘들면 엄마랑 아빠한테 꼭 말하고..”

 

 그렇게 말하는 순간에도 봄에게 미안해, 목소리가 잠겨 겨우 말을 끝낸 엄마였다.

 

 “와, 아빠도 똑같이 말했는데.. 엄마랑 아빠 요즘 자주 연락하더니 마음이 통했나봐요.”

 

 몰래 눈물을 흘리며 장난기 담은 말을 봄이 전하자, 봄의 엄마는 뭔가를 들킨듯 당황해하며 봄을 바라보았다. 울고 있는 봄을 보았고, 봄은 자신의 모습을 들키자 울며 웃었고, 엄마는 한참을 아무말 없이 봄을 안았다.

 

 “봄아, 미안해. 고마워. 행복하자..”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46 This is our page. <2> 2022 / 12 / 21 219 0 9215   
45 This is our page. <1> 2022 / 12 / 21 203 0 6934   
44 My Everything (마지막 이야기) 2022 / 3 / 30 206 0 6417   
43 시작하는 연인 2022 / 3 / 28 214 0 6297   
42 다시, 사랑한다 말하다. 2022 / 3 / 25 217 0 4457   
41 눈물이 흘러.. 2022 / 3 / 23 220 0 4635   
40 소식 2022 / 3 / 21 224 0 4658   
39 남자는 첫사랑을 잊지 못한대.. 2022 / 3 / 18 209 0 6213   
38 이별증후군 2022 / 3 / 16 227 0 4467   
37 운명 2022 / 3 / 14 222 0 6070   
36 어떤 이별 2022 / 3 / 11 218 0 4414   
35 진심 2022 / 3 / 9 226 0 5917   
34 사랑이라는 이유로 2022 / 3 / 7 232 0 5548   
33 너에게 2022 / 3 / 4 228 0 6698   
32 우리가 헤어진 이유 2022 / 3 / 2 244 0 4576   
31 어느 늦은 밤 2022 / 2 / 28 227 0 4996   
30 떠나가지 말아요. 2022 / 2 / 25 237 0 5206   
29 그럼에도 늦지 않았다고 말해준다면.. 2022 / 2 / 23 240 0 4810   
28 그늘에 들다. 2022 / 2 / 21 224 0 4546   
27 나의 죄를 사하여 주소서. 2022 / 2 / 18 238 0 5242   
26 착각은 결국 거짓이 되어 돌아왔다. 2022 / 2 / 16 240 0 4878   
25 그 여름의 그들 2022 / 2 / 14 226 0 5374   
24 시간 속의 기억 2022 / 2 / 11 225 0 4551   
23 이런 내 마음 아는지.. 2022 / 2 / 9 249 0 5593   
22 나만의 태양 2022 / 2 / 7 243 0 7800   
21 결코 변하지 않기를.. 2022 / 2 / 4 249 0 5379   
20 눈이 내리는 밤에 2022 / 1 / 31 255 0 6421   
19 좋은 날 2022 / 1 / 28 250 0 5338   
18 있는 그대로의 모습 2022 / 1 / 26 236 0 5396   
17 화양연화 2022 / 1 / 24 245 0 5751   
 1  2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그러니까 우리는
장선
기억합니다.
장선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