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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스폰서 아니고 그냥 돈 많은 덕후인데요?
작가 : 몽글
작품등록일 : 2020.8.10

찐은하의 영 앤 리치 덕질 생활. 재벌가 손녀딸 은하가 빠진 새로운 취미는 바로.. 세계적으로 핫한 보이그룹 '유니버스'의 재형의 덕질! 순수한 덕심임에도 자꾸만 다가오는 재형. '동경은 동경일 때가 좋고 우상은 우상일 때가 좋은 법' 과연 은하의 덕질 생활은 어떻게 될까?

 
스폰서 아니고 그냥 돈 많은 덕후인데요? 14
작성일 : 20-09-29 19:32     조회 : 259     추천 : 0     분량 : 85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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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폰서 아니고 그냥 돈 많은 덕후인데요? 14

 찐은하의 영 앤 리치 덕질 생활

 

 몽글 씀

 

 

 

 

 

 

 

 

 

 

 

 

 

 

 

 

 

 

 

 

 

 

 

 

 

 내가 있는 이 세계에서, 연예인을 고작 놀이거리로 밖에 생각하지 않는 그들에게서 재형이를 빼내기 위해 무작정 손을 잡고 룸을 나온 나였고 나를 따라 얌전히 따라 나온 재형이었다.

 

 

 급한 마음에 비서님이 기다리고 있을 지하주차장으로 바로 내려오고 나서야 아직 화장실에 갔다가 룸에 오지 않은 정민이가 생각이 났다.

 

 

 

 

 

 

 

 

 

 

 

 “맞다. 정민씨도 왔다면서요. 정민이도 데리고 와야”

 

 

 “저 두고 가지 말아요.”

 

 

 

 

 

 

 

 

 

 

 

 

 재형이를 데리고 차로 걸어가다 갑자기 생각난 정민이에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자 잡은 손을 더 세게 잡아 날 붙잡는 재형이었고 그에 움직임을 멈춘 나였다.

 

 

 

 

 

 

 

 

 

 

 

 

 “비서님. 올라가서 정민씨 좀 데리고 와요.”

 

 

 “정민씨요?”

 

 

 “네. 위에 있을 거예요.”

 

 

 

 

 

 

 

 

 

 

 

 아무리 룸 안에 있던 게 모두 여자였을지라도 스폰서라는 이름 때문인지 아직까지도 잔뜩 긴장한 채 날 바라보는 재형이가 안쓰러워 두고 올라갈 수가 없었다.

 

 

 

 

 

 

 

 

 

 

 

 

 “그럼 아가씨는 어떻게 가시게요?”

 

 

 “제가 운전해서 갈게요. 비서님은 택시로 정민씨 좀 데려다줘요.”

 

 

 “아. 네, 알겠습니다.”

 

 

 “데려다드리고 문자 한 통만 줘요. 바로 퇴근하시구요.”

 

 

 

 

 

 

 

 

 

 

 

 

 비서님께 나 대신 정민씨를 데리고 나와 집에 잘 데려다주라고 부탁하자 바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위로 올라가는 비서님이셨고 비서님이 사라지자마자 조수석 문을 열고는 옆으로 걸어가 운전석에 올라타는 나였다.

 

 

 

 

 

 

 

 

 

 

 “재형씨. 타요. 데려다줄게요.”

 

 

 

 

 

 

 

 

 

 

 

 

 

 

 

 

 

 

 

 

 

 

 

 

 

 

 

 

 

 

 

 

 

 

 

 

 

 

 

 

 

 

 

 

 

 

 

 

 

 

 

 

 

 

 

 

 

 

 

 

 

 

 

 

 

 

 

 

 

 

 

 

 

 

 /

 

 

 

 

 

 

 

 

 유니버스 정도의 급이라면, 다른 멤버들은 오지 않은 거라면 이정도 제안 정도는 그들의 선에서 거절할 수 있었을 텐데, 왜 그곳에 나왔는지 묻지 않았다.

 

 

 정민이도, 재형이도 많은 시선들 사이에서 그들을 지켜줄 울타리가 필요했겠지. 그 울타리의 이름이 하필 스폰서였을 거고.

 

 

 그냥 그들을 이렇게 나락으로 몰아넣은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었다.

 

 

 

 

 

 

 

 

 

 

 

 

 “잘 들어가요.”

 

 

 “감사해요. 은하님.”

 

 

 

 

 

 

 

 

 

 

 

 

 

 이로써 내가 알게 된 건 하나였다. 그들이 내 생각보다 더 아슬아슬한 상태라는 것.

 

 

 

 

 

 

 

 

 

 

 

 

 “집에 들어가서 연락하구요.”

 

 

 “들어가면 바로 집인데. 그래도 연락해요?”

 

 

 

 

 

 

 

 

 

 

 

 내가 집 앞까지 데려다줬으니 엘리베이터만 타고 올라가면 바로 숙소라서 연락할 것도 딱히 없긴 했지만, 그냥 다른 멤버들이 있는 숙소에 잘 도착했다는 연락을 받아야 안심이 될 것 같았다.

 

 

 분위기 좋던 룸 안에 찬물을 끼얹고 나왔으니 주은빈이 따라올 것 같진 않았지만, 아무나 들어올 수 없는 고급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진 않았지만, 그래도 걱정이 됐다.

 

 

 

 

 

 

 

 

 

 

 

 

 

 “네. 잘 들어왔다고 연락해줘요.”

 

 

 “은하님이 그러라면 그럴게요. 조심히 가세요.”

 

 

 

 

 

 

 

 

 

 

 

 

 

 허리를 살짝 굽혀 운전석에 앉아있는 나를 보며 인사하는 재형이에 먼저 들어가라며 손짓하자 고개를 끄덕이곤 얌전히 뒤돌아 아파트로 들어가는 재형이었고 재형이가 들어간 것을 보고 나서야 나도 출발했다.

 

 

 물론 집에 잘 도착했다는 연락을 받아야 해서 예전에 해놨던 재형이 번호의 차단을 풀고 말이다.

 

 

 그리고 출발한지 몇 분 지나지 않아 재형이의 익숙한 번호로 전화가 왔고 핸들에 있는 버튼을 누르자 블루투스로 연결돼 차 안에 들리는 재형이의 목소리였다.

 

 

 

 

 

 

 

 

 

 

 

 

 

 

 

 

 - “은하님. 저 도착했어요.”

 

 

 “잘 갔어요? 가는 길에 별 일 없었고?”

 

 

 - “엘리베이터 하나 타는데, 무슨 일이 있어요. 은하님도 참.”

 

 

 “그러게요. 무튼 잘 도착했으니까 됐어요. 잘 자요.”

 

 

 

 

 

 

 

 

 

 

 

 

 

 숙소에 잘 도착했다는 재형이의 말에 이제야 안심이 돼 한시름 더는 나였고 내 말에 전화너머 재형이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잘 도착했다는 말 때문인지, 그 웃음소리 때문인지 조금 풀린 긴장에 조그맣게 한숨을 쉬며 핸들을 돌리는 나였다. 뭐 때문이든 재형이 때문이라는 건 분명했으니까.

 

 

 

 

 

 

 

 

 

 

 

 

 - “은하님은 아직 가는 중이죠?”

 

 

 “네. 저도 금방 도착해요.”

 

 

 

 

 

 

 

 

 

 

 

 

 잘 도착했다니 내 볼 일은 끝난 것 같아 전화를 끊으려하자 다시 내게 되물으며 대화를 잇는 재형이었다.

 

 

 그러더니 아까 내가 했던 말을 그대로, 아까보다 한층 더 낮아진 목소리로 말하는 재형이었다.

 

 

 

 

 

 

 

 

 

 - “은하님도 집 가서 잘 도착했다고 연락주세요. 전화면 더 좋구요.”

 

 

 “뭐. 네. 그럴게요.”

 

 

 

 

 

 

 

 

 

 그러지 말라고 말을 하려다가도 이미 재형이가 뻗은 손을 잡아버린 나로서 더 이상 밀어내고 싶지가 않았다.

 

 

 내가 그어버린 선을 마음대로 넘어오려는 재형이를 이번 한 번만 눈감아주기로 한 나였다.

 

 

 

 

 

 

 

 

 

 - “기다리고 있을게요.”

 

 

 “네. 기다리고 있어요.”

 

 

 

 

 

 

 

 

 

 

 

 

 

 

 

 

 

 

 

 

 

 

 

 

 /

 

 

 

 

 

 

 

 

 큰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거슬리는 일을 잘 해결하고 왔다고 생각해 개운한 마음으로 욕실로 씻으러 들어간 나였다.

 

 

 그리고 씻고 나오자 언제 들어왔는지 내 방에 들어와 날 기다리고 있는 엄마였다.

 

 

 

 

 

 

 

 

 

 

 “진은하. 여기 앉아봐.”

 

 

 “엄마가 갑자기 내 방엔 어쩐 일이야?”

 

 

 

 

 

 

 

 

 

 

 

 소파에 가만히 앉아 팔짱을 끼고는 나를 부르는 엄마였고 엄마가 내 방에 직접 날 찾아오는 건 내가 무언가를 잘못했을 때, 말곤 없으니까 곰곰이 생각해봤지만, 딱히 잘못한 게 없는 것 같아 수건으로 젖은 머리를 털며 맞은편 소파에 앉은 나였다.

 

 

 그러자 내 물음에 대답하지 않고 대뜸 직설적으로 내게 묻는 엄마였고 그 물음에 움직이던 손을 멈추고 엄마를 쳐다봤다.

 

 

 

 

 

 

 

 

 

 

 “너 스폰서 하니?”

 

 

 “뭐?”

 

 

 

 

 

 

 

 

 

 

 내가 스폰서 그딴 걸 할 일은 없지만, 당연히 아니지만, 엄마 입에서 나온 단어에 너무 놀라서 나도 모르게 눈이 커진 채 되물었고 내 반응이 긍정이라고 생각했는지 한숨을 쉬며 말하는 엄마였다.

 

 

 

 

 

 

 

 

 

 

 

 “그렇게 안 간다는 사교모임에 기껏 보내놨더니 뭐? 스폰서?”

 

 

 “.....”

 

 

 “너 이러려고 해외까지 걔들 따라다녔어? 난 그런 줄도 모르고 이왕 취미생활할 거 제대로 하라고 카드나 주고. 내가 미쳤지.”

 

 

 

 

 

 

 

 

 

 

 사교모임 그리고 스폰서. 이야기가 엄마 입에서 나오는 걸 보니 오늘 사교모임에서 있었던 일을 어디선가 듣고 온 듯 한 엄마였고 누가 엄마에게 전달한 건지 예상이 가지만, 확실하게 하기 위해 되물은 나였다.

 

 

 

 

 

 

 

 

 

 

 “누가 그래? 누구한테 들었어? 주은빈이지?”

 

 

 “지금 누구한테 들은 게 중요해?”

 

 

 “아니야. 나 스폰서 같은 거 안 한다고.”

 

 

 

 

 

 

 

 

 

 

 

 제가 고른 세컨드를 내가 데려갔으니 기분이 나빴겠지. 그것도 제일 센 사자인 척을 하다 진짜 사자가 나타나 사람들 앞에서 창피를 줬으니 기분이 더러웠겠지.

 

 

 그래서 주은빈이 사교모임에서 있었던 일을 우리엄마 귀에도 들리게끔 무슨 수를 써놓은 것 같았다.

 

 

 

 

 

 

 

 

 

 

 

 

 “그럼 왜 거기서 멤버 한 명을 데리고 나갔는데? 손까지 잡고 나갔다며. 네가 걔를 왜 챙기는데?!”

 

 

 “그건 걔들이 멤버들을 가지고”

 

 

 “너 때문에 창피해서 고개를 들고 다닐 수가 없어. 자랑스러운 딸이 되지 못할 거면 창피스럽진 말아야 할 것 아니야!”

 

 

 

 

 

 

 

 

 

 

 

 하지만 누구한테 들었는지, 누가 말했는지는 중요하지 않고 그저 내가 스폰서를 한다는 것 아니, 그 많은 사람들 앞에서 엘진을 망신 줬다는 게 중요했던 엄마는 스폰서가 아니라는 내 말에도 듣는 시늉도 없이 내게 화를 내기 바빴다.

 

 

 

 

 

 

 

 

 

 

 

 

 “아니라고. 나 스폰서 같은 거 아니라고. 대체 엄마는 나를 믿는 거야? 주은빈을 믿는 거야?”

 

 

 “너 같으면 너를 믿겠니? 거기서 네가 제이라는 멤버 손잡고 나가는 걸 본 사람이 많다는데, 너를 믿겠어?”

 

 

 “.....”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아무리 내가 아니라고 부정을 해도 들어줄 생각도 없는 엄마에 무슨 말도 나오지가 않았다.

 

 

 아니, 내가 스폰서를 하든 안 하든 상관없이 그냥 창피하다는 이유로 화가 난 것 같아 더 이상 어떤 말도 하고 싶지가 않았다.

 

 

 

 

 

 

 

 

 

 

 “솔직히 말해서 네가 은빈이 보다 나은 게 뭐가 있어? 은빈이는 진작 경영수업 받고 회사에 들어와서 지금 상무야. 너는 고작 신입사원이지만, 걔는 상무라고. 심지어 요즘 계약도 많이 따내서 잘나간다고 하더라.”

 

 

 “.....”

 

 

 

 

 

 

 

 

 

 

 

 

 주은빈한테, 주은빈네 엄마한테서 들은 게 맞는지, 끝내 내게 하고 싶었던 말은 이거였는지 주은빈과 나를 비교하기 시작한 엄마였다.

 

 있는 그대로의 주은빈과 내가 아니라 상무인 주은빈과 신입인 진은하를 말이다.

 

 

 

 

 

 

 

 

 

 

 

 “그에 반해 은하, 너는? 네가 은빈이 보다 나은 게 엘진에서 태어난 것 말고 뭐가 있니?”

 

 

 “.....”

 

 

 

 

 

 

 

 

 

 

 억울해서라도 부정하고 싶었지만, 딱히 틀린 말도 없었다.

 

 

 태어나보니 재벌가의 막내손녀이자 막내딸로 태어나 부족함 없이 아니, 사치스럽게도 많이 누리며 살았고 갖고 싶은 건 갖고 하고 싶은 건 하고 마는 철없는 딸이었으니까.

 

 

 평범한 사람들은 코피가 터지면서까지 노력해서 입사하는 대기업에 아버지의 전화 한 통으로 모든 직원들이 눈치 보는 신입사원이 됐으니까.

 

 

 하지만 이런 집에 태어난 것도 내 복이고 내 운이라고 늘 생각했기 때문에 내가 모든 것들을 누리는 것도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말 한마디로 내 생각이 틀렸다고 말하는 엄마였다.

 

 

 

 

 

 

 

 

 

 

 

 “철딱서니 없는 짓 그만하고 제발 정신 차려. 진은하.”

 

 

 

 

 

 

 

 

 

 

 

 

 

 

 

 

 

 

 

 

 

 

 

 

 

 

 

 

 

 

 

 /

 

 

 

 

 

 

 

 

 “뽀로로. 자냐?”

 

 

 “아니. 왜?”

 

 

 “그냥 잠이 안 와서. 네가 또 엄마한테 된통 깨진 것 같기도 하고.”

 

 

 “들어와.”

 

 

 

 

 

 

 

 

 

 

 

 

 엄마가 나가고 몇 분 지나지 않아 잠이 안 온다며 손에 보드카 두 잔을 들고 갑자기 찾아온 진은호이었다.

 

 

 

 

 

 

 

 

 

 “한 잔 할래?”

 

 

 “응.”

 

 

 

 

 

 

 

 

 

 

 물론 잠이 안 온다는 건 핑계였고 내가 엄마한테 크게 혼난 걸 알고 찾아온 듯 해 문을 열어줬다.

 

 

 

 

 

 

 

 

 

 

 

 

 “사교모임은? 여전히 별로냐?”

 

 

 “응. 똑같아. 돈 자랑, 연인 자랑, 세컨드 자랑.”

 

 

 “그렇겠지. 걔들이 보고 자란 게 그건데.”

 

 

 

 

 

 

 

 

 

 

 

 

 

 

 그러자 들고 있던 보드카 한 잔을 내게 건네곤 소파에 앉아 제 손에 든 보드카를 테이블에 내려놓는 진은호이었다.

 

 

 

 

 

 

 

 

 

 

 

 

 “엄마가 한 말은 그냥 잊어버려. 은빈이랑 너는 다른 사람이니까 다른 게 당연하지.”

 

 

 “응. 알아.”

 

 

 “엄마는 네가 엘진 없이도 어디서 꿀리지 않길 바라셔서 그러신 걸 거야.”

 

 

 

 

 

 

 

 

 

 

 

 

 잠이 안 와 보드카를 함께 마시자며 들어와 놓고 방에서 엄마와의 대화를 다 들었는지 앉자마자 어울리지 않게 나를 위로하듯, 말하는 은호오빠였다.

 

 

 나를 가장 많이 혼내긴 해도 이왕 할 취미생활 제대로 하라고 카드까지 준 엄만데, 홧김에 주은빈이랑 비교하고는 엄마도 분명 방에 가서 후회하고 계실 게 분명했다.

 

 

 

 

 

 

 

 

 

 

 

 

 “네가 스폰서가 아닌 그냥 덕후라는 건 오빠가 누구보다 잘 아니까 소문 같은 건 걱정하지 말고.”

 

 

 “응.”

 

 

 

 

 

 

 

 

 

 

 

 그리고 내가 사교모임의 다른 애들처럼 연예인을 고작 인형으로 생각해 세컨드로 사귈 리가 없다는 걸 옆에서 지켜봐 제일 잘 아는 은호오빠였고 내가 유니버스 제이의 스폰서라는 소문 같은 건 걱정하지 말라며 나를 달랬다.

 

 

 그렇지만 엄마가 날 걱정한다는 사실은 그대로였고 은호오빠 역시 나를 걱정했다. 이 세계에 발을 딛을 나를 말이다.

 

 

 

 

 

 

 

 

 

 

 “근데 너도 느꼈겠지만, 이젠 엘진만으로 안 되는 게 있더라.”

 

 

 “.....”

 

 

 “이 바닥이 그렇잖아. 짓밟히고 짓밟고 강해야 살아남으니까.”

 

 

 

 

 

 

 

 

 

 

 어릴 때부터 보고 자란 대기업이라는 곳이 내 눈엔 전쟁터나 다름없어 보였고 거기서 누군가에게 짓밟히고 누군가를 짓밟으며 아등바등 살아남기 싫었다.

 

 

 

 

 

 

 

 

 

 

 

 “우리랑 경쟁하기 싫다고 회사에 안 들어온 네가 누군가를 짓밟고 싶진 않겠지만, 짓밟히기 전에 짓밟아야 살아남아.”

 

 

 “.....”

 

 

 ”소중한 게 있다면, 지키려면 더더욱 강해져야겠지.”

 

 

 

 

 

 

 

 

 

 

 

 

 즉, 내가 주은빈처럼, 오빠들처럼 진작 경영수업을 받고 회사에 들어가지 않은 건 내가 잘 못 할까봐 가 아니라 하기 싫어서 라는 말이었다.

 

 

 그런데 지키고 싶은 게 있다면, 지키려면 강해져야한다는 진은호이었고 그 말에 깊은 생각에 빠진 나였다.

 

 

 그러다 나도 모르게 깊은 한숨을 쉬자 보드카를 한 모금 삼키더니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웃으며 장난치는 진은호이었다.

 

 

 

 

 

 

 

 

 

 

 

 “근데 주은빈 걔도 지 오빠 동생 아니랄까봐 똑같이 밥맛이다. 그치?”

 

 

 

 

 

 

 

 

 

 

 

 

 

 

 

 

 

 

 

 

 

 

 

 

 

 

 

 

 

 

 

 

 /

 

 

 

 

 

 

 

 

 “.....”

 

 

 

 

 

 

 

 

 

 

 

 어제 집에 도착해서 연락을 달라고 했던 재형이었는데, 어젠 집에 오자마자 엄마랑 진은호를 상대하느라 너무 정신이 없어서 연락한다는 걸 깜빡했다.

 

 

 그리고 지금은 그냥 답장을 하기가 조금 무서워졌다.

 

 

 

 

 

 

 

 

 “이 바닥이 그렇잖아. 짓밟히고 짓밟고 강해야 살아남으니까.”

 

 

 

 

 

 

 

 

 아무리 엘진을 등에 업고 있는 나라지만, 이젠 엘진만으로도 안 되는 게 있고 강해야만 살아남는다는 오빠의 말이 신경 쓰였다.

 

 

 고작 신입사원인 내가, 스스로도 지키기 버거울 내가 나 말고 다른 누군가를 지킬 수 있을지 걱정이 됐고 그래서 나도 모르게 재형이의 연락을 다시 피하기 시작한 것 같았다.

 

 

 그렇게 회사 주차장에 도착해서까지도 핸드폰을 가만히 쳐다보고 있자 뒤를 돌아 날 바라보는 비서님이셨다.

 

 

 

 

 

 

 

 

 

 

 “어제부터 계속 안 받으시는 거예요? 제이씨가 걱정하실 것 같은데, 답장 하나만 해주시지..”

 

 

 “됐어요. 오늘도 저 퇴근 시간에 맞춰서 와요.”

 

 

 “네. 알겠습니다. 아가씨.”

 

 

 

 

 

 

 

 

 

 

 비서님의 말에 표정을 다시 굳히곤 핸드폰을 가방에 넣고 아무렇지 않게 차에서 내린 나였다.

 

 

 

 

 

 

 

 

 

 

 

 

 

 

 

 

 

 

 

 

 

 

 

 

 /

 

 

 

 

 

 

 

 출근도 어느덧 한 달이 되어가자 이젠 직원들도, 나도 어느 정도 적응을 했는지 더 이상 날 불편해하지 않는 직원들이었다.

 

 

 물론 아직까지도 내 눈치를 보느라 팀장님 빼곤 아무도 내게 어떤 일도 시키지 않지만 말이다.

 

 

 팀장님이 부탁한 파일 정리로 오늘 하루도 버텨야 했기 때문에 최대한 느리게 일을 하는 나였고 드디어 퇴근 시간이 한 시간 밖에 남지 않는 시간이었다.

 

 

 간만에 은혁오빠도 회사에 있고 제때 퇴근하면 저녁이나 같이 먹자고 할 생각으로 고개를 돌려 이사실을 바라봤는데, 안에 손님이 와 있는지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 은혁오빠였다.

 

 

 

 

 

 

 

 

 

 “팀장님. 이사실에 누구 오셨어요?”

 

 

 “아, 네. *방송사 상무님 오셨어요.”

 

 

 “왜요?”

 

 

 “광고건 때문인 것 같던데. 자세히는 저도 잘..”

 

 

 

 

 

 

 

 

 *방송사의 상무라면 주은빈이었다. 이사실에 손님이 와있다는 걸 나만 빼고 모두가 아는 걸 보니 아까 잠시 내가 화장실 갔던 사이에 온 것 같았다.

 

 

 회사이니 마주쳐도 사적으로 아는 척은 안 하겠지만, 괜히 어딘가 모르게 껄끄러웠다.

 

 

 그렇게 은혁오빠와 주은빈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퇴근하기 전까지 제발 대화가 끝나지 않길 바라고 있는데, 무심하게도 인사를 하며 밖으로 나오는 둘이었다.

 

 

 

 

 

 

 

 

 

 

 

 

 “그렇게 하는 걸로 하고 전 이만 가볼게요.”

 

 

 “네. 와주셔서 감사하고 조심히 가세요.”

 

 

 

 

 

 

 

 

 

 

 

 이사실 문을 열고 나와 인사를 하는 주은빈과 은혁오빠에 기획팀 모두가 일어나 상무라는 주은빈에게 인사하기 바빴고 그 중에 나만 가만히 앉아 모니터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자 직원들에게도 밝게 인사를 하던 주은빈이 곧 말을 하다 멈췄고 내 어깨에 손이 하나 얹어졌다.

 

 

 예상대로 내 어깨를 잡은 건 다름 아닌 주은빈이었고 내게 집중되는 시선들에 자리에서 일어나 뒤를 돌자 나를 보고 웃고 있는 주은빈이었다.

 

 

 

 

 

 

 

 

 

 

 

 “은하, 진짜 신입사원이네.”

 

 

 “.....”

 

 

 “그래도 협력사 상무인데, 진은하사원은 인사 안 해요?”

 

 

 “은하야.”

 

 

 “안녕히 가세요. 상무님.”

 

 

 

 

 

 

 

 

 

 천하의 진은하가 신입인 게 신기한지 내 자리와 나를 한 번 훑어보더니 너그러운 척, 미소를 지으며 내게 묻는 주은빈에 직원들 분위기를 살피다 내 이름을 부르는 은혁오빠였고 하는 수 없이 예의를 갖추는 나였다.

 

 

 

 

 

 

 

 

 

 

 

 

 “맞다. 진은하사원한테 할 얘기가 있어서 그런데 잠깐 시간 좀 내줄래요? 아, 물론 할 얘기는 친구로서.”

 

 

 “저 잠시 다녀올게요.”

 

 

 

 

 

 

 

 

 

 

 

 내게 인사를 받은 걸로도 모자랐는지 남들 다 보는 앞에서 친구라는 이름을 들먹이며 웃으며 내 어깨를 감싸는 주은빈이었고 더 시끄러워질까 은혁오빠에게 양해를 구하고 함께 자리를 옮긴 나였다.

 

 

 

 

 

 

 

 

 

 

 

 

 

 

 

 

 

 

 

 

 

 

 

 

 

 

 

 

 

 

 

 

 

 /

 

 

 

 

 

 

 

 

 1층 로비에 있던 카페로 자리를 옮긴 주은빈과 나였고 딱히 마주보고 앉아 커피를 마실 사이는 아닌 것 같아 커피는 생략했다.

 

 

 

 

 

 

 

 

 

 

 “할 얘기가 뭐야. 빨리 하고 가지.”

 

 

 “왜 이렇게 적대적이야. 아. 난 상무고 넌 신입사원인데, 같이 있는 게 눈치 보여서 그래? 신경 쓰지 마. 네가 엘진 딸이라 여기 들어온 거 사람들도 다 알 텐데, 뭐.”

 

 

 “시덥지 않은 소리 그만하고 할 말이나 해.”

 

 

 

 

 

 

 

 

 

 눈도 마주치고 싶지 않아 의자에 등을 기대어 앉자마자 본론부터 말하라며 재촉하자 여유롭게 웃는 주은빈이었다.

 

 

 

 

 

 

 

 

 

 

 

 “제이 말이야. 아무리 생각해도 아까워서.”

 

 

 “뭐?”

 

 

 “많은 연예인들을 만나봤지만, 걔만큼 잘생긴 앤 없었거든.”

 

 

 “그래서?”

 

 

 “나 주라고.”

 

 

 

 

 

 

 

 

 주은빈에서 나온 ‘제이’라는 말에 나도 모르게 고개를 돌려 주은빈을 쳐다봤고 내가 신경쓰는 게 보였는지 더 기고만장해져 뻔뻔스럽게도 말을 잇는 주은빈이었다.

 

 

 

 

 

 

 

 

 

 “야. 적당히 해.”

 

 

 “너 어차피 힘도 없잖아. 걔한테 무슨 일이라도 나면 지킬 수나 있겠어?”

 

 

 “.....”

 

 

 

 

 

 

 

 

 

 

 

 또 이 얘기다. 이 세계에 끼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는 내가, 이 세계에 뒤늦게 발을 딛은 내가 고작 신입이고 힘이 없고 약하다는 얘기.

 

 

 

 

 

 

 

 

 

 “근데 너도 느꼈겠지만, 이젠 엘진만으로 안 되는 게 있더라.”

 

 

 

 

 

 

 

 

 

 내가 재형이의 연락을 다시 피하기 시작한 것도 사실 이 이유 때문이었다.

 

 

 

 

 

 

 

 

 

 

 

 

 

 “네가 저번에 그랬지. 너보다 세냐고. 사실 그땐 네가 아무리 그래도 엘진의 딸이라 조금 겁먹었었거든. 근데 오늘 보니까 확실히 알겠더라고.”

 

 

 “.....”

 

 

 “그래봐야 넌 고작 엘진의 신입사원이고 난 방송사의 상무라는 걸.”

 

 

 

 

 

 

 

 

 

 엄마의 말처럼, 은호오빠의 말처럼, 주은빈의 말처럼 고작 신입사원인 내가, 나 스스로도 지키기 버거울 내가 재형이를 지킬 수 있을지 불확실했으니까. 아니, 솔직히 많이 불안했으니까.

 

 

 그래도, 그렇다고 해도 재형이를 다른 사람에게 부적절한 관계로 넘길 순 없었다.

 

 

 

 

 

 

 .....

 

 

 

 

 

 

 

 “제가 말 한마디, 행동 하나 잘못 하면 팀이 욕먹고 가족이 욕먹고 회사가 욕먹고 팬들이 욕먹고. 심지어 우리나라까지 욕을 먹으니까. 그게 너무 무서워요.”

 

 

 “.....”

 

 

 “은하님. 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

 

 

 

 

 

 

 

 

 내게 도움을 청한, 지켜달라고 내게 손을 뻗은 재형이를 나까지 져버릴 순 없었다.

 

 

 

 

 

 

 

 

 

 

 

 

 “그러니까 제이 나한테 넘겨. 너랑 있으면 너무 많이 다칠 것 같아서 불쌍해.”

 

 

 “개소리 좀 작작해. 되게 듣기 별로야.”

 

 

 “개소리?”

 

 

 

 

 

 

 

 

 

 내가 불안해한다는 걸 알면 이때가 기회다 싶어 물어뜯을 게 뻔했기 때문에 내 모든 감정을 애써 숨기고 대꾸하자 헛웃음을 지으며 내게 경고를 하는 듯이 말하는 주은빈이었다.

 

 

 

 

 

 

 

 

 

 

 “개소리인지는 짖어봐야 알지. 그렇게 주기 싫으면 있는 힘껏 지켜보든가.”

 

 

 

 

 

 

 

 

 

 

 

 그리고 그 웃음이 어이가 없어 입 꼬리를 올려 웃으며 더 차분하고 더 차갑게 대답하는 나였다.

 

 

 

 

 

 

 

 

 

 

 

 “너도 고작 신입한테 물어뜯기고 싶으면 어디 한 번 해보든가.”

 

 

 
작가의 말
 

 BGM: Marian Hill - Li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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