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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딩동~! 악마 왔어요
작가 : 백지백
작품등록일 : 2022.1.20

우리 동거한다!!
현실적이고 폐쇄적이지만 마냥 어린 자취생 예현과,
노랗고 쾌활한 감정 밑으로 칙칙한 불만이 얽혀있는 악마 대빈과,
그를 막기 위해 찾아온 다정하고 예의 바른 천사 연재의 이야기.
Writing by 백지백, 태현 @copyright 2022
백지백, 태현 All right reserved

 
15. 그냥 천사님
작성일 : 22-02-07 10:27     조회 : 246     추천 : 1     분량 : 2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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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그냥 천사님

 .

 .

 .

 "예현아~"

 

 아오, 뭐야.

 잠깐 멍해졌더니 코앞까지 다가온 얼굴 두 개... 아니, 천사님과 백대빈이 왜 여기 있는지도 모르겠다.

 아, 우리 MBTI 검사했지, 참.

 

 "왜 내 앞에서 멍을 때려? 차라리 그냥 나를 때려."

 "... 진짜요? 진짜죠?"

 "아니 아니, 라임 맞춘 거지, 그냥 멍 때려주라. 맞는 건 조금 무서우니까..."

 

 악마가 황급히 내게서 고개를 떼었다.

 찾았다, 악마 퇴치법.

 꽤나 만족스러운 효과에 나는 다부지게 쥔 주먹을 바닥 위로 늘어뜨려 작게 흔들었다.

 이제 시끄럽게 굴 때마다 나는 이 주먹을 들어 올려야지.

 

 "나는 다 맞아줄 수 있는데."

 

 오 제발.

 

 "진짜야, 예현아, 나는 네가 주먹 지금처럼 쥐면 예쁘게 웃으면서 맞아줄 수도 있어."

 

 천사님이 환하게 웃으며 내 주먹 위로 손을 겹쳐 함께 흔들어 보였다. 야, 서연재 하고 칭얼대는 악마의 쨍한 목소리는 배경음악이 되었고 천사님 웃음은 세상에서 가장 센 아이템이 되었다.

 

 ... 여기 게임인가?

 아 혹시 그럼 천사님 외모 버프? 이거 진짜로 게임 중인 건가?

 

 "미쳤어? 여긴 현실이야."

 "응, 예현아...?"

 "응응, 그렇지 예현아."

 

 "여긴 현실이라고요. 봐봐. 여기는 제 집이잖아요."

 "설마... 월세 때문에 그래? 갚을게... 내쫓지는 말아 줘..."

 "응 맞아 예현아, 나도 그렇게 생각해."

 

 천사님이 여전히 내 주먹을 잡고 양옆으로 흔들었기에 나는 팔에 힘이 풀려 방 밖으로 나갈 수도 없었다. 여기서 놔달라 하면 미안해하시겠지? 어쩌면 다시는 안 잡겠지 싶어 일단은 말을 아꼈다.

 

 "... 아 잠깐만, 힘 풀려서 다리 꺾일 것 같네, 저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응, 잘 다녀와."

 "헤이, 연재! 나랑 얘기 좀 해."

 "... 그래도 손 놔드렸다고 바로 싸우진 마시고요."

 "응, 그럴게. 아 근데, 백대빈. 넌 왜 또 이마가 새빨개졌어?"

 "나 지금 흥분했어!!!!!!"

 "? 어감이 이상한데."

 

 한껏 격앙된 악마 하나와 그를 말리려는 천사 하나와 더해서 둘을 내버려 두고 나는 화장실로 도망을 갔다.

 차가운 문을 등지고 주르륵 미끄러지자 비로소 아까 천사님 손의 온도가 실감이 났다. 되게 뜨거웠네...

 아직까지도 연한 피부 위로는 화상을 입은 듯 아릿하고 설레... 아니, 떨리는 느낌이 남아 있었다.

 

 도대체 진짜로 왜 그러는 거지?

 

 근데... 천사님... 천사님이면 내가 더 잡아달라고 한마디만 해도 평생을 잡고 있을 것 같았다.

 

 ... 아니? 아니야. 내가 더 잡아달라고 하기는 왜 해!?!

 

 /

 

 "야, 서연재, 나 좀 짜증이 날락 말락 하거든, 너 예현이 손 왜 잡아!?!"

 "어, 뭐라고? 우리 대빈이 무슨 문제 있어?"

 "우리 대빈이? 뭐야. 너 왜 나까지 꼬셔...?"

 "뭐라는 거야... 딱히 그럴 생각은 없어. 그냥 네 이름 부르기 싫어서 다른 호칭을 대입한 건데. 너 나보다 어리잖아."

 "한 달 차이야. 이 괴상하고 매정한... 아, 이게 아니고 제발... 아무튼 아까 네가 대신 맞아줄 수 있다는 말은 왜 하고 손은 왜 잡냐고!!!"

 "나는 너의 말에 충실했을 뿐이야. 같이 사랑싸움해 보자며."

 "...?"

 "뭐."

 "... 아니 그건... 진짜 내가 한 말이네, 영 돌이킬 수도 없게."

 "결국 누가 더 그 아이한테 마음 점수를 많이 따야 하는지를 시합하는 거 아니었어? 너는 내가 그 애에게 마음을 받는 순간마다 나서서 흥분하게?"

 "아니... 그건 아니야. 지금은 너무나도 짜증 나지만 반대의 경우를 상상하며 일단 수긍하도록 할게... 근데 그러면, 너도 진짜 김예현 좋아해?"

 "..."

 "야, 또 침묵 게임이야?"

 "아니야. 설령 좋... 아니 그렇다 해도 내가 내 마음을 예현이가 아닌 다른 사람한테 먼저 들려줄 이유가 있나 싶어서."

 "......"

 "야... 아니, 진짜 침묵 게임이 됐네, 서연재 말빨 너무너무 사기야."

 "아니, 그보다는 내 얼굴이 너무너무 사기인 거고."

 "아오 씨 재수 없어!"

 "네가 자꾸 예현이한테 천생연분 어쩌고 하며 얼굴 가져다 대는 게 거슬려서, 나도 이왕 사랑하는 김에 내 얼굴 좀 제대로 써야겠다."

 "서연재, 진짜 괴팍해. 이제 네 성격 나오네 아주."

 "내 예쁜 성격은 어필하라고 있는 거고."

 "그건 김예현한테나 그렇게 보이는 거겠고!"

 

 /

 

 오랜 피신은 의심을 살 테니 이제 그만.

 저 멀리 거실에서 웅성웅성 대는 건 아니겠지?

 

 김예현 너 이런 감정적인 사람 아니잖아. 현실 분간도 이제 다시 해야지.

 굳게 다짐하고서는 아주 조금 열린 문을 활짝 열려다 말소리에 멈칫했다.

 격앙된 백대빈 음성보다도 천사님 목소리에 비중이 커서 한번 놀랐다.

 

 아, 다시 백대빈 말이 들린다.

 천사님 말씀을 끊을 수도 없고 하니까 그냥 지금 가자.

 

 덜컥, 하고 방문 소리가 들리자마자 무언가 들킬까 하고 다분히 자리를 고쳐 앉는 볼 빨간 악마와는 달리 천사님 얼굴은 마냥 평안하고....... 오히려 조금 더 하얗게, 빨갛게 빛도 났다.

 

 평안? 평~안~? 내 손도 잡았잖아, 이 나쁜 연재야.

 

 아니야, 천사님 입장에서는 그냥 아끼는 아이를 위해 재롱 한번 떨어주신 거겠지?

 그래. 나도 정말 하나도 안 놀랐다고!

 

 "예현아."

 

 ... 사실 조금 놀랐다.

 도대체 어떤 타이밍이 맞아서 내가 그런 생각을 하는 와중에 말을 거시느냐고요.

 

 "나는 안 맞는 건 고개 예쁘게 숙여서 맞추면 된다고 생각해, 숙이는 건 내가 할게."

 

 네?

 이 분은 갑자기 뭔 소리를 하시는 거야.

 물론 맞지요, 관계가 안 맞는 거면... 같이 안 살죠...

 아 일단은 맞는 건 맞는데...?

 .

 .

 .

 나는 그 얘기가 MBTI 궁합을 주제로 한 말이었다는 건 한참 후에야 알게 되었다.

 

 이... 정말 다정한 천사님, 발칙한 천사님.

 그래도 지금 내 눈앞에 있는 건 그냥 천사님.

 
작가의 말
 

 백지백 : 속도 내보겠습니다

 태현 : 4일이 밀렸습니다 다만 칼연재를 하겠습니다 바통 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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