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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딩동~! 악마 왔어요
작가 : 백지백
작품등록일 : 2022.1.20

우리 동거한다!!
현실적이고 폐쇄적이지만 마냥 어린 자취생 예현과,
노랗고 쾌활한 감정 밑으로 칙칙한 불만이 얽혀있는 악마 대빈과,
그를 막기 위해 찾아온 다정하고 예의 바른 천사 연재의 이야기.
Writing by 백지백, 태현 @copyright 2022
백지백, 태현 All right reserved

 
4. 뜻밖의 일
작성일 : 22-01-22 15:30     조회 : 292     추천 : 2     분량 : 4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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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뜻밖의 일

 .

 .

 .

 나는 놀란 눈을 지그시 감고 백대빈의 말을 경청했다.

 독서실보다 백대빈의 말이 종이 한 장 차이로 더 중요하다고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옳지. 지금부터 얘기해 줄게, 잘 들어."

 

 악마 백대빈은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

 

 "우리 악마의 세계와 쟤가 사는 천사의 세계는 악과 선, 흑과 백, 죽을 때까지 대비될 수밖에 없는 관계야."

 "음, 네…"

 "아, 이건 너도 알지?

 그러니까 우리는 나쁜 악마였고, 걔네는 착한 천사였어.

 그런데 어느 날, 악마 하나와 천사 하나가 우연히 만났어.

 악마는 천사의 보드라운 날개에서 나리는 깃털이 맘에 들었고, 천사는 악마의 까맣고 기다란 뿔에 관심이 갔어.

 이게 내가 너에게 털어놓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한데, 참고로 말하자면 오늘은 정확히 악마와 천사가 사랑을 하고 20년이 지난 날이야. 사실 이것 때문에 좋은 시늉을 해봐도 영 기분이 그렇더라고."

 

 이해하기가 힘들었지만,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니까, 20년 전의 오늘은 악마와 천사와 그들의 심장이 구름처럼 꽃처럼 예쁘게 피어난 날이야.

 예컨대 악마의 세계와 천사의 세계는 서로를 반대했어. 사는 곳과, 취향과, 말과, 행동과, 그들이 추구하는 가치관과, 그리고 심지어는 호흡하는 방법까지 악마와 천사는 다 다르기만 한데 어떻게 그 둘이 사랑에 빠질 수가 있냐면서 말이야. 그 둘은 자신들이 자란 세계를 포기하면서까지 서로를 지켰어. 악마는 누군가를 사랑한 게 처음이었으니 천사 세계에도 관심을 보였고, 몇몇 사실을 알게 되며 회개를 했지. 그래서 회개를 한 악마는 인간들의 세상에 닿을 수 있었고, 그들은 인간계로 숨어 다니며 사랑을 했는데... 어느 날 그 둘의 사랑의 결실이 생긴 거야."

 

 '아, 악마와 천사도 인간과 같이 사랑을 하는구나.'

 

 "자신들은 몰라도 자신들의 아이까지 인간계에서 키우기는 원치 않았던 악마와 천사는 아기를 악마 세계, 천사 세계 사이인 경계선에 데려다 놓고 키웠어. 그래서 그 아기는 자신이 악마인지 천사인지 모르기에 사고를 아주 많이 치면서 컸다고 해.

 그런데 몇 년 후 그 아기는 뿔이 생김으로써 악마인 아버지를 따라 악마 세계에 들어오게 되었고 아버지는 어머니와 영영 볼 수 없게 되었어. 참 슬프지? 그런데 아기 악마는 천사에게서 태어났기에 물론 마음을 먹으면 천사 세계에 갈 수 있었지만 그동안 악마의 몸으로 커온 터라 회개를 하고 천사 세계에서 제일가는 하나님을 봬야지만 어머니와 만날 수 있었어. 결국 그 악마는 회개를 했고 천사 세계를 비롯한 인간세계에도 들어갈 수 있게 되었지."

 

 "아... 네."

 

 "그런데 그 악마가 어렸을 때 사고를 많이 쳤다고 했잖아. 그래서 그런지 천사 세계에서 그를 감시하는 사람이 있는 거야. 그것도 그랑 동갑인 천사. 처음엔 천사 세계에서 사는 일반 천사와 달리 검은 머리, 살짝 까무잡잡한 피부를 가져서 동질감을 가졌는데, 알고 보니 그 악마를 부러워한 것 같더라고, 그래서 지금도 그 악마를 따라오고 있다고 해. 걔가 들으면 웃기지 말라고 소리를 빽빽 지르겠지만 아니면 말고~"

 

 "네? 잠시만요, 아니면 말고라니요. 그게 무슨 말이에요?"

 "김예현, 경계심에 비해 눈치가 없네 귀엽게. 아직도 모르겠어?"

 "뭐...를요?"

 

 "그 아기 악마가 누구겠어, 나지.

 그 악마를 따라오는 깜찍한 천사는 서연재고. 그래서 내가 너희 집에 온 거 아니야~"

 

 "아, 그래서 머리 색이...!"

 

 그랬다. 이 악마는 평범한 악마라기엔 레몬과 버터가 섞여져 있는 듯한 곱슬곱슬한 부드러운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었고, 소설 속에서 많이 보던 괴상하고 증오스러운 주문도 외우지 않았다. 난 이제서야 모든 것이 이해가 갔다. 악마와 천사 사이에서 태어난 악마, 백대빈.

 

 "그... 그래서 저희 집에 오신 건가요?"

 "하하, 너 진짜 웃기다. 얘기했잖아. 걔는 나를 언제든지 잡으러 올 수 있다고."

 

 아무렇지 않은 척하는 악마 백대빈의 얼굴이 슬퍼 보였다.

 

 "잡으러 오면 잘 숨어 계셔야겠네요."

 "응응, 그래야지~."

 

 

 "… 바로 쫓아내진 않을게요. 천사님 설득도 해볼 거고.."

 

 설득? 천사를 설득?

 악마랑 같이 사는 것도 모자라?

 내가 미쳤지... 어쩌자고 이런 소리를.

 

 "아싸!!"

 

 신이 난 악마가 방방 뛰며 그의 부스스한 머리카락을 흩날렸다.

 

 "그런데 예현아 뜬금없긴 한데, 우리 밥 안 먹어? 인간세계 오니까 자동으로 배고파지네"

 

 어? 벌써 시간이?

 

 문득 창밖을 보니 붉은 해가 저물고 놀이터에서 정다운 소음으로 재미있게 놀던 아이들이 하나 둘 떠났다.

 

 그렇게, 백대빈과 맞는 두 번째 저녁시간이 되었다.

 

 /

 

 "예현아, 나 궁금한 게 있어! 인간세계에서는 치킨이란 게 그렇게 맛있다며? 그게 닭이라는 거야? 우리 세계에는 날 수 있는 꼬꼬새라는 게 있는데! 이게 아마 인간세계에서의 닭이랑 비슷한 거겠지? 난 닭에 대해 궁금한 게 참 많아. 일단 너희 세계에서는 닭이라는 게 날 수 있는지 궁금하고 날개가 달렸는지 궁금하고 또 어..."

 

 백대빈이 어지간히 치킨이 먹고 싶나 보다.

 

 "아우, 알겠어요. 치킨 시켜줄게요. 저도 치킨 좋아해서 오늘은 제가 쏩니다!"

 "만세~! 예현이 최고!"

 

 명색이 악마라는 것이 치킨이 저렇게나 좋을까, 너무 순수해서 웃겼다.

 

 "아니지, 악마가 웃기긴 무슨!"

 "응? 나 웃겨..?"

 "아뇨, 그냥 치킨이 웃겨서요."

 

 얼마 지나지 않아,

 

 딩동~!

 

 "치킨 배달 왔습니다."

 

 "네 나가요~"

 

 치킨이 벌써 왔다.

 나는 기대감에 가득 차 내 손을 바라보다가도…

 어라, 카드가 분명 내 손에 있었던 것 같은데 갑자기 사라졌다.

 

 "자... 잠시만요!"

 

 나는 악마에게 가서 말을 건넸다.

 

 "저기 백대빈...씨 혹시 제 카드 보셨어요?"

 "쉿!"

 "네?"

 "조용히 해봐."

 "아니 갑자기 왜요? 제 카드가 있어야지 치킨을 먹죠."

 "그게 아니라, 저 사람 치킨 배달원이 아니야."

 "아니 그건 또 무슨 소리예요? 그렇게 치킨 먹고 싶어 했으면서 왜 그래요... 치킨 식겠네."

 "기다려봐. 이건 뭔가 이상하다고."

 

 악마는 내 팔을 붙잡고 한참 동안을 가만히 서 있기만 했다.

 그로부터 10분이 더 지나고...

 

 "아 뭔데요 좀! 저 배달원분 이제 가신 거 같은데!"

 "아니, 치킨 배달원분은 아직 오지도 않았어."

 "자꾸 무슨 소리를 하시는 거예요.. 제발 이것 좀 놔주세요."

 

 얼마 지나지 않아,

 

 "하, 이제 됐다."

 "..."

 "너 내가 왜 그랬는지 알아?"

 "아니요. 모르죠, 제가 15분 동안 이러고 있었는데 말도 안 해 주셨으면서."

 "아까 딩동 초인종 소리를 들었을 때, 발자국 소리를 들었는데 본능적으로 이건 사람이 아니다 직감했어."

 "아니... 치킨 배달원이 사람이 아니면 뭐예요. 귀신도 아니고... 저 무섭게 할 거면 집에서 나가주세요. 전 세상에서 무서운 것을 제일 싫어하거든요. 그리고 그렇게 섬뜩한 눈으로 저를 바라보지 말아 주세요."

 

 나는 울분을 토해냈다.

 

 그렇지만 악마는 계속해서 말을 했다.

 "내 생각엔, 아까 그 사람은 서연재였던 것 같아."

 "네?"

 

 그때였다.

 

 딩동~!

 

 다시 한번 종이 울렸다.

 

 "쉿."

 

 악마가 아까보다 엄격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하는 수없이 숨을 참고 눈을 감았다.

 

 딩동~!

 딩동~!

 딩동~!

 

 조금 후 연속해서 초인종이 세 번이나 울렸다.

 내 마음속에서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백대빈이 나를 붙잡지 않았다.

 

 "자 이제 카드 들고나가도 좋아."

 

 마법처럼 내 손에 없어졌었던 카드가 생겨났다.

 

 딩동~!

 

 초인종이 다시 한번 울렸다.

 

 "아, 네 나가요! 나가요!"

 

 내가 문을 열었을 때 본 것은 계단을 달려온 듯 숨이 차 울상을 짓는 배달원 분과, 갓 만든 듯한 따끈따끈한 치킨이었다.

 

 "죄송합니다. 실수로 다른 주문을 받아서 좀 전에 새로 만들어 이제야 배달하게 되었네요. 맛있게 드세요! 카드는 여기다가 결제해 주시면 됩니다."

 "엇, 네네!"

 

 /

 

 그렇게,

 나와 백대빈은 늦은 저녁으로 치킨을 맛있게 먹고, tv를 보며 나는 악마 백대빈과 함께하는 두 번째 저녁을 보냈다.

 

 그리고 우리는 계획을 짰던 것처럼 밤 11시에, 각자 따로 방에 들어갔다. 그런데 나는 아까 들은 초인종 소리에 대해 알고 싶어서 잠이 오지 않았다.

 

 PM 11:00

 

 김예현 > 저기 혹시 자? 요?

 

 창피함을 무릅쓰고 연락했다.

 공포영화 주인공도 꼭 호기심을 내다가 죽던데, 내 장르가 스릴러였다면 아마 난 악마한테 경계를 풀다 죽었겠지.

 

 백대빈 > 안 자! 요!

 백대빈 > 무슨 일일까 우리 예현이가 먼저 연락도 해주고~?

 백대빈 > 이모티콘을 보냈습니다.

 

 단언컨대 백대빈은 세상에서 가장 능글맞은 악마다.

 밤은 짧고 악마는 항상 내 곁에 있을 테니까,

 

 그냥 내일 물어봐야겠다 하고 나는 생각했다.

 
작가의 말
 

 백지백 : 지금까지 개인적으로 제일 만족하는 글입니다!

 태현 : 치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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