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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어느 고등학생의 청춘
작가 : 신수
작품등록일 : 2016.10.15

만사에 부정적인 고등학생이, 우연히 학교 제일의 미소녀가 운영하는 학생상담실에 들어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꿈上(7)
작성일 : 16-10-18 19:15     조회 : 475     추천 : 0     분량 : 5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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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 된 거예요.”

 “헐......”

 

 사정을 들은 내담자의 눈빛에서 불쌍함이 전해져왔다.

 

 “확실히 억울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네요... 전날에 말해줬다지만 지각 한 번으로 학기 내내 학교 끝나고 남아야한다니... 불쌍해라...”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어이가 없다니까. 담임 놈.”

 “담임선생님께 담임 놈이 뭐니? 취소해! 그리고 너가 지금까지 해온 게 있어서 그런 거지 하루 만에 결정된 게 아니잖아?”

 “...취소? 우리 엄마정도나 내가 재수 없는 말 했을 때 부정 탄다고 취소하라고 하는데 니가 우리 엄마도 아니고 웬 취소야?”

 “할 말 없으니까 넘어가는 것 좀 봐.”

 

 ...한심하다는 듯 보는 한여름의 눈빛에 자존심이 상했지만, 맞는 말이라 할 수 없었다.

 패할 싸움을 미련하게 하는 건 진짜 바보 같은 짓이니까...하하.

 

 “취소, 잔말 말고 하는 게 좋을 거야.”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말을 하는 한여름의 얼굴엔 미소가 가득했지만,

 

 “야... 무섭다. 눈이 안 웃잖아...”

 “취소해.”

 “...취소. 됐냐?”

 “잘했어.”

 

 ...하란 대로 하긴 했지만 지가 뭔데 나보고 취소를 하래...

 

 억울하다.

 

 얼마나 억울하냐면, 재수 없는 말하면 부정 탄다느니, 웃으면 복이 온다느니, 입 벌리고 다니면 복 달아난다느니 하는 비과학적인 것들은 대국민차원에서 자발적으로 사용을 자제하는 게 좋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억울하다.

 으...... 조만간 반드시 박살낸다.

 내 중요한 두 쪽을 걸고.

 

 “뒤에서 대통령도 욕하는 세상이구만 꼴값 떨긴...”

 

 들릴락 말락 한 소리로 작게 중얼거렸다.

 

 “뭐라고?” “네?”

 “아냐.”

 “자. 하던 얘기로 돌아가서!”

 

 상대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는지 한여름이 다시 본론으로 돌아갔다.

 

 “소은씨.”

 “네?”

 “그러니까 꿈을 위해 노력하면서 열심히 보내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 그러다가 행여나 남들한테 뒤쳐질까봐 걱정이 돼서 여기 왔다, 이거죠?”

 “그렇죠.”

 “음... 전 우리 나이 또래는 꿈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꿈을 가지는 걸 설득하는 쪽으로 말할게요. 괜찮죠?”

 “당연하죠! 제가 원하는 게 이거였어요! 감사합니다~”

 

 한여름은 감사인사를 듣자 기분이 좋아졌는지 살짝 입꼬리가 올라갔다.

 

 “좋아하는 과목은 딱히 없다 했고... 그럼 잘 하는 거나 좋아하는 거는요? 과목 말고요! 공부가 아니어도 괜찮아요!”

 “음...”

 

 안소은은 잠시 생각해보는 시늉을 하더니,

 

 “잘 모르겠어요...”

 

 얘기를 대충 들어보니까, 안소은과 나는 이런 면에서 꽤 닮은 것 같다.

 하지만 이건 비단 나뿐만이 아니라, 아마 과반수의 고등학생들이 자기가 뭘 잘하고 뭘 좋아하는지 모를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선배들은 꿈 있으세요?”

 

 한여름은 자랑스럽다는 얼굴을 하며 대답했다.

 

 “상담사요. 제가 여기 실장인걸요~”

 

 묻자마자 나온 대답에 안소은이 눈을 반짝였다.

 

 “우와아~ 멋지네요 선배!! 리한선배는요?!”

 

 아깐 리한선배...? 더니 5분도 안돼서 리한선배로 굳어진 거냐...

 적응력 하나는 끝내주는 것 같구나 너.

 얘도 태평양 타입인가...

 

 “난 없는데?”

 “그러시구나~”

 

 자기 물음에 반하는 대답을 했는데도 딱히 실망스럽다는 표정도 아니었다.

 

 “하긴... 제 친구들 중에도 하고 싶은 거 있다는 애는 진짜 별로 없어요. 다 공부만 하고... 여름선배랑 제가 특이한 거지. 그쵸 선배~?”

 

 안소은이 동의를 구하는 것처럼 한여름을 정면으로 응시했다.

 아마 한여름도 분명 비슷한 말 하겠지.

 이상하리만치 낙관적이니까.

 

 “네. 제 친구들은 저보고 완전 별종이래요.”

 

 역시, 내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한여름은 고개를 끄덕였다.

 

 “뭐, 아마 하고 싶은 거 있어도 웬만큼 안 친한 이상 말 안할걸?”

 

 내 말에 흥미롭다는 반응을 보이는 두 여자.

 

 ‘어디 한 번 날 자극해봐’하는 표정들을 짓고 있군 그래.

 

 “웬만큼 공부 잘하는 게 아닌 이상 의사, 판검사, 변호사 같은 사짜 직업 할 거라고 하면 ‘니가?! 너 주제에?‘ 하는 반응이잖아? 또 예를 들어... 빵집 한다고 하면 ’아 그, 그래...‘ 하면서 속으론 비웃는 반응일 테고.”

 “빵집창업에 관심 있으신가 봐요.”

 “아니 멍청아. 그냥 예시잖아.”

 “힝. 죄송해요...”

 “얘! 멍청이가 뭐니? 취소 안 해?”

 “......취소.”

 

 처음 만난 날부터 느꼈던 거지만 노려볼 때의 눈빛이 매섭다.

 예쁘니까 더 무섭다고나 할까.

 살짝 모순적인 말이지만 사실이 그런 걸 어쩌겠는가.

 나도 모르게 굴복하게 만드는 눈빛이다.

 욕 더 듣기 전에 말을 마무리했다.

 

 “아무튼, 그렇다고.”

 

 내 의견에 공감은 하는지 상담사와 내담자는 고개를 위아래로 흔들어 보였다.

 특히 한여름에게 공감을 받다니, 마치 내 호적수가 공개적으로 날 인정하는 발언을 한 것 같은 기분이다.

 

 야호-

 

 “...맞아요. 저도 그런 남의 꿈을 짓밟아버리는 행위는 금지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멍청이는 아니지만!”

 

 안소은은 원탁은 탕! 치며 큰소리로 외치더니,

 

 “요즘 사람들은 꿈이 없네요...... 저도 없지만요. 헤헤.”

 

 금세 흥분이 가라앉았는지 나직이 읊조리며 자리에 앉았다.

 웃고 있지만 표정에선 왠지 모를 씁쓸함이 느껴졌다.

 

 “그건 당연한 거지.”

 “네?”

 “할 말 있니?”

 “응.”

 “그래. 하렴.”

 

 한여름이 허락을 내려줬다.

 아니지, 나랑 얘는 거의 동등한 입장이니까 허락이라고 하기 보다는 음... 발언권이라고 하는 게 좋겠군.

 발언권도 얻었겠다, 자신 있게 말이 나갔다.

 

 “꿈은 낭비고, 사치지.”

 

 계속해보라는 듯, 끄덕.

 

 “...아까도 말했지만 요즘은 꿈같은 거 없는 애들이 훨씬 많아. 근데 그게 왜 당연하냐. 왜냐하면 일단은 꿈 가질 시간이 없잖아. 아니, 관심사 만들기도 힘들지. 대다수 애들이 학교 갔다 학원 갔다 집에 와서 씻으면 11시지. 폰 좀 하다보면 금방 잘 시간이야. 보통은 다 이렇게 살아. 이렇게 안사는 애들도 물론 있겠지만, 최소 이 정도는 해야 따라갈 수 있거든. 이 정도는 해줘야 남들처럼 평범하게 회사도 들어가고 할 수 있거든. 취미 만들 시간도 모자란데, 하고 싶은 직업이 있는 게 이상한 거지. 쓸데없이 꿈 찾다가 경쟁에서 낙오되는 것보단 공부 좀 해놓고 나중에 적성을 찾는 게 훨씬 낫다고 생각해.”

 

 ......원래 생각했던 말보다 몇 배나 더 해버렸다.

 

 “그건 아니지.”

 

 역시 바로 반박이 들어왔다.

 

 “뭐가?”

 “그건 너의 생각일 뿐이야.”

 “선배생각은 어떤데요?!”

 “꿈은 재산이자 경쟁력이지.”

 “왜요?!”

 “꿈이 있는 사람은 동기부여가 되어 있고, 하나의 목표를 딱 정해놓았기 때문에 나아가야할 길이 아주 뚜렷해. 물론 너가 말한 것처럼 꿈을 가지기 힘든 세상이지만 일단 한 번 가지면 자신만의 방향을 갖게 되는걸! 자동차회사에 들어가고 싶어 하는 사람이 꿈을 이뤘다고 해보자.”

 “응.” “네.”

 “아무래도 취업난 때문에, 아니면 연봉이 높으니까 자동차회사에 들어온 사람들이 많겠지? 이 사람들은 이러이러한 회사원이 되고 싶다, 혹은 될 것이다 하는 목표와 비전이 없어. 업무효율부터 차이가 날 거라는 건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지. 또 마인드에서도 차이가 날 텐데, 회사원이 꿈이 아니었던 사람은 난관이 닥칠 때마다 쉽게 포기하고 좌절할 가능성이 크지만, 자동차 만드는 게 꿈이어서 어려서부터 노력해온 사람은 그럴 확률이 훨씬 적지. 여기까지 동의해?”

 “네!”

 “......”

 

 한여름은 날 힐끗 보더니 안소은 쪽으로 눈을 놀리고 말을 이어갔다.

 

 “삶의 만족도도 당연히 높은 테고 꿈을 이루었다는 성취감도 크겠지. 노력하면 안 되는 게 없다는 훌륭한 생각도 가지게 될 테고. 그런고로, 난 오래 걸리더라도 꿈을 찾는 게 훨씬 낫다고 생각해. 길게 본다면.”

 “우...우와...”

 

 안소은은 어렸을 때부터 호들갑떠는 학원이라도 다녀왔던 건지, 입을 헤 벌렸다.

 

 “...너무 오그라드는 말이었나...? 아하하...”

 

 지가 말해놓고 어색한 웃음 짓기는.

 꿀밤 한 대 때려주고 싶네.

 

 “아뇨! 너무 멋있었어요! 역시 꿈 찾기를 하는 것도 괜찮겠어요! 사실 리한선배 말 듣고 잠시 흔들렸거든요... 흔들렸던 저를 반성합니다!”

 “그렇게까지 띄워줄 필요는 없어요 소은씨... 누구나 한 번쯤은 해볼 만한 생각인 걸요~”

 “그래도요!”

 “그래서, 어떻게 생각해?”

 

 한여름은 의기양양해 보였다.

 하지만 저건, 긍정론이다.

 그것도 극도로 치우쳐진 긍정론.

 평생 실패 없이 살아온 사람 정도나 저 말에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그건, 너무 낙관적인 생각이지.”

 “어떤 면이?”

 “일단 꿈을 찾는 게 어렵다는 건 너도 동의할 거야. 니가 아까 말했듯이.”

 

 부정하지는 않겠다는 건지 한여름의 고개가 위아래로 왕복했다.

 

 “그건 동의해.”

 “물론 운 좋게 딱 적성에 맞고 잘할 수 있고 재밌는, 그런 완벽한 일을 찾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 하지만 그런 사람은 분명 드물 거야. 장담해. 아까 내가 말했듯이 취미를 가지기도 어려운 세상이니까. 동의해? 보통 사람들은 그게 힘들어서 그냥 관둔다고.”

 “음... 부분적으로는.”

 “으으음... 복잡한 말이네요...”

 

 ...한국인 맞나? 아니면 어렸을 때 외국에서 살다 왔나...

 

 “...요점만 말해줘?”

 “헤헤...네!”

 

 멍청하긴.

 

 “...하고 싶은 일을 찾는 건 너무 힘들고 리스크도 커. 그리고 운 좋게 꿈을 찾아도 문제야. 어느 정도 해보지 않고는 잘할 수 있을만한 일인지 판단하기 어렵지. 아무리 뭔가를 좋아해도 그냥 좋아하기만 해서는 먹고 살 수 없잖아? 만약 그 일을 접게 되면 패배자 정신도 마음가득 깃들 테고, 그때까지 낭비한 시간이 어마어마할 텐데 그때 가서 되돌리기엔 너무 늦지 않겠냐? 한여름 니가 말한 건 드문 케이스인 거 같은데.”

 “음... 듣다보니 또 그럴듯하네요...”

 

 안소은이 턱을 괸 채 ’나 고상한 생각중입니다~‘ 표정을 지었다.

 이해는 했는지 심히 걱정된다.

 

 “네 말도 일리는 있어.”

 

 한여름이 입을 열었다.

 

 “확실히 내가 좀 전에 말한 다 잘 풀리는 케이스는 많지 않을 거야. 그런데 그건 꿈을 찾는 사람들이 애초에 적기 때문에 그런 것 같아. 내 주변 케이스를 보면 대학에 가서야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게 뭐지... 하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무지 많더라구. 솔직히 그때 가서 그런 고민하는 건 늦잖아. 만약 그 사람들 중에 절반만이라도 고등학교 때 진지하게 고민해봤다면 꿈을 가진 채 원하는 대학, 원하는 학과에 들어가는 사람들이 지금보다 훨씬 많지 않겠어? 그러니까 내가 하고 싶-”

 “꿈 찾는 게 이득일지 손해일지를 말하고 있는 건데 뜬금없이 뭔 대학소리를 하고 앉아 있어?”

 “...이제 그 말 하려고 했거든...? 사람 말을 끝까지 들어줄래?”

 “아 예.”

 

 한여름은 못마땅한지 얼굴을 살짝 찌푸렸지만 곧 하던 말을 계속했다.

 

 “그러니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고려해야할 게 많은 대학생 때보다는 비교적 여유가 있는 중고등학생 때 꿈을 찾아보는 게 훨씬 낫다는 거야. 너가 말한 리스크도 적구.”

 “시간이 없다니-”

 “학교 쉬는 시간 10분을 활용해서 자격증 따시는 선생님 분들도 계셔. 찾아보고자 하는 마음만 있다면 시간은 충분히 있어.”

 “그러니까 그게 손해라고.”

 “왜?”

 “그럴 시간에 공부나 하는 게 낫다니까?”

 “또 뭐가...”

 

 한여름은 살짝 질렸는지 더 이상의 이런 대화를 꺼리는 것 같았다.

 안소은은 아까부터 ‘뭔 소리들 하는 거지...’ 하는 표정이고.

 그래도 할 말은 해야지.

 남자가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베야하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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