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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나를 사랑해 주세요
작가 : 블리
작품등록일 : 2016.10.15

한 여자가 주변 사람들에게 안좋은 일이 계속 반복되자 무당을 찾아간다.
무당의 말에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어쩔수 없이 냉정하고 완벽함을 추구하는
한 남자를 유혹하게 되는 이야기.

 
14화. 좋아하는 사람
작성일 : 16-10-23 18:17     조회 : 587     추천 : 0     분량 : 5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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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어이가 없는 듯 실소를 터뜨리는 하진.

 그러더니 무표정으로 돌아와 맘대로 하라고 하며 음악을 꺼버린다.

 뒷자석 문이 열리며 두 사람이 들어와 탄다.

 

 "자, 지우야 이거 먹어. 사장님도 좀 드리고."

 "응. 자, 하진씨도 먹어요."

 

 어느새 친해진 듯한 묘한 분위기의 두 사람 모습에 남직원이 의아해하고

 세경은 묘한 웃음을 짓는다.

 

 몇시간 후, 하진과 다경의 차가 어느 한 펜션 앞에 멈춘다.

 주차를 하고 짐들을 챙겨 안으로 들어선다.

 한 중년 남자가 이들을 반긴다.

 

 "다경이 왔구나. 어서와라. 어서들 오세요."

 

 편안한 미소를 보이며 사람들을 반겨준다.

 모두들 펜션 안으로 들어와 여자방 따로, 남자 방 따로 방을 배정받고

 짐을 풀고 있다.

 

 펜션 앞에 바다가 훤히 보인다.

 바다에 뛰어 놀기 편한 복장으로 갈아입은 뒤 바다로 향하는 사람들.

 바다로 뛰어가는 사람들 뒤로 하진은 근처 벤치에 앉아버린다.

 그 뒤로 다경이 하진의 옆에 앉는다.

 남은 사람들은 바다에서 놀기 바쁘다.

 

 "하진씨도 같이 놀지?"

 "됐어."

 "여기까지 와놓고는.."

 "너나 가서 놀아.

 "나도 됐어. 바다는 보는게 더 좋거든."

 

 나란히 앉아 잠시 아무말 없는 두 사람.

 바다에서 노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웃음 지어 보이는

 다경이 입을 연다.

 

 "다들 재미있게 노네."

 "..."

 "하진씨랑 바다오니까 너무 좋다."

 

 다경이 은근슬쩍 하진의 팔짱을 끼며 어깨에 기댄다.

 하진이 그런 다경의 행동에 불편한 듯 다경을 밀어낸다.

 

 "뭐하는거야."

 "하진씨랑 같이 꼭 한번 바다 오고 싶었어. 여럿이 오긴 했지만."

 "말했잖아. 난 너 안 좋아한다고."

 "그랬지. 근데 나도 말했잖아. 포기 안한다고."

 "그럴수록 너만 상처받아."

 "상관없어. 시간은 걸리겠지만 하진씨가 나 사랑하게 만들거야. 반드시."

 "최다경. 분명히 말하지만 내가 널 사랑하게 될일은 없을거다.."

 "..."

 

 냉정한 눈빛으로 다경에게 딱 잘라 말하는 하진.

 그런 하진을 씁쓸한, 그러다 무언가 결심한 듯한 눈빛으로 바라보다

 하진의 얼굴로 다가간다.

 그리고는 하진이 피할 새도 없이 순식간에 하진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맞댄다.

 하진의 목을 감싸안고 다경이 하진의 입술을 취한다.

 당황한 하진이 그런 다경을 밀어낸다.

 하진과 다경의 입술이 떨어지고.. 다경은 그런 하진을 슬픈 눈빛으로

 바라보는데..

 

 "하진씨 사랑해."

 "더이상 추한 꼴 보이지마. 너답게 굴어."

 "하진씨가 나다운게 뭔지 알고 그런 소리하는거야?"

 

 더이상 듣고 싶지 않았는지 하진이 일어선다.

 

 "그만하자."

 

 돌아서서 펜션 안으로 들어간다.

 하진의 태도에 속상하기만 한 다경이다.

 한편, 바다에서 실컷 물놀이를 하고 먼저 나와 젖은 옷을 이끌고

 펜션 안으로 들어오는 지우.

 

 "으..옷부터 갈아입어야겠다."

 

 펜션 입구에 비치되어 있는 수건으로 젖은 옷을 닦으며

 방으로 간다.

 방문을 여는데 맞은편에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지우가 놀라

 뒤를 돌아보는데 하진이 나온다.

 

 "어..언제 들어왔어요?"

 "얼마 안됐어."

 "저희랑 같이 노시지.."

 "물에 들어가 노는거 딱 질색이야."

 

 하진이 무표정한 얼굴로 대답하고는 냉장고로 향한다.

 지우가 가버리는 하진을 보고는 방으로 들어간다.

 욕실에서 샤워를 하고 나와 옷을 갈아입고는 침대에 앉는데

 배에 통증이 시린다.

 배를 만져보는데.

 

 "아침부터 왜 이러지.. 배탈이라도 났나.."

 

 그렇게 배를 만지작거리다 어느새 잠이 들어버린다.

 얼마나 잤는지 누군가 지우를 흔들어 깨운다.

 눈을 반쯤 뜨며 보면 세경의 얼굴이 보인다.

 세경이 웃으며 말한다.

 

 "잠을 왜 이렇게 오래 자? 얼른 일어나. 고기 구워 먹을거야."

 "으응..."

 

 기지개를 크게 해보이고는 일어나 방을 나간다.

 펜션 앞 마당에 한참 고기를 굽고 있는 직원들이 보인다.

 준희가 자신의 옆자리를 가리키며 지우를 부른다.

 

 "이리 와 앉아."

 "응."

 "무슨 잠을 그렇게 오래 자? 너무 곤히 자서 깨울수가 없더라."

 "그랬어? 바다에서 실컷 놀았더니 피곤했나봐."

 

 지우가 웃으며 앞에 놓여있는 맥주를 마신다.

 톡 쏘는 탄산에 목이 시원해지는 기분이다.

 맞은편에 앉아 있는 하진이 말없이 술을 마시고 있다.

 말을 걸어보려다가 이내 관둔다.

 

 "고기 진짜 맛있다, 그치?"

 "그러게."

 

 직원들이 떠들어대며 고기를 먹고 있고, 다경이 지우 옆으로 와 앉는다.

 지우에게 자신의 술잔을 내밀며 말한다.

 

 "지우야, 나 술 한잔 따라주라."

 "응."

 

 술을 따라주자마자 원샷을 해버리는 다경.

 그런 다경의 태도에 의아한 표정으로 바라보는데.

 그런 다경에게 준희가 말한다.

 

 "천천히 마셔요. 뭘 그렇게 급하게 마셔?"

 "이렇게 다같이 놀러오니까 기분이 좋아서 그래. 자, 지우야. 내 술도 한잔 받아."

 

 하며 지우의 술잔에 술을 따라주는데.

 그렇게 다경과, 지우, 준희가 잔을 부딪힌다.

 고기는 다 먹어가고 분위기도 무르익어 갈쯤, 여직원이 대뜸 외친다.

 

 "우리 진실게임해요!"

 "유치하게 무슨 진실게임이야."

 

 준희가 질색하는 표정으로 대꾸하자, 무시하는 듯 바로 시작하는 여직원.

 테이블 위에 소주병을 놓더니 있는 힘껏 놀린다.

 다들 긴장된 표정으로 소주병에 시선이 꽂힌다.

 탁.

 드디어 소주병이 멈추고 누군가를 향해 가리키고 있다.

 

 "첫 타자는... 대박.. 사장님이네?"

 

 하진에게 시선을 돌리는 사람들. 반면, 하진은 귀찮다는 듯 팔짱을 낀 채 눈을 감고 앉아있다.

 

 "자, 그럼 나 먼저 질문. 사장님 애인 있으세요?"

 

 또 다른 여직원이 기대된다는 눈빛으로 하진을 보며 묻는다.

 하진은 눈을 감은 채 바로 대답한다.

 

 "없어."

 "아..정말요? 다경씨랑 그런 사인줄 알았는데 아니었나.."

 

 하며 다경을 슬쩍 보는 사람들. 다경은 술을 마시며 하진을 쳐다보고 있다.

 그리고 유치하다고 해놓고는 기다렸다는 듯이 준희가 하진을 똑바로 바라보며 묻는다.

 

 "그럼 좋아하는 사람은요? 관심있는 사람이라던가..."

 

 준희의 목소리에 눈을 뜨고는 준희를 바라본다.

 준희의 차갑고 시린듯한 눈빛이 하진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다.

 하진의 입은 열릴 생각이 없는지 꾹 다물어져 있다.

 답답한 듯 남직원이 되묻는데 하진의 손이 술잔을 향한다.

 시선은 준희를 향해 있고 술은 하진의 입안으로 거침없이 들어가 버린다.

 

 "노코멘트 하겠다는뜻이죠? 왠일이야. 있다는 소리네?"

 

 여직원 둘이 흥분해서 속삭이고 있다.

 준희가 그런 하진의 태도에 한없이 표정이 굳어진다.

 다경은 씁쓸한 표정을 짓고 있다.

 하진이 좋아하는 사람이 누군지 알고 있는 지우가 무심결에 준희를 돌아본다.

 뭐가 불만인건지 얼굴에 차가움이 가득하다.

 하진이 대충 소주병을 돌린다.

 

 "어머, 이번에는 지우네?"

 

 세경이 한껏 신이 나서 지우를 바라보면, 준희가 대뜸 묻는다.

 

 "좋아하는 사람 있어?"

 

 돌직구를 날리는 준희의 질문에 다들 야단법석이다.

 새삼 진지한 준희의 눈빛에 약간 당황스러운 지우가 대답한다.

 

 "그런 거 없어. 안 좋은일 당한지 얼마나 됐다고.."

 "나한테까지 거짓말 하는거 아니지?"

 "어? 그럼. 당연하지."

 

 준희의 말에 웃으며 대답한다.

 준희의 표정이 그제야 조금 풀리는 듯하다.

 지우의 차례가 넘어가고 준희 차례가 오자 하진이 끼어들어 묻는다.

 

 "마준희"

 "네. 질문하세요."

 "니가 아는 사람이 너 좋다고 고백이라도 하면 넌 어떻게 할래?"

 "...."

 

 하진의 이상한 질문에 잠시 생각하는 듯 말이 없는 준희.

 그러다 대답한다.

 

 "아는 사람인데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 고백 받을거에요."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네."

 

 또박또박 대답하는 준희를 약간은 쓸쓸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하진이다.

 그런 하진의 눈빛을 전혀 느낄리 없는 준희가 다음 질문을 기다린다.

 그렇게 차례차례 질문이 돌아가고 어느덧 밤이 깊어졌다.

 다들 술에, 분위기에 취해 방으로 들어갔다.

 

 다들 잠들어 있는 깊은 밤, 뒤척이며 잠을 이루지 못하는 지우가

 조용히 방을 빠져나와 밖으로 나온다.

 시원한 바다 바람이 지우의 볼을 건드리고 스쳐간다.

 

 바다 앞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벤치에 앉아 어두컴컴한 바다를 바라본다.

 아무도 없는 그 공간이 좋다.

 

 "시원하다.."

 

 혼자 중얼거려보기도 한다.

 

 "이렇게 놀러와놓고 유혹은 해보지도 못했네.."

 

 아쉬움에 눈을 감고 바다 바람을 맡고 있는데 하늘에 울려퍼지는 소리.

 눈을 떠보는데 연인 둘이서 저멀리 폭죽을 터뜨리고 있다.

 하늘에 퍼지는 폭죽이 마냥 예뻐서 넋놓고 바라보고 있는데

 벤치 끝자락에 하진이 앉는다.

 

 "하진씨?"

 "혼자 있고 싶으니까 아는 척 하지 마라."

 

 그러더니 벤치에 기대어 눈을 감아 버리는 하진.

 그런 하진을 향해 묻는다.

 

 "그럼 다른 벤치에 앉지 왜 여기 앉아요?"

 "저쪽은 너무 멀고 또 저쪽은 저 커플이 차지했고.. 남는건 여기밖에 없잖아."

 

 양쪽을 번갈아 가리키며 짜증난 말투로 말하는 하진.

 차마 폭죽 터뜨리고 있는 커플이 차지한 벤치로는 갈 수 없었나보다.

 눈을 감고 말 걸지 말라는 태도에 그제서야 입을 다물었다.

 서로 말 없이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고 있는 두 사람.

 몇분을 가만히 앉아 있는데 그때, 하진이 입을 연다.

 

 "마준희 말인데..."

 "네?"

 

 준희 이름을 꺼내는 하진을 쳐다보는데 어느새 눈을 뜬 채 정면을 보고 있다.

 

 "마준희가 혹시 널 좋아하냐?"

 "네?"

 

 뜬금없는 소리에 하진을 쳐다만 보는데.

 

 "요즘 들어 나한테 하는 행동이나 말투가 좀 달라보여서.."

 "어떻게 다른데요?"

 "차갑게 대하는 것 같은데.."

 "준희가 하진씨 일 잘해서 멋있다고 되게 좋아하는데 설마 그럴리가요.."

 "마준희가 그래..?"

 "네."

 

 지우의 입에서 나온 뜻밖의 얘기에 놀라는 하진.

 지우가 작게 웃으며 말한다.

 

 "저랑 준희는 그냥 친구에요. 준희가 절 좋아한다면 그건 여자가 아닌 친구로 좋아하는걸꺼에요."

 "...."

 "여전히.. 같은 마음인가요..? 준희에 대한 마음이요.."

 "...."

 "고백도 못하고.. 힘들지 않으세요?"

 

 준희에 대한 마음을 알고부터 괜히 안쓰럽고 신경이 쓰이는 지우.

 그래서 그런 하진의 마음을 단념시켜볼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

 

 "고백같은거 안해도 좋아하는 마음은 내 마음이니까.."

 "준희 좋아하는거 힘들면 그만두고 나는 어때요?"

 "...."

 

 지우의 고백에 가만히 바라보는 하진.

 그런 하진에게 이어 말한다.

 

 "나 대단한거 안 바래요. 그냥.. 나를 사랑해 주세요.. 잠깐이여도 괜찮고 거짓이어도

 괜찮으니까.. 나를 사랑한다고 한마디만 해주세요.."

 "하.. 지금 니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고나 하는 소리야, 서지우?"

 "알고 있어요.. 미친 소리인거 알지만.. 나 한번만 사랑해 주면 안돼요..?"

 "취했어? 시답지 않은 소리냐고 대체.."

 

 황당한 얼굴을 하더니 못들은걸로 하겠다며 냉큼 돌아서 가는 하진을 지우가 따라 붙잡는다.

 지우의 눈빛이 간절하다.

 

 "나 취하지도 않았고 미치지도 않았어요.. 사정이 좀 있어서 그래요.. 그러니까..."

 "내가 동성 좋아한다니까 만만해보여? 다시는 그딴 소리 꺼내지마."

 

 하진이 지우를 뿌리치자 지우가 넘어진다. 걸음을 옮기는 하진을 올려다보며 일어나

 다시 붙잡으려 하는데 배에 통증이 느껴진다.

 배를 움켜잡고 그대로 쓰러진다.

 

 "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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