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길이 탄 자동차가 주차장을 빠져나갔다. 성현은 미령을 안 듯 어깨를
두르고 눈물을 닦아주었다. 미령이 애절하게 봤다.
"미안해.. 미령아..."
허탈한 미령이 어깨에 두른 팔을 치웠다.
"역시... 넌 이기적이야..."
"미령아..."
"이해해달라고? 어떻게 그렇게 말하니..."
"내 목표달성이 코 앞에 와 있는데... 이제와서 모든 포기하라고?"
"그렇게 중요하니... 너의 비참한 과거가 뭐가 자랑이라고 복수하려 드
는 거야!"
성현의 손바닥이 미령 뺨을 세차게 쳤다.
허.. 어이없는 듯 미령이 붉게 든 뺨을 만지고 성현을 노려봤다.
"그 아인 내 아이가 아냐! 날 찾아오지마..."
성현이 뚜벅뚜벅 걸어갔다.
당장 눈물이 터질 듯한 미령이 그의 뒷모습을 볼 뿐 붙잡지 못했다.
"니 복수가 결국에 니 목을 벨 거야......"
미령도 돌아섰다.
미령이 흐느적거리는 다리를 현관문 앞에 올려놨다.
//그 아인 내 아이가 아냐! 날 찾아오지마...//
자꾸 마지막 말이 떠올랐다.
그래... 잘못 생각한거야...
이 아이는 원길씨 아이야...
기적이란 게 존재한다면...
하늘은 날 버리지 않았어...
애써 위로하려 배를 어루만졌다.
//오래 기다리게 하지 마세요. 저도 제가 무슨 일을 저지를지 장담 못하
겠습니다//
머리를 쓸어넘기고 복잡한 생각을 지우려 애썼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선 미령이 화들짝 놀랬다. 벽으로 접어둔 휠체어가 보
였다. 원길이 발코니에 있는 흔들의자에 앉아 있었다. 미령이 다가가 흔
들의자를 살짝 흔들어줬다.
"어떻게 된거에요?"
"........."
"언제 오셨어요... 전화라도 주시지..... 검찰에선 뭐래요? 잘 된 거죠?
그봐요... 원길씨 죄는 나쁘지 않다고 했잖아요..."
"미령씨 우리 이만 끝내요...."
할 말을 잃은 미령이 멍청히 서 있었다.
"뭘... 끝내요?"
원길 앞으로 미령이 바로 섰다.
"이혼합시다..."
원길이 침착하게 말했다.
"원길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