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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시나의 결혼기록 (완결)
작가 : 코리아구삼공일
작품등록일 : 2022.2.2

결혼이주 여성들의 삶을 소재로 한 로맨스소설입니다. 이 글 속에는 네 명의 결혼이주 여성이 등장하는데 넷 다 중요한 주인공입니다. 네 명의 여성이 한국에서 겪는 결혼생활과 시행착오를 나름 사실적으로 너무 무겁지 않게 담으려고 노력하였습니다.

 
란의 남편 이기범의 죽음
작성일 : 22-02-04 22:09     조회 : 180     추천 : 1     분량 : 47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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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기범의 죽음

 

 어느 날, 밤 란이 야간근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일부러 램과 만나지 않으려고 차를 멀리 대고 어두운 골목길을 걸어왔다. 그때 어디선가 램이 달려와서 란의 손목을 잡아끌었다.

 “너, 왜 내 전화 안받아?”

 램에게서는 술냄새가 심하게 났다.

 “이거 놔. 난 너한테 할말도 없고 잘못한 것 없어.”

 란이 램의 억센 손을 뿌리쳤다. 란이 대문앞으로 뛰어가자 램이 달려와서 란의 팔을 붙잡고 원룸 계단으로 끌고 갔다.

 “놓으라고!”

 란과 램이 그렇게 몸싸움을 벌이고 있을 때 누군가가 램의 앞을 가로막았다.

 “하지마! 이 나쁜 새꺄~~”

 란의 남편 이기범이었다. 늙은 이기범은 젊고 거친 램에게 주먹을 휘둘렀다.

 하지만 이미 흰머리가 히끗히끗한 란의 남편은 젊고 거친 램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오히려 램의 주먹에 연달아 몇 번 얻어맞더니 길 위에 개구리처럼 납작 뻗어버렸다.

 거기다 란의 남편은 쓰러지면서 길가의 돌에 머리를 부딪쳐서 피가 흘렀다.

 란이 쓰러진 남편에게 달려갔다.

 “어머, 안돼. 여보~~”

 램이 란을 다시 붙잡아 계단 위로 끌고 가려고 하자 란이 가방으로 램을 마구 때렸다.

 술에 취한 램은 반항하는 란의 뺨을 마구 때렸다.

 란이 길바닥에 쓰러지자 램은 다시 란을 끌고 원룸 계단을 올라갔다.

 램이 란을 앞세우고 뒤에서 떠밀었다. 그때 길바닥에 있는 돌에 머리를 부딪쳐 쓰러졌던 란의 남편 이기범이 눈을 뜨고 이 광경을 보았다. 이기범은 힘겹게 일어나서 주위를 둘러보더니 원룸 앞에 쌓인 술병을 발견했다. 이기범은 기어가서 맥주병 두 개를 양손에 들고 램에게 휘청거리면서 달려갔다.

 “야! 이 개새끼야~~”

 이기범은 양손에 든 맥주병 2개로 램의 뒷통수를 연달아 후려쳤다.

 “뻐벅!”

 맥주병에 머리를 강타당한 램은 잠시 휘청하더니 란의 남편 이기범을 향해 돌아섰다.

 램은 란의 남편 이기범을 향해 마구 하이킥을 날렸다. 이기범은 그대로 길바닥에 쓰러졌다. 램이 쓰러진 이기범을 향해 달려들었다. 램이 이기범의 몸 위에 걸터앉아서 이기범의 얼굴을 때리고 목을 졸랐다. 잠시후 지옥에서나 들릴법한 처절한 비명소리가 들렸다.

 “으아악!”

 란의 남편 이기범의 몸 위에서 램의 육중한 몸이 옆으로 쓰러졌다. 램은 앞가슴을 부여잡고 고통스러운 숨소리를 내뱉었다. 램의 가슴에서 피가 분수처럼 쏟아졌다.

 잠시뒤, 누군가 경찰서에 신고를 했는지 란의 집 골목에는 경찰차와 구급차가 도착했다.

 구급차가 쓰러진 램을 싣고 병원으로 갔다.

 램에게 얻어맞아서 피투성이가 된 이기범은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그 옆에서 란이 남편 이기범을 안고 있었다. 경찰이 다가와서 어리버리한 표정을 짓고 있는 이기범에게 말했다.

 “조사를 해야되니 경찰서로 가셔야합니다.”

 “저 사람이 우리남편을 먼저 막 때렸어요. 우리남편이 죽을뻔했다구요.”

 경찰이 이기범의 팔을 끼고 경찰차에 태웠다. 그러자 란이 경찰에게 매달리면서 말했다.

 “저도 같이 갈게요.”

 란은 어리버리하고 순진한 그녀의 남편이 경찰들의 말을 제대로 알아들을까봐 걱정이 되었다.

 새벽에 경찰이 란에게 말했다.

 “이거 힘들게 됐는데요. 병원에 실려간 사람 죽었답니다. 시골동네에서 강력사건 잘 안일어나는데....”

 란은 하늘이 노랗게 보였다. 하지만 남편을 안심시키는 것이 더 중요했다.

 조사를 마치고 나서 이기범은 유치장에 갇혔다.

 “여보, 너무 걱정하지마. 내가 당신을 꺼내줄게.”

 란은 여기저기 변호사 사무실로 뛰어다녔다.

 “그러니까, 남편 이기범씨가 그 램이라는 사람의 뒷통수를 맥주병으로 때렸다는거죠...그리고 램이라는 사람을 남편분이 깨진 맥주병으로 찔렀구요...”

 변호사가 사건의 내막을 정리하면서 란에게 확인하듯 말했다.

 “램이라는 사람이 저를 괴롭혔고요, 램이 맥주병으로 머리를 맞고도 멀쩡했어요. 그래서 램이 저희 남편을 막 발로 차고 넘어뜨리고 올라타서 때렸다구요. 저희남편은 죽을뻔했어요. 그래서 손에 들고 있던 맥주병으로 정당방위로 찌른겁니다. 그때 안그랬으면 저희남편 죽었을거에요.”

 란은 주위에서 주워들은 정당방위를 계속 강조했다.

 변호사가 란을 진정시키면서 말했다.

 “일단 참작은 되겠지만, 맨 처음 남편분이 먼저 램을 공격한 건 맞죠?”

 란이 모아둔 돈을 써서 유명한 변호사를 고용해서 재판을 했지만 램이 죽었기 때문에 이기범은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란은 하늘이 노래졌다. 남편이 지금 쉰 다섯이다. 10년이면 예순 다섯이 된다. 늙은 남편 이기범이 그 십여년의 세월을 어떻게 감옥에서 견뎌낼 수 있을 것인지 의문스러웠다. 늙은 남편은 겉보기와는 달리 면역력도 약했고 평소에 천식도 있었다.

 란은 부지런히 남편의 옥바라지를 했다. 영양이 부족할까봐 사식을 넣었고, 겨울이 되면 두꺼운 내복을 몇 벌이나 보냈다. 란이 면회를 갈 때마다 늙은 남편은 말했다.

 “애들은 여기 절대로 데리고 오지 마라.”

 “어이구, 걱정도 팔자셔! 내가 여기 무슨 좋은 일 있다고 아이들을 데려와요. 그런 걱정은 말고 당신몸이나 챙겨요. 아이들은 당신이 지금 원양어선을 타고 참치를 잡으러 간 줄 아니까.”

 “그리고 사식도 넣지 마라. 그럴 돈 있으면 애들 필요한 것 사주고.”

 “안먹고 감옥에서 어떻게 버텨요! 그런 걱정하지 말라니까!”

 란은 속으로는 그러지 말아야지 생각하지만 남편만 보면 속이 터졌다. 지금 누가 누구 걱정을 하는가말이다. 란이 속으로 남편 이기범을 염려하는 것과는 반대로 말로는 항상 타박을 하게 된다. 란은 늙은 남편이 감옥에 앉아있으니 물가에 어린아이를 내놓은 것처럼 마냥 불안했다.

 란은 이제와서야 자신이 남편을 얼마나 걱정하고 아끼는지 알게 되었다.

 

 겨울이 되자 독감이 퍼지고, 란의 딸들도 쿨룩쿨룩 기침을 했다.

 란은 딸들보다 추운 감옥에서 힘겹게 버틸 남편이 더 걱정되었다.

 그리고 슬픈 예감은 틀리는 법이 없다. 어젯밤 남편 이기범이 폐렴에 걸려서 병원에 입원을 하게 되었다는 연락을 받았다. 란은 회사일을 마치자마자 부리나케 병원으로 달려갔다.

 남편 이기범은 중환자실에 산소마스크를 끼고 누워있었다. 한쪽 팔은 수갑이 채워진채 침대 한쪽에 묶여있었다. 란이 간호사에게 물었다.

 “남편 상태는 어떤가요?”

 “보호자되세요? 지금 열이 높고, 의식이 없어요. 더 두고봐야겠지만 열이 안내리면 위험할 수도 있어요.”

 간호사가 란에게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니? 어젯밤에 병원에 들어왔는데 갑자기 이렇게 상태가 악화되다니. 왜 이런가요?”

 “급성폐렴이에요. 급성은 이삼일만에 죽기도 해요. 더 자세한건 나중에 의사선생님께 여쭈어보세요.”

 란의 얼굴은 어두워졌다. 란은 남편의 침대로 다가가 그의 손을 잡았다. 남편의 얼굴은 많이 여의었고 흰 머리칼은 더 많아졌다. 산소마스크를 쓰고 있는데도 남편은 힘들게 숨을 쉬고 있었다.

 “산소를 더 세게 틀었어요. 산소는 충분히 나오는데 지금 폐에 물이 차서 숨 쉬기가 곤란해요.”

 란의 옆으로 누군가가 와서 말했다. 란은 남편의 모습이 안쓰러워서 눈물을 흘렸다.

 다 자신의 잘못으로 남편이 이렇게 되었다고 생각하니 견딜수 없이 마음이 아팠다.

 자정을 넘기자 남편의 호흡은 더 거칠고 힘들게 보였다. 란이 간호사실로 달려가자 의사와 간호사가 뛰어왔다. 의사가 이기범의 눈동자에 불빛을 비추고 여기저기 살펴보더니 란에게 말했다.

 “동공반사가 없습니다. 배에 복수도 찼구요. 여기 팔다리를 보세요. 지금 산소부족으로 청색증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아마 오늘 오전을 넘기지 못할 겁니다. 마음의 준비를 하세요.”

 란은 의사의 말에 충격을 받았다.

 “선생님. 선생님 제가 이렇게 빌게요. 제발 저희 남편 좀 살려주세요. 네?”

 란이 의사의 옷을 붙잡고 사정을 하자 의사는 난감한 표정을 지으면서 란의 손을 뿌리치고 가버렸다.

 새벽이 되자 이기범은 숨이 가쁜지 자유로운 한쪽 팔을 허공으로 내저으면서 신음소리를 냈다. 란이 남편의 손을 잡으면서 말했다.

 “여보, 나 여기 있어.”

 하지만 이기범은 란의 손을 뿌리치고 답답한 듯 입을 크게 벌리고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그러기를 20여분. 남편 이기범이 너무 힘들어보여서 란은 자기가 대신 아파줄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생각했다.

 차라리 남편의 고통을 차라리 빨리 끝내줄 수 있는 주사가 있다면 한 대 놔주고 싶었다.

 깊은 숨을 힘들게 들이쉬던 남편의 숨소리가 어느덧 멎었다. 남편은 마지막 숨을 들이쉬려는 채로 그대로 눈을 감았다. 란은 남편에게 천천히 다가가서 벌어진 입을 다물어주었다.

 그때 어디선가 의사가 다가와서 시계를 보면서 말했다.

 “오전 6시에 사망하겠습니다.”

 그 말을 들은 란의 눈에서 눈물이 끝없이 흘러내렸다. 그녀는 남편의 얼굴을 따뜻하게 쓸어주고 마지막으로 입맞춤을 했다.

 “여보, 그동안 정말 고마웠어. 이제 편히 쉬어.”

 란의 눈물이 늙은 이기범의 얼굴 위로 끝없이 떨어졌다.

 그동안 그녀가 한번도 남편의 얼굴을 이렇게 쓰다듬어준 적이 없다는 것을 이제야 깨달았다.

 란이 남편을 붙잡고 한참을 울고 있을 때, 간호사가 다가와서 남편의 얼굴에 흰천을 씌웠다. 잠시후 장의사가 다가와서 커다란 가방에 남편 이기범의 시신을 담아서 싣고 갔다. 란은 다시 떨리는 손으로 남편의 시신이 담긴 가방을 붙잡았다.

 “안돼요. 아직. 잠시만 더....”

 장의사는 란의 손을 저지시켰다.

 “자꾸 이러시면 안됩니다.”

 란은 멀어져가는 남편의 마지막 모습을 바라보다가 그대로 기절했다.

 다음날 란이 병원침대에서 눈을 떴을 때, 늙은 시아주버니가 다가와서 장례식을 치루고 있다고 말해주었다.

 란이 장례식장으로 가자 울고 있던 나이 많은 시누이들이 달려들어 란을 쥐어뜯었다.

 “이년, 이년이 기어이 남편을 잡아먹었네. 이 나쁜년.”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란과 시누이들을 떼어놓았다.

 란은 사흘간 장례를 치루는 동안 꿈속을 보는 것같이 멍했다.

 자신이 서 있는 이곳이 남편의 장례식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다. 허공을 걷는 듯한 기분으로 란은 남편의 장례식을 마쳤다. 남편 이기범은 집 근처 선산에 묻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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