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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오리진
작가 : 시리홍
작품등록일 : 2019.9.23

세상의 상냥함은 껍데기에 불과했다.
그 안에 숨어있던 세상의 진실을 어떠한 사건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깨달아버린 주인공은, 죽지 못해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그에게 갑작스럽게 기회가 찾아오게 된다.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기회가.

 
31화 시작을 알리는 발걸음
작성일 : 19-12-19 11:38     조회 : 75     추천 : 0     분량 : 4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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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오래 있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이 곳에서 한참동안이나 산 것 같아."

 "그러게. 날로 치자면 3일 밖에 안되잖아?"

  각자의 어깨엔 진한 갈색으로 된 가죽 주머니가 하나씩 들려있었다. 단보루는 자신의 주머니를 메고 있었으나, 왠지 그 크기가 전보다 더 커진 것 같았다.

  그리고 옷도 마련한 것인지, 시은이는 자신의 허벅지까지 오는 갈색 코트를 걸치고 있었고, 시야카는 허리까지 오는 붉은빛이 도는 갈색 자켓을 입었다. 단보루는 자신이 입고 있는 검은색 도복의 헤졌던 부분들을 수선해서 나름 말끔한 형태의 도복을 갖춰냈다.

  시은이가, 짐을 싸기 전 미리 내려둔 커피를 한 잔씩 돌렸다. 어떻게 길어질지 모르는 여행길이기에, 원두를 보존해두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어차피 보관시간이 그렇게 길지 못했다. 갓 로스팅 된 원두는 2주 동안이 제일 신선했고, 1달을 넘겨서부터는 그 신선도가 급격히 떨어진다고 했다.

  이러한 지식은 시은이가 여주인의 능력에 힘입어 자신의 모습이 바뀌었을 때 커피를 내리는 기술과 함께 습득했다. 자신도 모르고 있었으나, 자연스레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마셔야 할 때와 마시고 싶을 때는 다른 생각하지 않고 일단 마시기로 했다.

  시은이는 원래 커피를 좋아했고, 단보루도 좋아하는 것 같고, 시야카도 이제야 온전히 즐길 수 있게 된 것 같았다. 지금까지 딱히 커피를 거부하는 사람은 없었으니,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다 문득 시은이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왜 베타에선 커피를 거부하는 사람들이 없는 걸까 하는 생각.

  단순히 시은이를 믿기 때문이 그런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처음보는 검은색 빛이 도는 물을 아무런 거리낌없이 마실 수 있는 것일까.

  아직까지도 베타의 지식과 문화가 어떠한 것인지 제대로 파악이 되지 않아 혼란스럽던 시은이였다.

  막상 그 커피를 즐기고 있는 시야카와 단보루는 그리 깊게 생각하지 않고, 지금의 그 맛을 느끼며 행복해하고 있을뿐이었다.

 "조금 늦어지는 걸까나."

  커피를 한 모금 목 뒤로 넘긴 시은이가 한 마디 던졌다.

 "으음. 금방 나오시지 않을까?"

  시은이의 말에 시야카는 입술을 굳게 닫고 신중한 표정으로, 한참 전부터 닫혀있는 작업실의 문쪽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손을 들어 주먹을 가볍게 쥐고는 문을 향해 톡톡 두드렸다.

 "스트론씨~! 살아계신가요?"

  생각치도 못한 확인법에 시은이는 조금 당황했지만, 그 표정을 감추려 곧바로 다시 한 모금 입안에 머금었다. 단보루는 여전히 조용히 식탁에 앉아 소중하게 커피를 반 모금씩 먹으며 환하게 웃고 있었다.

  아무런 반응이 없자, 시야카는 다시 한 번 살짝 두드리며 외쳤다.

 "스트론씨~!"

  쿠쾅.

  갑작스레 문이 열리며, 시야카가 그대로 엉덩방아를 찧었다.

 "..아얏."

 "아아, 미안. 문앞에 서있는 줄 몰랐어."

  아무렇지 않게 웃음지으며 스트론이 의기양양하게 작업실에서 걸어나왔다. 시야카가 불쌍한 표정으로 스트론을 바라보았다가 시은이를 바라보았지만, 시은이는 그저 얇게 미소지을 뿐이었다.

  조금 민망해진 시야카는 가볍게 툭툭 털고, 어느새 식탁으로 다가간 스트론을 뒤따랐다.

 "마지막 작업이 남았는데, 잠시 들어와주겠어?"

  스트론은 다짜고짜 시은이에게 그렇게 말하고는 뒤따라온 시야카를 그대로 지나치며 시은이와 함께 다시 작업실로 들어갔다.

 "..너무해."

  시야카는 조금 풀이 죽은 상태로 다시 자리로 돌아와서 시은이가 마시던 잔을 들곤, 그와 비슷한 자세로 커피를 입안에 넣었다. 커피의 열기가 올라왔는지, 괜히 시야카의 볼이 뜨거워졌다.

 

 

 "그럼 잘있게."

 "잘 있다가요~."

 "감사해요. 잘 쓸게요."

  모두가 문 앞에서 흐뭇하게 손을 흔들고 있는 스트론에게 똑같이 손을 흔들어주었다.

 "그래. 잘 가고. 꼭 시간되면 들려야 해! 시은씨도 시그리안에 도착하길 바라고!"

 "네, 감사해요! 꼭 시간내서 다시 올게요."

  환하게 미소지으며 스트론에게 화답했다.

  단보루가 자기 이름을 안불러줘서 조금 실망한 눈치였지만, 애써 쿨한척 뒤돌아섰다.

 "어깨 쫙 피고 가라고, 단보루!"

  뒤늦게 들리는 자기 이름에 움찔하며 반응했지만, 아무렇지 않은척 손만 슬쩍 들어주었다.

  시야카는 끝까지 손을 흔들어주다가, 다들 몸을 돌리고 움직이자 그제야 자기도 발걸음을 옮겼다.

  그 셋의 모습이 스트론의 시야에서 사라질 때쯤, 다시 집으로 들어가기위해 스트론은 닫혀있던 문을 열었다.

  그와 동시에 스트론의 뒤로 바람이 일었고, 본능적으로 스트론은 문을 닫고 곧바로 검푸른 망치를 오른손에 소환해냈다.

 "아아, 싸우러 온 건 아니야. 무기는 내려놓지 그래?"

 "..당신은?"

  스트론 앞에 나타난 건, 바로 어제 그들을 도와주었던 하얀 천을 두른 자였다. 이번에도 역시 환하게 빛나는 빛 때문에 그의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더군다나 오늘은 하얀 천도 두르고 오지 않아, 사방으로 퍼져나가는 빛을 담아둘 곳이 없었다.

  그래서 그가 지금 어디에 서있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

  어느새, 가뜩이나 가느다란 눈을 더 가느다랗게 뜨고는 애써 그의 모습을 담기 위해 나름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너무 눈부시긴 하겠구나. 으음, 알려지면 곤란하긴 한데.. 이 정도는 괜찮겠지."

  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빛이 급속도로 한 곳으로 모여들더니, 그의 모습이 서서히 보이기 시작했다.

  하얀색의 반팔과 반바지를 입은 채로 꽤나 편한하게 스트론의 앞에 서있었다. 다리와 팔 부분엔 정말로 적당하게 근육이 붙어있었고, 그 외엔 평범했다. 키도 그렇고 뭐하나 특출난 것이 없었다.

  빛이 모여든 곳은 그의 얼굴. 그래서 다른 곳은 이제 멀쩡하게 보였지만, 그의 얼굴만은 아직도 빛나고 있었다. 빛이 모여들어서 그런지, 더 밝게 빛나는 것 같았다.

 "자, 이 정도면 괜찮지? 내가 누군지는 모르겠지?"

 "아, 배려 감사합니다. 헌데 여긴 어쩐일로?"

  스트론은 아까보다는 눈을 편하게 뜨며, 그에게 고개를 숙였다. 편해진건 맞는데, 덕분인지 얼굴이 더 빛나고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레 고개를 떨굴 수 밖에 없었다. 의도한 것인지는 알 수 없었으나, 그렇게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다. 어차피, 이 자의 실력을 본 스트론의 입장에선 어디까지나 '을' 일 수밖에 없었다.

 "김시은이는 방금 떠난 거 맞지?"

 "예. 방금 헤어졌는데 못보셨습니까?"

  계속 존댓말이 나갔지만, 그럴만했다.

 "그래, 그럼 다행이다. 펠리온이 남긴 말이 있어서 전해주러 왔거든. 아, 죽은 건 아니니까 안심하고."

  그는 가볍게 쥔 주먹을 허리춤에 대며, 당당하게 외쳤다.

 "..펠리온말입니까..."

  잊었두었던 기억이 다시 떠오르는지, 몸을 약하게 떨며 가뜩이나 숙였던 고개를 더 깊게 숙였다.

 "그대로 한 번만 얘기할 테니까. 한 번에 알아들어줘.. 크흠."

  스트론의 앞에서 빛이 사라져갔다. 눈부심이 줄어든 것을 눈치챈 스트론이 고개를 드니, 그의 앞에 허벅지까지 내려오는 커다란 종이가 공중에 펼쳐져 있었다.

 "..내 동생이었던 스트론아. 네가 나를 형으로 인정하지 못하는 것도 이해한다. 물론, 이 현실에 도달하기 위해 내가 저지른 모든 일들에 대해서 다 옳지 못한 행동이었다는 것도 알고 있어. 하지만 그럴 수밖에 없었어. 난 다시 해야 했거든. 어떻게든 내 이름을 알려야 했거든. 이건 내 재능으로도 되지 않았어. 선하게 떨칠 수는 없겠더라고, 그래서 악명이라도 떨쳐야겠다고 생각했지. 내 비록 제대로 된 언급을 할 수는 없지만, 400년 전에 실패했던 내 인생, 그리고 이 마을의 존폐여부를 오로지 내가 쥐고 있었어. 그래서였어. 그래서 이럴 수밖에 없었어.. 비록 너는 내 동생은 아니지만, 내 가족이긴 하니까."

  종이가 빠르게 위로 말려들어가며 사라지고, 다시 빛이 비추기 시작했다.

 "여기까지. 그럼 이만 가볼게."

  그 자는 곧바로 몸을 돌려, 시은이네가 사라진 방향의 왼쪽 방향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스트론은 혼란스러웠다. 그가 전해준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펠리온은. 아니, 펠리온을 다시 만나보아야했다. 하지만, 왠지 더는 그럴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이 엄습했다. 분명 살아있다고는 했지만, 남긴 말이라는 것이, 유언처럼 들렸기 때문이었다.

 "..어째서, 제게 이런 말을 전해주는 겁니까."

  스트론은 뒷통수조차 눈부신 그를 향해 고개를 빳빳이 들고 물어왔다.

 "으음, 내 변덕이라고 해야 되나. 그냥 그렇게 알아줘. 아, 혹시라도 이후에 김시은이를 만난다면 얘기하지는 말아줘. 내가 알아서 찾아갈 거니까."

 "존함을 여쭤도 되겠습니까."

  그의 발걸음이 갑자기 멈춰섰다. 그리고 뒷통수에서 시작된 빛이 다시 그의 몸을 감싸기 시작했다.

 "고리온 드. 특별히 네가 마음에 들어서 알려주는 거야. 이것도 마찬가지로 함부로 말하고 다니면 안된다?"

  밝은 톤의 목소리를 끝으로, 그는 자연스레 빛중에 사라졌다.

 
작가의 말
 

 맞춰서 끊는다는게 정말 어렵네요..

 분량은 조금 적지만, 그래도 깔끔하게 연재하기위해..

 죄송합니다.. 제 능력이 떨어져서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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