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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종결] 범죄 은행 (이상 가면)
작가 : 셀폽티콘
작품등록일 : 2020.7.31

당신이 할 수 있는 사소한 범죄를 저축합니다.
당신이 원한다면 범죄를 출금할 수도 있습니다.
현금으로
혹은 또 다른 범죄로...

 
3. 빅뱅
작성일 : 20-08-04 12:22     조회 : 361     추천 : 3     분량 : 70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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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1 폭발

 장소 : 미러 건축 설계 사무소. 총 2층 건물

 인명 피해 : 사망 없음, 부상 1명

 상황 : 경영난으로 1달 정도 비워 둔 건물.

 세부 사항 : 2층에서 폭발이 일어남. 지나가던 행인이 2층에서 떨어진 파편에 팔과 어깨를 맞아 입원. 특별한 폭발물은 확인되지 않음. 화재 원인은 전기 누전으로 추측됨

 

 제 2 폭발

 장소 : 골드 레드 카페

 인명 피해 : 사망 0명 부상 3인

 상황 : 스터디카페로 8개월 전부터 영업 시작. 총 7층 건물 중 2층.

 세부 사항 : 창문으로 가려 있는 베란다에서 이유를 알 수 없는 폭발이 있어나, 창문 주위에 앉아 있던 세 사람이 다침. 두 사람은 50대 여성으로 일행. 남은 한 사람은 30대 남성

 

 제 3 폭발

 장소 : 나래 슈퍼 앞 쓰레기통

 인명 피해 : 없음.

 상황 : 오래된 동네 슈퍼

 세부 사항 : 슈퍼 앞에 앉아 낮술 하던 두 명의 동네 여자가 놀람. 쓰레기통 내부의 휴대용 부탄 가스통이 폭발한 것으로 보임.

 

  윤선의 보고서가 모두에게 전달된 후, 사람들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대신에 골똘한 표정으로 보고서의 내용들을 읽고 다시 읽고 있을 뿐이었다.

  검경 합동 조사반의 총 책임자를 맡고 있는 김 검사가 먼저 고개를 들어 나머지 네 사람을 쳐다보았지만 누구도 그와 눈을 마주 치지 않았다.

 

  “야, 뭔 폭발이 이렇게 많아?”

  먼저 말을 꺼낸 사람은 1과에서 파견된 박이었다. 그는 언제나 과격한 말과 행동으로 문제를 몰고 다니는 형사였다.

  사람들은 그의 성에 선생님이라는 말을 줄여서 ‘빡쌤’이라고 불렀다. 동료에게도 선생처럼 잔소리가 많은 성격 탓도 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그와 함께 일하게 되는 동료들은 지독한 일벌레가 되야 한다는 의미가 더 강한 별명이었다.

  그런 그의 시선이 윤선을 향하고 있었다. 조사의 신뢰성을 묻고 있는 듯한 태도였다.

 

  “우리나라는 평균적으로 하루에 여덟에서 아홉 건 정도의 크고 작은 폭발이 보고되고 있다는데요.”

 

  “그러지. 그 정도 폭발은 쭈욱 있어 왔지. 형사가 말이야, 그런 것도 몰라가지고…….”

 

  깔끔하게 정돈된 머리를 쓰윽 쓰다듬으며 2과의 마빡 형사가 끼어들었다.

  털을 사랑하고,

  털과 함께 숨을 쉬며,

  털을 위해 삶을 바칠 각오가 되어 있는,

  형사과 3빡의 첫째 빡샘.

  그와는 정반대로

  몸에 난 털이란 털은 모조리 밀어버려야 직성이 풀리는

  둘째 마빡이었다.

  털에 대한 태도에서 알 수 있듯이 둘은 뭐든 생각이 정반대여서 사사건건 부딪히기 일쑤였다. 수사과를 서로 갈라 배치한 것도 그런 이유였다.

  하지만 범인을 잡아들이는 데는 둘 다 한치의 양보도 없는 사람들이었다.

  검거 실적은 언제나 1,2 등을 다툴 정도였다. 그런 그들이 한 팀에 모였다는 건, 내부 분쟁 따위보다는 무조건 이상가면을 잡아야 한다는 위쪽의 의지가 반영되었다고 보아야 했다.

 

  2과 김 반장이 마빡 형사를 제지했다.

  당장이라도 일어서 빡쌤의 멱살이라도 쥘 것 같은 그의 태도가 조금 누그러졌다.

  빡쌤 역시 얼굴이 울그락불그락이었지만 숨을 꾸욱 삼키며

  ‘휴우’

  했다.

  한 번은 봐주마.

  뭐 그런 표정이었다.

  이 이상한 긴장감에 놀란 건 김 검사였다.

 

  “시, 신기하게도 세 장소 모두 이상과 관련이 있어 보이는군요. 특히 두 번째 장소는 아주 독특해요.”

  그는 이 일촉즉발의 분위기를 바꿔보려는 듯 말을 꺼냈다.

 

  “미러는 거울이니까 그렇다고 하고, 나래는 날개하고 비슷하니까 그렇다고 해도 두 번째 장소가 왜 연관이 있다는 건지는 모르겠는데요.”

  김 반장이 으르렁거리는 마빡 형사의 머리를 계속해서 짓누르며 말했다.

  빡쌤이 그의 말에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

  ‘너는 어떻게 생각하냐, 이상 전문가?’

  정도의 표정으로 윤선을 돌아보았다.

  하지만 그녀가 이상에 대해 아는 건 많지 않았다.

  그가 쓴 소설 중에 ‘날개’라는 띄어쓰기 없는 소설이 있다는 거하고,

  그 소설 책 안에 누군가 졸라맨을 낙서로 그려놓았다는 사실……,

  그리고 그걸 읽으려고 애쓰면 애쓸수록 엄청난 잠이 온다는 사실뿐이었다.

 

  “어쩌면 그것도 몰라요? 제목이 ‘골드레드’라잖아요.”

  그렇다고 기죽을 윤선은 아니었다. 나중에 어떻게 되더라도 일단은 그냥 치고 나가고 보는 것이다. 여장부라면 그 정도는 되야…….

  꽝.

  “거 왜 동료를 괴롭혀요? 아, 골드레드라잖아요?”

  마빡 형사가 이번엔 자신의 책상에 머리를 꽝 박으면서 소리쳤다.

  그의 눈깔이 당장이라도 튀어 나올 것처럼 빡쌤을 노려보고 있었다.

  경찰청 옥상에서 우열을 가리겠다고 6시간을 싸우고도 승부를 내지 못했던 두 사람이었다.

 

  “그니까 그게 뭐냐고 이 새끼가…….”

  빡쌤이 참지 못하고 버럭 몸을 일으켜 세웠다.

 

  “네, 그러니까 골드는 금이고, 레드는 홍인데……. 합하면 금홍입니다. 금혼은 이상이 사귀었던 여성의 이름이거든요.”

  이번에도 김 검사가 둘을 말리듯 소리쳤다.

 

  휴우…….

  대충 찍어본 골드레드가 그런 뜻이라는 사실에 안도하면서도 윤선은 쏟아져 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뭐어, 금홍? 그것도 여자 이름이?

  개에 촌스럽다.

 

  “금홍이는 나도 알지. 영화도 있었고, 이상이 그 여자랑 술집을 차렸던가 카페를 차렸던가 그랬지 아마.”

  빡쌤이 혼잣말처럼 되뇌었다. 그러면서도 그런 건 좀 알려 주지 그랬냐는 듯이 윤선을 힐끔거렸다.

  하지만 윤선은 휙 고개를 돌려버렸다.

  ‘그러게 누가 여기 끌고 오라고 했냐고요.’

  하는 표정.

  조사하고 있던 사건이 쫑나서 사건 종결하고, 이틀 쯤 자유를 누리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었다. 그런 이유로 1과에서 유일하게 한가한 형사가 자신뿐이라는 것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그래도

  자신을 여기 끌어들이기 위해 그가 한 짓은 정말 비겁했다.

 

  - 야, 너 이상이라고 알아? -

  - 무슨 이상요? -

  - 왜? 시도 쓰고 소설도 쓰고 30년대 똘아이라던데 -

  - 아, ‘날개’ 쓴 그 시인이요? -

  - 너 잘 알아? -

  - 고등학교 때, 걔에 대한 논문 꾀나 읽었죠. 한 백편 읽었나? -

  느닷없이 빡쌤이 자신에게 물어 본 것은 그게 전부였다.

 

  윤선의 입장에서 태어나서 처음 빌려 본 책이 이상이었으니까, 이상을 안다고 말한 건 당연하지 않느냔 말이다. 거기다가 약간 기죽지 않으려고, 도서관 남자의 말을 얼떨결에 따라했을 뿐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게 이 특수본부에 이상 전문가랍시가 자신이 배정된 이유가 된 것이다.

 

  “그래 이상 전문가로서 넌 쟤들 중에 어디에 뱃지가 있을 것 같냐?”

  빡쌤이 다시 윤선에게 물었다.

 

  “저곳들이 어떻게 이상과 연관되어 있는지를 설명하는 거라면 제 일이에요. 하지만 어디에 있는지 결정하는 건 서로 의논해야 하는 거 아닐까요?”

 

  캬, 이 놀라운 처세술.

  자신이 말해 놓고도 윤선은 자신의 임기응변이 놀라웠다.

 

  “그래? 그렇긴 하지. 좋아. 그럼 좀 자세히 설명해 볼래? 저 장소들하고 이상이 어떻게 연관되어 있다는 거냐? 야, 나는 솔직히 잘 모르겠거든.”

 

  쾅

  “다 이상과 연관이 있다잖아욧! 형사가 말이야, 그런 것도 몰라가지고 말이야…….”

 

  닥치고 뛰어다닌다가 모토인 마빡 형사였다. 그는 좀처럼 뭔가를 알려들지 않았다.

  그냥 범인은 거기 있는 거고. 그는 거기 가서 잡기만 하면 그만인 것이다.

 

  이상에 대해 아는 게 없으면서 전문가가 되어 버린 윤선으로서는 그가 있는 게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까 이상은 건축학과를 나왔어요. 그 다음 이상은 어린 시절에 백부의 집에 양자가 되거든요. 그 후 그 집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는지 늘 혼자서 거울을 가지고 종이를 태우며 놀았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의미에서 제 1 폭발의 미러는 거울이며, 건축 설계 사무소라는 연관성을 가진 것 같아요.”

 

  이번에도 김 검사가 퍼뜩 끼어들었다. 아무래도 부잣집 도련님으로 자란 김 검사에게 이런 험악한 분위기는 감당하기 어려운 모양이었다.

  그가 잠깐 말을 멈추고 윤선을 돌아보았다. 그녀에게 말할 기회를 주려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녀는

  계속 하시죠.

  하는 표정으로 고개를 저어 주고는

  팔짱을 낀 채 눈을 감았다.

 

  “…… 둘째 폭발이 있었던 곳은 카페인데, 성인이 된 이상이 주로 전전했던 곳이 주로 카페였어요. 그리고 카페 여급이었던 금홍이와 살림을 차렸었죠. 그러니까 첫째 장소와 마찬가지로 둘째 장소도 이상과는 두 가지 연관성이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셋째는 시인이던 이상이 처음으로 지어 발표한 소설이 있는데, 그게 ‘날개’였거든요. 아시다시피 ‘나래’는 ‘날개’의 고어니까. 그런 의미로 서로 연관이 있는 것 같아요.”

 

  “검사님, 정말 똑똑하시네요. 말씀하신 그대로에요. 어때요? 빡쌤 더 설명이 필요하신가요?”

  윤선이 검사의 발표 끝에 말을 붙였다. 유일한 여성 형사여서인지, 이상 전문가라는 칭호 때문인지 김 검사의 얼굴에 홍조가 올랐다.

 

  “아, 아냐. 충분해. 생각해 보니까. 오래 돼서 그렇지 나도 알던 내용이기도 하고……”

 

  “이건 뭐, 내가 낄 자린 아닌 모양이구만, 이상이니 문학이니 이런 건 손 놓은 지 하도 오래되나서 말이지. 암튼 그래서 이 폭발이 모두 그 정신병자가 일으킨 폭발이라는 말인가?”

 

  당황하는 빡샘과 달리 김 반장이 대화에 끼어들었다. 빡쌤의 대화만 나오면 당장 자리를 박차고 일어날 기세인 마빡을 달래려는 심사였다.

 

  “그럴지도 모르죠. 하지만 뱃지는 하나였죠.”

  다시 김 검사가 말했다.

 

  “그 세 번째 슈퍼 말인데……, 그건 아니지 않겠어요. 다친 사람도 없고, 폭발이 있었던 곳도 슈퍼가 아니라 그 앞의 휴지통이라니까. 그리고 슈퍼도 뭔가 사람들의 주목을 끌기에는 너무 낡았어. 이름도 날개가 아니라 ‘나래’라며?”

  빡쌤이 또 윤선을 쳐다보며 말을 마무리했다.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다른 두 곳에 비해 이상과의 관련성이 낮아 보이는 건 사실이에요.”

  김 검사가 거들었다. 그러더니 다시 김 검사가 윤선을 쳐다보았다. 정말이지 이상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윤선으로서는 빡칠 것 같은 눈초리들이었다.

 

  “저는 생각이 달라요.”

  그렇게 말한 건 뭔가 알아서 한 말이 아니었다. 그래도 이상 전문가로 이 자리에 있는데, 그냥 ‘그렇군요.’ ‘아아!’ 따위의 대답만 하고 있어서는 안 될 것 같았던 것이다.

 

  “이상의 시는 일반적인 발상을 뛰어 넘는 아주 기묘한 것들이에요.”

  윤선은 자신이 보았던 졸라맨의 모습을 떠올리고 있었다. 강하게 달려들고 있는 졸라맨. 똥침 준비 → 발사. 하면 슈육하고 육체를 관통하는 기발함…….

 

  “그럼 슈퍼에 기발한 뭔가가 숨어 있다는 건가? …… 그게 뭔데?”

  김 반장이 진지한 표정으로 물었다.

 

  “아니, 슈퍼에 기발함이 숨어 있다는 건 아니지만……. 슈육, 육체를 관통하는 기발함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정 형사님의 말씀이 맞긴 해요. 하지만 그 가면 사내가 말했던 뱃지는 우리가 꼭 획득해야 합니다. 누군가의 손에 들어가기 전에 말이죠.”

 

  꽝.

  “무조건 제가 잡아 오겠습니다.”

  마빡이 머리를 박으며 소리쳤다.

 

  “그럼 어쩌죠?”

  빡쌤이 김 검사를 바라보았다.

 

  “일단 우리도 세 팀으로 나눠서 움직이죠. 저는 둘째 폭발 장소로 가 보고 싶습니다.”

  김 검사의 제안이 끝나기도 전에 빡쌤이 손을 번쩍 들었다.

  “저도 둘째 장소!”

 

  빡쌤이 김 반장을 돌아보았다.

  “저는 첫째 장소를 돌아보죠. 배 형사는 우리 정 형사님과 함께 셋째 장소로 가지. 검사님은 아무래도 현장 경험은 많지 않지만 박 형사가 있으니까 걱정할 것 없고, 아무래도 여형사 혼자 움직이는 건 그렇기도 하고…….”

 

  여 형사가 어쩌고 어쩐다고?

  윤선이 젤 싫어하는 게 여 형사 어쩌고 차별하는 말이었다. 자신도 비위가 좀 약해서 그렇지 어떤 강력 범죄의 범인이라도 일대 일로는 다 제압할 자신이 있었다.

 

  “아니에요. 세 번째 장소는 아무래도 개연성도 부족하고, 저도 좀 더 알아보고 싶은 것도 있으니까, 마빡 형사님은 반장님하고 함께 첫째 장소로 가세요.”

  마빡 형사가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정말 더 알아 볼 게 있으신 건가요?”

  김 검사가 윤선을 쳐다보았다.

 

  “쓰레기통 속에 뱃지가 있진 않겠죠. 하지만 짚이는 게 있거든요. 지금 말씀드리기는 좀 그렇고 좀 더 알아보고 싶어서요. 정말 괜찮으니까. 제 말씀대로 하시죠.”

  윤선이 차분하게 말을 마무리했다.

 

  “좋습니다. 정 형사님 말씀대로 하죠. 일단 이건 놈들의 말대로 범죄 은행과 관련된 수사입니다. 오늘부로 우리는 은행, 그러니까 뱅크에 관한 수사를 시작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사건 명은 ‘빅뱅’으로 하겠습니다. 폭발이나 큰 은행 정도의 의미니까 그렇게 이해해 주시면 되겠습니다.”

 

  빅뱅. 이름이 맘에 들었다. 아이돌 가수 이름 같이 느껴지기도 했으니까.

 

  “일단 사건 장소에 도착하시면 폭발 원인들 철저하게 조사해 주시고, 폭발 관련 인물들이 뱃지를 습득한 것이 있는지 조사해 주십시오.”

 

  김 검사의 똑똑한 지휘 탓에 생각보다 쉽게 수사 방향이 결정되고 있었다.

  윤선은 오랜만에 현장을 맡게 되었다는 부담감과 설렘으로 잠시 화장실을 들렀다. 쉼 호흡을 크게 한 번 하고, 잘 하자, 따위의 자기 다짐을 하고 있을 때였다. 주머니 속에서 핸드폰이 삐리링 알람을 주고 있었다.

 

  ‘빌려 가신 책의 반납 기간이 오늘까지입니다.’

 

  벌써 이주일이 지났다고? 윤선의 머릿속을 휙 스치고 지나가는 남자의 얼굴. 이제부터라도 이상 전문가로 제대로 활동하려면 아무래도 남자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생각이었다.

 

  꾹 꾹 꾹 꾹.

 

  “거기 도서관이죠?”

 

  “네. 무슨 일이신가요?”

 

  전화기 너머의 여자는 임산부임이 틀림없었다.

 

  “거기서 젤 어려운 책, 빌린 사람이거든요..”

 

  “…….”

 

  “아니, 암튼, 거기 알바 하시는 남자분 있죠? 그분 꼭 만나고 싶어서 그러는데요…….”

 

  “그 분 방금 퇴근 했거든요?”

  갑자기 임산부의 목소리가 사나워지고 있었다.

 

  “어, 그럼 안 되는데……. 그럼 혹시 그 분 전화번호라도…….”

 

  “야! 여기 도서관이야. 너네 연애하고 그러는데 아니라고, 궁금하면 직접 물어 보든지……. 내가 뭐 중매쟁이야? 정말! 요즘 여자애들은 자존심이 없어, 자존심이.”

 

  딸깍

 

  아니 내가 언제 연애 한다고 했냐? 그냥 물어 볼 게 있다고, 물어 볼 게.

  정말 짜증나는 임산부였다. 어쨌건 큰일이었다.

  남자는 수요일만 나온다고 했고, 임산부는 그의 전화번호를 알려주지 않은 기세였다. 이대로 남자를 만나지 못한다면 일주일 동안 도저히 이상에 대한 전문가 노릇을 잘 해낼 자신이 없었다.

  윤선은 서랍 속에서 수갑을 꺼내 주머니 속에 넣었다.

  윤선은 다짜고짜 도서관으로 차를 몰기 시작했다. 다시 한 번 남자의 전화번호를 물어서 알려 주지 않으면 수갑을 덜컥 채워서 겁을 줄 생각이었다. 원래 똘아이들은 겁이 많은 법이니까.

 

 
작가의 말
 

 자신감 급 하강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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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바다라 20-08-04 13:47
 
이상 전문가 시점과 일반 독자 시점에서 지루하지 않게 잘 버무리시면 될 것을 급하강까지 갈 필요있나요~홧팅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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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삼일 20-08-06 10:57
 
빡빡이로 재미를 더하셨군요.
재밌는 추리소설 건필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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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별 20-08-10 21:22
 
* 비밀글 입니다.
     
자신만의 이미지를 등록해보세요
셀폽티콘 20-08-11 12:59
 
여기서 글 올려 보는데...
쓰레기로 전락하면 오타 고쳐봐야 뭐하겠어요.
혹시 잘 되면 그때 부탁드려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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