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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기타
타로환의 단편선
작가 : 타로환
작품등록일 : 2020.5.13

안녕하세요. 글쓰기가 취미인 초보 작가입니다.
평소 선명하게 기억 남는 꿈을 자주 꾸는가 하면 망상을 하는 버릇이 있는데, 이런 망상과 꿈일기를 소설 형태로 써보면 어떨까 싶어서 연재하게 되었습니다.
많이 서툴고 어설프더라도 양해 부탁드리며 짧게 나마 즐거운 시간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각자의 행복_(하편)
작성일 : 20-11-02 12:53     조회 : 258     추천 : 0     분량 : 48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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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승진

 

 떨리는 마음을 부여잡고 교문을 통과했다. 용기를 내어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벗어던지고 나왔지만 가린 것 하나 없이 친구들과 마주하는건 나로써는 굉장한 용기가 필요했다. 아무리 현재 내 얼굴이 도사의 얼굴로 바뀌었다고는 하나, 그동안 묵혀왔던 습관을 바꾸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다. 강의실로 이동하는 과정 또한 순탄치 않는 느낌이 들었다. 주위에서 한 번씩 쳐다보는 시선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설마... 벌써 예전 얼굴로 돌아가버린 게 아닐까?' 하는 걱정이 자연스럽게 들었다.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강의실 앞까지 뛰었다. 강의실로 들어서기 전에 복도에 비치된 창가를 조심스럽게 쳐다봤다.

 

 "아." 다행스럽게도 도사의 얼굴을 유지하고 있었다.

 

 "쓰읍, 후..." 심호흡을 하고 문을 열었다.

 

 문 앞에서는 먼저 온 동기들 끼리 대화를 주고받고 있다가 내가 문을 열자 이쪽을 쳐다봤다.

 

 "어? 누구.. 세요?"

 

 "아, 저기.. 그게.. 나... 그... 승진이야... 이승진"

 

 "뭐뭐뭐뭐 뭐어?! 이승진이라고?!"

 

 "대박 목소리 들으니까 맞는데?"

 

 "와씨 미쳤네, 너 여태까지 이런 잘생긴 얼굴을 숨기고 다닌 거야?"

 

 "아하하하..."

 

 그 뒤로 동기들의 끊이지 않는 라디오가 시작됐다. 이 친구들의 라디오는 볼륨 조절이란 없었다. 계속해서 Max에 가까운 볼륨으로 나의 귀를 때려 됐다. 하지만 그렇다고 기분이 나쁘다거나 시끄럽지는 않았다. 오히려 정말... 정말로 황홀한 느낌이 들었다. 친구들의... 아니 사람들에게서 처음 느껴보는 긍정적인 관심은 정말이지 생각보다 부끄러운 것이면서도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해주었다.

 

 "이런 느낌이구나... 이런 세상이 있었구나... 이런 세상이 있었던 거였어..."

 

 오늘 하루 많은 사람들과 대화를 하고 집으로 귀가한 나는 침대에 누워 그동안의 설움에 복받쳐 눈물을 흘리고야 말았다.

 

 '스님, 도사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팔공산의 영물

 

 나는 그 누가 뭐래도 팔공산에 자랑스러운 영물이다. 이 산은 내가 오랜 시간 나고 자란 나의 영역이다. 200년 전에는 이 땅을 오르던 많은 사람들에게 신과 같은 대접을 받으며 산 적도 있을 만큼 엄청난 영물이란 말이다. 어느 순간부터는 인간으로 변신할 수 있는 능력을 터득했고, 나는 단언컨대 이 능력으로 나쁜 짓을 벌인 일도 없었다. 오히려 그 반대라면 모를까. 산에 오르는 많은 사람들이 사찰을 찾기 시작할 무렵, 스님의 모습으로 사람들 앞에 나타나 많은 이들의 마음을 치유하기도 하고, 미처 발견하지 못한 질병도 알려주는 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 망할 녀석이 나타나서는 내 영역, 아니 내 존재의 의미와 가치를 짓밟아 버렸다 이 말이다! 재수 없는 녀석, 첫 만남부터 마음에 안 들었다.

 

 어느 날 그 망할놈이 팔공산 일대를 턱하고 장악해버리더니 나를 발견하자마자 하는 소리가 이거였다.

 

 "뭐 이런 요물이 아직도 있어?"

 

 그 말을 하자마자 눈 깜짝할 사이에 내 시력과 마력을 일부 앗아갔다.

 

 "내가 지금 몹시 기분이 안 좋거든? 특히나 너 같이 100년 전에 이미 멸종했어야 할 요물이 아직도 활보하고 다니는게 눈에 보이니 더욱 기분이 안 좋구나. 오늘 운 다한 줄 알아라 요괴 녀석아."

 

 "야옹! 야아옹! 야옹!!!"

 

 "하하하 분하냐? 하긴 너에게는 날벼락일 수도 있겠구나. 흠... 좋아. 특별히 기회를 주지. 나는 운봉산에 터를 잡고 있던 도사다. 그런데... 시대가 발전할수록 나를 귀찮게 하는 그... 사생팬이라고 하던가? 아무튼 나는 수행에만 전념하고 싶었건만... 내가 어디서 수행을 하고 있던 내가 있는 위치를 도사인 나보다 더 귀신같이 찾아내는 사람들 때문에 아주 피곤해서 못 살겠단 말이야. 그렇다고 사람들에게 도술을 행사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네가 이 문제를 해결해 준다면 네 힘을 다시 돌려주마. 아니! 오히려 힘을 더 주도록 하지! 네까짓 게 가능할리 없겠지만"

 

 "야옹! 야옹!!"

 

 "뭐? 그냥 내 도술로 어떻게 해보면 되는 문제 아니냐고? 그게 가능했으면 처음부터 팔공산으로 도망 왔겠어? 내 도술은 특별한 조건이 걸려있어서 말이야. 예를 들어 사람들이 사진으로 나를 찍으면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 지워버릴 수 있지. 그건 내 동의 없이 나에게 영향을 주는 일이기에 괜찮아. 즉, 도술을 쓸 수 있어. 하지만 반대로 내가 그들에게 직접적인 영향력을 펼치려면 나도 그들의 동의가 필요해. 안그러면 절대 작은 영향력도 끼칠 수 없거든. 주위에 있는 사람들의 동의가 없는한 환각, 둔갑, 도망 등 이런건 모두 안된다는 소리지...어차피 도망쳐도 금세 찾아내버리니 소용없는 일이고..."

 

 "야옹..."

 

 "네 동의는 왜 필요 없었냐고? 너 같은 요물 따위에게 특별한 조건은 필요 없는 게 당연한거 아니겠어?"

 

 도사는 그야말로 인성이 파탄 난 놈이었다. 저런 녀석이 무슨 수행을 한다는 건지. 인성 수행이 먼저 선행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 아무튼 그 길로 작게나마 남아있는 마력으로 이곳저곳을 떠돌아다녔다. 일생을 팔공산에서 보낸 내가 여기를 제쳐두고 사회로 나온 것은 엄청난 도전이자 용기가 필요했다. 내 힘을 되찾으려면 그 녀석을 도와줘야 한다는 선택지 밖에 없으니 어쩔 수 없는 노릇이지만... 그래도 막상 사회로 나와 많은 사람들이 생활하는 모습을 지켜보니 300년전 어린 시절 사람들의 보살핌과 호기심 가득했던 좋은 추억들이 마구 떠올랐다. '

 

 '가끔은... 산을 내려와보는 것도 괜찮겠어'

 

 그로부터 2주가 지났을 때 슬슬 인간으로 변신할 마력조차 희미해져갔다. 탈수 증상이 온 것 마냥 점점 정신이 혼미해졌다.

 

 "으어어, 산은 산이요 물으은... 물..이로다... 도사 이 망할노오오옴..."

 

 스님 행세는 해야 했기에 목탁을 대충 두드리고 무의식이 내보내는 대로 입을 중얼거리면서 언덕길을 내려갔다.

 

 이때였다. 그 남자를 만난 것은

 

 "스.. 스님! 내리막길인데 눈을 감고 가시면 위험합니다."

 

 # 운봉산의 도사

 

 소문은 꼬리에 꼬리를 문다. 어떤 이가 최초로 소문을 냈는지는 몰라도 어느 순간부터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사람들이 나를 찾아오기 시작했다.

 

 그들에게 찾아오는 이유를 묻자 되돌아오는 대답들은 하나같이 비슷했다.

 

 "너무 잘생겼어요!"

 

 "총각, 내가 손녀가 하나 있는데 · · ·"

 

 "안녕하세요! 저는 GH 에이전시의 강○○ 대표입니다! 부디 저희 회사에 · · ·"

 

 아무리 집중력을 다해 수행을 한다 한들, 많은 사람의 이목을 한 몸에 받으면 수행을 제대로 할 수 있겠는가? 수행을 새벽 시간으로 변경하여 운봉산에서 제일 인적이 드문 곳으로 가도 귀신같이 찾아내는 그들이었다. 그 사람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조직을 방불케하는 연대 단위로 성장하는가 하면, 산에서 길을 잃은 실종자를 찾아대는 것 마냥 몇십개의 그룹으로 나뉘어 나를 찾기 위해 운봉산 일대를 수색하는게 일과였다. 스트레스가 나날이 커지다 못해 노이로제가 도질 것만 같았다.

 

 "도저히 안되겠다. 산... 그래, 산을 옮기는 거야"

 

 팔공산으로 거처를 옮긴 나는 한동안 평화를 누리게 되었지만, 마음 한켠에는 이 산도 머지않아 발각될 거라는 불안감에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수행에 온 세월을 전념하며 외길 인생을 걸어온 나는 근본적인 해결법을 찾고 싶어도 머릿속이 수행과 불안감으로 가득했기때문에 마땅한 방도가 생각나지 않았다.

 

 "손자병법 같은 걸 읽었어야 됐나?"

 

 오늘따라 유난히 불안감을 크게 느꼈던 나는 독한 수행으로 떨쳐내고자 아름다운 폭포수와 맑은 정기가 흐르는 장소를 찾아갔다. 4시간 정도 지났을까? 누군가 나를 불렀다.

 

 “도사님 안녕하세요...!”

 

 # 껄껄껄

 

 - - - - - - - - - - - - - - - - - -

 

 좋은 인연이란... 시작이 좋은 인연이 아닌, 끝이 좋은 인연입니다. 시작은 나와 상관없이 시작되었어도 인연을 어떻게 마무리하는가는 나 자신에게 달려있기 때문입니다. - 혜민스님

 

 - - - - - - - - - - - - - - - - - -

 

 팔공산의 작은 사찰에서 한 주지 스님이 마당을 쓸고 있다. 그는 독백을 하듯 말한다.

 

 "각각의 주인공들에 이야기를 들어보니 어떠셨는지요? 첫 번째 주인공을 보고 어떤 이는 단지 '천운이 도왔다.' 라고 단정 지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암울한 배경속에서 그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항상 자신의 상황을 이겨내고 싶은 욕구가 분명 있었던 겁니다... 모든 것을 포기했다면 대학교에 입학을 했을까요? 또 스님으로 변신한 고양이의 말만 믿고 도사를 찾아갈 수 있었을까요? 두 번째 주인공은 어떻습니까. 300년 넘게 팔공산을 오르는 많은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었지만, 그 누구도 시키지 않은 책임감에 빠져 정작 본인을 챙기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려보기도 하고 바깥 세상으로 나아갈 용기가 생긴듯 합니다... 세 번째는 어떤가요? 아... 그가 그토록 원하던 수행에 온전히 전념할 수 있게 되었군요. 그리고..."

 

 주지스님이 말을 이으려던 찰나, 사찰의 입구에서 세 명의 사람이 찾아왔다. 한 명은 잘생긴 청년이었고, 다른 한 명은 외모는 평범하였으나 비범한 기운을 내뿜었다. 마지막 한 명은 목탁을 한 손에 쥐고 승려복 차림을 하고 있었다.

 

 "한철 스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비범한 기운을 내뿜은 사내가 주지 스님에게 먼저 인사했다.

 

 "오, 이게 누구십니까. 운도사님 아닙니까! 오래간만이군요. 그간 잘 지내셨습니까? 껄껄껄, 호호.. 헌데 양 옆에 계신 두 분은 설마... 친구분들이십니까?"

 

 "네, 뭐... 그렇게 됐습니다. 하하하"

 

 "운도사님에게도 친구가 생기다니 정말 오래 살고 볼 일이군요. 껄껄껄!, 친구분들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주지스님 이승진이라고 합니다."

 

 "야오옹....가 아니고 안녕하십니까. 처음 뵙겠습니다. 이 산에 얼마동안 계셨는지 모르겠지만 저로 말할 것 같으면 팔봉산의..!"

 

 "저의 갓난 아기 시절부터 익히들어 알고 있습니다. 팔봉산의 영물님이시지요? 껄껄껄 이거 만나뵙게되어 영광입니다. 자, 모두 반갑습니다. 반가워요! 얼굴들이 무척이나 밝으신 걸 보니 이 질문을 안 드릴 수가 없겠군요."

 

 

 

 

 

 

 

 

 

 

 

 "각자 행복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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