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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신의트릭
작가 : 반짝반짝슈이치맨
작품등록일 : 2016.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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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A
작성일 : 16-10-29 15:17     조회 : 340     추천 : 0     분량 : 53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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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토가 문을 닫았다.

 

 그리고 혼자 중얼거렸다.

 

  노인네 되게 말 많네 왜 이렇게 간섭하는 거야.

 

 내가 이 집을 나가던지 해야지.

 

 그는 나를 잊은 것인지 아님 그의 기억이 몇 초에 한 번 씩 리셋이 되던지 컴퓨터 앞에 있던 불어 터진 라면을 보더니 그것을 입으로 가져 갔다.

 

  몇 시간 전의 라면이 그리 맛이 있는진 알 수 없지만 그것을 먹는 세토를 기다렸다.

 

 그러다 불현듯 생각이 났는지 조심스럽게 씹을 것도 없어 보이는 라면을 씹으면서 말했다.

 

 “거기 있어?”

 

 기가 차서 대답을 할까 말까 하다가 왠지 장난에 휘말린 것 같은 기분이라서 심드렁하게 말했다.

 

 “응 있어”

 

 그는 긴장하며 눈을 굴렸다.

 

 역시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다.

 

 “난 널 해칠 마음은 눈꼽 만치도 없어.”

 

 “그래 그래 알았어. 네 의도는 그러니까 네 말은 내가 너와 뭘 같이 했다는 말이 잖아.”

 

 “그래 뭘 했어. 너의 기억이 어디서부터 지워 졌는지 모르겠지만 대충은 너는 꽤 유능하

 

 고 일 잘하는 인간이고 지금의 이런 모습은 아니야.”

 

 그는 소리가 나는 쪽을 응시하면서 여전히 라면을 입안으로 부어 넣고 있었다.

 “내가 무슨 일을 했다고?”

 “뭐라고 말할까?”

 나는 정말 심드렁 해 졌다. 저렇게 사발 면을 그것도 몇 시간 전에 물을 부어 놓았던 팅

 

 팅 불어 터진 사발 면을 씹고 있는 그 입과는 대화를 하고 싶지 않는 마음이기도 했다.

 

 그래서 큐브를 맞추면서 말했다.

 

 세토의 턱에 라면 한 줄기와 국물이 묻어있었다.

 

 “그런데 말이야. 그거 안 하면 안돼?”

 

 “뭐 말인데”

 

 “그거”

 

 그때 까지도 나는 세토가 하는 말을 이해 할 수 없었다.

 

  뭘 하지 말라는 건지

 

 “큐브 맞추는 거. 너는 무슨 생각으로 그러는 지 모르지만 허공에서 혼자 착착 맞춰지고 있는 큐브는 꽤 음산하다고”

 

 “겁쟁이.”

 

 나는 큐브를 던졌다. 큐브는 침대 아래로 굴러 떨어져 세토의 발 앞에 떨어졌다. 세토는 오염된 무언가가 제 발을 오염시키기라도 할 듯이 발을 움츠렸다.

 

 “그냥 큐브라고”

 

 “알아. 그런데 말이야”

 

 “널 이해 시키는 데만 해도 백만 년을 걸리겠다.”

 

 시간이 많을 수도 있다 하지만 시간이 촉박 할 수도 있다.

 

 시간의 개념이 없는 것이 시간을 더 모호하게 만들었다.

 

  얼마의 시간이 흘렸는지 알 수 없다.

 

 그가 죽고 모든 일이 그렇게 되어 버린 데 드는 시간은 몇 일 혹은 몇 주 될 것이다.

 

 세상이 뜨거워 지고 있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의무감을 갖고 차가워 지기로 한 모양이었다.

 

 세토를 둘러싼 옹벽과 같은 세상에는 그런 사람들로 넘쳐 나고 있었다.

 

 자판을 무기로 세상을 향해 차가움을 발산 하고 있는 자들 그들과 같아 지기 위해 세토는 부단 이도 노력을 했지만 세토는 본질적으로 그들과 달랐다.

 

 나는 세토의 옆에서 그가 하는 일을 지켜봤다.

 

  세토는 자신이 세상을 구할 영웅이라도 되는 양 세상을 향한 차가운 비난을 쏘아대는 것을 자랑스러워 했다.

 

 그리고 죽어 마땅한 사람들이 죽어 나가는 것에 박수를 쳤다.

 

 나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아무런 판단이 서질 않아서였다.

 

 그리고 내가 말을 한다고 해서 세토가 내 말을 들어 줄 것 같지 않아서였다.

 

 그저 큐브를 맞추고 그리고 흐트러트리고 하는 일에 열중했다.

 

 그런 시간이 지났다.

 

 몇 일 일 수도 있고 수 시간일 수도 있는 시간이 지나자 내가 하는 짓이 제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세토가 말했다.

 

 “넌 하루 종일 지겹지도 않냐? 그거”

 

 나도 세토에게 똑 같을 말을 해줬다.

 

 큐브를 맞추면서

 

 “넌 지겹지도 않냐? 네가 그런다고 달라질 것 없어.”

 

 “왜 안 달라져. 정의 사회 구현 모르냐?”

 

 나는 빨간 영역 안에서 나올 줄 모르는 한 개의 큐브를 빼내서 제 자리에 넣으면서 말했다.

 

 “내가 할 말은 아니지 만 그것 역시 네가 할 말은 아닌 것 같다. 넌 세토야. 세토는 말이야 정보를 캐고 정보를 전달하는 자지만 그것을 판단하는 자는 아니야.”

 

 이제는 공중에 떠 있는 큐브가 혼자 맞춰지는 것을 두렵다고 하지 않았다.

 

 그리고 내가 희미하게 나마 보인다고 말했다.

 

 정말 그에게 내가 보이는지 아님 그렇다고 인식이 각인을 하는 것인지 는 알 수 없지만 보인다고 생각 하면 진짜로 있는 것은 보인다.

 

 그러다 잠시

 

 “너 이렇게 계속 있어두 되는 거야? 무슨 일이 있다고 하지 않았나?”

 

 “그렇긴 하지만 나 혼자선 할 수 없어 네 기억이 돌아와서 나를 도와 주지 않는 한 나는 이 자리에서 이러고 있을 수 밖에 없으니까 네 자각에 맡기는 거지”

 

 “영원히 돌아오지 않으면 어쩔래?”

 

 “어쩌긴 영원히 네 방에서 이러고 있는 거지”

 

 세토가 몸을 부르르 떨었다.

 

 “상상만 해도 끔직하다.”

 

 나는 큐브를 다시 흩뜨렸다 한 번 두 번 섞었다. 그러자 세토가 손을 내밀었다.

 

 “줘봐 내가 해 줄게.”

 

 세토의 손에서 섞어 지는 큐브를 보자니 그의 얼굴이 떠 올랐다.

 

 감정이 차 올랐다.

 

 귀신은 지극히 감정적이다.

 

 사실은 남아 있지 않고 감정과 감각이 남아 있다.

 

 세토가 말했다.

 

 “어째 이런 장면이 기억 나는 것도 같다.”

 

 그런다 큐브를 건네 주면서 세토가 말했다.

 

 “일단 해 보자.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는 모르지만 말이야 일단 덤벼 보면 뭐라고 나오겠지. 네가 그랬지 강은지 그 여자 뒤에 뭔가가 보인다고”

 

 “응 떠돌이 영”

 

 “떠돌이 영?”

 

 “그래 그건 일종의 귀신인데 누더기를 덮어 쓰고 있고 어디에든 매이지 않는 소속이 없는 영이지 악한 영의 일종이고 다른 매어 있는 잡 귀신과는 달라 예전에는 그런 떠 돌이 영들이 많이 있었는데 6.25이후에 거의 다 없어 졌다고 들었어.”

 

 “왜 6.25 이후에 없어졌어?”

 

 “그 전쟁 때 많은 사람들이 죽었고 그리고 그 죽은 영들을 천계의 모든 천사를 동원해서 다 천계로 흡수해 버렸지.

 

 그때 떠돌이 영도 거의 다 영계로 사라졌어.

 

 그때만큼 천계가 바빴던 적도 없었을 거야.

 

 그리고 그 때만큼 마계가 조용했던 때도 없었고.

 

 전쟁이라는 신의 영역이거든 신의 영역에서 죽은 자들의 영혼은 거의 다가 천계의 소속이 되는 거야.

 

 전쟁이라는 것은 승자도 없고 패자도 없는 처절한 사투일 뿐이니까 살려고 죽여야 하는 특수한 상황 속에선 어떤 판단도 없는 거야.

 

 그리고 다들 억울한 죽음이니까.

 

 쉽게 말해 개 죽음이지.

 

  나는 보진 못 했고 듣기만 했는데 마치 진공청소기에 쓰레기가 빨려 들어가듯이 영들이 다 천계로 들어갔대.

 

  그때 떠돌이영 지박령 자박령 할 것 없이.

 

  다 천계로 갔지.

 

  악한 영이든 소속 없는 떠 돌이 영이든 다들 천계로 갔으니 그 정리하는 데 많도 꽤 시간이 걸렸다고 해.

 

 그 때 이후로 소속 없는 떠돌이 영은 다 사라진 줄 알았는데

 

 다시 나타나 버렸다는 것 역시도 세상이 이상하게 변하고 있다는 반증인 것 같애 떠돌이 영을 심각 하게 생각 하냐면

 

  그들은 다른 잡귀신들 보다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커 다른 귀신들은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보면 떠 돌이 영들의 힘은 강해서 인간을 대 놓고 조정하거든

 

 그래서 그들이 나타나는 걸 그리 반기질 않아.

 

 마계에서는 천계에서 저리 쌍수를 들고 나오니 어쩔 수 없는 거지만 은근히 떠 돌이 영들이 늘어나길 바라는 거지.

 

 신의 보호 아래 있는 인간들을 대 놓고 조정하는 영이 어떤 영이겠어 지독히도 악한 영이라고 보면 돼.

 

 “음 그래?”

 

 “그 떠돌이 영이 왜”

 

 “너는 그를 기억 하지 못 할 거야. 우리 와 같이 일하던”

 

 나는 그를 어떻게든 불러 본 적이 없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떻게 그런 것을 모른다

 

 거나 이제서야 깨달았을 까 하면서 잠시 멈칫 하고 아무 말이 없자. 세토가 말했다.

 

 “누구?”

 

 “그러니까”

 

 나는 그를 어떻게 불러야 할지 몰랐다.

 

 너무 가까이 있었기 때문에 지칭이 필요 없었다. 그리고 이리도 멀리 사라지고 나니 그의 지칭을 고심해야 했다.

 

 “음 A라고 부르자.”

 

 “누구를 말이야?”

 

 세토는 계속 물음이다. 그래서 좀 귀찮긴 하지만 나를 향해 공포에 떨던 세토를 생각 해 보면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란 과거의 위로가 있었다.

 

 “우리는 팀이었어. 그는 천사였지. 그런데 인간을 사랑하고 그 인간 여자는 죽어 버렸어.”

 

 “왜?”

 

 나는 세토에게 친절해 설명을 해야 했지만 나 역시도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정확하게 설명할 수도 없고 그 감정을 대충 이야기 하는 것이 그에게 마음 상하게 할 경박한 말이 될 것 같아서 잠시 망설였다.

 

 “누구나 사연이라는 게 있게 마련인데 이렇게 대충 이야기 할 게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그 여자가 죽고 죽고 나서 그는 스스로 빛을 잃어 버리고 날개를 꺾어 버렸어.

 

 빛을 잃고 날개를 꺾어 버린 자는 천사가 될 수 없지.

 

 인간으로 말하면 그건 자살이나 마찬가지니까 천사로 만든 것은 신인데 그것을 버린 것은 스스로니 그건 자살이라고 보면 돼 그렇게 인간도 아니고 천사도 아닌 그가 지상으로 내려와서 우리와 같이 일 한 거야.

 

 너는 정보를 전달하고 우리는 그 정보를 통해서 일하지.

 

 선택된 자들이 있어.

 

 그들은 구하는 거야.

 

 스스로 죽는 것을 멈추게 하는 일이지 방법이야

 

 여러 가지지만 아무튼 우리는 사람들을 살리는 거야.

 

 정확히는 그들의 영혼이지만 자살로 인해 지옥 행 특급을 타는 것을 막는 거지.

 

 우리 같이 천계를 위해 일하는 자들도 있지만 마계를 위해 일하는 자들도 있어

 

 . 나는 몇을 만나 봤지.

 

 그들은 우리의 그림자처럼 어둠을 위해 일해 그들이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길 종용하는 자들 우리는 그들과 싸우기도 하고 대화를 나누기도 하지 인간이 생각 하는 적 아님 아군 하는 식의 관계는 존재 하지 않아.

 

  단지 주어진 일을 할 뿐이지만 세상은 음기와 양기의 균형으로 돌아가고 있어.

 

  신이 원하는 것은 완벽한 균형이지.

 

  인간이 전부라고 생각 하는 세상은 극히 일부분일 뿐이니까 이런 우주가 몇 개라도 존재 한다는 이야기야.”

 

 “음 나 그 비슷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양자우주론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일은 다 일어 난다는 그런 이론 인데 무수한 우주들 중에 수 많은 김창식이 존재 한다는 거지.

 

  그 곳의 김 창식은 또 다른 나의 가능성 중의 하나의 김창식이라는 이론”

 

 “참 인간들은 부지런 하다.

 

  그런 걸 생각 하는 사람도 있으니 말이야 재미있는 이론 이긴 하지만 그건 나와는 하등 상관 없는 것이니까

 

 그들은 인간들의 것이니까 그들이 알아서 할 거야.

 

 아무튼 우리는 그런 일을 했고 그리고 A가 있었고 그리고 세토 그러니까 네가 있었어.

 

 우리가 무슨 이야기를 했지?

 

 어쩌다 이런 이야기까지 흘러 온 거야?”

 

 “음 그러니까 떠 돌이 영 이야기 하다가 그랬지 아마?”

 

 “그래 떠 돌이영. 내가 아까 A가 사랑한 여자가 있다고 했지.”

 

 “응 그랬지. 사연 어떻고 하면서 자세히 이야기 해주지 않았어”

 

 “그랬지.”

 

 우리 둘은 많은 이야기를 해야 했다.

 

  A의 이야기 그리고 떠돌이 영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A와 떠 돌이 영의 이야기 그리고 세상이 A때문에 이상하게 돌아간다고 말하던 수의 이야기

 

 하지만 그 속의 A의 감정을 무시하는 이야기는 어떤 이야기도 할 수 없었다.

 

 그 사연의 그 만의 것이기 때문에 내가 어떤 감정도 세토에게 완벽하게 전할 수 없으면 시도도 말아야 하는 것이다.

 

  그의 이야기를 하면서 그가 아파하던 모습들이 떠 올라 마치 길 위에 피해가야 할 지뢰를 피해 빠져 나가는 것처럼 아슬아슬하게 나눈 대화였다.

 

 그 긴 대화를 마치고 나자 긴장이 풀리고 힘이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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