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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공포물
뻔했던 이야기
작가 : 이림림
작품등록일 : 2021.9.6

득종, 건우, 장희는 오랜만에 고향에서 술을 한잔했다. 초등학교 동창인 그들은 술에 취해 그들이 나온 초등학교에 오랜만에 가보기로 한다. 초등학교는 오래전 기억보다 더 낡아 있었고 더욱 기괴한 모습이었다. 주변을 돌아보던 그들 중 건우는 학교에서 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한 여자의 말에 이끌렸고 득종이와 장희가 막아섰지만 학교에 들어서고 만다. 그런데, 건우가 들어가자마자 복도를 비추던 그의 불빛이 사라지고 마는데..
뻔한 이야기들만 모아놓은..
- 아주 뻔한 이야기-

 
7. 옥상
작성일 : 21-09-26 10:10     조회 : 241     추천 : 0     분량 : 55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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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일단 몸을 던졌다.

 

 재빠르게 수영을 해 득종이의 몸을 향해 다가갔고 그의 어깨를 잡고 계단 쪽으로 미친 듯이 끌었다. 수면 위로 득종이는 얼굴을 내밀었다.

 

 “푸하!! 야, 헉, 헉, 다리, 다리에 뭐가 있어!!”

 

 나는 수면 위로 올라온 득종이의 몸을 보았고 그의 다리에 검은 머리칼이 감겨 있고 그 머리칼에는 핏빛 살점과 가시 같은 것이 나있는 게 보였다. 그 괴물이 물속에서 득종이를 끌고 있는 것이었다.

 

 있는 힘껏 득종이의 몸을 끌었지만 득종이의 몸은 그 머리칼에서 빠져나올 생각이 없었다. 득종이는 몇 번이나 빨리 당겨보라고 소리쳤지만, 정말 대단한 힘이었다.

 

 그러나 포기할 순 없었다.

 

 “으, 으..!! 저리 꺼져, 이새끼야!!”

 

 -투둑투둑-

 

 순간 뭔가 끊어지는 감각이 생기고 득종이가 머리카락에서 빠져나오는 것이 느껴졌다. 우리는 물로 빠져 허우적거리며 뒤엉켰고 재빨리 몸을 일으켰다.

 

 “뛰어!!”

 

 나는 득종이의 손을 잡고 미친 듯이 움직였다.

 

 계단, 일단 계단 위로 도망가는 게 중요했다. 득종이는 정신이 없는 와중에도 다행히 몸을 일으켰고 우리는 계단 위로 몸을 움직일 수 있었다.

 

 “헉, 헉, 헉, 헉.”

 

 우리는 계단 위로 올라와 가쁜 숨을 내쉬며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정말 낼 수 있는 힘은 다 낸 것 같이 기운이 빠져버렸다. 나는 그 와중에도 고개를 조금 돌려 1층을 바라보았다. 1층엔 우리가 일으킨 물보라와 파도가 치며 넘실대고 있었고 수면에 있던 검은 머리칼들이 구석으로 사라지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서야 나는 조금 안심을 할 수 있었다.

 

 “야, 괜찮아? 어디 다친데 없어?”

 

 건우는 득종이를 살폈고 득종이는 바닥에 쓰러져 발목을 부여잡았다.

 

 “괜찮아,,으,, 크게 다치진 않은 것 같아.”

 

 득종이도 역시 기운이 빠져 큰 움직임은 보이지 못했다. 우리는 그곳에 널브러져 거친 숨, 지친 숨을 내쉴 수 밖에 없었다.

 

 그게 우리의 최선이었다.

 

 

 ---------------------------------------------------------------

 

 -타닥타닥-

 

 교실에서 피어오른 불빛은 주변을 주황색으로 물들일 만큼 강렬하게 일렁이고 있었다. 득종과 건우, 장희는 교실의 중간에서 불을 피우고 젖은 몸을 말리고 있었다. 그들의 얼굴에는 여러 가지의 감정과 느낌이 교차했다.

 

 피로, 공포, 두려움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장희는 핸드폰으로 시간을 확인했다.

 

 12시 40분

 

 이렇게나 시간이 많이 흘렀을 줄이야 알았을까. 미친 듯이 이 지긋지긋한 곳을 헤매다 보니 시간이 스스로도 느끼지 못할 만큼 빠르게 흐른 것이었다.

 

 장희는 큰 한숨을 쉬고 무릎 안으로 고개를 숙였다. 그 모습에 득종과 건우도 말을 잃었다.

 

 -타닥타닥-

 

 불은 너무나 잘 타고 있었다. 다행히 1층에 있던 괴물을 피해 달아난 2층의 교실에서 누군가 버린 낡은 라이터가 있었고 주변엔 폐자재와 교과서, 신문지 같은 것들이 많아 불을 피울 수 있었다.

 

 득종은 타오르는 불을 보며 입을 열었다.

 

 “나갈 수 없는 걸까?”

 

 득종의 말에 아무도 답하지 않았다. 지금 이 상황에서 어떤 이가 확신을 할 수 있겠는가? 득종도 알고 있었지만, 그것에 확신을 갖지 못하면 버티지 못할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물은 것이었다.

 

 장희는 한숨을 쉬고 무거운 입을 뗐다.

 

 “포기하긴 일러. 아직도 빠져나갈 방법은 많을거야.”

 

 장희는 용기를 냈다. 추위와 공포에 몸이 떨렸지만 용기라도 없으면 버틸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는 머릿속으로 할 수 있다는 말을 되내었다.

 

 “그래, 포기하지 말자. 기억 안나? 우리 옛날에 동아리 활동 시간에 그 무서운 영감 선생님 감시도 피해서 도망갔었잖아.”

 “아~ 그 할아버지 선생님? 이름이 뭐였더라,, 가만,, 이, 이.”

 “이경식 선생님?”

 “맞아! 이경식! 군인 출신인가 뭐 그래서 엄청 엄했잖아. 크크크크, 기억난다 기억나.”

 

 다행히 건우가 꺼낸 옛날 얘기에 모두들 기운을 차렸다. 잃어버렸던 눈빛들이 추억이야기에 조금은 돌아온 듯 보였다.

 

 “그거 도망가려고 어떻게 까지 했더라? 개구멍은 1학년 수업 중이어서 못 가고 옥상 그 배관을 타고 나갔었나?”

 “크큭, 그래 맞아. 옥상 그 빗물받이 통을 따라서 내려갔지. 그게 우리 건물 외벽에 있었잖아.”

 

 장희의 그 말에 득종은 한참 그를 따라 웃다가 고개를 들어 올렸다.

 

 “잠깐, 빗물받이 통?”

 “그래, 그 옥상 끝자락에 보면 있었잖아. 빗물 잘 내려가라고..”

 

 득종과 장희는 서로 눈을 마주쳤고 건우도 역시 그제서야 깨달았는지 웃음을 멈추고 눈을 마주하는 것에 동참했다.

 

 “옥상, 옥상이야.”

 “그래, 옥상으로 가면 나갈 수 있을거야. 헬기가 지나가면 볼 수 있을 테고, 아니면 거기서는 핸드폰 전파가 잡힐 수도 있잖아.”

 

 셋은 희망을 갖기 시작했다. 마음에 꺼져있던 불이 다시금 피어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장희는 교실에 놓인 모닥불에서 불이 붙은 각목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의 얼굴에선 빛이 나고 있었다.

 

 “가자. 지체하지 말고.”

 

 장희의 말에 득종과 건우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번엔 다를 거라고, 그들은 생각했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라도 꼭 이겨낼 수 있을 거라고 믿고 또 믿었다.

 

 그들은 교실을 조심히 걸어 복도로 나왔다. 복도는 역시나 아무것도 없이 조용했다. 이전에 있던 괴이한 현상은 보이지 않았다.

 

 “아무것도 없다. 가자.”

 

 가장 먼저 복도를 보고 있던 건우가 말했고 그들은 빨리 중앙 계단 쪽으로 향했다.

 

 계단을 천천히 오르는 그들을 일렁이는 불빛에 흔들리는 주변의 배경을 뒤로 한 채 그저 옥상으로 향했다.

 

 -탁탁탁탁탁-

 

 그들의 급한 발걸음이 계단에 울려 퍼졌고 그들은 순식간에 3층을 지나 옥상에 도착했다. 옥상이라는 곳은 별도의 복도나 분리된 공간이 없이 문만 덩그러니 있을 뿐이었다.

 

 득종과 건우, 장희는 그 철문을 보곤 정신이 멍해졌다.

 

 “잠겼겠지?”

 

 장희의 말에 득종은 작은 한숨만 쉴 뿐이었다.

 

 “그렇지, 그렇게 쉬우면 이 고생도 안했겠지.”

 

 건우는 괜히 다친 손을 꽉 쥐었다. 붕대에서 피가 조금 새어 나왔다. 장희는 멍하니 문을 바라보다가 계단을 오르며 다가갔다. 그리곤 철문의 손잡이를 잡고 돌렸다.

 

 -끼이이이이익-

 

 예상과는 다르게 문은 너무나 쉽고 가볍게 열렸다. 기대를 하고 있지 않던 건우와 득종의 눈이 토끼눈이 되었고 장희도 너무 놀라 문 손잡이를 놓치고 말았다.

 

 “야, 너 알았어?”

 “...알았겠냐?”

 

 셋은 당황했지만 그렇게 있을 시간이 없었다. 그들은 계단을 올라 옥상문 밖으로 나갔다.

 

 밖으로 나간 그들을 맞이 한 것은 찬 공기였다. 여름밤에도 부는 이 차가운 공기. 셋은 왠지 모를 해방감에 미소를 지었다.

 

 절반은 성공했다, 고 생각했다. 이제 거의다 왔다, 성공이다. 라는 생각에 그들은 주변을 보며 걸음을 옮겼다.

 

 그러나 걸음을 옮길 때마다 뭔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먼저 이상함을 눈치챈 것은 득종이었다.

 

 이 정도 늦은 시간에 밤하늘이라면 분명히 별이 보여야 정상이었는데, 별이 보이지 않았다. 들고 있던 횃불 탓이었을까? 득종은 눈을 가리고 하늘을 보았지만 역시나 별은 보이지 않았다.

 

 건우도 그와 거의 동시에 이상함을 눈치챘다. 옥상 문을 지나면 바로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던 난간이 보이지 않았다. 건우는 핸드폰으로 사방을 비췄지만, 은색 난간을 찾을 수 없었다. 그리고 장희도 생각보다 공간이 너무 넓다는 것을 깨닫았다.

 

 셋은 그렇게 이상한 것들을 눈치챘지만 옥상을 계속 걸으며 찾을 수 밖에 없었다.

 

 이곳이 유일한 희망이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계속 걸었다. 끝이 있다면 그 끝에 뭔가 있겠지. 라는 생각에 계속 걸었다. 그리고 그들의 뒤로 멀리, 아주 멀리 옥상 문이 멀어졌고, 이내 어둠속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옥상이 이렇게 넓었나..?”

 

 먼저 말을 꺼낸 건 건우였다. 건우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그러게.. 이거 뭔가 잘못된 것 같은데..?”

 “돌아갈까? 뭔가 이상해. 아까부터 냄새도 나고.”

 “그러게, 뭔가.. 고기냄새 같은게..”

 

 득종과 건우는 모두 코를 틀어쥐었다. 장희도 그 냄새를 알고 있었다. 멀리서부터 나는 이 불쾌한 냄새. 오래된 정육점에서 나는 그 비릿한 고기의 냄새가 났다.

 

 장희는 그 냄새의 근원지가 어딘지 알고 싶었지만 지금 여기서 함부로 돌아다니면 위험할 것 같다는 생각에 돌아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래, 돌아가자. 가서 주변을 좀더 비출 거나 아니면 불피울만한 걸..”

 “우우...”

 

 그때 뭔가 소리가 들렸다. 뭔가 울리는, 웅웅거리는 소리가 들렸는데 셋 모두 듣기에 그것은 사람의 소리 같았다.

 

 “무슨 소리.. 들렸지?”

 “어, 분명히.”

 

 셋은 들려오는 사람 소리에 손에 든 횃불을 세게 쥐고 조금씩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한걸음, 한걸음 아주 조심히. 신중했다.

 

 “우우우우..”

 

 그리고 또다시 멀지 않은 곳에서 소리가 났다. 잘못 들은 것이 아니었다. 셋은 혹시 자신들 말고 사람이 있는 것은 아닐까 기대감에 찼다.

 

 그 기대감에 건우는 참지 못하고 앞으로 소리쳤다.

 

 “저기요! 거기 누구 있나요!”

 

 장희는 그런 건우를 말리고 싶었지만, 자신도 궁금했다.

 

 누군가 사람이 있다면? 도움을 받을 사람이 있다면?

 

 셋은 발걸음을 멈추지 않고 그대로 걸음을 계속 걸었다.

 

 그러던 중 멀리서 희끗희끗 무언가 형체를 드러냈다. 셋은 시야에서 그것이 보이는 순간 반가움을 느꼈다. 분명히 사람의 형체였다. 이전까지 보던 괴이한 형태가 아니었다.

 

 셋은 서로를 보며 미소를 지었고 그대로 그 형체로 다가갔다.

 

 그런데 뭔가 좀 이상했다. 형체로 다가갈수록 사람인 줄 알았던 모습이

 

 사람이 아닌 것 같았다.

 

 사람이라고 보기엔 너무 말랐고, 피부로 보이는 것이 너무도 하얗게, 아니 회색빛을 내는 것 같았다. 그리고 가까워질수록 더 선명해지는 그 음성.

 

 “아,, 우,,우..우..”

 

 사람의 목소리는 분명했지만 말의 형태를 알 수 없었고 가래가 끓는 것보다 더 낮은 소리였다. 셋은 빠르게 다가가던 걸음을 조금 늦추고 조심히 다가갔다.

 

 그리고 어느순간 그 존재의 형태가 온전히 보였다.

 

 회색 피부에 너무 말라 등뼈가 위로 솟구쳐 있었고 어깨와 허리가 기괴한 모양으로 굽어 있었다. 옷이라고 하는 것은 전부 찢어져 이미 기능을 하고 있지 않았고 맨발, 맨손에 머리카락도 거의 없는 모습이었다.

 

 셋은 다가가던 걸음을 멈추고 그것을 보다가, 슬쩍 뒷걸음질 쳤다.

 

 저것은 분명 본인들이 알던 이 세상의 것이 아니라고 확신이 들었다.

 

 그 순간 건우의 젖은 붕대에서 핏방울이 떨어졌다.

 

 -투둑-

 

 “킁킁, 킁킁,,”

 

 ‘그것’의 뒷모습이 격하게 움직이며 냄새를 맡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 냄새의 근원지를 찾아 고개를 돌린 순간, 장희와 득종은 손으로 입을 막을 수 밖에 없었다.

 

 그것은 자신의 내장, 내장을 입으로 씹으며 냄새를 맡고 있었다.

 

 내장은 이미 색을 잃어 하얀색과 녹색으로 변색 되어 있었고 검고 회색의 물이 줄줄 흐르고 있었다. 그것은 날카로운 이빨로 자신의 내장을 한 입 가득히 씹어 삼키고 있었고 코로는 냄새를 맡고 있었다.

 

 눈동자가 있어야 할 곳에는 녹색 물이 차 있었고 머리는 잔뜩 찌그러져 귀로 회색의 무언가가 흐르고 있었다.

 

 장희와 득종은 금방이라도 토악질을 할 것같아 손으로 입을 가렸고 건우는 그저 말을 잃어버렸다.

 

 “도, 돌아, 돌아가자.”

 

 건우는 말하며 뒷걸음질 쳤고 토악질을 참는 장희와 득종은 입을 막고 고개를 끄덕이며 뒤로 걸음을 옮겼다. 그러나 그들의 뒤에서도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우우,, 우,, 우,,”

 

 셋은 주변을 둘러보았고 그 순간 깨달았다.

 

 그 소리는 한둘이 내는 소리가 아니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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