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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3살부터 시작하는 배우생활
작가 : 새하얀벽지
작품등록일 : 2022.1.31

[제발 다시 태어나주지 않겠습니까!?]
"거절한다."
"죄송해요."
저승사자에게 시련을 겪게 해준 두 영혼.
다시 태어나기 싫다는 두 영혼이 갑자기 다시 태어나겠다고 한다.
그런데 조건이 있다고...
"그 아이를 지켜보고 싶습니다."
"그 아이가 정말 탑 배우의 운명을 가졌다고?"
작가 이메일 jk_tall_@naver.com

 
6화
작성일 : 22-02-05 11:19     조회 : 166     추천 : 0     분량 : 4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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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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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하얀 쌀밥 위에,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수증기, 그리고 밥보다 많은 양의 양념이 밴 고기와 버섯, 당근, 파.

 투명한 물에 무가 들어간 그릇도 있었다.

 

 “이건 뭐죠?”

 “그건 동치미, 아! 모르시겠구나.”

 

 동치미라는 말에 고개를 갸웃하는 레이첼, 그녀의 모습에 모른다는 걸 깨달은 숙자는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주었다.

 

 “이게 느끼함도 잡아주고, 입맛도 돋워주는 수프에요.”

 “···와! 한국 음식은 수프가 많군요?”

 “그렇죠. 국물 음식이 최고니까요.”

 “째고!”

 

 지안이도 최고라고 외쳤다.

 숙자가 돌아가고, 지안이에게 시선을 옮겼는데, 흰색 떡을 아주 맛있게 먹고 있었다.

 그런데 조금 긴 것 같았다.

 

 “지안아, 조금 잘라줄까?”

 

 고개를 도리도리 저은 지안은 ‘괜찮아요!’라고 말했다.

 혹시나 목에 걸릴까, 걱정되었던 그녀는 물을 컵에 따라서 지안의 곁에 두곤, 동치미라고 알려준 그릇에 시선을 옮겼다.

 킁킁

 

 동치미의 냄새는 상당히 새콤했다. 이게 입맛도 돋워주고, 느끼함도 잡아준다고 했으니, 먼저 맛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후룩

 짧게 마신 순간, 그녀의 몸이 부르르 떨렸다.

 상당히 새콤했다. 마치 레몬을 먹은 것처럼.

 

 확실히 이 정도의 새콤함이라면 입맛도 돋워주고, 느끼함도 잡아줄 수 있을 터.

 고기를 집어서 입에 넣었는데, 돼지고기의 담백함과 양념이 짭짤함이 아주 잘 느껴졌다.

 본능적으로 빵을 찾고 싶을 정도로, 맛있었다.

 

 ‘이때 이걸 먹는 건가?’

 

 흰 쌀밥을 젓가락으로 집어서 입에 넣자,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는 맛이었다.

 

 그렇게 한 그릇을 맛있게 먹은 레이첼은 밥 한 공기를 더 주문했다고 한다.

 밥도 먹고, 연기 연습도 하고, 뛰어다니며 놀았던 지안은 집으로 들어오자마자, 잠에 빠져들었다.

 

 지안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던 레이첼은 갑작스레 걸려온 회사의 전화에 고개를 갸웃하곤, 받았다.

 

 “여보세요?”

 -대표님! 큰일 났어요!

 “뭐가 그렇게 큰일이 났다는 거죠?”

 -전에 이야기하신 거요! 그쪽에서 연락 왔어요!

 “그쪽?”

 

 전혀 못 알아듣는 듯한 레이첼의 모습이, 직원의 머릿속에 그려지고, 한숨을 내쉰 그녀가 말하길.

 

 -3주 전에 내보냈던 아동복이요. 기억나시죠?

 “당연히 기억나지.”

 

 어떻게 모를 수가 있겠는가?

 출시와 동시에 불티나게 팔리고, 1주 만에 모두 완판된 브랜드의 대표 의상이 아니었던가?

 완판의 1등 공신은 의상이 예쁘다는 점도 있지만, 숲속의 공주님처럼, 잠을 자는 이 지안의 덕이 가장 컸다.

 ···지안이 브랜드의 아동복 모델이 되어주었으니까.

 소년의 볼을 살짝 꼬집자, 앓는 소리를 내며, 볼을 만지작거렸다.

 

 -그때 대표님이 아동복 의상이니까, 모네리자에서 연락 오면 무조건 받으라고 하셨잖아요.

 “···설마?”

 

 하마터면 지안의 잠을 깨울 뻔했던 레이첼은 작게 속삭였다.

 

 -네! 모네리자에서 연락이 왔어요. 저희 브랜드 아동복을 매장에 두고 싶다고, 그런데 문제가 있어요.

 “문제?”

 

 문제라는 말에 레이첼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내보내는 첫날에 그 아이가 패션쇼를 하는 것처럼 여러 의상을 입어달라는 거죠.

 “그래?”

 

 약간의 떨떠름한 목소리의 레이첼.

 

 -분명히 그 아이랑 친한 사이라고 하셨죠?

 “그, 그렇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그 아이를 데리고 오셔야 해요! 아셨죠? 이번 모네리자 백화점은 지역에서 가장 큰 곳이 될 거예요!

 

 가장 큰 백화점에 입점한다.

 이건 돈이 많다고 해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었다.

 인맥도 있어야 했고, 매장에 점포를 놓아주는 브랜드의 이미지가 백화점에 맞게 어울려야만 했다.

 

 이름만 들어도 아는 브랜드들이 모네리자에 입점하고 싶어 했지만, 자신들의 이미지에 어울리지 않으면 가차 없이 잘라내는 백화점 모네리자.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백화점을 두고 있는 거대한 뱀.

 

 ‘이건 포기할 수가 없겠는 걸.’

 

 누군가의 도움 없이 자신의 힘으로, 국내 최고의 패션 브랜드로 만들고 싶은 그녀, 레이첼.

 이번 기회는 절대로 놓을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그녀가 허락할까···?

 지안을 다시 한번 아동복 모델로 세우고 싶었지만, 나디아의 허락이 필요했다.

 

 문제는 나디아가 그것을 싫어한다는 것이다.

 

 지안을 처음 모델로 내세울 때를 떠올렸다.

 학창 시절에 빚을 졌던 나디아에게 빚을 갚는 방식을 바꾸어, 지안을 빌려달라고 했다.

 일반적이었다면 거절했을 테지만, 훗날 지안의 프로필에 도움이 된다는 말과 함께 자신의 아버지를 통해 극장의 손님을 늘려줄 수 있다는 말에 그만, 허락해준 것이다.

 화가 났지만, 끝까지 참고 있는 나디아의 표정, 아직 떠오른다.

 

 ‘레이첼, 아동복 건은 이걸로 끝이야.’

 ‘당연하지. 이번만 제발 부탁할게.’

 ‘···알았어. 대신, 지안이 힘들어하면 거기서 종료할 것.’

 

 그날 지안은 이덴에서 준비한 10개의 의상 중 6개를 입었다.

 나디아는 그 이후, 1주 동안 그녀와 이야기를 주고받지 않았다.

 그녀의 화를 풀기 위해 노력했던 레이첼은 한숨을 쉬었다.

 

 ‘어떻게 하지···’

 

 이번엔 그녀를 설득할 방법이 없었다.

 좋은 방법이 없을까······ 잠깐만.

 

 그녀의 시선이 아래로 향했다.

 요 귀여운 자신의 조카와 같은 지안은 드라마를 찍었다고 했지?

 하물며 드라마를 찍을 때 매우 좋아했다고 한다.

 

 ‘방법이 없진 않겠어.’

 

 그녀의 입가에 미소가 피어올랐다.

 

 그날 저녁, 레이첼은 지안의 식구와 저녁을 먹고 나서, 나디아를 따로 불렀다.

 

 “오늘 지안이 놀아주느라, 고생했겠네.”

 “뭘, 내가 좋아서 한 거야. 지안이 덕분에, 비타민을 먹은 기분이랄까? 좋은데?”

 “그렇담 다행이고.”

 

 약간의 정적이 흐른 후, 입을 연 것은 레이첼이었다.

 

 “디아, 지안이가 연기를 하고 싶어 한다면 어떻게 생각해?”

 “연기?”

 “아까 지안이랑 놀았을 때, 녀석, 동화책으로 배역을 나누는 거 있지?”

 “그랬어?”

 “어, 배역을 나누는 건 놀이라고 할 수 있겠다 싶었는데, 뭔가 달랐어.”

 “말해봐.”

 

 그게 무슨 말이냐는 듯 쳐다보는 나디아에게 레이첼은.

 

 “분명히 여기처럼 하고 싶다고 했어.”

 “여기?”

 “연기를 말한 거야. 지안식 발음으로.”

 ‘···’

 “내 생각엔, 지안이는 연기를 배우고 싶어 하는 것 같았거든.”

 

 3살 어린아이가 무언가를 배우고 싶어 한다?

 아직 영어와 한국어를 제대로 때지도 못했는데?

 이건 조금 장난이 지나친 것 같았던 나디아가 입을 열려는 순간.

 

 “엄마!”

 

 문을 열고 나온 지안이 나디아의 품에 안겼다.

 

 “지안이 무슨 일이에요?”

 

 그저 나디아의 품속을 파고드는 이상행동을 보이는 지안, 눈썹을 찌푸린 나디아가 집을 쳐다봤는데 불이 꺼져있었다.

 

 “여보, 정전된 것 같아요.”

 

 정전되었다며, 머리를 긁적이는 대천은 괜히 자신이 잘못한 것 같아, 나디아의 시선을 피했다.

 갑자기 불이 꺼졌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 무서워하는 지안을 품에 안고서, 한숨을 내쉬는 나디아.

 

 “후···”

 ‘지금이 기회 같은데.’

 

 레이첼은 지금이 아니라면 기회가 없다는 걸 깨닫곤, 입을 열었다.

 

 “오늘은 우리 집에서 하룻밤 어때?”

 “뭐라고?”

 “네?”

 “아니, 정전된 거잖아? 수리하려면 시간이 걸릴 텐데, 그냥 우리 집에서 하룻밤 묶고 아침에 기사 부르면 되잖아.”

 ‘···’

 

 민폐라고 생각한 대천과 나디아, 입을 열려는 순간, 지안이 먼저 말했다.

 

 “좋아요!”

 ‘···’

 “그래? 그럼 이모랑 함께 갈까?”

 “녜!”

 

 나디아의 품에서 빠져나온 지안이 레이첼에게 안겼고, 거절하기 난처해진 나디아와 대천이 ‘그럼 오늘 하루만 부탁할게요.’, ‘하루만 부탁할게.’라고 말했다.

 

 *****

 

 다음 날 아침 출근한 대천을 뒤로하고, 나디아는 지안과 함께 집으로 돌아왔다.

 

 “손부터 씻어야죠. 지안이.”

 “녜!”

 

 화장실로 달려가는 지안과 그 모습을 지켜보던 나디아는 복잡한 심경으로, 그날 저녁 나눴던 이야기가 떠올랐다.

 

 ‘지안이가 연기를 배우고 싶어 하는 거 같았거든.’

 ‘지안이는 연기 배우고 싶어요?’

 

 배우고 싶냐는 말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던 지안, 하지만.

 

 ‘연기는 하고 시퍼요!’

 

 레이첼 때와는 다르게 정확한 발음으로 이야기하는 지안.

 연기를 배우긴 싫지만, 하곤 싶다는 것.

 그 말로 인해 나디아의 심경이 복잡해진 것이다.

 혹시나 지안의 생각을 바꿔줄 수 있지 않을까? 싶었던 나디아는 대천과 함께 지안을 찾아서 말했다.

 그런데 지안의 이야기를 듣곤, 하고 싶으면 시켜보면 되지 않을까? 라고 말했다.

 

 ‘한국이라는 나라에선 어린아이의 꿈을 이뤄주고 싶어 할지 모르지만.’

 

 나디아의 나라에선 어린아이가 하고 싶은 것이 있더라도, 그건 어린아이의 범위 내의 것만이었다.

 연기를 배우고 싶다? 배울 순 있었다.

 하지만, 지안이 원하는 것은 지금 당장 연기를 하는 것이었다.

 드라마 촬영을 했던 것처럼.

 

 '아랍에선 허락하지 않아.'

 '오히려 안 좋게 보지.'

 

 그로 인해, 어린 배우가 적었다.

 하물며 그 나이 때의 연기가 아닌 다른 연기도 해야만 할 수도 있었다.

 그것만큼은 절대로 보기 싫은 나디아는 고민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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