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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저는 어느 로판에 빙의한 거죠?
작가 : 김김쓰
작품등록일 : 2022.1.16

이름부터 완벽한 평범의 길을 걷던 김지혜, 빙의조차 평범한 백작영애에게 했다?
특징조차 없는 주근깨투성이 이 영애는 도대체 누군데요?
남들은 빙의하면 악녀도 되고, 부자도 되고, 성녀도 된다는데 나는 여기서도 흔한 사람 1 역할을 맡고 있다.

빙의한 책을 찾기를 포기하고 돈 많은 난봉꾼의 삶을 살아보기로 결심했다.
그제야 풀리는 빙의의 실마리들.
난봉꾼은커녕 세상이 망하는 걸 막기 위해 철벽 미남 2명을 모두 꼬셔야 한다?!

썸의 여신, 베스의 훌륭한 조언은 어려워서 성질대로 했더니.

"사업에 관련된 계약만 해야하나요?
제 영혼이나 당신의 지능과 같은 것과는 계약을 맺을 생각이 없나요?"

나사가 풀린 마법사와,

"다, 다음에 한 번 가가같,이 한 번 가보는게 어떨지 네 생각이 궁금하다고 물어보고 싶은 마음이 조금 있는 편이었어."

생각보다 더 쑥맥인 검사가 다가오기 시작한다.
사랑하는 가족과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세상을 구해야하는 빙의녀의 삶을 제대로 살아보기로 했다.

"거사 좀 치뤄보자 우리?
응? 100년을 기다렸잖아?"

빌런이 100년간 계획한 세상의 멸망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엘리온의 이야기.


#동생바보 #딸바보 #평범 #빙의 #멸망 #먼치킨 #흔녀의_2회차_삶 #힐링

 
34
작성일 : 22-02-07 22:12     조회 : 188     추천 : 0     분량 : 6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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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크 단장에 안나까지 포함된 마일러 방문 인원은 상당한 규모였다.

 무력 시위를 하러 온 수준의 규모인지라 안내받을때 약간 창피할 정도였지만, 오랜만에 본 베스의 모습이 반가워 모두 잊었다.

 

 "베스!!!!"

 "엘리!! 얘기 들었어.

 몸 괜찮아?"

 "당연하지. 하하하.

 이 몸은 강철무적 엘리온...."

 "쉿. 들어가서 얘기하자."

 

 흥분한 나머지 보는 눈이 많다는 걸 잠시 잊었다.

 차를 내놓고 떠는 우리의 수다는 시간가는 줄 모르고 길어졌다.

 나를 향한 음모와 살해시도, '이름을 말할 수 없는 악당 수괴로 추정되는 자'에 이르러서는 베스의 안색이 발개졌다가 파래졌다가를 반복했다.

 

 "엘리, 무슨 소설을 읽는 것 같아.

 이런 일이 네게 실제로 일어났단 말이야?"

 "나도 신기해.

 솔직히... 조금은 겁도 나."

 "그럴 것 같아.

 내가 읽었던 책에서는 용감한 기사가 겪는 일이었는데, 그런 일들이 네게 일어날 줄은 꿈에도 몰랐어.

 나라면 이미 기절해서 저 세상으로 갔을거야."

 "킥킥. 재수없는 소리하지 말고!

 그리고 이제 곧 소문이 날 것 같아서 네게 먼저 말할게."

 

 그리고 나의 작위 요구에 대해서도 베스에게 말했다.

 베스가 놀라 자지러진 후, 나를 뜯어말릴 것도 각오했다.

 

 "...... 엘리, 정말 잘했어.

 너 정말 멋있다.

 내 친구라는 게 정말 자랑스러워."

 "응? 난 당연히 네가 엄청 반대할 줄 알았는데?"

 "정원에서 평판 좋은 남자와 단 둘이 있었다고 갇혀지내는 내 꼴을 봐.

 평판마저 안 좋거나, 자작이 아닌 영식이었다면 결단코 내 머리를 밀어버렸을 거라고까지 말씀하셨었어."

 "그랬어...?"

 "아마 곧 사교계가 술렁이고, 난 너를 만나는 걸 금지당하겠지만.

 정면으로 도전한 네가 너무 자랑스러워."

 

 베스는 곧 눈물을 찍어내기 시작했다.

 

 "베... 베스. 왜 울어."

 "집에 갇혀 지내면서 내가 내 의지를 가지고 할 수 있는 일이 얼마나 있을까 생각해봤어.

 오늘 뭐 먹을지, 내 수발을 누가 들지, 그 정도더라고.

 오늘 내가 먹을 식단 말고는 아무것도 생각해서는 안 되는 그런 존재였던거야.

 모두가 내가 얼마나 고결하고 우아한지, 고귀한 꽃인지 칭송하지만 그게 전부였어.

 나를 인간이 아닌 꽃으로 보는 거야.

 괜찮은 지참금을 들고, 훌륭한 혈연을 맺을 수 있고, 준수한 자식을 낳을 수 있고, 말썽을 피우지 않을 꽃."

 "베스, 아니야.

 너무 극단적인 생각이야."

 

 베스의 이런 모습은 처음인지라 당황스러웠다.

 그녀 곁에서 한참을 토닥였는데도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나도 애써 긍정적인 생각을 유지해왔는데, 요새 전부 무너져버리는 느낌이야.

 집에서 할 일이 생각하는 것 밖에 없어서 더 그런 것 같아."

 "그래, 그럴 수 있어.

 일단 오늘 기사단 대련하는 데 같이 가자.

 바람 좀 쐬면 다를 수 있어.

 그리고.... 내 생각에도 내 작위 이야기가 돌면 나도 못 만나게 하실 것 같긴 해.

 그러니까 우리 편지로라도 수다 떨어야 해!

 그리고 승마는 좀 해?

 마장 있지?

 거기서 승마를 배우겠다고 해 봐.

 집만 나가지 않으면 되는 거니까 허락하실지도 몰라."

 "으응..."

 "일어나 어서.

 오늘 엄청 예뻐 너.

 나가서 해까지 받으면 오늘 3-4명은 시력 장애 오게 만들 수 있을 정도야."

 "쿡쿡."

 

 어떤 일이 있었는지, 조금 마르고 핼쓱해 보이는 베스를 데리고 연무장으로 향했다.

 속 깊은 베스는 절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자세히 말하지 않을 것이다.

 혼자 끙끙 앓는 게 얼굴에 드러나서 마음이 아팠다.

 나와 있을 때처럼 자유로운 모습 그대로 살면 참 좋을텐데.

 

 우리 기사단들과 함께 연무장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슬슬 베스가 춥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 시작할 쯤 연무장에 도착했다.

 삼삼오오 모여 수다를 떨던 마일러 기사단은 우리를 보자 슬금슬금 움직이기 시작했다.

 

 나와 기사단을 보고 빠릿하게 움직이길 기대한 건 전혀 아니었지만, 베스를 보고도 제대로 된 인사조차 없는 것은 이해할 수 없었다.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자 마일러 기사단장이 걸어왔다.

 

 "아가씨, 여러분.

 환영합니다.

 마일러 단장, 위클입니다."

 

 단장은 그나마 정신은 제대로 박힌 것 같았다.

 

 "다들 일어나라."

 "뭐 대단한 사람 납셨다고 일어나서 인사까지 합니까?

 예뻐서 하는 인사면 얼마든지 하겠습니다만."

 "그러게 말입니다. 킬킬킬."

 

 뒤쪽에서 자기들끼리 수군대는 소리가 들렸다.

 그 주변에서 낄낄대는 웃음 소리도 들려왔다.

 

 "조심해. 마물을 때려 잡은 전설의 여기사님이셔."

 "앗! 그 문어 말입니까?"

 "푸하하."

 

 점점 대화가 선을 넘기 시작했다.

 베스는 기껏 초대한 내가 조롱 받기 시작하자 얼굴이 빨개졌다.

 어쩔 줄 몰라하는게 느껴졌다.

 실제로 나를 좋아하는 녀석들이 있어서 초대한 걸까 의문스럽던 차에, 실체부터 보고 나니 마음이 편했다.

 손속에 자비를 두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걱정마.

 베스, 내가 다 교육시켜줄게."

 

 저들을 배려하지 않고 내 실력을 힘껏 쓸 생각을 하니 너무 신이 났다.

 나도 모르게 환한 미소가 나왔다.

 살짝만 리딩했는데도, 실력치가 바로 읽혔다.

 단장 포함 인원 중에 나보다, 아니, 홈크 단장보다도 강한 녀석은 한 명도 없었다.

 마일러 기사단은 그 동안 강하다는 평을 들어왔었는데 의아했다.

 

 그들이 뭐라고 떠들든 신경쓰지 않고 홈크에게 다가갔다.

 이미 홈크의 이마에 힘줄이 하나 돋아난 게, 화가 많이 난 것 같았다.

 

 "쟤네 왜 저렇게 약해, 단장?"

 "위클 단장이 몇 년전, 인맥 빨로 들어온 후로 기강이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실력이 없으니 훈련도 시킬 수 없고, 훈련시킬 사람이 없으니 알아서 적당히 훈련한지 오래라고 들었습니다.

 게다가 아가씨가 강해지신 것도 있어요.

 그나저나 이따 대련 후 저에게도 기회를 주시지 않겠습니까?

 몇몇 놈은 다신 말을 못하도록 정신 교육을 좀 시킬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나와 홈크가 조용히 대화를 이어가자 비웃음은 더 커졌다.

 

 "여기사님이 많이 화가 나셨나본데?

 챔버 기사단장님께 이르고 있잖아!

 다들 조용히 하자고!"

 "푸하하하."

 

 웃음 소리는 전염병처럼 번져갔고, 저급한 말장난에 끼어들지 않던 몇 놈도 피식 거리는 게 보였다.

 오늘 나는 마음을 정했다.

 저녁이 오기 전까지 이 기사단에게 선물을 주고 가기로.

 생각 같아선 밤새 베풀고 싶지만, 집에서 엄마가 걱정할테니 해 지기 전까지만.

 

 "챔버 기사단, 무시해라.

 어차피 대련하러 왔으니, 실력으로 입증하면 된다."

 "채-앰버!"

 

 내 말에 기사단이 군기가 바짝 든 복창으로 답하자 마일러 기사단은 더욱 술렁거렸다.

 

 "뭐야, 백작님이라도 오신 줄 알았네."

 "아니, 저 든든하게 허리에 손 올린 자세를 보게.

 곧 뭐를 달고 와서 소백작이라고 해도 놀랍지가 않네."

 

 이제는 단장이 눈치를 주건 말건 자기들끼리 농을 치기 바빴다.

 

 "이게 마일러 기사단인가?

 양아치들이 와서 더럽다고 손절치고 가겠는데?"

 "양아치?"

 "양아치 정도로 마음이 상했나?

 초면인 사람에게 뭐를 다네마네 자기들끼리 모여 조롱을 하는 것들이 말이야.

 양아치라고 불리는 건 또 자존심이 상하나 보네?"

 

 나도 슬슬 스팀이 올라오고 있었다.

 나는 동방예의지국에서 온 유교걸이란 말이다.

 

 "마일러 기사단에서 멀쩡한 놈들은 다 나가고 병신들만 남았다더니, 풋."

 

 이탈자가 있을 것이라는 건 넘겨짚은 건데,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진 좌중을 보아하니 맞나보다.

 참다못한 단장이 나섰다.

 

 "영애, 이런 모욕은...!"

 "뭐? 니 수하들이 다른 기사단 모욕할 땐 한마디 입도 못 떼더니?

 이제 와서 너희 기사단 명예는 생각이 나?"

 

 마일러 기사단에서 분노의 기운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아무리 그래도 단장인데, 새파랗게 어린 소녀한테 막말을 듣고 있으니 화가 좀 나나보다.

 그래, 이 정도 기세는 있어야 싸워볼 맛이 나지.

 

 "단장! 저런 소리를 듣고도 가만히 있을 겁니까?!"

 

 곁에 서 있던 부단장처럼 보이는 녀석이 씩씩대며 나를 노려봤다.

 

 "기사단 군기 개판인건, 니가 얘 단장 취급 안하고 무시해서 그런거지.

 안 그래?

 이 개판, 니가 짠 거 아니야?"

 

 리딩해보니 마일러 기사단을 통틀어 가장 강한 게 부단장이었다.

 단장보다 훨씬 강한 부단장이라......

 대충 그림이 나왔다.

 또 싸늘해진 좌중을 보니 이번에도 제대로 때려맞췄나보다.

 아무래도 나는 몸싸움보다 추리에 소질이 있는 것 같다.

 

 "아무래도.

 우리 말로 할 수 있는 것들은 다 한 것 같지?

 문어나 때려잡는 영애가 어떤건지 보여줄게.

 아무래도 부단장이 나서서 교육을 받는게 제일 그림이 좋겠지?"

 

 상냥하게 웃으며 부단장을 지목했다.

 

 "저급한 말이나 내뱉는 건방진 후배 기사님은 제가 맡아도 될 것 같습니다.

 마일러 기사단의 칼리입니다."

 

 구석에서 피식대기만 하며 무게를 잡던 녀석이 앞으로 나섰다.

 아까 3-4번째 실력자로 계산했던 놈이었다.

 리딩 결과, 왼손잡이 무거운 무기를 많이 쓰는 검사였다.

 상대적으로 무릎 아래 쪽은 마력이 약했다.

 기회가 왔을 때 무릎이나 정강이를 잘근잘근 밟아주면 그대로 2주는 누워있을 것이다.

 

 "오호라, 너 정도가?

 그래도 이 기사단에서 5번째 정도 실력자 같은데 그걸로 될까?"

 "......! 영애라고 봐주는 것도 한계가 있습니다!!!"

 

 발끈하자 리딩이 더 확실하게 됐다.

 오른쪽 어깨도 다친적이 있는지 희미하게 마력이 막힌 부분이 느껴졌다.

 

 "좋아. 봐주지 마.

 나도 안 봐줘.

 너. 너. 너. 너. 같이 덤벼.

 어차피 후드려 팰 거 한 번에 패게."

 

 진심이기도 했고, 나의 도발은 기사단을 후끈 달아오르게도 했다.

 상대가 흥분하면 마력이 더 잘 읽히므로 나에게는 더할 나위없이 좋은 조건이었다.

 함께 지목한 4명은 부단장 제외 실력자들이었다.

 부단장은 다음에 제대로 교육시키고, 지금 저 5명을 때려눕혀 놓으면 나머지 입만 산 놈들은 알아서 눈도 못 마주치게 될 것이다.

 

 "우리를 아리따운 영애에게 한꺼번에 덤비기나 하는 건달로 취급하지 마십쇼! 낄낄."

 

 아까 입을 신나게 놀리던 놈이었다.

 세상 가벼워보이지만 실력은 이 중엔 세 손가락 안에 드는 놈이었다.

 

 "종알종알.

 사람이 한 번 말하면 좀 알아듣지, 말이 많네."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암기를 하나 날렸다.

 생각도 못한 공격인데다 내 비도 실력도 늘어서, 꼼짝도 못하고 머리카락 한 움큼이 잘려나갔다.

 뒤에 선 놈의 이마에 비도가 꽂히기 전에 회수해서 다시 자리로 돌려넣자, 연무장에는 침묵이 흘렀다.

 우리 기사단은 꼬시다는 표정으로 웃고 있었고, 마일러 기사단에는 표정 관리 못하는 몇 놈은 턱이 빠질 정도로 놀라고 있었다.

 

 "거기, 머리카락 간수도 못할 거면 그냥 같이 덤비지 그래?"

 

 굳은 얼굴로 시선을 교환하던 녀석들은 함께 앞으로 나섰다.

 그 중 창을 쓰는 한 명만 제외하면 모두 검사였다.

 대략 리딩은 끝낸 상태였다.

 다들 약점은 있었고, 고질병을 앓고 있는 부분도 한 군데씩 있었다.

 

 그리고 생각보다 싱거웠다.

 쌍둥이는 1단만 전개한 채로 상대가 약한 부분만 꾸욱꾸욱 눌러준 게 다였다.

 쓰러져서 다시 일어나지 못하는 상대를 더 공격할 순 없는 게 룰인지라 다시 일어날 수 있을 정도만 눌러줬다.

 창을 쓰던 놈은 거리감을 이용하기 위해 내 뒤 쪽으로만 집요하게 따라붙었다.

 스피드가 내 장점이니까 비도 없이도 처리할 수는 있었지만, 조금 편하게 가기로 했다.

 시시때때로 날카롭게 날아오는 비도도 그에게는 어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 상대하기 힘든 건 멀찍이 날아가는 줄 알고 거리를 좁혀 들어갔더니, 회수되면서 그의 뒤를 노리는 경우였다.

 비도의 기술은 익힐수록 무궁무진한 기술들이 있어서 일반 기사들이 상대하기에 만만찮은 구석이 있었다.

 

 비도가 계속 회수가 되니, 다 떨어지길 기다릴수도 없고, 전진과 후퇴를 반복하던 창기사는 동료들이 나가떨어지는 걸 두고볼 수 밖에 없었다.

 마일러 기사단도 과거의 영광이 영 뻥튀기는 아니었는지 기본기가 훌륭했다.

 그래봤자 몇 년간 무뎌진 그들의 실력은 무용지물이었지만.

 말만 대련이었지 거의 매타작이었다.

 

 보통의 대련은 상대에 대한 존중과 가르침을 가지고 시작한다.

 이기는 쪽도, 지는 쪽도 얻어갈 것이 있도록 본인이 가진 것들을 친절하게 시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지금처럼 실력차이가 나면 더더욱 강한 쪽이 친절했다.

 지금처럼 기술이고 뭐고 상대를 개패듯 패는 경우는 없다는 뜻이었다.

 

 "악! 이 비열한!"

 "칼리! 일어나!

 뭐하는 거야!"

 "끄으으응."

 

 나는 가쁜 숨조차 내쉬지 않았다.

 그럴 만한 대련도 아니었다.

 무술대회에서 처음 선보였던 슥빡 기술은 더욱 발전해있었다.

 그 와중에 맷집은 좋아서 계속 좀비처럼 일어나는 녀석들에게 이제 리듬에 맞춘 슥빡을 선보였다.

 이 정도면 됐겠지, 싶을 쯤 매타작을 멈추고 모두에게서 멀어졌다.

 이제 마무리를 해야할 때였다.

 

 우습게도 벌써 코피가 터지고, 정수리에서 피가 흐르고, 다친 곳을 부여잡으면서도 다들 일어나 있었다.

 무기를 고쳐잡는 녀석들을 보면서 저 정도 패기와 의지가 있는 녀석들이 왜 그렇게 양아치같이 행동했는지 의아했다.

 물론 나의 의문과 내 쌍둥이들의 무자비함은 별개의 문제였지만.

 

 이제 나의 몽둥이......

 아니, 쌍둥이들은 더 이상 때리기 편한 곳만 노리지 않았다.

 명치, 목, 관자놀이, 심지어 사타구니까지 급소들을 향해 날아들었다.

 단련되지 않는 급소들은 한 대면 충분했다.

 창기사는 비도를 날려 날이 아닌 손잡이로 뒤통수 한 대 때려주자 곱게 누웠다.

 

 딱. 딱. 딱. 딱. 딱.

 리듬에 맞춰 타격감이 울려퍼졌고 다섯 명 모두 곱게 누웠다.

 

 "데려가라."

 

 다들 질린 표정으로 동료들을 끌고 갔다.

 이렇게 무자비하고 예의없는 대련은 처음 보겠지.

 그래, 그게 나야 나. 나야 나.

 노래를 흥얼거리며 부단장을 바라봤다.

 얼굴이 빨개진 건지 파래진 건지 모를 거무죽죽한 안색으로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대련을 이렇게 하는 법은 없습니다!"

 "본인이 무너뜨린 기강의 결과입니다.

 부하들이 명예를 버리고, 훈련을 게을리하고, 기사단 내에서 미움과 반발이 팽배할 때.

 당신은 뭘 했습니까."

 

 부단장의 동공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나오시죠.

 가만히 있을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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