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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시나의 결혼기록 (완결)
작가 : 코리아구삼공일
작품등록일 : 2022.2.2

결혼이주 여성들의 삶을 소재로 한 로맨스소설입니다. 이 글 속에는 네 명의 결혼이주 여성이 등장하는데 넷 다 중요한 주인공입니다. 네 명의 여성이 한국에서 겪는 결혼생활과 시행착오를 나름 사실적으로 너무 무겁지 않게 담으려고 노력하였습니다.

 
상민과 지원
작성일 : 22-02-03 22:57     조회 : 188     추천 : 1     분량 : 37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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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민과 지원

 

 지원이는 남자친구 상민과 저녁을 먹으면서 눈치를 보면서 말했다.

 “부모님께는 말씀드렸어?”

 상민이는 표정이 약간 어두워지면서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결혼 좀 늦게 하자. 아직 스물일곱인데 뭐 그렇게 서두를게 있어?”

 지원이는 마지못해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은 힘이 들었다.

 집에서는 늦기전에 장녀인 지원이를 결혼시키려고 성화였다. 남자친구를 집에 데려오든지 아니면 선이라도 보라고 난리였다. 늘 결혼은 늦게 하고 싶다고 말했지만, 늦은 결혼을 한 그녀의 아버지는 딸에게 사정을 했다.

 “내가 나이 마흔에 너희엄마와 결혼했다만, 너무 늦게 너희를 낳아서 힘들었다. 그리고 결혼이란게 꼭 너무 사랑해서 하는 건 아니다. 결혼은 그야말로 조건이 맞아야하는거다. 그리고 우리집은 너희엄마가 베트남사람 아니냐. 난 너희엄마 정말 나한테 과분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일반 한국인들은 우리집을 뭔가 부족한 집이라고 생각할 거다. 우리 지원이 맘 고생할 자리 가지말고 그냥 우리랑 비슷한 집안 자식과 결혼했으면 좋겠다.”

 “너랑 초등학교 동창인 우현이 있지? 우현이가 너 좋아하는 것 하루이틀이니? 너도 다 알면서 너무 튕긴다. 한번 만나서 영화도 보고 그래라.”

 그녀의 엄마는 늘 지원에게 같은 다문화가정 출신 우현이를 사위삼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다.

 두 집안이 서로 처지도 비슷하고 친했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말이 옳은지도 몰랐다. 지원이의 가슴속에는 하루에도 태풍처럼 몰려오는 번뇌들 때문에 힘들었다. 조금 있으면 스물여덟이 된다. 차라리 그녀에게 사랑하는 사람이 없다면 아무 생각없이 여기저기 선도 보고, 비슷한 다문화가정출신의 우현이도 만나볼 수도 있다.

 하지만 중학교 동창이자, 고등학교 때부터 사귄 상민이에게 마음을 둔 지원이는 다른 사람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더 좋은 조건의 직장을 다닐 수도 있었지만 굳이 집 근처의 마스크공장에서 경리직원으로 일하는 것은 상민이와 가까운 거리에 있고 싶어서였다. 상민이네 부모님은 근처에서 공장을 하시는데 가방이나 텐트의 재료가 되는 특수재질의 원단을 만든다. 상민이는 아버지의 공장에서 일했다. 그런데 상민이는 결혼을 차일피일 미루기만 한다. 지원은 속에서 열불이 터졌으나 차마 상민에게는 내색할 수 없었다.

 그냥 어영부영 세월만 가고 나이만 먹고, 이러다가 흐지부지 상민과 헤어질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지원은 왠지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늘 불안했다. 상민의 어머니는 어쩌다가 길에서 마주쳐도 상민과 함께 있는 지원에게 아는 척을 하지 않았다. 상민의 곁에 있는 지원이 서 있어도 상민에게조차 지원이 누구냐고 물어본 적이 없었고 지원의 존재를 알려고도 하지 않았다. 상민의 어머니 고상미여사는 말없이 사람의 기를 죽이는 냉정한 카리스마로 무장한 것 같았다.

 

 지원이는 집 근처의 시골 초등학교에 다녔다. 그곳은 아이들도 몇 명 없는데다, 학교친구들 대부분이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이어서 아무도 그녀를 색안경을 끼고 보지 않았다. 그러나 읍내에 있는 중학교에 다니게 되자 딱 뭐라고 표시가 나게 행동하지는 않지만, 잘사는 집 애들이나 동네 유지의 자녀들은 절대로 지원이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은 그들끼리만 어울렸다. 한국인 부모의 아이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잘 사는 집 아이들은 잘 사는 집 아이들끼리, 형편이 못한 집 아이들은 또 그들끼리~~. 지원이는 학교 공부를 열심히 했기 때문에 반에서 반장으로 뽑혔다. 아무래도 같은 다문화가정 아이들이나 그나마 좀 친한 아이들이 몰표를 던져주어서 운이 좋았다. 그런데 같은 반장 부반장들의 교내 모임이나 회의시간이 되면 은근히 지원이는 따돌렸다. 지원이가 눈에 안보이는 유리벽에 부딪쳐서 속으로만 눈물지을 때 손을 내밀어준 것이 박상민이었다. 상민이는 굉장히 도회적으로 생긴 얼굴과는 달리 마음이 여리고 착했다.

 “야, 쟤들 재수없지? 나한테도 그래. 그러니까 신경 쓰지마.”

 반장들끼리의 모임에서 상민이는 별 도움을 주진 않았지만 존재 그 자체가 도움이었다. 그리고 상민이는 마음씨가 고왔다.

 스쿨버스를 타고 학교에 갈 때 보면 상민이네 공장은 읍내와 좀 가까운 공단지역 안에 있었다. 상민이네는 공장 안에 있는 집에서 부모님과 동생들과 살았는데, 상민이네 공장은 꽤 크고 잘 돌아갔다. 하지만 상민이는 경제적으로는 윤택했지만 사람이 많이 없는 곳에서 자라다보니 사람을 그리워했고, 같은 스쿨버스를 타고 가는 지원이와 친해진 것이었다. 상민이와 지원이는 서로가 서로에게 어린 시절부터 정신적 버팀목같은 존재라고나 할까?

 

 상민이가 지원이와 사귀는 것을 그의 부모님도 알고 있다. 하지만 그의 부모님은 나름 양심있고 교양이 있어서 사귀지 말라는 말은 한번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상민이의 어머니. 고상미여사는 공장 근처에서 상민이와 함께 있는 지원이를 본 적도 있고, 상민이가 자주 지원이와 통화를 하는 것도 자주 보았지만 한번도 누구냐고 물은 적이 없었다.

 “결혼? 너 아직 나이 스물 일곱이야. 천천히 해. 이 사람, 저 사람 만나보기도 하고. 뭐가 급해서?”

 상민이는 교양있고 우아한 어머니 고상미여사가 나직하게 말을 하면 대답을 잘 할 수가 없었다.

 항상 경우에 맞는 말만 했으니까. 하지만 어머니 고상미여사의 아름답지만 차가운 듯한 얼굴 뒤에는 엄격한 잣대가 있었다.

 ‘다문화집 아이와 연애는 말리지 않겠다. 하지만 결혼 같은 건 안된다.’

 고상한 어머니의 입에서는 직접적으로 나오진 않았지만 무언의 그러한 압력이 분명히 있었다.

 어린 시절부터 어머니의 카리스마에 눌려있던 상민이는 요즘 고민이 많았다.

 지원이는 말도 잘 통하고 예쁘고 자신에게 잘해준다. 그러나 체면을 중시하는 어머니와 아버지에게 어렵게 말을 꺼냈을 때 어머니는 아주 가볍게 농담하듯이 아직 젊으니 천천히 골라보라는 말만 우아하게 짧게 내뱉고 돌아섰다. 차라리 어머니가 화를 내고 신경질이라도 부렸으면 뭔가 대책을 세우든지 자기 고집을 부려보든지 할텐데.

 어머니 고상미여사의 가볍지만 단호한 대응에 상민은 어찌해야될지 막막한 마음뿐이었다.

 아버지는 어릴 때부터 무조건 어머니 고상미여사의 편이었다. 오히려 아버지가 더 보수적이기도 했다.

 상민의 어머니 아버지는 눈높이가 굉장히 높은 사람들이었다. 상민의 사촌들 역시 지방에 살면서 모두 수도권대학을 졸업했고, 석사 박사 과정을 밟는 사람도 여럿이었다.

 상민의 어머니 고상미여사는 본인도 학벌이 좋았고 예체능에 능통했다.

 어린 시절 피아노 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상민이 체르니를 오랜기간 연습하자, 상미여사는 아들을 불러서 야단을 벼락처럼 쳤다.

 “뭐하는거야? 엄마가 네 나이 때는 체르니가 벌써 끝났었다고. 아직도 체르니를 연습하면 어떻게 해.”

 상민이는 어릴 때부터 완벽한 어머니에게 주눅이 들어있었고, 지원이를 만나면 마음이 편안했다. 지원이를 정말 좋아했지만, 어머니만 생각하면 지원이가 자신과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상류층을 지향하는 어머니가 은근히 지원이에게 얼마나 많은 마음의 상처를 줄 것인지 불을 보듯 뻔했다. 지원이 상민 자신과 결혼을 어찌어찌 한다고 해도 자기어머니의 그 높은 잣대를 일일이 충족시키려고 아등바등살다보면 지원은 정신줄을 놓을 것 같았다.

 상민이나 동생 소연이도 어머니의 높은 기대에 맞추느라 어린 시절부터 무척 정신적으로 힘들었기 때문에 그 어려움을 지원이에게 겪게 하는 것은 너무 잔인했다. 지원이는 들판의 야생화처럼 자유롭게 자란 영혼이었다. 그런 야생화를 정원의 온실안 분재로 키우려한다면 분명 시들고 말리라.

 상민은 자신에게 정신적인 위안을 주는 지원이를 곁에 두고 싶지만 지원이를 위해서 놓아주는 것이 맞는 것일까. 밤마다 갈등했다. 이래서 다른 사람들이 연애따로, 결혼따로라고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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