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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교환 학생
작가 : 지현시
작품등록일 : 2019.11.4

대한민국 최고 명문대!
비밀리에 100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온 교환학생을 받는다.
교환학생이래 봤자, 100년 후 미래에서 사학을 전공하는 동문들이지만.
2018년 서울의 생활사를 연구하러 온 2118년의 남자, 현호.
그런 그의 시크릿 멘토로 간택된 국사학과 수석, 다희.
두 사람의 유쾌한 룸메이트 생활이 궁금하다면
학기 '등록'을 서두를 것!

-내 일상을 망치러 온, 나의 교환 학생.

 
수강 신청 정정 기간 (3)
작성일 : 19-11-10 18:01     조회 : 230     추천 : 0     분량 : 6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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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문대 전산실을 찾은 다희는 무뚝뚝한 얼굴로 컴퓨터 모니터만 들여다보았다. 험악한 분위기를 감지한 현호는 다희의 눈치를 보며 옆자리에 앉아 있었다.

 “왜 그러는데. 뭐 때문에 이렇게 골이 난 건데.”

 “골 안 났어.”

 시선 한 번 안 마주치고 불퉁한 목소리로 말하면서 뭐가 아니래. 흠, 하는 콧바람과 함께 현호는 왼쪽 팔꿈치를 책상 위에 대고 그 손등 위로 턱을 비스듬히 괴었다.

 “시간표에 뭐 문제 생겼어?” 오른편에 앉은 다희를 나른하게 쳐다보며 속삭이듯 물었다.

 전산실엔 몇십 대의 데스크톱이 열을 맞춰 놓여 있었다. 이런 고물이 작동을 하다니, 전산실에 막 들어섰을 때 현호는 신기하다는 빛으로 주위를 살폈다. 간혹 시간을 때우려 게임을 하는 학생도 있었으나, 대부분은 과제를 하기 위해 컴퓨터 앞에 앉았다. 특히 개강하고 첫 주는 다희처럼 시간표를 수정하기 위해 많이들 전산실에 온다. 마우스를 클릭하거나 타자를 칠 때 나는 소음을 제한다면 전산실에 흐르는 적막은 거의 도서관을 방불케 할 정도였다. 해서, 현호는 음량을 한껏 낮춰야만 했다.

 “이거… 설마 억지로 듣게 하는 거야? 계약서 때문에?”

 다희의 시간표에서 익숙한 강좌명이 보였다. 두 번 다신 듣고 싶지 않다고 했는데, 그녀가 신 교수의 강의를 자의로 두 개나 신청했을 리 없었다.

 “교수님한테 내가 부탁해 볼까?”

 “왜, 네 말이라면 다 들어줄 거 같아서?”

 “그런 말이 아니잖아.”

 탁탁탁, 엔터 키를 신경질적으로 눌렀다. 만만해 보이는 수업들의 시간이 모두 신 교수의 강좌와 애매하게 겹치는 탓에 더 짜증이 났다.

 다희는 학점에 예민했다. 평소엔 덜렁거리기도 하고 허당의 면모도 보였지만, 학교 과제나 시험에 있어서만큼은 완벽주의자였다. 지각도 결석도 결코 하지 않는. 어려서부터 줄곧 1등만 해오던 습관이 이러한 강박을 만든 것이다. 한 번은 이런 일도 있었다. 종강과 동시에 해외 답사를 다녀왔다가, 발표된 성적을 늦게 확인하게 됐다. 발표도 누구보다 열심히 하고, 시험도 꽤 잘 쳤다고 생각했는데 점수가 예상 외로 낮았다. 뭔가 이상해 담당 강사에게 메일을 보냈다. 그에게서, 다희와 같은 조였던 다른 학생과 이름이 헷갈려 점수를 바꿔 주게 됐단 해명을 들었다.

 -그 친구한테 맛있는 밥 한 끼 얻어먹고 말아요.

 어처구니가 없었다. 점수를 바꿔치기 당한 것보다, 원래대로 고쳐 줄 마음이 없어 보이는 강사의 태도가 더 어이없었다. 전산으로 수정해줄 시기가 지나, 점수를 바꾸려면 서류를 떼서 조교실에 갖다 줘야 하는데, 자기가 지방에 내려와 있어 서울로 올라오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래서 다희는 경상남도 경주까지 기차를 타고 내려갔다. 기어이 원래의 점수인 A+를 받아가는 다희를 보며, 강사는 혀를 내둘렀다.

 ‘요즘 학생들, 너무 심해. 왜들 학점에 이렇게까지 목을 거는 거야?’

 그런 다희이기에, 엉망이 된 시간표를 보고 화를 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만해.” 다친 손을 함부로 쓰는 다희를 지켜보기 힘들었는지, 현호가 손을 뻗어 그녀의 붕대 감은 손을 잡았다.

 “이거 놔!” 다희가 큰 소리를 내자, 전산실에 있는 모든 학생들의 시선이 일제히 두 사람에게로 쏠렸다.

 “나와, 나가서 얘기 좀 해.” 현호가 자리에서 일어나 먼저 밖으로 나갔다.

 “후…….” 다희는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그러면 안 되는 줄 알면서도, 이 모든 일의 원흉이 현호인 것만 같아 그를 자꾸 원망하게 된다.

 “나랑 같이 수업 듣기 싫음 그렇다고 해. 너 없어도 수업 듣는 데 아무 지장 없어.” 건물 뒤로 나가자, 현호가 딱딱한 목소리로 말했다. 기분이 상한 듯했다.

 “안 해봤을 거 같아?” 시선을 땅에 두고 있던 다희가 고개를 들어 현호를 쳐다봤다. “시간표 이상한 거 보자마자 신 교수님 연구실로 달려갔어. 안 된대, 계약서에 그렇게 쓰여 있어서. 내가! 그 계약서에 사인하고 이미 돈까지 다 받아버려서!”

 현호의 미간이 구겨졌다. 잔뜩 독이 오른 다희의 목소리가 거북했다.

 “학교에서 일일이 신경 안 쓰니까 불만 있음 다 너한테 말하라며, 근데 이게 뭐야.”

 지청구를 들으면서도 현호는 잠잠했다. 다희가 이토록 무섭게 화를 내는 건 처음이었다. 우수수 쏟아내는 말들이 모두 후회로 들렸다. 널 만나지 말았어야 했어, 네 말을 듣지 말았어야 했어, 따위의. 무슨 병이든 다 낫게 해주는 신비의 묘약 대신이던 제가, 지금은 다희를 제일 아프게 하고 있었다. 그 사실이 미친 듯이 괴로웠다.

 “…재벌가 도련님은 다른 줄 알았더니.”

 “뭐.” 한순간에 현호의 눈빛이 사나워졌다. “뭐라 그랬어, 지금.”

 그 어두워진 얼굴을 마주하고서야, 잘못을 범했단 자각이 들었다. 김 조교가 먼저 아는 척 말랬는데.

 “우연히 들었어, 네가 오성 그룹 아들이란 얘기.”

 “누구한테.”

 “…김 조교님.”

 현호가 짧게 숨을 토했다. 하, 우연히?

 “어디까지 들었어. 내가 사생아라는 것도 들었나? 은행에서 돈 주고 산 정자로 태어난?”

 “그게 무슨…….”

 당혹스러웠다. 첩의 자식이라 해서, 외도로 생긴 아이였을 거라 지레짐작했었다. 정자를 돈 주고 사다니, 다희의 가치관으론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얘기였다.

 “그렇게 놀랄 것 없어. 우리 세상에선 흔히 있는 일이니까.”

 흔하다고? 그런 게? 다희의 동공이 흔들렸다. 대체 얼마나 비정한 세상에서 온 거니, 넌.

 “흔하다면서… 왜 부끄러워하는데?”

 “부끄러워해, 내가?”

 “네 비밀을 나한테 들켰다고 생각하잖아. 아니야? 사생아란 말, 정자를 돈 주고 샀단 말, 다 빈정대는 투로 들렸어. 네 스스로 떳떳하다면 그런 식으로 자학할 필요 없는 거잖아.”

 현호가 슥 다가와 얼굴을 가까이 대고 말했다. “함부로 말하지 마. 뭘 안다고.”

 다희는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네 상처 함부로 건드린 거면… 미안해, 사과할게. 난 그냥… 네가 너무 방어적으로 나오니까, 그게 마음에 걸려서…….”

 “뭐야. 동정이라도 하려고?” 조소를 띄운 얼굴이 차갑기 그지 없다. “그깟 듣기 싫은 수업 몇 듣게 했다고 이제껏 원망하던 건 다 어디 가고.”

 “야.”

 현호가 다희와 거리를 두고 섰다. 저 눈. 첫날 밤, 사정없이 벽으로 밀쳐졌을 때 봤던 눈이다.

 “김 조교를 찾아가든, 신 교수한테 부탁하든, 네가 나랑 같이 수업 듣는 일 없게 할 테니까 안심해.” 등을 보이기 전에 현호가 냉소와 함께 한 마디를 남겼다. “재벌가 아들이 그 정돈 해줘야지.”

 현호가 떠나자 차가운 바람이 쌩, 하고 불었다. 다희는 그 바람을 온몸으로 맞았다. 몸이 으슬으슬한 게, 감기에 걸릴 것만 같다.

 

 “웬 쌍화차? 어디 아파?”

 편의점으로 온 다희는 계산을 보고 있는 김 조교 앞으로 쌍화차 한 병을 내려 놓았다.

 “감기, 걸린 것 같아서.”

 “환절기에 그렇게 치마 입고 돌아다니니까 그렇지.”

 치마. 정원은 시선을 내려 입고 있는 치마를 쳐다봤다. 현호가 선물해 준 초록색 스커트.

 “많이 아파? 그럼 이거 말고 약국 가서 제대로 된 거 사 먹어. 이건 그냥 음료야, 맛만 그럴싸하게 낸 거라고. 봐, 쌍화차잖아, 탕이 아니라… 울어? 지금 우는 거야?”

 한창 쌍화차의 영양 성분을 분석해 주던 김 조교는 흐느끼는 소리에 시선을 올려 다희를 보았다. 울고 있었다. 그것도 아주 서럽게.

 “…감기 때문이 아닌 것 같은데?” 눈치껏 다희의 상태를 알아챈 김 조교는 가만히 그녀의 어깨를 토닥여 주었다.

 “저 어떡해요, 아저씨이…….” 다독여주는 손길에 눈물이 더 북받쳐 오른다.

 

 “실컷 울었어?” 품에서 손수건을 꺼내 건네자, 다희가 이를 받아 들었다. 뺨에 선명히 난 눈물 자국을 지우지 않고, 그녀는 두 손으로 손수건을 꼭 쥐었다.

 “그렇게 말하면 안 되는 거였는데… 있는 대로 짜증 부리다 결국 상처만 줬어요. 차갑게 쳐다보던 게 자꾸 떠올라…… 나 어떡해요, 이제?”

 편의점 밖, 벤치에 앉아 김 조교는 다희의 고민 상담을 해주었다. 옆에서 다희가 하도 울어, 지나가는 이들이 이상하게 쳐다봤다. 그러나 원체 남의 시선 같은 건 아랑곳하지 않는 성격인지라, 팔짱을 낀 채 그녀가 실컷 울게 내버려 두었다.

 “음… 미안하다고 해. 그건 여기서나 거기서나 똑같은 의미니까.”

 “아저씨이, 농담하지 말고요!”

 “농담 아닌데?” 김 조교는 오른손 중지를 이용해 안경을 가볍게 밀어 올렸다. “네가 지금 후회하는 만큼, 현호 학생도 내가 왜 그렇게까지 화를 냈나, 자책하고 있을 거야. 순간의 감정이라는 게 그래. 돌이켜보면 별일 아닌 일도, 불같이 화를 내게 만드니까.”

 다희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제대로 사과하자, 그렇게 다짐하면서.

 “고마워요, 아저씨.”

 “무슨, 내가 더 고맙지.” 김

  조교의 말에 다희가 얼굴에 물음표를 그려 넣었다.

 “아픈 몸을 이끌고 여기까지 경고하러 와줬잖아.”

 “경고요?”

 “현호 학생 얘기 나한테 들었다고 했다면서. 얘기 들어 보니 곧 따지러 올 것 같은데?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해둬야겠어.”

 옆에서 피식, 하고 웃는 다희를 두고 김 조교는 하늘을 올려다봤다. 구름이 몰려오고 있었다. 폭풍 전야로구만.

 “그래서, 수업은 어떻게 할 거야?”

 “아, 그거…….”

 “웬만하면 같이 들어줘. 말은 괜찮다고 하지만, 혼자선 어려울 거야. 아무리 같은 학교라고 해도, 100년 전이랑 후가 같겠어?”

 김 조교가 엉덩이를 털고 일어나며 말을 이었다.

 “네 달 금방 간다? 시간 잘 써,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잊고 있었다. 현호는 한 학기가 끝나면 원래 있던 곳으로 떠날, 교환 학생이란 걸.

 

 * * *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빗소리가 처연히 들리는 거실에서 소파에 앉은 다희는 얇은 목소리로 용서를 구하고 있었다. 앞에 놓인 탁자엔 뜨겁게 데워먹은 쌍화탕 빈 병을 세워 두었다.

 “잠깐 내가 어떻게 됐었나 봐. 아무래도 다혈질인가 봐. …이건 좀 이상한가? 동글아, 어떻게 생각해? 뭐라고 말해야 김현호 화가 풀릴까?”

 그녀는 현호가 없는 틈을 타 거실로 나온 로봇 청소기와 사과 리허설 중이었다. 오랜만에 빨아먹는 다양한 먼지들에 신이 난 동글이는 다희에게 이렇다 할 의견을 줄 계제가 없었다.

 “왜 이렇게 안 와…….” 무릎을 끌어안은 다희는 째깍째깍 잘만 돌아가는 시계 초침을 바라봤다. 벌써 열 시가 넘었다.

 “내 얼굴 보기 싫다고 시위하는 거야? 설마 외박하는 건 아니겠지?”

 서산에 있는 아빠는 엄마와 대판 싸운 날이면 어디서 술을 먹고 들어와 현관에 주저앉아 엉엉 울었다. 자기가 뭘 그렇게 잘못했냐면서.

 ‘술 처먹었음 들어가서 곱게 자든가! 뭐 하는 거야, 동네 시끄럽게.’

 그 꼴을 본 엄마는 더 화가 나서 당사자는 알아듣지도 못하는 일장 연설을 늘어놓기 일쑤였다.

 ‘차라리 외박을 해, 이 인간아! 집 어디에 꿀을 발라놨나, 술 취해서도 꼬박꼬박 기어들어와, 기어들어오길. 아휴, 속 터져!’

 그러고 안방으로 들어가면, 현관에서 잠든 아빠를 챙기는 건 순전히 다희의 몫이 되었다. 다희는 취해서라도 외박하지 않는 아빠를 기특하다고 생각했다. 정작 아빠가 돌아오지 않으면, 엄마도 밤새 걱정하느라 잠들지 못할 거란 걸 알았던 까닭이다.

 “나 말곤 아는 사람도 없으면서… 대체 어디서 뭘 하고 돌아다니는 거야.”

 열 시를 넘기자 점차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물정 모르는 현호를 누가 해코지하진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안 되겠다.” 다희는 몸을 일으켰다. 쌍화탕 기운이 몸에 퍼지는지 몸이 한결 가뿟하다. 가디건을 위에 걸치고 나와, 현관장에서 장우산을 집어 들었다.

 “동글아, 언니 갔다 올게. 집 잘 치우고 있어?”

 현관문을 열고 나오자 습한 기운이 밀려왔다. 밖에 비가 많이 오나, 우산을 두 개 가져올 걸 잘못했나, 챙겨온 장우산을 보며 다희는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어디로 가봐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다희는 건물 앞을 서성였다. 할 수 있는 거라곤 받지 않는 현호의 핸드폰으로 계속 전화를 거는 것이었다. 사람을 이렇게까지 걱정시키기 있어? 매정한 연결음에 다희의 인내심도 점점 바닥을 드러냈다. 준비한 사과문을 제대로 읽을 수나 있을지 모르겠다.

 “어, 김 대리! 2차, 2차 어때?”

 그때 코가 붉은 중년 남성이 다희 쪽으로 비틀비틀 걸어왔다. 월요일 저녁에 회식이라도 거하게 한 모양이다. 비를 흠뻑 맞았는데도 정신을 못 차리는 건 보면 과음을 한 게 분명하다. 다섯 걸음 정도 떨어진 상태에서도 불쾌한 술냄새가 코를 찔렀다. 다희는 옆으로 걸음을 옮겼다. 저런 사람은 피하는 게 상책이라 판단했다.

 “아, 어디 가. 나랑 노래방 가자, 노래방! 내가 한 곡조 시원하게 뽑을 테니까!”

 덥석, 손을 잡았다. 두텁게 살집이 오른 두 손이 다희가 요리조리 피하지 못하게 막았다. 다희는 우산을 들고 있느라 한 손으로밖에 저항하지 못했다.

 “저리 가세요, 사람 잘못 보셨어요.”

 “왜 그래, 김 대리~”

 “저 김 대리 아니라니까요?”

 결국, 다희는 손에서 우산을 놓아버렸다. 그리고 남자의 가슴을 힘껏 밀었다. 소용없었다.

 “씁, 자꾸 이럴 거야아?”

 나머지 한 손마저 그에게 붙잡히고 말았다. 한구석에 깊이 처박아 둔 기억에 조금씩 고개를 들었다. 싫어. 싫단 말이야!

 때가 타 누레진 붕대에 검은 빗물이 스며들었다. 새끼 손가락에서 손목으로 이어지는 부위가 욱신거렸다. 몸이 기억하는 통증에 그때의 일이 더 선명히 되살아났다.

 “김 대리야아~”

 퍽-.

 그때 둔탁한 소리와 함께 귀찮게 굴던 취객이 멀리 나가떨어졌다.

 “얘 이름 이다희야, 김 대리 아니고.” 현호였다. 발로 찼는지 주먹으로 쳤는지, 워낙 갑작스레 벌어진 일이라 잘 보지 못했다. 그래도 취객을 해치운 게 현호란 건 확실했다.

 “김현호…….”

 “왜 나와 이ㅆ,”

 말을 다 마치지 못하고 현호가 그대로 다희의 품으로 떨어졌다. 그에게서 짙은 술냄새가 풍겨왔다. 신기하게도, 이번엔 하나 역하지가 않다.

 “후…… 뜨거워, 네 몸.”

 감기로 열이 오른 다희의 체온이 비에 젖은 현호를 감싸 안았다.

 “왜 화냈어, 이다희…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다고…….” 술에 취해 어눌해진 말투로 억울함을 호소한다. 미안한 마음에 가슴 한편이 아려왔다.

 “미안해, 내가 다 잘못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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