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의 연대기 - 마법과 검의 이야기
작가 : 크네프
작품등록일 : 2019.9.1

7개의 검의 수호자, 그들 중 하나인 마법사 에노. 그리고 그의 하나 밖에 없는 누나 케일은 한때 자신의 세계를 구한 대가로 너무 많은 것을 잃고 다른 세계로 옮겨와 조용한 생활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이제는 조용히 살고 싶은 은둔한 마법사 남매에게 찾아온 이 세계의 여검사.

여검사의 등장과 함께 다시 평온하게 지내던 삶을 송두리째 잃어버렸다!

"그래 이렇게 된 이상 놈들을 박살내주는 수밖에!" 하늘의 여검사와 별의 마법사의 평범한(?) 일상이 시작 됩니다!

(기존의 용사의 검과 이어지는 또 다른 세계의 이야기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23. 소란스러운 방문객
작성일 : 19-11-21 22:54     조회 : 68     추천 : 0     분량 : 8335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황실 궁정 마법사. 그들은 문무를 겸비하는 제국의 자랑이며, 막대한 마탑의 지원과 더불어 제국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자들이었다. 이 자리는 신분에 관련 없이, 오직 재능이 있는 자들만이 선발 되므로 제국의 시민들의 입장에서 꿈의 직장이나 다름없는 곳이었다. 그래서 자신의 자녀가 마법에 재능이 있다면, 돈을 빌려서라도 마법학원에 등록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돈을 빌려주는 입장에서도, 만약 그 자가 궁정 마법사가 된다면 그의 몇 배에 달하는 이득을 챙길 수 있으니 선뜻 빌려주기도 했다.

 

 그리고 바로 여기, 이곳 로하니아가 한창 개발될 당시에 도시를 떠났던 작은 소녀가, 화려하게 궁정 마법사가 되어서 돌아오게 되었다.

 

 “후아..... 이렇게 정신없는 동네는 처음이네요. 이샤나님. 이샤나님의 고향은 꽤나 조용한 동네였다면 서요.”

 

 그녀의 수행기사 롬이 투덜거리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제도에 오래 있다 보니, 그녀 역시 많은 것이 바뀐 풍경에 조금 놀라기는 했지만, 어렴풋이 남아있는 동네의 모습을 더듬으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그 애는 잘 지내고 있으려나......’

 

 어릴 적부터 자주 놀곤 했던 바보 같은 남자아이. 그녀가 제도로 떠날 때, 한때 잘나가던 검술 선생의 제자가 되어 같이 떠났다가, 지금은 도시의 병사로 근무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바보같은 성격에 일은 잘하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자, 다들 불평 그만하세요. 곧 있으면 이 일도 끝나니까요.”

 

 불평하는 수행기사에게 사무적인 말투로 말을 하곤 그녀는 곧장 남부지구 3번가로 들어섰다. 수행기사들 역시 그녀의 발에 맞추어 들어가기 시작했다.

 

 밖에 소식들은 거의 복구가 완료된 모양이지만, 아직 덜 파악된 피해 보상에 관련하여, 조사원들이 파견되어 돌아다니고 있었다. 솔직히 말하면 일은 진즉에 다 끝나긴 했지만, 한 번 더 돌아보라는 윗선의 지시 때문에 이도저도 못하고 있는 형국이었다. 이 3번가도 벌써 3번째이긴 했다. 그나마 조사가 조금 엉망으로 진행된 탓에, 그녀에게 할 일이 조금 많았지만 말이다.

 

 그녀가 워낙 어릴 때에 떠난 것도 있고, 이주민들이 많은 탓에 그녀를 알아보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래서 그녀를 알아보는 사람을 만나면 굉장히 기뻤다. 항상 바보랑 같이 다니던 코찔찔이 소녀가 이렇게 커서 왔으니 사람들은 놀랄 따름이었다.

 

 “아이구. 부모님은 잘 계시니?”

 

 “네, 잘 계셔요. 장사도 잘 되고 있어서 많이 바쁘시긴 하지만요.”

 

 가난한 상인의 집안에서 태어난 그녀는 마법적 재능의 발견으로 어떻게든 학원에 입학했고, 집안에 보탬이 되기 위해 수석으로 장학금을 받으며 다녔었다. 덕분에 그녀가 궁정 마법사로 임명이 되었을 때, 그녀의 부모의 가게 역시 크게 성장해 나름 커진 상회를 가지게 됐다. 이것이 바로 궁정 마법사를 꿈꾸는 모든 이들의 표본이라고 할 수 있었다.

 

 어쨌든 아는 사람들과의 간단한 대화를 뒤로하고, 그녀의 일행은 점점 모퉁이 쪽 구역으로 발을 옮기고 있었다. 그녀가 태어나고 자랐던, 아무것도 없던 허허벌판인 동네가 커져있는 것을 보고 그녀도 나름 감회가 새롭게 느껴지고 있었다.

 

 ‘여기도 많이 변했네...... 분명 여기에 저택 하나만 있었는데.’

 

 “참, 이제 마지막으로 저 집만 조사하면 됩니다!”

 

 이샤나는 수행기사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그 곳을 바라보았다. 예전이랑 조금 분위기가 달라졌지만, 거대한 풍채를 자랑하는 대저택. 그런데 왜인지 모르게 저 저택을 계속 보고 있으면 점점 흐릿하게 보인단 말이지.

 

 “무슨 마법이라도 걸려있나?”

 

 “이샤나님? 무슨 일 있습니까?”

 

 이샤나의 표정이 살짝 일그러지는 것을 보던 수행기사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이샤나는 그런 그의 말에, 그저 기억속의 저택과 달라 보이는 것이라는 생각에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아.. 아니야. 문제없어. 빨리 일 끝내고 쉬자고.”

 

 “알겠습니다.”

 

 이샤나 일행은 천천히, 3번가의 모퉁이 집으로 걸어갔다. 물론 조금 찜찜함이 남아있긴 하지만 신경쓰지는 않았다. 그저 빨리 일을 끝냈으면 했으니까. 지금 집안의 집주인이 굉장히 기분이 안 좋은 것을 모르고 있지만....... 뭐, 어떻게든 돼겠지.

 

 

 한편, 집 안쪽에서는 케일은 집중이 잘 안되는지, 답답한 듯이 플라스크만 쳐다보고 있었다. 분명 비율대로 기본물약을 만들었는데, 자꾸만 효과가 좋게 나오고 있어서 짜증이 날 지경이었다.

 

 “으아아아아! 왜 제대로 안 되냐고!”

 

 효과가 좋다면 오히려 더 좋은 것 아니냐고 물을 수 있지만, 기본 물약의 효과가 좋아져 버리면, 다른 약효의 효능을 반감시켜버리기 때문에 결코 좋은 것이 아니었다. 문제는, 그런 좋은 기본 물약이 300병은 넘게 나와 버렸으니, 싹 다 버리고 새로 만들어야 했다.

 

 “젠장, 당분이 필요해!”

 

 케일은 즉시 방 밖으로 나가서, 부엌의 찬장들을 뒤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어디에도 달달한 사탕이나 과자가 보이질 않았다. 결국 에노를 찾기 위해 그녀가 방으로 나가면서 소리를 쳤지만,

 

 “으아아아아! 짜증나! 에노! 에노! 아! 지금 나갔지! 젠장!”

 

 생각해보니 지금 에노는 방문 배달 때문에 밖에 나가있었다. 아멜 역시 가게에 심부름을 보내놨기에 지금 현재 그녀의 곁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녀는 푹 고개를 숙이고, 과자 찾기를 포기한 채, 그녀는 다시 방으로 들어왔다. 그리고는 ‘젠장, 에노한테 간식 심부름이나 시켜야겠다.’라고 생각한 그녀는 작은 쪽지를 접어 그림을 향해 집어 던졌다. 그리고는 다시 책상 앞에 앉아서 물약을 다시 만들기 시작했다.

 

 따분한 시간, 언제나 그렇듯 정제되어 나오는 물방울들이 모이는 데에는 굉장히 많은 시간이 들었다. 그리고 그 시간동안에는 지켜보는 것 외에 할 것이 없기에, 엉덩이가 무겁지 않고서는 절대로 이 일을 좋아할 사람이 없을 것이었다.

 

 케일은 그 인내의 시간을 견디며, 드디어 오늘 처음 제대로 된 물약을 만들어서 기분이 좋아지고 있었다.

 

 “얏호! 이제 이걸로 회복제를 만들면........”

 

 쾅쾅쾅! 와장창! 격렬하게 현관문을 두들기는 소리와 함께, 그녀의 손에서 물약이 병째로 미끄러져 버렸다.

 

 “하와와와......”

 

 충격에 휩싸인 그녀는 바닥에 흩어진 물약을 어떻게든 담아보려고 했지만, 이미 소용없는 짓이었다. 물약은 마치 그녀에게 작별의 인사를 하는 듯, 점점 옆으로, 옆으로 흘러가기만 했다. 그 모습에 점점 분노에 차오르던 그녀는 곧장 현관으로 가서 문을 활짝 열며 말했다.

 

 “야, 이 개자식들아! 문을 그따위로 두들기는 게 어디 있냐!”

 

 “안녕하세요. 그렇게 20분이나 두들겼는데 지금 나오시다니, 대단하시네요.”

 

 3명의 사람이 문 앞에 서 있었다. 두 명은 철갑의 기사였고, 가운데의 여자는 비단 옷에 소매에 그어진 황금색 줄, 가슴에 황실의 문장이 그려진 옷을 입고 있었다. 이들은 분명 제국에서 뛰어난 마법사들을 모은 황실 직속 궁정 마법사와 그 호위인 듯싶었다.

 

 “20분 동안이나? 난 네들 때문에 한 시간 동안 만들던 약을 쏟아버렸다고!”

 

 “약이요? 평범한 가정집인 줄 알았는데, 이거 수상한데요?”

 

 “수상하긴! 너 내 얼굴 모르...... 아, 너 수도에서 온 애송이구나. 그럼 모를 수도 있겠네.”

 

 애송이라는 말에 여자의 눈썹이 부르르 떨리는 것이 보였다. 케일은 그런 그녀를 보며 피식 웃으면서 명함 하나를 던져 주었다.

 

 “이 동네 사람들한테 다 물어봐라. 내가 누구인지 잘 알 테니까. 것보다 그렌트는 잘 지내고 있냐?”

 

 케일의 말에, 여자와 기사들은 누굴 얘기하는 줄 몰랐었다. 무슨 높은 사람과 아는 사람인 것 같아 보이는데, 수도에 있는 귀족들 중에는 그런 이름을 가진 사람이 없었다. 케일은 그들의 태도를 보고는 이마에 손을 짚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아, 너희들은 그 녀석 별명을 모르지. 뭐, 잘 지내고 있으니 니들을 보냈겠지. 그래서 용건이 뭐야?”

 

 “용건이라뇨? 저희들은 이번 사태에 대해 피해 조사를 하려고 왔습니다만?”

 

 분명 망명을 할 때, 이곳에는 신경 쓰지 않기로 약속을 했었는데. 사소한 일 같은 것은 편지를 보내기로 해놓고서는 약속을 잊은 듯싶어보였다. 하기야 거의 8년이 넘었으니 그럴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뭐, 어쨌든 그로인해 그녀는 지금 매우 짜증이 나있는 상태였다. 물약도 물약이고, 약속을 중요시하는 그녀의 성격상 그들의 태도는 무척이나 마음에 안 드는 것이었으니까.

 

 “뭐야, 용건도 없이 이 집의 문을 두들겼다고? 그렌트 녀석 일 좀 하라니까! 편지나 써야겠다.”

 

 케일은 그들이 뭐라고 말하기도 전에 문을 닫아버렸다. 그리고 문에 글자가 하나하나 나타나기 시작했다.

 

 ‘외부인 절대 사절! 문 두들기면 실력 행사 하겠음!’

 

 “뭐야! 궁정 마법사가 왔으면 오히려 성실히 응대해야하는 거 아니야?”

 

 케일의 태도에 이샤나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을 했다. 그 옆에 있던 당황한 수행기사가 그녀를 쳐다보며 어쩔 줄 몰라 했다. 그 역시 이런 사람을 보는 것은 처음이었으니 말이다.

 

 “이샤나님. 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으..... 일단 위에 보고해야지.”

 

 이샤나는 집 문을 바라보며 짜증이 가득 담긴 한숨을 내쉬었다. 화가 난 그녀는 리스트에 적힌 케일의 집을 두 줄로 그어두었다. 그리고 상부에 적을 말을 생각하며, 수행기사에게 말했다.

 

 “자, 그럼 가자고. 일 끝났으니 놀고 싶은 사람들 놀라고 해.”

 

 “네, 알겠습니다. 그럼 수고 하셨습니다.”

 

 “그래 모두들 수고했어. 난 내 친구나 만나러 갔다 올게.”

 

 이샤나와 기사들은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마침, 돌아오던 아멜이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는 고개를 갸웃 거리며 집 안으로 들어갔다. 분명 아까 무슨 일이 있는 듯 싶어보였지만, 딱히 큰 문제는 아닌 것 같으니 크게 신경 쓰진 않았지만 말이다.

 

 “케일씨! 심부름 갔다 왔어요!”

 

 “어, 그래. 잘 갔다 왔니?”

 

 아멜의 목소리에 케일은 곧장 그녀에게로 뛰어갔다. 그녀의 생각을 읽기라도 한 듯, 아멜은 작은 도넛 봉투를 들고 있었다. 그 모습에 케일은 어쩔 줄 몰라 하며, 곧장 커피와 차를 가지고 왔다.

 

 “역시 스트레스가 쌓일 때는 당분이 최고야!”

 

 “에이, 또 그러다 에노씨한테 한소리 들을 걸요?”

 

 “괜찮아! 먹고 죽은 귀신이 때깔도 곱다고 했다고! 먹는 게 남는 거야! 먹는 게!”

 

 사르르 입에서 녹는 도넛을 입에 넣으며 행복해 하는 케일. 특히 달콤한 별사탕이 뿌려진 시럽이 묻어있는 도넛을 한입 베어 물 때, 아까의 스트레스들이 한순간에 날아가는 것만 같았다. 그런 그녀를 보고 있으면 같이 먹는 사람도 행복해지는 것 같았다. 어쩌면 투덜대기는 해도 잘 먹어주는 그녀가 있기에, 에노도 요리를 하는 것을 좋아하는 지도 몰랐다.

 

 “그나저나 에노씨는 언제 오나요?”

 

 마치 다람쥐처럼 양 볼에 가득 도넛을 넣고 있는 케일을 보며, 아멜은 차를 마시며 말을 했다.

 

 “응? 그건 갑자기 왜?”

 

 “뭐, 좀 물어볼게 있거든요.”

 

 아멜의 말에 케일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물어볼 거? 에노가 꼭 있어야 하는 이야기니?”

 

 “네, 수호자에 관한 이야기라 서요.”

 

 그녀의 말에 케일은 고개를 끄덕였다. 수호자에 관한 이야기는 그녀보다 에노가 더 잘 알고 있으니 말이다.

 

 “흠..... 지금쯤이면 중앙광장에 있을 거니까. 조금 기다려야 할 걸?”

 

 아마, 지금쯤이면 배달을 마치고 돌아오고 있겠지만, 그가 돌아오려면 꽤나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다. 중간에 심부름을 시켜놨으니까 말이다.

 

 “그럼 일단 쉬고 있어. 에노 오면 바로 불러줄게.”

 

 “네, 알겠어요.”

 

 케일은 다시 작업을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멜 역시 다 읽지 못한 책을 위해 서재로 걸어들어갔다. 소란스러웠던 집도 다시 조용해지기 시작했다. 그저, 빗자루들만이 열심히 빗질을 할 뿐이었다.

 

 

 

 - 로하니아, 중앙 광장 -

 

 

 에노는 마지막 배달을 마치고, 케일의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중앙광장에 와있었다. 그런데, 앞의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무슨 실랑이가 벌어지는 모양인지, 사람들이 언성 소리가 마구 들려왔다. 그는 곧장 사람들 틈으로 비집고 들어가, 그 가운데에서 싸우는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이 꼬마가! 어디서 거짓말을 하는 거야?!”

 

 “꼬마라니! 내가 이렇게 보여도 너보다 나이는 많거든! 그리고 네가 새치기를 해두고서 어디서 큰 소리야!”

 

 “새치기는 무슨! 난 새치기 하지 않았다고! 네가 키가 작아서 안보였을 뿐이었다고!”

 

 주황머리에, 한 가닥이 안테나 마냥 서있는 작은 소녀(?) 한 명과 장발의 남자의 모습이 보였는데, 서로 줄에 대해 열심히 말다툼을 하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던 모양이었다. 뭐, 그의 말이 약간 억지처럼 들리기는 했지만, 어쨌든 이렇게 사소한 일로 싸우는 것에 아이스크림 가게 주인은 눈살을 찌푸리며 서 있었다.

 

 “이봐, 나 장사해야하는데 이렇게 하기야? 안 살 거면 꺼지라고.”

 

 “아.. 안 돼! 나 살 거야! 살 거라고! 여기 아이스크림이 그렇게 맛있다고 들었다고!”

 

 점장의 말에 그녀는 손을 마구 흔들며 말을 했다. 그러나 그와 신경전을 벌이고 있던 남자는 그녀를 그냥 보내줄 생각은 없는 듯싶었다. 뭐, 자세히 보니 그의 얼굴이 붉고, 가끔 딸꾹질을 하는 것을 보아 술을 잔뜩 먹은 것 같아보였으니, 이거 술에 취한 진상에게 제대로 얻어걸린 듯 싶어보였다.

 

 “어딜 가려고? 시비를 걸었으면 응당 대가를 치러야지!”

 

 그는 곧장 그녀의 어깨를 붙잡으며 말을 했다. 그러자 그녀는 그를 쏘아보며 붙잡은 손을 가볍게 털어내며 말했다.

 

 “헹! 대낮부터 술이나 먹고 그러지나 말라고! 참나!”

 

 “이.. 이게 어디서 쥐방울만 한 게 까불고 있어!”

 

 “주... 쥐방울이라고! 이.. 이 자식이! 이게 어디서 한번.......”

 

 그녀는 곧장 주머니에 걸려있는 무엇인가를 빠르게 꺼내려고 했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에노가 그들 사이로 끼어들며 말했다.

 

 “그만! 그만하세요! 다들!”

 

 “뭐... 뭐야? 이 비쩍 마른 샌님은? 한번 해보겠다는 거야? 엉? 앙?”

 

 “이 이상으로 싸우면 모두 서로 데리고 갈 거예요! 간단한 말다툼에 서로 가긴 싫죠? 다들?”

 

 치안대 얘기가 나오자 남자는 순간 화들짝 놀라며 뒤로 물러섰다. 주황머리 작은 여자는 그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를 바라보고 있었지만 말이다. 그런 그녀를 보며 에노는 팔짱을 낀 채 조심히 속삭이며 말했다.

 

 “여기 처음 오시는 건가요? 그럼 이런 다툼이 있을 때는 바로 치안대를 부르세요. 그러는 게 웬만해서 좋으니까요. 그리고 꺼내려는 물건은 어떻게 들여왔는지 몰라도 함부로 꺼내거나 사용하지 마세요. 아셨죠?”

 

 꺼내려던 물건에 대해 알고 있는 에노의 말에, 그녀는 화들짝 놀라 뒤로 자빠질 뻔했다.

 

 “하... 핫?! 어떻게 이걸 아는 거지?”

 

 “공국에는 그것 비슷한 것들이 많으니까요. 그럼 이만.”

 

 에노는 그대로 아이스크림 가게로 가서 주인과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모두가 깔끔하게 정리된 이 모습에 순식간에 자리에서 흩어지기 시작했다. 술에 취한 남자 역시 포기를 한 듯, 그대로 자리를 떠버렸고, 멍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는 여자만이 자리에 남아 있었다.

 

 ‘저... 사람...... 뭐하는 사람인거지?’

 

 그녀는 그저 그를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 거릴 뿐이었다. 그 사이에 에노는 아이스크림을 종류별로 통에 담아서 천천히 가져가기 시작했다. 사실 이렇게 자연스럽게 정리를 하면서, 바로 아이스크림을 사려는 그의 계획이었다는 것을 사람들이 알 턱이 없었지만 말이다.

 

 “저.. 저기!”

 

 그녀는 곧장 떠나려던 그를 붙잡으며 말을 했다. 그녀의 말에 에노는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네? 무슨 일 있나요?”

 

 “호.. 혹시........”

 

 우물쭈물 거리며 서있는 그녀를 보고 그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이스크림을 들고 있었으니, 녹기 전에 빨리 가야 했다. 안 그러면 곤죽이 되어 흘러내릴 테니까.

 

 뜸을 들이고 있는 그녀의 표정에 따라 그 역시 살짝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런 그의 시선을 느꼈는지, 그녀는 결단을 내린 듯 천천히 입을 열며 말을 이었다.

 

 “그.... 혹시......... 어떤 맛으로 먹어야 맛있나요?”

 

 “아... 네? 아! 그건...... 산뜻한 바닐라도 좋고, 새콤달콤한 것은 딸기 맛이 좋긴 하지만, 점장님에게 물어 보시는 게 제일 좋아요. 아니면, 그냥 모둠 통을 하나 사는 것도 나쁘지 않고요.”

 

 “아... 네! 감사해요!”

 

 매우 기쁜 표정으로 곧장 아이스크림을 향해 뛰어가는 그녀를 보며 그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런 사소한 것에 대해 묻다니....... 그나저나, 하번(요정의 왕국) 사람인가? 요정족 사람인 것 같은데, 공국 무기를 왜 가지고 있는 거지?

 

 “뭐, 별일 있겠어.”

 

 에노는 천천히 발걸음을 돌려 집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일단 아이스크림이 녹지 않게, 살짝 마법을 걸어놓았다. 아무도 신경 쓰이지 않게, 자연스럽게 위장을 한 채로 말이다.

 

 

 ‘흠...... 찾았다.’

 

 그런 그를 보며 여자는 아무도 눈치 못 채게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곧장 아이스크림을 한손에 들고 수첩을 꺼내들어, 수첩에 적힌 이름 하나에 밑줄을 그었다. 밑줄이 그어진 이름은 다름 아닌 에노. 옆에는 케일과 크레이가 적혀있었다.

 

 “휴. 생각보다 긴 여정이 아니어서 다행이네. 녀석들 기지가 근처에 있어서 다행인 것 같지만 말이야.”

 

 그녀는 곧장 자신의 짐을 찾기 위해 숙소로 뛰어가기 시작했다. 뛰어가고 있는 그녀의 삐죽 선 머리카락이 통통 움직이며, 그녀의 기분이 매우 좋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도 그럴게, 드디어....... 오랜만에 그녀를 만날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작가의 말
 

 .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공지 잠시 연재관련 공지입니다.(3주 휴재 … 2020 / 5 / 28 917 0 -
공지 안녕하세요! 요번 추석을 맞이하여 쓰… 2019 / 9 / 12 980 0 -
공지 안녕하세요! 새로운 작품 연재 시작합… 2019 / 9 / 4 1052 0 -
45 43. 케일과 이옌 2020 / 1 / 31 114 0 8438   
44 42. 불청객(?) 2020 / 1 / 30 82 0 7987   
43 41. 새로 온 사람은, 요정 점원입니다! 2020 / 1 / 24 94 0 8050   
42 40. 제가 바로 그 요정 입니다! 2020 / 1 / 23 80 0 8486   
41 39. 의외의 구원군 2020 / 1 / 17 107 0 10090   
40 38. 늑대와 파수꾼 2020 / 1 / 16 80 0 7871   
39 37. 사냥꾼 2020 / 1 / 10 101 0 8766   
38 36. 지상에서의 일 2020 / 1 / 10 95 0 8997   
37 35. 작은 사건의 시작 2020 / 1 / 3 87 0 7808   
36 34. 지하수로 2020 / 1 / 2 100 0 7899   
35 33. 특별한 초대 2019 / 12 / 27 88 0 8033   
34 32. 오렌지와 박하 사탕 2019 / 12 / 27 106 0 8596   
33 31. 공국 요원, 일을 하다? 2019 / 12 / 19 104 0 8629   
32 30. 거인과 요정, 태엽 인형과 소녀 2019 / 12 / 13 98 0 8658   
31 29. 조금씩 어긋나는 일상. 2019 / 12 / 12 100 0 7661   
30 28. 동쪽의 마녀, 지식의 황금 가지 2019 / 12 / 6 82 0 8304   
29 27. 몰려드는 사람들 2019 / 12 / 5 88 0 9277   
28 26. 수호자의 검, 새로운 사건 2019 / 11 / 29 79 0 8390   
27 25. 공국, 제국의 사람들. 2019 / 11 / 28 85 0 8709   
26 24. 악당은 언제나 그림자 밑에 있다. 2019 / 11 / 22 82 0 8533   
25 23. 소란스러운 방문객 2019 / 11 / 21 69 0 8335   
24 22. 저주받은 자들 2019 / 11 / 15 77 0 8584   
23 21. 아멜과 에노 2019 / 11 / 14 78 0 8685   
22 20. 마법사와 마술사 2019 / 11 / 8 74 0 9378   
21 19. 스토커 2019 / 11 / 7 75 0 8057   
20 18. 세 사람의 휴일 2019 / 11 / 1 78 0 8012   
19 17. 마법사와 수호자들 2019 / 10 / 31 73 0 7784   
18 12.5(막간) - 만남, 그날 이후의 일들 2019 / 10 / 31 72 0 4312   
17 16. 오랜 친구 2019 / 10 / 25 82 0 8214   
16 15. 새 식구입니다. 잘 부탁해요. 2019 / 10 / 24 83 0 8761   
 1  2  3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검의 연대기 - 용
크네프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