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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시나의 결혼기록 (완결)
작가 : 코리아구삼공일
작품등록일 : 2022.2.2

결혼이주 여성들의 삶을 소재로 한 로맨스소설입니다. 이 글 속에는 네 명의 결혼이주 여성이 등장하는데 넷 다 중요한 주인공입니다. 네 명의 여성이 한국에서 겪는 결혼생활과 시행착오를 나름 사실적으로 너무 무겁지 않게 담으려고 노력하였습니다.

 
쏭의 두번째 결혼생활
작성일 : 22-02-04 22:22     조회 : 218     추천 : 1     분량 : 45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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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쏭의 두 번째 결혼생활

 

 쏭은 민호와 아파트를 합쳤다. 그녀의 아들 중학생 민수와 고등학생 딸 민아와 함께 네 식구가 살고 있다. 민호는 쏭의 아들딸과 그런대로 무난히 지냈다.

 아이들은 이주에 한번씩 주말이면 친아빠 나소심을 만나러 간다.

 쏭이 민호와 결혼하기 전에 민호는 쏭에게 고백했다.

 “나, 사실 결혼한 적은 없지만 결혼을 파혼한 적이 있어. 그러니까 나 백프로 총각은 아니야.”

 민호의 부모님댁은 그들이 사는 곳에서 40분정도 거리에 있는 산 아래 기와집이었다. 집관리가 무척 잘 되어있었다.

 쏭이 민호의 어머니에게 인사를 하러갔을 때, 예비시어머니는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냥 쏭에게 과일과 차를 내주면서 가벼운 한숨을 쉬긴 했다.

 쏭은 사실 속으로 각오를 단단히 하고 갔었다. 자신의 아이가 둘이나 딸린 이혼녀였기 때문이다.

 “우리 민호는 대종손이란다. 너 대종손이란게 뭔지 아니?”

 쏭은 웃으면서 고개를 가로저었다.

 “으흥, 아니요.”

 “얘가 왜 이 나이까지 결혼 못했는지 말 안해줬구나?”

 시어머니는 차분한 목소리로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냥 만나기만 하면 내가 이런 말 안하겠지. 하지만 둘이 살림을 합치고 혼인신고를 하고 살기로 한 마당이니 너도 알건 알아야지 않겠니? 우리 집안은 조선시대 때부터 유명한 양반집이다. 너 제사가 뭔지는 알지?”

 “네. 제사 알아요.”

 쏭은 전남편의 집에서도 제사를 지내본 경험이 있었다.

 시어머니는 다행이라는 듯이 웃으면서 말했다.

 “우리집안은 한양 장씨 문정공파 37대 장손집안이란다. 그러니까 네 남편 장민호가 온 장씨집안의 가장 대표라는 거지? 너, 알아듣겠니?”

 “엄마, 그런 이야기는 하지 마세요.”

 민호가 예비시어머니를 만류했지만, 예비시어머니는 아들 민호에게 눈을 부릅떴다.

 “넌 가만히 있어!”

 “네.”

 “우리는 아직도 우리 가문을 빛낸 조상님들의 4대봉제사를 다 지낸단다. 네가 연애만 할 것도 아니고 결혼하기로 한 이상 너무 바쁘지만 않으면 집안 제사에 참여를 해야지 않겠니? 너두 우리 집안에 시집온 이상 이집 식구가 되야지 않겠니? 뭐 맨날 오라는 건 아니다. 올 수 있을때는 오라는거지. 아들이 민호 하나뿐이니 네가 시집오면 장손며느리가 되야하는데~~ 너 어디 아픈데는 없니?”

 예비시어머니는 쏭의 몸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저, 아픈데 없어요. 어머니~~”

 “그래, 그럼 됐다. 우리집안이 큰 부자는 아니지만 장손역할을 하니 제사비용을 부담할만큼은 집안에서 내려오는 논밭도 있다. 네가 시집오게 되면 가끔 주말에 와서 집안일을 좀 배우도록 해라. 이 애가 여태까지 결혼을 못한건 아마 장손이라서 그럴거다. 요즘 여자들이 누가 장손이랑 결혼하니? 아무튼 네 역할이 크구나. 그리고 네 아이들도 주말이면 한번씩 데려오너라.

 결혼을 하게 되면 그 애들도 우리집 식구가 되니 얼굴을 익혀야지 않겠니?”

 쏭은 시어머니의 말에 눈물이 났다. 엄격한 시어머니이지만 자신과 아이들을 식구로 인정을 해주는 것 같아서였다.

 쏭과 민호는 결혼식을 생략하고 식구들끼리 모여서 식사를 하는 것으로 대체했다. 하지만 식사자리에 모인 남편 민호의 친척들은 굉장히 많았다.

 “여긴 당고모님, 인사해라.”

 “이분은 네 시아버지의 사촌형님이시다. 인사드려라.”

 “이분은 네 시아버님의 첫째 외갓댁 큰 외삼촌이시다. 아! 참, 말 안했구나. 너희 시할아버님께서 결혼을 두 번 하셨단다. 그래서 네 시아버님은 외가가 두 군데라서 외갓집 친척들이 좀 많단다.”

 쏭은 수많은 친척들을 소개받았다. 그래서 누가 누군지 사실 기억도 잘못했다. 하지만 캄보디아에 있는 그녀의 친척들도 강가의 모래알처럼 많았기 때문에 별 거부감없이 받아들였다.

 그리고 그녀의 아들 민수와 딸 민아도 엄마를 따라다니면서 일일이 인사를 했다.

 민호의 사촌형수나 제수씨라는 사람들이 쏭의 아들딸을 보면서 뭐라고 수군거리긴 했다.

 “어머머, 세상에 요즘 세상 참 좋아졌다. 그지? 애를 셋씩이나 데리고 시집을 오고.”

 “민호도련님이 조건이 좀 안좋잖아요. 사실 저 쏭이라는 여자가 아니면 우리 남편이나 형님네가 이 제사 다 물려받아야되는데. 전 저 여자한테 고맙지 뭐에요? 호호호.”

 

 쏭은 결혼한 후, 시댁에 충실하기로 했다. 주말마다 시댁에 가서 시어머니에게 이것저것 한국음식을 만드는 것을 배웠다. 사실 쏭은 어느 정도 한국제사음식을 대충 할 줄 알았다. 그러나 남편 민호의 집은 종갓집이라서 그런지 꽤 까다로웠다. 쏭은 그래도 자신이 시댁에서의 역할이 있는 것이 좋았다.

 “시대에 안맞는다고 생각할지는 몰라도 네가 종갓집에 온 이상 아들을 하나 낳아줬으면 좋겠다. 네가 낳기만 하면 아기는 내가 키워주마.”

 시어머니가 쏭의 눈치를 보면서 말했다.

 쏭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도 남편 민호에게 아기를 낳아주고 싶었다.

 쏭은 직장을 그만두고 미용학원에 다니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집안일과 일을 병행하려면 자기 일을 하는게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당신은 이제 집에서 쉬면서 좀 쉬어. 우리 아기도 가져야하고.”

 남편 민호가 쏭에게 여러 번 말했다. 하지만 전남편의 자식을 둘이나 데리고 온 그녀가 두 번째 남편의 돈을 펑펑 쓰면서 집에서 논다는 것은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녀가 두 번째 남편의 등골을 빼먹고 산다는 말은 듣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쏭은 시장 근처에 작은 미용실을 개업했다. 쏭이 손재주가 있어서 미용실은 꽤 잘되었다.

 쏭이 임신을 한 상태로 미용실을 운영하자 민호는 아침저녁으로 미용실로 와서 청소를 하고 쏭의 팔다리를 주물러주었다.

 “여보, 오늘 고생했지?”

 몸은 고단하지만 쏭은 행복했다. 남편 민호씨는 성격이 부드럽고 자상했으며 회사일에도 성실했다. 그냥 보통의 정상적인 남편이지만 쏭은 자신을 선택해서 결혼까지 해준 남편이 너무 고마웠다. 주위를 둘러보면 이혼남이나 홀애비들이 쏭처럼 결혼에 실패한 여자들과 그냥 동거만 하는 경우를 꽤 자주 보았다. 정식결혼이 아니라서 별 의무감이 없어서인지 서로를 대하는 것이 가벼웠다. 쏭은 그런 가벼움이 싫었다.

 시댁에 일은 좀 많지만 시어머니와 남편에게 받는 사람대접이 좋았다.

 쏭은 몇 달 후, 떡판같은 아들을 낳았다. 시어머니와 시아버지가 너무 좋아했다.

 시부모는 그녀의 산후조리에 드는 비용을 대주었다. 쏭은 고마워서 눈물이 났다.

 첫 번째 결혼했던 시댁은 너무 가난해서인지 이렇게 챙겨주는 것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더 그랬다. 산후조리후 쏭이 집으로 돌아오자 당분간 시어머니가 함께 살면서 아기를 돌봐주기로 했다.

 쏭은 내심 시어머니와 전남편 사이의 두 자녀가 한 집에서 과연 살 수 있을까 걱정이 태산이었다.

 ‘혹시 아이들이 눈칫밥을 먹게 되는 것 아닐까?’

 그러나 아기가 태어나서 다섯사람이 혈연으로 묶이게 되자, 집안 분위기는 많이 달라졌다.

 시어머니는 처음 본 손자에게 푹 빠져있는 것 같았다. 아기가 조금만 아프면 곧바로 병원으로 뛰어갔다. 쏭의 아들 민수와 딸 민아는 처음에는 쏭의 시어머니를 무척 어려워했다.

 시어머니는 쭈삣거리면서 눈치를 보는 민수와 민아에게 입맛에 맞는 반찬을 만들어주려고 애를 썼다. 시어머니는 쏭이 혼자 돈을 벌러 가면 둘만 있어서인지 인사성이 없는 민수와 민아에게 끊임없이 가정교육을 시켰다.

 “얘들아, 사람을 보면 인사를 해야지.”

 “얘들아, 어디 나가서 늦게 들어오면 늦게 들어온다고 미리 얘기를 해야지. 그리고 친구집에 자고 오려면 미리 엄마아빠에게 허락을 받아야지. 집에서 걱정하잖니? 집에서 키우는 개도 밖에 나갔다 안들어오면 걱정을 하는 마당에.”

 민수와 민아는 이혼한 엄마와 살다보니 이런 시어머니의 태도에 처음엔 어리둥절해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동안 받아보지 못한 관심을 받게 되니 속으로는 무척 좋은 것 같았다.

 시어머니가 허리가 아팠을 때, 딸 민아가 대신 아기를 돌보기도 하고, 시어머니의 심부름을 도맡아하다보니 두 사람은 무척 친해졌다. 민수도 쏭의 시어머니가 관절염이 있어서 동생의 분유나 기저귀를 대신 사다주기도 하고, 시어머니와 누나 민아가 목욕탕에 갈 때 대신 아기를 업어주기도 했다. 아기가 밤낮으로 빽빽 울어댔지만 이제 집이 사람 사는 것 같았다.

 제사준비를 할 때에도 쏭의 시어머니는 시골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그냥 아파트에서 지내겠다고 말했다. 바쁜 쏭을 대신해서 시어머니와 딸 민아, 민수는 셋이서 함께 시장으로 장을 보러 다녔다. 허리가 아픈 시어머니를 대신해서 딸 민아가 아기를 아기띠로 안고, 시어머니가 장을 이것저것 보면 민수가 재빨리 짐을 받아든다. 시장에서 그 네 사람을 보는 사람들은 고개를 갸웃했다.

 ‘과연 저들은 어떤 관계일까?’

 하지만 쏭의 시어머니와 민수, 민아는 행복해보였다. 시장을 보면서 간식을 사먹기도 하고, 집으로 돌아와서는 민수가 아기를 돌보고 시어머니와 민아가 제사음식을 준비했다.

 “얘들아. 엄마가 바빠서 너희가 아기도 돌보고 일을 다하는구나.”

 쏭이 미안한 목소리로 민수와 민아에게 이야기했다.

 “아니야, 엄마. 할머니한테 이것저것 배우니까 되게 재밌어. 나 앞으로 요리할까봐. 이제 나혼자서도 제사음식 웬만한 건 다 할 수 있을 것 같아.”

 민아가 웃으면서 말했다.

 “나도 우엉도 까고, 아기랑 놀아줬어. 난 나중에 유아교육과 가서 유치원선생님할까봐. 아기가 나랑 노는 것 되게 좋아해.”

 민수도 자기의 공을 알아달라는 듯이 말했다.

 쏭은 아들과 딸의 엉덩이를 두드리면서 대견해서 눈물이 났다.

 “그래, 뭐든 열심히 하기만 해. 엄마가 온몸이 부서지도록 일해서 다 밀어줄게.”

 꼭 낳아야만 가족이 되는 건 아니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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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밀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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