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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사랑하는 너에게
작가 : 장선
작품등록일 : 2021.12.21

사랑하는 모두의, 이야기

 
소식
작성일 : 22-03-21 00:12     조회 : 221     추천 : 0     분량 : 4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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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온 겨울은 달라진 게 없었다. 이미 퇴근 전에 해는 졌고, 어둑하고 쌀쌀한 날씨는 몸을 더 감싸고 걷게 했다. 곳곳에 연말의 분위기를 가득 담은 장식이 반짝거렸고, 날씨 때문인지 더욱 가깝게 걸어가는 연인들의 모습에 굳이 시선을 두진 않았다.

 

 어쩔 수 없이 조금 달라진 것은 연말은 더 이상 설레는 축제 같지 않았고, 연말 시상식은 다른 누군가의 이야기였으며, 특집 영화를 굳이 기다리며 보지 않았다.

 

 또 한해가 가고 나이를 먹는다는 생각이 더욱 뚜렷해졌기에 덜 생각하기 위해 자주 잊으려 했고, 좀전에 했던 찜찜한 생각이 뭔지 다시 생각해보는, 그래서 결국 다시 떠오른 나이의 생각을 그렇게 반복하는 ‘나이’가 된 것 같았다.

 

 

 

 수경이와 윤재가 겨울 연휴 동안 잠시 들어온다는 소식을 들은 봄은, 겸사겸사 연차를 사용해 수경이를 만나기로 했다.

 

 수경이가 유학 가기전, 봄의 컨디션이 그리 좋지 않았기에 수경이와 인사도 제대로 못했었다. 전화로 인사를 전했기에 많이 미안했던 봄은 수경이와 윤재가 지내는 곳으로 향했다.

 

 ‘언니, 나 곧 도착해요.’

 

 윤재의 집은 예전 그대로였다. 처음 왔던 그때도 생각보다 큰집이라서 한참을 감탄하며 구경했었다. 지금은 수경이와 윤재가 유학을 하는 동안, 임시 신혼집으로 사용되고 있는 윤재와 수경이의 공간이었다.

 

 봄을 본 수경이는 너무 반가웠지만, 이 공간에서 봄을 맞이하는건 아직 어색했다.

 

 “언니, 진짜 오랜만이에요. 잘지냈죠?”

 

 봄은 수경이의 존재가 너무도 고마웠다. 자주 만나지 못하고, 이제는 각자의 생활이 너무도 달랐기에 어쩌면 꽤 어색할 수도 있었지만, 수경이는 그대로였다. 오랜만의 만남이었지만, 순식간에 다시 예전의 느낌을 갖게 하는 신기한 순간이었다.

 

 “봄, 너무 보고 싶었어. 우리 봄, 잘 지냈지?”

 

 수경이는 점점 편해졌다. 봄이라서 다시 편안한 순간이 일찍 온것 같았다.

 

 “그럼요. 언니 갈때 얼굴 못봐서 얼마나 마음이 안 좋았는지.. 내맘 알죠?”

 

 봄은 수경이의 진심이 느껴졌다. 수경이는 늘 따뜻하게 솔직했고, 봄을 걱정하는 수경이의 마음은 봄에게 항상 전해졌었다. 그래서 봄도 진심을 담아 말했다.

 

 “언니. 이건 작은 선물. 큰거 안 샀어요. 들고 갈수도 없고 당분간 못쓸거고.”

 

 예쁜 커피잔과 머그잔 세트였다.

 

 “봄. 예쁘다. 어떻게든 내가 들고 간다. 잘쓸게.”

 

 봄은 많이 변하지 않은 이 공간이 자꾸만 기억에서 떠올랐다. 예전 이 공간에 윤재는 수경이, 태양이와 봄을 초대했었다. 그때 함께한 기억이 남은..이곳이었다.

 

 한동안 생각에 잠겨 있던 봄과 누군가와 문자를 주고 받던 수경이는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수경누나, ..형수님. 저 왔어요.”

 

 “일찍 왔네? 시험기간이라서 그런가?”

 

 봄은 수경이와 대화를 하는 누군가를 기억해냈다. 윤재의 13살 어린 동생 선재였다. 키는 그때를 떠올릴 수 없을 만큼 훌쩍 컸고, 느낌은 윤재랑 비슷했지만 얼굴에는 더 장난기가 많은 소년이었다. 처음 이곳을 방문했을때 유치원생이던 그 꼬마는 어느새 저만큼 커버려, 시간의 흐름을 확실히 알게 만들었다.

 

 “안녕하세요.”

 

 봄에게 어색하게 인사하던 선재는 봄을 보고는 기억날 듯 말 듯한 느낌을 받는것 같았다.

 

 “형하고 나하고 대학친구. 선재 유치원때 한번 봤는데”

 

 “기억 안나죠? 너무 오래전이었으니까..”

 

 수경이와 봄은 선재에게 말하며 웃었다.

 

 “아닌데..최근에 어디서 본거 같은데.. 아닌가?”

 

 “나를요? 닮은 사람 본거 아니예요?”

 

 봄은 심각하게 기억을 더듬으며 혼잣말을 다른 사람도 들리게 하는 선재에게 웃으며 말했다.

 

 “그런가..”

 

 “오늘 시험은 어땠어? 잘본거지?”

 

 수경이의 질문에 순식간에 고민에서 나온 선재는 허세 가득한 말투로 사춘기 소년의 발랄함을 가득담아 말했다.

 

 “당연하죠. 내가 누군데. 과외쌤이 숙제를 얼마나 많이 내줬는데요.”

 

 수경이와 선재의 대화에 봄은 화장실을 다녀오겠다고 자리를 떴다.

 

 수경이는 선재에게 간식을 건네며 말했다.

 

 “숙제는 잘해가지?”

 

 “태양이형이 얼마나 독한데요. 안해가면 2배라구요.”

 

 

 *

 태양이는 복학하고 가끔 윤재네 집에 갔었다. 오랜만에 보게 된 선재는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어 있었다.

 

 “안녕, 선재야. 형 기억나니?”

 

 태양이는 훌쩍 큰 선재가 신기해 물었고, 선재는 왜 자기에게 그런걸 묻느냐는 듯 태양이를 향해 고개만 살짝 저었다.

 

 “너 왜 기분이 또 엉망이야?”

 

 “엄마가 공부 안한다고 잔소리하잖아.”

 

 선재는 엄마 밖에 모르는 아이였지만, 엄마에게서 서운함을 느끼게 되면 윤재에게 하소연하곤 했다.

 

 “너 또 학원 숙제 안해간거야?”

 

 “뭐 좀 못 해갈수도 있잖아.”

 

 선재는 억울해졌다. 안 해간게 아니라 못 해간거였다.

 

 “나도 할 수 있는데, 잘하는 애들에게만 맞추는 것 같다구..”

 

 윤재는 선재의 말을 듣고 있었다. 각자의 속도가 다르다는 걸 살아오면서 느껴 본적 있기에 선재의 마음이 이해가 되었다.

 

 “너 태양이형한테 배울래?”

 

 윤재는 갑자기 태양이가 떠올랐고, 태양이랑 선재의 의견도 물을 새도 없이 먼저 말하고 말았다. 그때서야 태양이를 바라보았고, 태양이는 웃고 있었다. 선재의 대답이 당연히 아닐거라는 걸 알았기에 지켜보고만 있는 것 같았다.

 

 “형도 잔소리 해요? 숙제 못해가면?”

 

 “너 할 생각이 있는거야?”

 

 선재의 반응에 윤재가 놀라 다시 물었고, 태양이에게는 의견을 먼저 묻지 않고 일이 벌어지고 있음에 미안함을 가득 담은 눈빛만 전했다.

 

 “당연히 잔소리하지. 안한거는 혼내야지. 못한건 도와주고.”

 

 태양이는 웃었다. 어떻게 결말이 될지 알 수 없었지만, 잔뜩 실망한 표정에서 벗어나고 있는 선재에게 적당한 편은 들어주고 싶었다.

 

 “그럼. 한번 해볼게.”

 

 선재의 대답에 윤재는 태양이와 선재만 번갈아 바라보고 있었다.

 

 “태양아, 네 의견 묻지도 않고.. 내가 선재랑 잘 말해볼게.”

 

 “아냐. 조금만 도와주면 선재도 하겠지. 내가 이쪽에선 경력직이잖아.”

 

 그렇게 시작된 태양이와 선재의 주말 과외였다. 그러다가 태양이가 직장에 들어가고 선재는 다시 학원을 다녔지만, 선재는 또 다시 적응을 못했고 어쩔수 없이 태양이가 시간이 되는 한에서 그렇게 도움을 주고 있었다.

 

 시간이 한참 지난 후, 윤재가 선재에게 물었다.

 

 “너 왜 태양이형이랑 공부한다고 했어?”

 

 “글쎄.. 형 친구라서?”

 

 선재에게 윤재는 모든 게 좋았던 형이었고, 윤재가 하는 모든 게 대단해보였던 선재였다. 그런 윤재의 제안이었기에, 게다가 태양이는 좋은 선생님이었고 꽤 멋진 형이었기에.. 선재는 태양이도 그렇게 잘 따랐다.

 *

 

 

 “아. 기억났다.”

 

 간식을 먹던 선재는 수경이 얼굴을 보았고 자신도 모르게 큰소리로 말하고 말았다.

 

 “태양이형 지갑 안 사진.”

 

 수업하다가 태양이의 주머니에 있던 지갑이 바닥으로 떨어졌고, 대신 주워주던 선재는 태양이 지갑안에 꽂혀 있던 봄의 증명사진을 보았었다.

 

 “누구예요? 쌤 여친?”

 

 태양이는 선재의 장난기 가득한 질문에 아무렇지 않은척 웃었고 지갑을 얼른 가방에다가 넣었다.

 

 “이쁘긴 한데, 내 스타일은 아니거든요.”

 

 태양이의 살짝 당황한 얼굴을 놓치지 않고 놀린 선재였었다.

 

 선재의 말에 수경이도 당황했고, 자신도 모르게 선재를 조용히 시켰다. 그리고 태양이의 이름과 그 사연은 봄의 귀에도 들리고 있었다.

 

 

 

 

 태양이는 선재의 과외를 가기 위해 나섰다. 각자의 집은 서로 거리가 멀었기에 선재가 중학교를 들어간 후, 스터디카페에서 수업을 하고 있었다.

 

 태양이는 자신과 선재의 음료를 하나씩 구입한 후 스터디카페로 들어갔다. 웬일로 선재가 먼저 와 있었다.

 

 “차선재. 웬일이야?”

 

 의아해 하며 들어오는 태양이를, 선재는 웃음 가득한 얼굴로 인사했다

 

 “오셨어요. 저도 이제 곧 중3 되거든요.”

 

 뻔뻔할 만큼, 장난기 가득한 얼굴이었다. 무슨 꿍꿍이가 있을까봐 방심하면 안 될것 같았다.

 

 “대박. 갑자기 변하면 무서운데. 벌써 시험 결과 나온게 있는거야?”

 

 태양이는 선재의 갑작스런 공격에 당하지 않기 위해 선재의 약점을 노려야했다.

 

 “쌤. 제가 요번에 완전 잘치면 쌤한테 선물 하나할게요.”

 

 “결과가 좋은면 내가 줘야지, 왜 네가 주냐?”

 

 선재의 허세에 태양이는 웃으며 책을 폈다.

 

 “제 선물 안받으면 후회할건데..”

 

 태양이는 선재의 귀를 살짝 잡고 말했다.

 

 “윤재 들어온 김에, 너의 형한테 다 말한다. 얼른 책봐.”

 

 수업은 화기애애하게, 열과 성을 다한 시간이 되고 있었다.

 

 지하철 역까지 함께 걷던 태양이는 선재에게 인사를 건넸다.

 

 “선재야, 집에 조심히 가고, 다음 시간까지 숙제 잘해오고.”

 

 선재는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를 했고 어느 순간 살짝 웃으며 핸드폰을 들어 태양이에게 확인하란 행동을 하고는 지하철 역으로 들어갔다.

 

 선재의 문자였다. 그리고 웃고 있는 봄의 사진이었다.

 

 ‘쌤. 맞죠? 선물 맞죠? 다음주에 봐요.’

 

 며칠 전, 선재는 자신의 말에 당황하며 소리를 줄이던 수경이를 통해, 혹시나 했던 자신의 촉이 확실함을 확인했다.

 

 선재는 별일 아닌듯 수경이와 봄의 사진을 찍었다. 기념이라고 말하면서.. 얼렁뚱땅 포즈를 취한 봄과 수경이는 웃었다.

 

 선재는 왜인지 몰라도 그래야할거 같은 의무감이 생겼다. 봄만 확대시켜 다시 스크린샷을 찍었고 그렇게 태양이에게 보낸거였다.

 

 오랜만에 본 봄은 예전 그대로였다. 환하게 웃고 있었고, 잘지내라고 하던 그때의, 모든 감정을 지운 얼굴은 더 이상 아니었다. 그거면 되었다.

 

 잘 지내고 있을까.. 가끔 봄을 떠올리며 걱정했던 태양이었다. 잊어야하는데 잊혀지지 않던 봄이었다. 지갑 안 증명사진도 굳이 치워둘 이유를 찾지 않았고, 그래서 그냥 그대로 둔 상태였고.. 그걸 보게 된 선재 덕분에 봄의 얼굴을 보게 된 거였다.

 

 ‘잘 지내지? 봄아, 좋아보인다. 다행이다..’

 

 태양이는 혼자서 그렇게 봄에게 인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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