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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시나의 결혼기록 (완결)
작가 : 코리아구삼공일
작품등록일 : 2022.2.2

결혼이주 여성들의 삶을 소재로 한 로맨스소설입니다. 이 글 속에는 네 명의 결혼이주 여성이 등장하는데 넷 다 중요한 주인공입니다. 네 명의 여성이 한국에서 겪는 결혼생활과 시행착오를 나름 사실적으로 너무 무겁지 않게 담으려고 노력하였습니다.

 
시나의 시동생들
작성일 : 22-02-03 22:59     조회 : 178     추천 : 1     분량 : 50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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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나의 시동생들

 

 시나의 시동생들은 좀 먼 바닷가 도시에 산다. 시나의 남편이 몸이 불편하기 때문에 시동생들은 가을 추수철이 되면 주말에 농사일을 거들어주러 온다.

 시나는 눈치못채게 행동한다고 생각했겠지만 그녀의 남편은 시나가 다른 누군가가 생겼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았다. 시나는 가끔 이장집에 간다거나, 다문화모임에 갔다온다고 하고는 홀연히 사라졌다가 한참있다가 들어오곤 했다. 들어오는 시나의 표정은 무척 생기발랄해보였다. 남편이 시나에게 줄 수 없는 행복을 그 누군가는 주고 있는게 분명했다.

 사실 시나의 시어머니도 시나가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눈치챘다. 하지만 몸이 불편한 자신의 아들을 버릴까봐, 손자를 두고 밤도망이라도 갈까봐 혼자서만 속으로 전전긍긍한 것이다.

 둘째아들 철구와 셋째아들 명구가 추수를 도와주러왔을 때, 시나는 오토바이를 타고 마트에 다녀온다면서 집을 나섰다.

 “어머니, 저녁준비는 다 해놨어요. 내일 일하는데 밥하려면 장을 좀 봐야하니까 나갔다올게요.”

 멀리 사라지는 시나의 뒷통수에 대고 시어머니의 방정맞은 입이 터졌다.

 “서방질을 해도 남이 먼저 안다카는데, 또 나가면 함흥차사겠구나.”

 일을 마치고 트랙터를 세우고 있던 둘째아들 철구가 이 말을 들었다.

 “그게 무슨 말이에요? 엄마?”

 “아..아무것도 아니다.”

 둘째아들 철구의 눈빛이 달라졌다. 저녁식사를 마친 철구는 그때까지도 형수 시나가 돌아오지 않자, 남동생 명구와 함께 차를 타고 동네부터 읍내까지 샅샅이 훑듯이 살폈다. 그래도 형수 시나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집 근처 강가 야외운동장이 있는 곳으로 차를 몰고 가니 주차장에 형수 시나의 오토바이가 세워져있는 게 보였다. 시나의 오토바이에는 장을 봤는지 짐이 잔뜩 실려있었다. 철구와 명구는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야외운동장으로 들어가는 계단을 올랐다. 야외운동장 입구에 올라서자마자 시나와 어떤 갈색머리의 외국남자가 벤치에 앉아있는 뒷모습이 보였다. 시나는 남자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있었다. 그러다가 뭔가 재밌는 이야기라도 하는지 둘이서 마주보고 깔깔깔 웃어댔다.

 순간 철구와 명구는 이맛살을 찌푸렸다.

 “저 어린놈은 뭐야? 외국인같은데?”

 동생 철구가 말했다.

 젊은 외국남자는 하얀 손을 뻗어서 시나의 흩어진 머리카락을 정리해주었다.

 그러더니 젊은 외국남자는 시나의 얼굴을 감싸쥐고 입맞춤을 했다. 시나도 젊은 갈색머리 외국남자의 목을 끌어안았다.

 명구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는지, 거친 숨소리를 내뱉으면서 주먹을 쥐고 부르르 떨었다.

 “저 씨발새키! 죽여버리겠어.”

 그래도 몇 살 더 먹은 철구는 명구의 어깨를 붙잡았다.

 “야, 진정해. 지금 이게 감정적으로 욱한다고 되는 문제가 아니야. 이성적으로......”

 하지만 다혈질의 명구의 몸은 벌써 앞으로 튕겨나갔다. 철구도 뒤따랐다.

 “형수! 여기서 도대체 뭐하는 거야?”

 명구는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면서 벤치에 있는 두사람에게 소리질렀다.

 “야! 너, 이 새끼 뭐야? 응? 이 쳐죽일 것들이!”

 시나는 갑작스런 시동생들의 출현에 깜짝 놀라 몸을 일으켰다. 이반도 화들짝 놀라서 자신에게 돌진하는 명구를 바라보았다. 시나는 이반에게 소리쳤다.

 “빨리 가! 빨리.”

 시나가 시동생 명구를 붙잡았다.

 “왜 이래요?”

 “왜 이러냐니? 몰라서 물어? 지금?”

 “이 사람과 나 아무 사이 아니야!”

 명구가 시나에게 눈을 사납게 뜨면서 소리질렀다. 명구는 시나를 뿌리치고 주춤주춤 뒷걸음질치는 이반 앞으로 갔다.

 명구는 다짜고짜 이반의 멱살을 잡았다. 그리고 주먹으로 이반의 얼굴을 쳤다.

 이반의 입이 터져서 피가 흘렀다.

 “아악! 안돼!”

 시나의 입에서 비명소리가 터져나왔다. 명구는 다시 이반을 향해서 주먹을 날렸다.

 이반의 얼굴이 다시 옆으로 돌아간 채 땅바닥에 쓰러졌다. 명구가 다시 이반을 발로 차려고 할 때 이반이 명구의 다리를 붙들고 명구를 땅바닥에 쓰러뜨렸다. 젊은 이반은 생각외로 날렵했다. 이반은 명구의 몸 위에 올라타고 명구를 두들겨패기 시작했다. 그러자 뒤늦게 달려온 철구가 이반을 말리려고 뒤에서 붙들었다. 밑에 깔렸던 명구가 일어나 다시 이반의 가슴을 머리고 들이 받았다. 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이반은 자신의 상체를 뒤에서 잡고 있던 철구를 팔꿈치로 쳐서 철구에게서 풀려났다.

 “윽!”

 철구는 이반의 팔꿈치로 얼굴을 가격당해서 코피가 흘렀다. 이반은 자신을 들이받은 명구에게 긴다리로 하이킥을 날렸다. 다혈질 명구는 땅바닥에 쓰러졌다가 이반의 다리를 잡고 쓰러뜨렸다. 철구도 달려들어서 이반을 두들겨패기 시작했다. 그때 갑자기 지원이 나타났다.

 “그만해요. 아저씨!”

 지원은 철구의 몸을 뒤에서 붙잡고 늘어지면서 소리쳤다.

 철구가 지원을 뿌리치면서 신경질적으로 말했다.

 “이건 또 뭐야?”

 “이 사람 제 약혼자에요! 때리지 말아요! 당신들 경찰서에 신고할거야!”

 그러자 철구와 명구가 이반을 때리는 것을 멈추고 멈칫했다.

 “뭐야? 이 새끼. 이거 양다리걸친거야? 뭐야?”

 “참. 어이가 없네.”

 “남이사 양다리든 뭐든 알거 없고요. 저 이 사람 보호자니까 그만하라구요!”

 지원이 양팔을 뻗쳐서 철구와 명구를 막아서면서 소리질렀다.

 시나는 쓰러진 이반을 일으켜서 입가에 흐르는 피를 닦아주고 나서 시동생들을 노려보면서 외쳤다.

 “차라리 날 때려. 날 죽이라고. 너희들이 뭔데 나한테 이래? 너희집 식구들은 나를 갖고 놀았어. 이 사기꾼들아!”

 “이게 뭘 잘했다고 큰 소리야? 응?”

 명구가 얼굴이 벌개져서 다시 덤빌 듯이 설치자 시나가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내가 시부모를 안모셨나? 남편을 버렸나? 니가 뭔데 나한테 이래? 너도 내가 우습구나? 나한테 고맙다게 생각하지는 못할망정.”

 그때 경찰차의 사이렌소리가 울렸다.

 아까부터 야외운동장 한 구석에서 상민을 기다리던 지원이 이반과 철구, 명구의 육탄전을 보고 경찰에 신고를 했던 것이다. 철구, 명구, 이반, 시나, 지원은 동네 파출소에 앉아있었다.

 경찰은 이 다섯 사람의 기묘한 풍경을 보고 대충은 짐작하겠다는 듯한 표정으로 물었다.

 “자, 그러니까 한국아저씨들은 이 여성분의 시동생들이란 거죠? 남편이 아니고.”

 철구와 명구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저 새끼가 남의 유부녀를 꼬셨다니깐요.”

 명구가 흥분해서 말했다.

 “아니에요! 오해에요! 이 사람은 제 약혼자에요!”

 지원이 철구와 명구를 향해서 외쳤다.

 “흥, 약혼자 좋아하네. 이 여자야. 당신도 정신차려. 우리가 척 보면 알아. 저 새끼 아마 양다리 걸쳤을걸.”

 “자, 모두 조용하세요! 지금은 간통죄가 폐지된 것 아시죠? 이런 일은 남편이라해도 고소가 안됩니다. 남녀간의 문제는 당사자들끼리 알아서 합의를 하셔야되고요. 정 고소고발을 하려면 폭행죄는 가능합니다만 2대1로 싸웠고 저 외국청년도 많이 맞았으니 아저씨들한테 별로 유리하지도 않네요.”

 그때 파출소로 시나의 남편이 목발을 짚고 들어왔다.

 다섯 사람과 시나의 남편은 파출소 밖으로 나왔다.

 “저 사람을 보내줘. 저 사람은 아무 잘못이 없어. 안그러면 나 당신도 자식도 버리고 도망갈거야. 캄보디아로. 이렇게 살바에야 전쟁하는 캄보디아로 돌아가는게 차라리 나아.”

 이반과 지원을 돌려보내고, 네 사람은 집으로 돌아왔다.

 집으로 들어가기전 시나의 남편이 시동생들에게 냉정하게 말했다.

 “오늘 일은 절대로 발설하지 마라. 재수씨들에게도. 아무일도 없었던 걸로 하자고!”

 시나는 방안으로 들어가서 잠자리에 누웠다.

 그녀는 시동생들에게, 남편에게 하나도 미안하지 않았다. 그녀는 시부모를 봉양했고, 몸이 불편한 남편을 보살폈으며, 아들을 낳아키웠다. 그녀가 뼈빠지게 일해서 생활비를 벌어서 썼다.

 그녀가 결혼해서 받은 건 난데없이 산부인과로 끌려가서 인공수정을 해서 얻은 아들뿐이었다.

 누가 감히 자신에게 욕을 할 수 있는가? 그녀는 시동생들을 마음속으로 저주했다.

 “개새끼들~~ 나에게 한번도 형수대접을 한 적도 없으면서~~”

 시동생들이 돌아간 다음날, 시나에 대한 소문은 온 동네에 다 퍼졌다. 동네 늙은 할망구들은 시나의 욕을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시나는 쓸데없이 남에게 관심이 많은 늙은 여자들을 무시했다. 다친 이반이 걱정된 시나는 이반이 일하는 공장 근처로 약을 사들고 갔다.

 시나를 만나러 나온 이반의 얼굴은 온통 멍이 들고 부어있었다. 시나는 이반에게 약을 발라주면서 말했다.

 “미안해, 나 때문에.”

 시나는 이반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포개었다. 시나의 눈물로 이반의 얼굴이 젖어들었다.

 의지할 곳 없는 두 영혼은 서로를 안고 쓰다듬으면서 위로했다.

 “남편하고 헤어지고 나랑 결혼해서 러시아로 가면 안돼?”

 이반이 말했지만 시나는 이반의 말에 선뜻 동의할 수 없었다.

 아들의 얼굴과, 불구의 남편 얼굴이 떠올랐다. 그녀는 남편을 사랑하지 않는다. 남편과 시댁식구들은 모두 짜고 시나를 기만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버린다는 것은....시나가 용기가 없어서가 아니었다. 더러운 게 정이라고 했다. 사랑이 아닌 십여년의 세월을 함께 보낸 시댁 사람들과의 미운 정. 그리고 어린 아들. 시나는 아들을 버릴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시나, 나를 사랑한다고 했잖아.”

 이반은 애타는 눈빛으로 시나를 바라보았다.

 “그럼, 나를 선택해.”

 시나는 고개를 떨구었다.

 “아들 때문에 그래? 아들도 데리고 가면 되잖아.”

 이반이 말했다. 선뜻 대답하지 못하는 시나를 바라보면서 이반은 분노가 치밀었다.

 “왜 대답을 안해? 너, 나를 사랑하는 게 아니구나!”

 “아니야. 그런 게 아니야.”

 “나를 못 믿어서 그래?”

 “그런거 아니야. 아들까지 데리고 가자는 말은 고마워. 하지만 시댁식구들이 아들을 나에게 주지 않을거야. 그리고 아들은 러시아에 가서 적응을 못할거야.”

 “........”

 시나가 조용한 정적에 의아해서 이반을 쳐다보았다.

 이반의 얼굴은 분노로 부들부들 떨렸다.

 “그러니까, 넌 네 아들만 소중하다는거네. 난! 난 눈에 보이지 않아? 나도 니가 없으면 살 수 없어. 내가 왜 러시아에서 이 먼 한국으로 다시 돌아왔는데. 니가 보고싶어서 왔다고. 그럼 내 생각도 좀 해줘야지!”

 “이반, 미..미안해. 우리 다시 차분히 생각을 좀 해보고.....”

 “됐어! 나 당분간 니 얼굴 보고 싶지 않아.”

 이반은 벌떡 일어나더니 돌아섰다.

 시나가 이반의 팔을 붙잡았지만 이반은 시나의 손을 뿌리치고 어둠 속으로 뛰어가버렸다.

 젊은 이반은 아직 결혼도 해보지 않았고 자식을 낳아본 적이 없어서 어린애같은 구석이 있었다. 시나는 이반에게 자신의 복잡한 마음을 이해시킬 수가 없었다. 그래서 어둠 속에서 눈물만 뚝뚝 흘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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